책 소개
▣ 출판사서평
롤러코스트를 탄 순수한 동심의 상상력
아동문학평론가 황수대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다릅니다. 어른들에게 세상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터인 반면,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법의 숲과 같습니다. 꽃이 피었다 지고, 밤과 낮이 바뀌고,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가는 등, 아이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일에도 커다란 관심과 흥미를 보입니다”라며 어른 동시작가가 아닌 어린이가 쓰는 시의 특징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시현지 어린이의 시에는 어른들이 쓴 동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이 듬뿍 살아 있습니다. 이것은 시현지 어린이의 시가 순수한 동심에서 출발하고 있고, 아이들의 삶이 그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힘이 탄탄해 시가 될 만한 씨앗을 찾아내고, 거기에 독특한 상상력을 덧붙여 한 편의 시를 완성시키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동심을 흉내 내어 쓴 동시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라며 읽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시현지 어린이가 쓴 시의 특징을 잘 읽어냈다.
읽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시현지 시인의 눈
아이들은 하나같이 이야기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잠시도 쉴 틈 없이 하루하루 공부에만 급급하다 보니 나날이 상상력이 줄고 감정은 점점 메말라 간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상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아이들의 몸과 생각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현지가 사물을 보는 시각은 재미있다. 아래의 시 「라면의 모험」은 그 발상이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라면은
비닐봉지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여행을 왔다
선반 위에서 잠시
집 구경을 한 뒤
뜨거운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한다
벌건 스프로 염색을 하고
오색 가루들로 치장을 한다
목욕이 끝나면 잘 차려입고
입속 나라 여행을 준비한다
이와 혀의 안마를 받은 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뱃속으로 내려간다
- 「라면의 모험」 부분
라면이 “비닐봉지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왔다는 표현도 흥미롭지만, 물이 끓는 냄비를 “뜨거운 목욕탕”에, 라면이 입속으로 들어가 씹히는 것을 “이와 혀의 안마”를 받는 것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게다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른 속도로 경쾌하게 흘러가는 상상력도 대단히 뛰어나다. 시적 발상에서부터 상상력을 전개시켜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상당히 치밀하고 재미있게 짜여 있다.
세면대의 수도꼭지는
울보 코끼리다
장난스레 코를 올리면
아프다고 눈물을 쏟아 붓고
마음 약해져 코를 내리면
눈물 뚝 그친다
장난스레 코를 왼쪽으로 돌리면
화가나 뜨거운 눈물 흘리고
미안해서 코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토라져 차가운 눈물 흘린다
까다로운 코끼리
울보 코끼리
- 「수도꼭지 코끼리」 전문
생김새와 쓰임새가 비슷한 물건들을 서로 견주어 표현하게 되면 생각과 느낌이 풍부해진다. 그만큼 당연히 재미도 늘어나게 된다. 이 시에서 화자는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울보 코끼리”에 견주어 상상력을 펼쳐나간다.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수도꼭지를 움직일 때마다 달라지는 물의 양과 온도를 화자는 코끼리의 눈물에 비유하고 있다. 즉, “장난스레 코를 올리면/ 아프다고 눈물을 쏟아 붓고”, “미안해서 코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토라져 차가운 눈물을 흘린다”고 말한다. 물론 그와 같은 화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모두 화자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손을 씻고 오라고 보냈더니 정작 손은 씻지 않고, 그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물장난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잡힐 듯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시현지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전에서 살고 있다. 어릴 때는 퍼즐 맞추기를 좋아했고 지금은 사람 사귀기를 좋아한다. 바이올린 켜는 것을 즐겨하고, 한 번 그림을 그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가족과 나들이 가는 것.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우연한 계기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그동안 쓴 시에 그림을 얹어 시집을 엮게 되었다.
롤러코스트를 탄 순수한 동심의 상상력
아동문학평론가 황수대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다릅니다. 어른들에게 세상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터인 반면,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법의 숲과 같습니다. 꽃이 피었다 지고, 밤과 낮이 바뀌고,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가는 등, 아이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일에도 커다란 관심과 흥미를 보입니다”라며 어른 동시작가가 아닌 어린이가 쓰는 시의 특징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시현지 어린이의 시에는 어른들이 쓴 동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이 듬뿍 살아 있습니다. 이것은 시현지 어린이의 시가 순수한 동심에서 출발하고 있고, 아이들의 삶이 그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힘이 탄탄해 시가 될 만한 씨앗을 찾아내고, 거기에 독특한 상상력을 덧붙여 한 편의 시를 완성시키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동심을 흉내 내어 쓴 동시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라며 읽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시현지 어린이가 쓴 시의 특징을 잘 읽어냈다.
읽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시현지 시인의 눈
아이들은 하나같이 이야기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잠시도 쉴 틈 없이 하루하루 공부에만 급급하다 보니 나날이 상상력이 줄고 감정은 점점 메말라 간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상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아이들의 몸과 생각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현지가 사물을 보는 시각은 재미있다. 아래의 시 「라면의 모험」은 그 발상이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라면은
비닐봉지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여행을 왔다
선반 위에서 잠시
집 구경을 한 뒤
뜨거운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한다
벌건 스프로 염색을 하고
오색 가루들로 치장을 한다
목욕이 끝나면 잘 차려입고
입속 나라 여행을 준비한다
이와 혀의 안마를 받은 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뱃속으로 내려간다
- 「라면의 모험」 부분
라면이 “비닐봉지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왔다는 표현도 흥미롭지만, 물이 끓는 냄비를 “뜨거운 목욕탕”에, 라면이 입속으로 들어가 씹히는 것을 “이와 혀의 안마”를 받는 것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게다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른 속도로 경쾌하게 흘러가는 상상력도 대단히 뛰어나다. 시적 발상에서부터 상상력을 전개시켜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상당히 치밀하고 재미있게 짜여 있다.
세면대의 수도꼭지는
울보 코끼리다
장난스레 코를 올리면
아프다고 눈물을 쏟아 붓고
마음 약해져 코를 내리면
눈물 뚝 그친다
장난스레 코를 왼쪽으로 돌리면
화가나 뜨거운 눈물 흘리고
미안해서 코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토라져 차가운 눈물 흘린다
까다로운 코끼리
울보 코끼리
- 「수도꼭지 코끼리」 전문
생김새와 쓰임새가 비슷한 물건들을 서로 견주어 표현하게 되면 생각과 느낌이 풍부해진다. 그만큼 당연히 재미도 늘어나게 된다. 이 시에서 화자는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울보 코끼리”에 견주어 상상력을 펼쳐나간다.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수도꼭지를 움직일 때마다 달라지는 물의 양과 온도를 화자는 코끼리의 눈물에 비유하고 있다. 즉, “장난스레 코를 올리면/ 아프다고 눈물을 쏟아 붓고”, “미안해서 코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토라져 차가운 눈물을 흘린다”고 말한다. 물론 그와 같은 화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모두 화자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손을 씻고 오라고 보냈더니 정작 손은 씻지 않고, 그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물장난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잡힐 듯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시현지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전에서 살고 있다. 어릴 때는 퍼즐 맞추기를 좋아했고 지금은 사람 사귀기를 좋아한다. 바이올린 켜는 것을 즐겨하고, 한 번 그림을 그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가족과 나들이 가는 것.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우연한 계기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그동안 쓴 시에 그림을 얹어 시집을 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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