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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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T. S. 엘리엇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23/02/08
형태사항p.122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7517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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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모더니즘으로 노벨 문학상을 거머쥔 20세기 거장 T. S. 엘리엇

엘리엇을 이해하는 데는 모더니즘을 20세기 전반의 문학 조류의 하나로 보는 입장과 더불어 또 하나의 입장, 즉 서구 문학이 칸트 이래로 추구해 온 하나의 목표, 즉 예술 작품은 어떤 것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autotelic) 생각의 정점에 「황무지」가 서 있다는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 생각의 흐름 속에서 괴테를 비롯해 플로베르, 보들레르, 조이스, 토마스 만 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황동규, 「해설: 모더니즘과 새로운 시의 탄생」에서

모더니스트 시인 T. S. 엘리엇을 수식하는 말은 여러 가지다. 낭만적 서정 시인이자 이상적 혁명주의자. 그의 대표작을 묶은 이 시선집 『황무지(The Waste Land)』는 꿈같은 환상의 세계, 강렬한 주관적 색채, 그리고 사회 정의 구현과 개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기록들로 요약할 수 있다.

1948년 T. S. 엘리엇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것은 대단한 영예이자, 선정 위원회가 모더니즘을 인정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첫 노벨 문학상이 수여된 1901년 이후 반세기 동안 심사위원들이 보여 준 취향은 확실히 낡아 있었다. 때문에 1923년 수상자 W. B. 예이츠를 제외하고는, 엘리엇 이전 수상자들은 사실상 모두가 지금은 대체로 잊혔다. 그러나 엘리엇은 1948년 노벨 문학상 선정으로 국제적 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는 난해하고 시종일관 혁신적인 다섯 편의 시를 하나의 제목으로 묶은 『황무지』(1922)로 처음 명성을 얻었다.

1922년에도 무명은 아니었다. 두 권의 시집 『프루프록 및 그 밖의 관찰(Prufrock and Other Observations)』(1917)과 『시들(Poems)』(1920)이 독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환멸을 깨는 선언적 시구들 덕분에 다른 일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시집이 많이 팔렸다.

나는 늙어 간다...... 늙어 간다......
바짓자락을 접어 입을까 보다.

머리 뒤로 가르마를 탈까? 감히 복숭아를 먹어 볼까?
나는 하얀 플란넬 바지를 입고, 해변을 걸을 테다.
나는 인어들이 노래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지, 서로서로에게.

그들이 나에게 노래해 주리라곤 생각 안 해.
―「프루프록의 사랑 노래」에서(23쪽)

그러나 엘리엇을 국제적인 문학 명사로 만든 것은 바로 『황무지』였다. 세계대전의 공포가 엘리엇이 『황무지』에 크나큰 절망을 표현할 만큼 크지 않았더라도, 엘리엇은 자신이 자란 건전한 부르주아 문화에 대해 반항심을 품고 성장했다. 그는 부르주아 문화가 둔감하고 자기만족적이며 진정한 시에 해롭기 때문에 풍자할 만하다고 생각하였다. 엘리엇은 사실상 모더니스트 운동에 무심코 가담한 셈이다.

그는 1888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유하고 독실한 유니테리언 교파 가문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마땅한 스승이 없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나만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시인데, 영국에는 그런 시가 없다. 프랑스에만 있다.” 그는 미국에서 접할 수 있는 시들이 깊은 의미도 없고 얻을 것도 전혀 없다고 했다. “1909년과 1910년은 젊은 시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체되어 있었다.” 이 비판적인 회고에 등장한 해들은 그에게 의미가 컸다. 하버드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거의 필사적으로 시의 길을 찾던 그가 막 졸업하던 해였다.

그러나 1909년 엘리엇은 이미 자기 해방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하고 있었다. 1908년 말 그는 10년 전 출판된 아서 시먼스의 논문 「문학에서의 상징주의 운동」을 읽게 되었다. 그 논문은 프랑스 모더니스트 시인들인 폴 베를렌, 랭보, 말라르메를 높이 평가했다. 이 프랑스 작가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작가들에게서 볼 수 없는 주제를 다루었다. 산문시를 시도했고, 이상 세계를 상세히 묘사하려 했고,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주제를 표현했고, 외설스러운 연애시를 썼고, 사상을 감정으로 구체화하였다. 간단히 말해 독창적으로 시인의 내적 세계를 탐구하고, 앞에서 말한 모더니즘의 필수 구성 요소인 주관성을 획득하려 했다. 그 작품들이 충격적일 만큼 참신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시 하나를 고르라면 「황무지」

개인의 기호에 관계없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시 한 편만을 고르라면 「황무지」가 뽑힐 공산이 크다. 이 작품은 1922년 출판되자 곧 ‘새로운 시’의 보통명사가 되었고, 그 새로운 시에 ‘모더니즘’이라는 팻말이 붙은 후에는 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리고 다른 모든 문화 현상과 마찬가지로 명성의 오르내림을 겪었다. 그러나 모더니즘이 한창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헤게모니를 상당히 빼앗긴 지금에 와서도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매력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오히려 최초의 뛰어난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으로 평가하는 비평가들이 생길 정도인 것이다.
―황동규, 「해설: 모더니즘과 새로운 시의 탄생」에서

엘리엇은 프랑스 문단의 삐딱한 반부르주아 아웃사이더들을 스승 삼아, 현대시에 이제껏 탐구된 적이 없는 어법, 운율, 주제를 도입하였다. 특히 『황무지』를 통해 새로 터득한 기법을 능수능란히 구사하게 되었다. 엘리엇이 에즈라 파운드에게 시의 초고를 보여 주자 이 친한 친구이자 없어서는 안 될 기획자, 시인, 번역가는 『황무지』의 원고를 가차 없이 잘라 냈고, 엘리엇을 설득하여 자신의 충고를 받아들이게 했다. 그러나 엘리엇에게는 독자의 뇌리에 남을 적절한 언어를 찾는 재능이 있었다. 『황무지』는 그의 언어적 허세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다. 인용을 하거나 일부를 골라 고쳐 쓰는 것은 물론이고 압운시든 자유시든, 행이 길든 짧든, 노동 계급 여성의 언어든 교양층 신사의 언어든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민중 영어든 모두 유희의 대상으로 삼았다. 존경하는 모더니스트의 아버지 보들레르의 문장까지 써먹었다. “그대! 위선적인 독자여! 나와 같은 자 나의 형제여!(You! hypocrite lecteur!? mon semblable,?mon frere!)”

그러나 『황무지』의 화려한 문체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조차 다섯 편의 시의 통일성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엘리엇은 곳곳에 섬뜩하고 기억에 남아 잊히지 않을 행들을 심어 놓았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놀라운 첫 행은 말할 것도 없고 “한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 주리라.”와 “이 단편들로 나는 내 폐허를 지탱해 왔다.”와 같은 행들이 있다. 그 시에는 비밀스러운 인유와 알 수 없는 화자들, 동양어(‘샨티’, 그 시의 마지막 단어로 두 번 반복된다. 엘리엇은 해설에서 그 단어가 산스크리트어이며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축복의 말이라고 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독일어나 프랑스어 행이 여기저기에 등장한다.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처럼 의미 없이 불쑥 삽입된 것 같은 행들 때문에 독자들은 더 당혹스럽다. 엘리엇의 전기 작가 피터 애크로이드는 이렇게 간파했다. “그는 보수주의자들에게는 너무도 급진적인 것처럼 보였고 급진주의자들에게는 너무 보수적으로 보였다.”

간단히 말하자면 많은 독자들에게 그 시는 모더니즘의 악몽이었다. 그 시를 이해하지 못해 등을 돌려 버린 사람들을 보고 수많은 평론가들이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몇몇 평론가들은 『황무지』가 주는 바로 그 당혹감 때문에 그 시에 찬사를 보냈다. 소설가 겸 시인인 콘래드 에이컨은 엘리엇과의 오랜 친분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평가를 내렸다. “『황무지』가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은 계획성이 아니라 비일관성, 명확한 의미가 아니라 모호성 덕분이다.”라고 주장했다.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많은 해석이었다. 가장 경제적이고 설득력 있는 것은 평론가 노스롭 프라이의 해석일 것이다. 그는 그 시가 “1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의 유럽, 주로 런던의 모습이며 엘리엇의 ‘지옥 같은’ 상상력의 절정이다.”라고 했다. 프라이가 ‘지옥 같은’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대단히 적절했다. 엘리엇은 영국의 문명이 지옥에 빠진 것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지옥 이미지가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공감하는 독자들조차 그가 시에서 ‘천벌’을 자주 언급하면서도 ‘구원’에 대해서는 거의 표현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경험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기질상 모더니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던(이 주관적인 요소를 부가해야 프라이의 해석이 더 완전한 것이 된다.) 엘리엇은 전쟁 전에도 현대 세계에 대해 경멸감을 확연하게 표현했다. 독자들이 『황무지』에서무엇을 얻었든, 엘리엇의 문학적 급진주의는 너무도 확실했다. 그는 곧 모더니스트 시인 중의 시인이 되었다.

▣ 작가 소개

저 : T.S. 엘리어트
T.S. 엘리어트는 194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으로 The Criterion에 시 "황무지" 를 발표하여 오늘날까지 너무도 유명하게 남겨졌으며 활발한 비평 활동 역시 펼쳤다. 또한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라는 제목으로 1939년에 발간한 책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의해 "캣츠"라는 유명한 뮤지컬로 재탄생되어 일반 대중에게는 시인, 소설가로써의 그 보다 극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극작가로서 활약하기 전에는 <황무지>라는 시로써 영미시계(英美詩界)에 큰 변혁을 가져오게 하였으며 또한 비평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스위니 아고니스티이즈>(1926-27) <바위>(1934) <사원의 살인>(1935) <가족재회>(1939) <칵테일 파티>(1949) <비서>(1953) <노정치가(老政治家)>(1958) 등의 희곡을 발표하였는데 모두 운문으로 쓰여진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장르를 막론하고 항상 인간의 구제에 그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의 생애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1888년 9월 26일 미국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의 중산층 가정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아버지 헨리 웨어 엘리엇(1843?1919)은 성공한 사업가로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벽돌 회사의 사장이었으며 어머니 샬럿 챔프 스턴즈(Charlotte Champe Stearns, 1843?1929)는 여류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였다. 그는 14세 때 이미 시를 습작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최초의 시는 15세 때 수업시간에 연습으로 쓴 것이라고 한다. 1906년에서 1909년까지 그는 하버드 대학에 입학을 하여 철학을 공부했고, 소르본느 대학교에서도 수학하였다.

1927년 그는 영국으로 귀화하게 되는데 이때 종교도 성공회로 개종한다. 그는 스스로 문학은 고전주의, 정치는 왕당파, 종교는 앵글로 가톨릭(성공회의 가톨릭 전통을 중시하는 신학조류→고교회파)노선의 성공회라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 1948년 숨을 거둘때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끊임없이 계속하였다.

역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일명 ''국민 연애시''라고 할수 있는 ''즐거운 편지''의 작가. 등단작인 ''즐거운 편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고 경계 없는 사유로 발전을 거듭해온 시인이다.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1967년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6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1970∼197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87∼1988년 미국 뉴욕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58년 서정주(徐廷柱)에 의해 시 「시월」 「동백나무」「즐거운 편지」가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초기에는 사랑에 관한 서정시가 주로 썼지만 두번째 시집 『비가(悲歌)』(1965)부터는 숙명적 비극성을 받아들여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66년에는 정현종(鄭玄宗) 등과 함께 동인잡지 『사계』를 발행했다. 1968년 마종기(馬鍾基), 김영태(金榮泰)와의 3명의 공동시집 『평균율 1』을 출간하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열하일기』『전봉준』『허균』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로 이어져 모더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1975)에 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초기의 고뇌에서 자기 삶의 내부로 비극의 비전을 비쳤던 그는 차츰 자기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수행하면서 민족의 약소함과 황량한 우리 삶의 풍경을 묘사했고 이 참담한 상황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힘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감을 표명했다. ... 그의 사랑은 이웃으로 번지고 드디어는 삼남 - 이 가냘픈 한국과 그곳에서 괴로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로 확산되었다.”라는 평을 하고 있다.

시집 『악어를 조심하라고?』(1986)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시집에서는 지적 시선에 의한 상상력의 조형이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시인이 이 세계의 존재성과 거기에 얹혀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적 구조를 투시하면서 그것들과 친화와 역설의 이중적 얽힘을 그의 언어로써 새로이 구성해내고 있다. 1995년 『현대문학』에 연작시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1982년에 시작한 연작시가 마감되었다. 황동규 시인의 죽음관에 대해서 대면할 수 있는 이 시집은 독일어판으로도 번역되었다. 펼처보기

▣ 주요 목차

프루프록의 사랑 노래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
전주곡들 PRELUDES
우는 처녀 LA FIGLIA CHE PIANGE
황무지 THE WASTE LAND
1 죽은 자의 매장 THE BURIAL OF THE DEAD
2 체스 놀이 A GAME OF CHESS
3 불의 설교 THE FIRE SERMON
4 수사(水死) DEATH BY WATER
5 천둥이 한 말 WHAT THE THUNDER SAID

작가 연보
작품에 대하여: 모더니즘과 새로운 시의 탄생 (황동규)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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