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을 풀고,
세상 모든 문제를 보는 눈을 키워주는 7일간의 알고리즘 여행!
쇼핑, 짐가방 싸기,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대학 지원, 경매… 21세기 지구는 알고리즘 행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알고리즘은 우리 삶의 도처에 존재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가 되는 산업기반도 모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즉,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는 이 시대, 이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알고리즘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의미나 기능을 숙지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수학적 설명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소개하는 도서 역시 프로그래머용이나 IT 전문서적으로 출간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응용수학자이자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 교수인 제바스티안 슈틸러 교수가 알고리즘을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더 쉽게, 그러면서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집대성한 책이다. 7일 동안 알고리즘 행성에서 다양한 알고리즘 서식지를 여행하는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알고리즘의 의미와 기능을 짚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장정리, 전화번호부 검색, 쇼핑 같은 단순한 행동들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인공지능 학습법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 부분에서 어떻게 알고리즘이 응용되고 있는지도 알려주는데,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수학적 원리들을 대부분 일상의 예시를 통해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또한 학문이나 경제 및 사회 문제에서 어떻게 알고리즘의 지혜를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난민캠프에서 난민들 간의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된 알고리즘적 해결책에서부터, 고고학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 중고차 시장이나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딜레마를 알고리즘적으로 해석해낸 사례, 주택 거주자들 모두가 만족스럽게 집세를 분배하는 방법 등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사례들을 통해 알고리즘의 원리와 응용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선구적인 알고리즘으로 업계의 리더가 된 기업들의 사례들도 흥미롭게 제시하고 있다. 검색엔진으로 온라인 세계를 평정한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무엇인지, 세계1위 온라인 영화대여업체 넷플릭스가 고객의 영화취향을 평가하고 제안안하는 알고리즘은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그럼으로써 알고리즘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어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와 미래에 어떤 가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지 그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게으름의 예술,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가능성
알고리즘은 우리가 뭔가를 해결하려 고민할 때 그걸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 하는 방법, 즉 문제를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자세하게는 ‘문제를 풀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단계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순한 과정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과정들이 아주 많이 모여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그런데 사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용해온 사고법의 일부이며,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게으름의 예술이다.
예컨대, 두꺼운 전화번호부책에서 원하는 전화번호를 찾을 때 우리는 수십만 개의 이름을 앞 페이지에서부터 일일이 뒤적여 찾진 않는다. 우리는 1000페이지의 전화번호부에서도 원하는 번호를 대략 대여섯 번의 손놀림으로 찾아낼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진행하는 전화번호 검색에는 주어진 정보 중에서 필요하지 않은 정보 묶음 절반을 버리고 목표로 하는 정보가 있는 나머지 절반의 정보 묶음만 순차적으로 살펴보는 이진법을 이용한 검색 알고리즘(이진검색법)이 숨어 있다. 그 원칙은 아주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알고리즘인 것이다.
알고리즘의 발달은 단순한 일을 반복 처리하는 컴퓨터와 만나면서 그 가능성과 효과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그런데 사실 알고리즘의 발전은 컴퓨터 성능의 발전을 훨씬 능가한다. “예컨대 1990년 두 팀이 똑같은 정수선형프로그램을 풀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두 팀은 2014년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제1팀은 2014년의 최신 컴퓨터를 가지고 돌아와 1990년 당시 최고의 해결 과정(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제2팀은 2014년 최고의 해결 과정(알고리즘)을 적용하되, 사용한 컴퓨터는 1990년의 것이다. 이때 제1팀은 시간여행을 하지 않고 문제를 풀었을 경우보다 6500배나 빨리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런데 제2팀, 즉 1990년의 컴퓨터에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한 이 팀은 똑같은 문제를 87만 배나 더 빠른 속도로 풀어낸다. 알고리즘의 진보가 컴퓨터 계산 성능의 진보 속도를 100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은 프로세서 칩의 집적회로 밀도가 높아짐으로써 저장공간과 처리능력이 커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이런 식의 용량압축에는 분명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미 발열 문제로도 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은 그야말로 ‘무(無)’에서 비롯된다. 연구 인력이나 자원, 비용이 컴퓨터처럼 그렇게 집약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가 덜 번거로운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성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이다. 미래 컴퓨터의 대안이라고 불리는 양자컴퓨터도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먼저 그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는데, 이 책에서는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의 원리도 ''장거리 데이트’라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쉽게 풀어내고 있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고, 다양한 문제들이 도출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렇듯 알고리즘적인 경제적이고도 효율적인 알고리즘의 해결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 책은 그 가능성과 사례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복잡성을 길들이고, 다양성과 가능성을 일궈내려면
우리에겐 알고리즘적 시각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알고리즘은 흔히 문제를 풀기 위한 단계적 절차나 규칙으로 설명되며, 요리 레시피에 빗대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나의 결론을 낳는 딱딱한 원칙, 기계나 쓸 법한 무엇인가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지극히 인간적인 사고의 일부분이며, 기준이나 입력 데이터가 달라질 때마다 엄청나게 다양한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일례로, [슈퍼마리오] 게임에 숨은 알고리즘은 누구나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지만, 누구나 그런 원리를 안다고 모든 게임 레벨을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입력 데이터에 따라 어마어마하게 많은 유형의 알고리즘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리해야 할 정보나 데이터가 많을수록 알고리즘은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데이터의 다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복잡성을 길들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인 셈이다. 오늘날 잡지사 편집장이 좋은 원고를 고르기 위해 수백만 건의 원고를 일일이 다 살펴본다면 아마 제대로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기준과 모델을 반영하여 검색하는 과정, 즉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야만 더 효과적이면서도 빠르게 최적의 원고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은 단 ‘하나’의 풀어내는 해결 과정이 아니다. 원칙은 같으나 응용되어 그 모습이 무수히 다양하게 나타나는 문제들, 즉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의 유형에 맞서 명료하게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21세기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들에 맞설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회에서,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유용한 정보가 최대한 많이 반영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회가 커질수록, 조직이 커질수록 너무 많은 정보, 혹은 숨겨진 정보로 인해 최적의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그러므로 이때 복잡한 문제들에서 그 원칙이나 유형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알고리즘적 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최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알고리즘적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 기능할 수는 없다. 인간이 마련해주는 문제 해결의 ‘기준’, 올바른 ‘입력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고리즘은 전혀 엉뚱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다.
따라서 저자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주체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강조한다. 21세기의 복잡한 문제, 복잡한 관계, 복잡한 머릿속을 풀어내는 실마리는 문제의 복잡성에 숨겨진 원칙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적인 시각’, 그리고 인간들이 서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합의하여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기준’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제바스티안 슈틸러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응용수학자.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일수학협회(DMV) 소식지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4년 독일 에어랑엔 출신으로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어랑엔-뉘렌베르크 대학교와 벨기에 루벤 카톨릭 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럽연합 마리퀴리 펠로십으로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도 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강건최적설계와 알고리즘적 게임이론이다. 학계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및 물류 분야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역자 : 김세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연구원,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법정 통역사, 국제회의 통역사, KBS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출판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괜찮지 않다』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수요일의 기차 여행』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디지털 치매』 『내 마음은 답을 알고 있다』 『존중력 연습』 『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어린이 윤리학』 『일 잘하는 김과장의 하루 교과서』 『을의 대화법』 『I am 아이 엠』 『어린시절 상처 치유하기』 『부하직원이 당신을 따르지 않는 10가지 이유』 『구테나흐트』 『밤하늘의 달처럼 빛나는 축구공』 『나도 가끔은 주목받는 사람이고싶다』 『파워쇼크』 『보도 섀퍼의 부자전략』 『삶의 가치를 높이는 성공의 조건』 『부자파파의 머니테크』 『성공기술 - 변화의 방법 베텔스만』 『못 말리는 개, 바롤로 이야기』『물로 하는 24시간 건강법』 『성공의 비법』 『스트레스 없는 성공』 등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알고리즘 행성 여행안내서 _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Chapter 1. 알고리즘의 행성 _전화번호부로든 스마트폰으로든, 우리 가까이에 있는 알고리즘
공중보급을 통한 여행의 시작 _ 알고리즘의 진보 대 컴퓨터 성능의 진보 _ 알고리즘 행성의 전성기 _ 알고리즘에 대한 맹신과 히스테리 _ 알고리즘의 한계 _ 알고리즘의 생물학적 다양성 _ 알고리즘의 기준과 공생 _ 알고리즘과 인간적 사고: 여행의 위험성 _ ‘로그’라는 이름의 비료 _ 도서관에서의 정리 문제 _ 오바마에게 알고리즘을 묻지 못할 이유는 없다
Chapter 2. 알고리즘이란 대체 무엇일까? _작은 걸음으로 시작되는 거대한 다양성
명료성과 직관 _ 한 걸음 한 걸음 _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길 _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_ 짧은 탐사 여행: 한 번에 그리는 니콜라우스의 집 _ 게으름의 예술을 위한 초석 _ 게으름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미학 _ 아직 길을 보여주지 않는 지도 _ 리드미컬한 기호 _ 진짜 최단 경로 찾아내기 _ 마크라메 매듭공예 내비게이션 _ 알고리즘이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 _ 세 가지 대답
Chapter 3. 알고리즘의 난해함 _추론 한계로서의 복잡성
어렵다는 것은 무엇인가? _ 하나의 질문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_ 어렵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_ 옷장 안의 폭발 _ 조합 놀이에 대한 경고! _ 제2의 복잡성 이론 출생신고서 _ 훌륭한 취향의 규칙 _ 원주민들에게 꺼내면 안 되는 얘기 _ 행성의 ‘어려움’ 측정법 _ 정해진 길로 다닐 것! _ 훌륭한 수수께끼로 구성된 식물계 _ NP의 최고봉과 북벽 _ 샌드박스에 대한 이 행성의 열광
Chapter 4. 복잡성이라는 중력에 맞서기 _정보 사냥
5만 달러의 전기요금이 소요되는 문제 _ 고산지대 _ 여행지에서의 쇼핑 문제 _ 우연의 네트워크와 우연의 TV 영상 _ 짐가방 싸기 문제 _ 복잡성이 도움이 되는 곳 _ 암호화 문제 _ 마타판 곶과 사라진 ‘L’ _ 온라인 용수철 자물쇠의 발명 _ 행성에서 서명하는 방법 _ 복잡성에 관한 테이블 토크 _ 중고차와 ‘레몬 시장’ _ 오렌지 열 개의 함정 _ 아주 작은 행운 _ 짧은 탐사 여행: 큐비트에 대해 _ 양자컴퓨터 시대의 사랑 _ 우리가 인식하는 그대로의 세상 끝
Chapter 5. 알고리즘 원더랜드 _반드시 살펴봐야 할 캘리포니아 검색엔진들
첫 번째 기적: 중국 장군의 병사 헤아리기 _ 두 번째 기적: 알고리즘 네트워크 _ 셔벗 가루와 기업컨설턴트 _ 학부모의 밤 _ 우정의 거리에서 _ 내 사진에서 길을 잃은 자동차 _ 발견의 기술 _ 구글 페이지랭크의 라이벌 _ 더 나은 검색을 위한 완전 무장 _ 좁다란 산마루 _ 세 번째 기적: 넷플릭스의 고객 영화평가 추측 대회 _ 종이냅킨 실험과 머신 러닝 알고리즘 _ 자기 회의 _ 네 번째 기적: 소음 속의 지식 _ 다섯 번째 기적: 마술 공연
Chapter 6. 균형으로 가는 길 _공존과 다양성에 대해
공동체 내에서의 의사결정 _ 케이크 나누기 알고리즘 _ 방 선택과 집세 분배 문제 _ 삼각형 집 _ 문의 미로 _ 가격 흥정을 위한 힌트 _ 절대 최고가를 지불하지 마라! _ 구글의 흥정 실수 _ 파트너 선택 문제 _ 파트너 선택을 위한 파티 규칙 _ 최고의 대학에 지원하기 _ 어려운 결정을 위한 알고리즘
Chapter 7. 새로운 시각 _알고리즘적 사고의 오랜 거장들
다빈치의 시각: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뜻이다’ _ 물을 볼 수 있을까? _ 스몰 월드 _ 진화의 알고리즘
다시 집으로: 가장 좋은 곳
다양성의 발견 _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할까?
감사의 글
개인적인 여행을 위해
참고문헌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을 풀고,
세상 모든 문제를 보는 눈을 키워주는 7일간의 알고리즘 여행!
쇼핑, 짐가방 싸기,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대학 지원, 경매… 21세기 지구는 알고리즘 행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알고리즘은 우리 삶의 도처에 존재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가 되는 산업기반도 모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즉,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는 이 시대, 이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알고리즘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의미나 기능을 숙지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수학적 설명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소개하는 도서 역시 프로그래머용이나 IT 전문서적으로 출간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응용수학자이자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 교수인 제바스티안 슈틸러 교수가 알고리즘을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더 쉽게, 그러면서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집대성한 책이다. 7일 동안 알고리즘 행성에서 다양한 알고리즘 서식지를 여행하는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알고리즘의 의미와 기능을 짚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장정리, 전화번호부 검색, 쇼핑 같은 단순한 행동들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인공지능 학습법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 부분에서 어떻게 알고리즘이 응용되고 있는지도 알려주는데,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수학적 원리들을 대부분 일상의 예시를 통해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또한 학문이나 경제 및 사회 문제에서 어떻게 알고리즘의 지혜를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난민캠프에서 난민들 간의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된 알고리즘적 해결책에서부터, 고고학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 중고차 시장이나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딜레마를 알고리즘적으로 해석해낸 사례, 주택 거주자들 모두가 만족스럽게 집세를 분배하는 방법 등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사례들을 통해 알고리즘의 원리와 응용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선구적인 알고리즘으로 업계의 리더가 된 기업들의 사례들도 흥미롭게 제시하고 있다. 검색엔진으로 온라인 세계를 평정한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무엇인지, 세계1위 온라인 영화대여업체 넷플릭스가 고객의 영화취향을 평가하고 제안안하는 알고리즘은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그럼으로써 알고리즘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어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와 미래에 어떤 가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지 그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게으름의 예술,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가능성
알고리즘은 우리가 뭔가를 해결하려 고민할 때 그걸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 하는 방법, 즉 문제를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자세하게는 ‘문제를 풀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단계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순한 과정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과정들이 아주 많이 모여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그런데 사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용해온 사고법의 일부이며,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게으름의 예술이다.
예컨대, 두꺼운 전화번호부책에서 원하는 전화번호를 찾을 때 우리는 수십만 개의 이름을 앞 페이지에서부터 일일이 뒤적여 찾진 않는다. 우리는 1000페이지의 전화번호부에서도 원하는 번호를 대략 대여섯 번의 손놀림으로 찾아낼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진행하는 전화번호 검색에는 주어진 정보 중에서 필요하지 않은 정보 묶음 절반을 버리고 목표로 하는 정보가 있는 나머지 절반의 정보 묶음만 순차적으로 살펴보는 이진법을 이용한 검색 알고리즘(이진검색법)이 숨어 있다. 그 원칙은 아주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알고리즘인 것이다.
알고리즘의 발달은 단순한 일을 반복 처리하는 컴퓨터와 만나면서 그 가능성과 효과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그런데 사실 알고리즘의 발전은 컴퓨터 성능의 발전을 훨씬 능가한다. “예컨대 1990년 두 팀이 똑같은 정수선형프로그램을 풀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두 팀은 2014년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제1팀은 2014년의 최신 컴퓨터를 가지고 돌아와 1990년 당시 최고의 해결 과정(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제2팀은 2014년 최고의 해결 과정(알고리즘)을 적용하되, 사용한 컴퓨터는 1990년의 것이다. 이때 제1팀은 시간여행을 하지 않고 문제를 풀었을 경우보다 6500배나 빨리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런데 제2팀, 즉 1990년의 컴퓨터에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한 이 팀은 똑같은 문제를 87만 배나 더 빠른 속도로 풀어낸다. 알고리즘의 진보가 컴퓨터 계산 성능의 진보 속도를 100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은 프로세서 칩의 집적회로 밀도가 높아짐으로써 저장공간과 처리능력이 커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이런 식의 용량압축에는 분명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미 발열 문제로도 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은 그야말로 ‘무(無)’에서 비롯된다. 연구 인력이나 자원, 비용이 컴퓨터처럼 그렇게 집약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가 덜 번거로운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성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이다. 미래 컴퓨터의 대안이라고 불리는 양자컴퓨터도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먼저 그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는데, 이 책에서는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의 원리도 ''장거리 데이트’라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쉽게 풀어내고 있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고, 다양한 문제들이 도출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렇듯 알고리즘적인 경제적이고도 효율적인 알고리즘의 해결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 책은 그 가능성과 사례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복잡성을 길들이고, 다양성과 가능성을 일궈내려면
우리에겐 알고리즘적 시각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알고리즘은 흔히 문제를 풀기 위한 단계적 절차나 규칙으로 설명되며, 요리 레시피에 빗대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나의 결론을 낳는 딱딱한 원칙, 기계나 쓸 법한 무엇인가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지극히 인간적인 사고의 일부분이며, 기준이나 입력 데이터가 달라질 때마다 엄청나게 다양한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일례로, [슈퍼마리오] 게임에 숨은 알고리즘은 누구나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지만, 누구나 그런 원리를 안다고 모든 게임 레벨을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입력 데이터에 따라 어마어마하게 많은 유형의 알고리즘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리해야 할 정보나 데이터가 많을수록 알고리즘은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데이터의 다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복잡성을 길들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인 셈이다. 오늘날 잡지사 편집장이 좋은 원고를 고르기 위해 수백만 건의 원고를 일일이 다 살펴본다면 아마 제대로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기준과 모델을 반영하여 검색하는 과정, 즉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야만 더 효과적이면서도 빠르게 최적의 원고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은 단 ‘하나’의 풀어내는 해결 과정이 아니다. 원칙은 같으나 응용되어 그 모습이 무수히 다양하게 나타나는 문제들, 즉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의 유형에 맞서 명료하게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21세기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들에 맞설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회에서,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유용한 정보가 최대한 많이 반영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회가 커질수록, 조직이 커질수록 너무 많은 정보, 혹은 숨겨진 정보로 인해 최적의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그러므로 이때 복잡한 문제들에서 그 원칙이나 유형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알고리즘적 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최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알고리즘적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 기능할 수는 없다. 인간이 마련해주는 문제 해결의 ‘기준’, 올바른 ‘입력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고리즘은 전혀 엉뚱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다.
따라서 저자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주체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강조한다. 21세기의 복잡한 문제, 복잡한 관계, 복잡한 머릿속을 풀어내는 실마리는 문제의 복잡성에 숨겨진 원칙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적인 시각’, 그리고 인간들이 서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합의하여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기준’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제바스티안 슈틸러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응용수학자.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일수학협회(DMV) 소식지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4년 독일 에어랑엔 출신으로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어랑엔-뉘렌베르크 대학교와 벨기에 루벤 카톨릭 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럽연합 마리퀴리 펠로십으로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도 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강건최적설계와 알고리즘적 게임이론이다. 학계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및 물류 분야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역자 : 김세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연구원,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법정 통역사, 국제회의 통역사, KBS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출판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괜찮지 않다』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수요일의 기차 여행』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디지털 치매』 『내 마음은 답을 알고 있다』 『존중력 연습』 『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어린이 윤리학』 『일 잘하는 김과장의 하루 교과서』 『을의 대화법』 『I am 아이 엠』 『어린시절 상처 치유하기』 『부하직원이 당신을 따르지 않는 10가지 이유』 『구테나흐트』 『밤하늘의 달처럼 빛나는 축구공』 『나도 가끔은 주목받는 사람이고싶다』 『파워쇼크』 『보도 섀퍼의 부자전략』 『삶의 가치를 높이는 성공의 조건』 『부자파파의 머니테크』 『성공기술 - 변화의 방법 베텔스만』 『못 말리는 개, 바롤로 이야기』『물로 하는 24시간 건강법』 『성공의 비법』 『스트레스 없는 성공』 등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알고리즘 행성 여행안내서 _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Chapter 1. 알고리즘의 행성 _전화번호부로든 스마트폰으로든, 우리 가까이에 있는 알고리즘
공중보급을 통한 여행의 시작 _ 알고리즘의 진보 대 컴퓨터 성능의 진보 _ 알고리즘 행성의 전성기 _ 알고리즘에 대한 맹신과 히스테리 _ 알고리즘의 한계 _ 알고리즘의 생물학적 다양성 _ 알고리즘의 기준과 공생 _ 알고리즘과 인간적 사고: 여행의 위험성 _ ‘로그’라는 이름의 비료 _ 도서관에서의 정리 문제 _ 오바마에게 알고리즘을 묻지 못할 이유는 없다
Chapter 2. 알고리즘이란 대체 무엇일까? _작은 걸음으로 시작되는 거대한 다양성
명료성과 직관 _ 한 걸음 한 걸음 _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길 _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_ 짧은 탐사 여행: 한 번에 그리는 니콜라우스의 집 _ 게으름의 예술을 위한 초석 _ 게으름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미학 _ 아직 길을 보여주지 않는 지도 _ 리드미컬한 기호 _ 진짜 최단 경로 찾아내기 _ 마크라메 매듭공예 내비게이션 _ 알고리즘이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 _ 세 가지 대답
Chapter 3. 알고리즘의 난해함 _추론 한계로서의 복잡성
어렵다는 것은 무엇인가? _ 하나의 질문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_ 어렵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_ 옷장 안의 폭발 _ 조합 놀이에 대한 경고! _ 제2의 복잡성 이론 출생신고서 _ 훌륭한 취향의 규칙 _ 원주민들에게 꺼내면 안 되는 얘기 _ 행성의 ‘어려움’ 측정법 _ 정해진 길로 다닐 것! _ 훌륭한 수수께끼로 구성된 식물계 _ NP의 최고봉과 북벽 _ 샌드박스에 대한 이 행성의 열광
Chapter 4. 복잡성이라는 중력에 맞서기 _정보 사냥
5만 달러의 전기요금이 소요되는 문제 _ 고산지대 _ 여행지에서의 쇼핑 문제 _ 우연의 네트워크와 우연의 TV 영상 _ 짐가방 싸기 문제 _ 복잡성이 도움이 되는 곳 _ 암호화 문제 _ 마타판 곶과 사라진 ‘L’ _ 온라인 용수철 자물쇠의 발명 _ 행성에서 서명하는 방법 _ 복잡성에 관한 테이블 토크 _ 중고차와 ‘레몬 시장’ _ 오렌지 열 개의 함정 _ 아주 작은 행운 _ 짧은 탐사 여행: 큐비트에 대해 _ 양자컴퓨터 시대의 사랑 _ 우리가 인식하는 그대로의 세상 끝
Chapter 5. 알고리즘 원더랜드 _반드시 살펴봐야 할 캘리포니아 검색엔진들
첫 번째 기적: 중국 장군의 병사 헤아리기 _ 두 번째 기적: 알고리즘 네트워크 _ 셔벗 가루와 기업컨설턴트 _ 학부모의 밤 _ 우정의 거리에서 _ 내 사진에서 길을 잃은 자동차 _ 발견의 기술 _ 구글 페이지랭크의 라이벌 _ 더 나은 검색을 위한 완전 무장 _ 좁다란 산마루 _ 세 번째 기적: 넷플릭스의 고객 영화평가 추측 대회 _ 종이냅킨 실험과 머신 러닝 알고리즘 _ 자기 회의 _ 네 번째 기적: 소음 속의 지식 _ 다섯 번째 기적: 마술 공연
Chapter 6. 균형으로 가는 길 _공존과 다양성에 대해
공동체 내에서의 의사결정 _ 케이크 나누기 알고리즘 _ 방 선택과 집세 분배 문제 _ 삼각형 집 _ 문의 미로 _ 가격 흥정을 위한 힌트 _ 절대 최고가를 지불하지 마라! _ 구글의 흥정 실수 _ 파트너 선택 문제 _ 파트너 선택을 위한 파티 규칙 _ 최고의 대학에 지원하기 _ 어려운 결정을 위한 알고리즘
Chapter 7. 새로운 시각 _알고리즘적 사고의 오랜 거장들
다빈치의 시각: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뜻이다’ _ 물을 볼 수 있을까? _ 스몰 월드 _ 진화의 알고리즘
다시 집으로: 가장 좋은 곳
다양성의 발견 _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할까?
감사의 글
개인적인 여행을 위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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