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삶의 자화상
체호프의 단편소설들은 평범한 일상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작품에는 유머와 현실의 경계가 없다. 어디서 웃음이 시작되어 어디서 현실과 뒤섞이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우리 앞에 투명한 거울을 내밀듯이, 불필요한 장식 없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인생 보고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등장인물은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탈을 쓸 필요가 없다. 그 존재 자체로 우스꽝스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웃다가 무심코 얼굴이 굳어진다. 그가 내민 거울에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얼굴이 또렷하게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체호프 단편소설의 위대한 점은 세부적인 부분을 다루는 뛰어난 능력에 있다. 예컨대 어떤 특정 상황이나 기발한 인물에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 나머지는 가려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평범한 인물을 다룰 때조차도 극적으로 빼어난 효과를 만들어내는 작가이다.
체호프가 던지는 익살스러운 농담 이면에는 한없이 어두운 삶의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그는 인간의 통속한 삶과 추레한 현실을 그 누구보다 냉철하고 엄정한 눈길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늘 인간에 대한 따스한 애정과 연민이 깔려 있다. 하찮고 덧없는 인생이 펼치는 비극적인 아이러니, 그리고 그 가운데서 순간순간 드러나는 인생의 아름다운 광채. 체호프 단편소설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웃음과 눈물이 함께하는 곡진한 인간의 삶에 닿아 있다.
체호프 문학의 절정, 걸작단편 9편 수록!
이 책은 총 500여 편에 이르는 체호프의 중?단편작품들 가운데 체호프 문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 「귀여운 여인」 「약혼녀」 「골짜기」 「6호실」을 비롯한 9편의 대표작을 실었다.
『귀여운 여인』(1899)은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면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올렌카라는 한 여인의 인생을 그린다. 그녀가 사랑을 구하는 것은 방탕이나 육욕 때문이 아니라 비록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라는 사랑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그로부터 존재의 의미와 인생의 방향을 얻을 수 있는 사랑이었다.
『약혼녀』(1902)는 삶의 방식을 혁명해야 한다는 만년의 체호프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간절히 바라는 청년 사야사의 목소리는 고골이 절규했던 인간적인 너무나 비참한 ‘러시아의 운명’을 떠올리게 한다.
고리키의 간곡한 청으로 쓰게 된 『골짜기』(1900)는 체호프의 작품치고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우클레예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변모해 가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체호프의 내면에 다름 아닌 러시아 농민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6호실』(1892)은 체호프의 확고한 반톨스토이주의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재물이나 안락에 대한 무관심, 고통과 죽음에 대한 경멸 등을 표방하는 스토아 철학을 조롱하면서, 대신 ‘고통에 대해서는 비명과 눈물로, 비열함에 대해서는 분노로, 추악함에 대해서는 혐오로 반응하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적 정직성을 강조한다. 『결투』(1891) 또한 이러한 반톨스토이주의를 담은 중편이다. 그 밖에 『등불』(1888) 『상자 속에 든 사나이』(1898)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1899) 등은 체호프 단편미학의 원숙한 경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 작가 소개
저 :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안톤 체호프는 『갈매기』나 『벚꽃 동산』등의 작품을 쓴 극작가로 유명하지만 소설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살펴 본다면 현대 단편 소설의 형식을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속의 면면들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표현으로 묘사하는 능력과 날카롭고 엄정하게 인간을 그리면서도 그 내면에는 인간에대한 연민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1860년 러시아 남부 아조프 해의 항구 도시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농노 출신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료품 잡화점이 파산하면서 가족들 모두 모스크바의 빈민가로 이주하였고, 이후 그는 홀로 타간로크에 남아 고학하며 중등학교를 졸업했다.
모스크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뒤 의사가 되기까지 생계를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들을 썼으며, 1886년에 처음으로 「추도회」라는 작품을 본명으로 발표하였다. 2년 뒤 단편집 『황혼』이 푸쉬킨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그는 「귀여운 여인」으로 톨스토이의 절찬을 받았고, 차이코프스키, 고르키 등과 교유하며 러시아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초기의 해학적인 작품세계에서 후기 현실비판적 작품세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속물성과 허위를 배격하고 진실한 인간성을 반추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문학적 특징은 인물의 성격과 심리의 정밀한 묘사, 감각적 문체에 있으며, 때로 핵심을 우회하는 표현들은 현재까지도 비평가들에게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단편 「대초원」,「나비」,「이웃사람들」,「익명의 소설」,「흑의의 수도승」,「살인자」,「아리아드네」,「농부들」등이 있으며, 희곡 『이바노프』, 『바냐 아저씨』, 『곰』, 『청혼』, 『결혼』, 『기념일』, 『갈매기』,『세 자매』,『벚꽃 동산』등이 있다. 후기 체호프의 관심은 단편소설보다는 희곡으로 기울어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과 같은 세계 희곡사의 걸작들을 써냈다. 체호프는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로 이어지는 ‘러시아 장편소설의 황금시대’의 사실주의적 문학 전통을 계승하여 단편소설의 새 시대를 열었고, 모파상과 함께 현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확립한 중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1904년, 병세가 악화되어 아내와 함께 독일의 바덴바일러로 요양을 떠났으나 7월 2일 호텔에서 장결핵으로 생을 마쳤다. 유해는 모스크바의 노보제비치 수도원의 묘지에 안장되었다.
역자 : 동완
董玩
러시아어 번역문학가. 만주 국립건국대학 정치과 졸업.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교수, 소련 · 동구문제연구소장, 고려대학교 노문학과 교수, 러시아문화연구소장, 한국노어노문학회 고문, 학술원회원등을 역임. 지은책에『러시아어』 『노한사전』, 논문에 소련청소년과 문학, 소련의 정치, 소련의 대외문화교류 등이 있다. 옮긴책에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부활』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미성년』 푸슈킨 『대위의 딸』 솔제니친 『암병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컬러화보]
귀여운 여인…11
약혼녀…29
골짜기…55
6호실…107
등불…173
결투…221
입맞춤…351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377
상자 속에 든 사나이…399
체호프의 생애와 작품…417
체호프 연보…445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삶의 자화상
체호프의 단편소설들은 평범한 일상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작품에는 유머와 현실의 경계가 없다. 어디서 웃음이 시작되어 어디서 현실과 뒤섞이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우리 앞에 투명한 거울을 내밀듯이, 불필요한 장식 없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인생 보고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등장인물은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탈을 쓸 필요가 없다. 그 존재 자체로 우스꽝스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웃다가 무심코 얼굴이 굳어진다. 그가 내민 거울에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얼굴이 또렷하게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체호프 단편소설의 위대한 점은 세부적인 부분을 다루는 뛰어난 능력에 있다. 예컨대 어떤 특정 상황이나 기발한 인물에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 나머지는 가려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평범한 인물을 다룰 때조차도 극적으로 빼어난 효과를 만들어내는 작가이다.
체호프가 던지는 익살스러운 농담 이면에는 한없이 어두운 삶의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그는 인간의 통속한 삶과 추레한 현실을 그 누구보다 냉철하고 엄정한 눈길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늘 인간에 대한 따스한 애정과 연민이 깔려 있다. 하찮고 덧없는 인생이 펼치는 비극적인 아이러니, 그리고 그 가운데서 순간순간 드러나는 인생의 아름다운 광채. 체호프 단편소설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웃음과 눈물이 함께하는 곡진한 인간의 삶에 닿아 있다.
체호프 문학의 절정, 걸작단편 9편 수록!
이 책은 총 500여 편에 이르는 체호프의 중?단편작품들 가운데 체호프 문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 「귀여운 여인」 「약혼녀」 「골짜기」 「6호실」을 비롯한 9편의 대표작을 실었다.
『귀여운 여인』(1899)은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면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올렌카라는 한 여인의 인생을 그린다. 그녀가 사랑을 구하는 것은 방탕이나 육욕 때문이 아니라 비록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라는 사랑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그로부터 존재의 의미와 인생의 방향을 얻을 수 있는 사랑이었다.
『약혼녀』(1902)는 삶의 방식을 혁명해야 한다는 만년의 체호프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간절히 바라는 청년 사야사의 목소리는 고골이 절규했던 인간적인 너무나 비참한 ‘러시아의 운명’을 떠올리게 한다.
고리키의 간곡한 청으로 쓰게 된 『골짜기』(1900)는 체호프의 작품치고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우클레예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변모해 가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체호프의 내면에 다름 아닌 러시아 농민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6호실』(1892)은 체호프의 확고한 반톨스토이주의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재물이나 안락에 대한 무관심, 고통과 죽음에 대한 경멸 등을 표방하는 스토아 철학을 조롱하면서, 대신 ‘고통에 대해서는 비명과 눈물로, 비열함에 대해서는 분노로, 추악함에 대해서는 혐오로 반응하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적 정직성을 강조한다. 『결투』(1891) 또한 이러한 반톨스토이주의를 담은 중편이다. 그 밖에 『등불』(1888) 『상자 속에 든 사나이』(1898)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1899) 등은 체호프 단편미학의 원숙한 경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 작가 소개
저 :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안톤 체호프는 『갈매기』나 『벚꽃 동산』등의 작품을 쓴 극작가로 유명하지만 소설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살펴 본다면 현대 단편 소설의 형식을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속의 면면들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표현으로 묘사하는 능력과 날카롭고 엄정하게 인간을 그리면서도 그 내면에는 인간에대한 연민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1860년 러시아 남부 아조프 해의 항구 도시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농노 출신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료품 잡화점이 파산하면서 가족들 모두 모스크바의 빈민가로 이주하였고, 이후 그는 홀로 타간로크에 남아 고학하며 중등학교를 졸업했다.
모스크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뒤 의사가 되기까지 생계를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들을 썼으며, 1886년에 처음으로 「추도회」라는 작품을 본명으로 발표하였다. 2년 뒤 단편집 『황혼』이 푸쉬킨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그는 「귀여운 여인」으로 톨스토이의 절찬을 받았고, 차이코프스키, 고르키 등과 교유하며 러시아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초기의 해학적인 작품세계에서 후기 현실비판적 작품세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속물성과 허위를 배격하고 진실한 인간성을 반추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문학적 특징은 인물의 성격과 심리의 정밀한 묘사, 감각적 문체에 있으며, 때로 핵심을 우회하는 표현들은 현재까지도 비평가들에게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단편 「대초원」,「나비」,「이웃사람들」,「익명의 소설」,「흑의의 수도승」,「살인자」,「아리아드네」,「농부들」등이 있으며, 희곡 『이바노프』, 『바냐 아저씨』, 『곰』, 『청혼』, 『결혼』, 『기념일』, 『갈매기』,『세 자매』,『벚꽃 동산』등이 있다. 후기 체호프의 관심은 단편소설보다는 희곡으로 기울어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과 같은 세계 희곡사의 걸작들을 써냈다. 체호프는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로 이어지는 ‘러시아 장편소설의 황금시대’의 사실주의적 문학 전통을 계승하여 단편소설의 새 시대를 열었고, 모파상과 함께 현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확립한 중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1904년, 병세가 악화되어 아내와 함께 독일의 바덴바일러로 요양을 떠났으나 7월 2일 호텔에서 장결핵으로 생을 마쳤다. 유해는 모스크바의 노보제비치 수도원의 묘지에 안장되었다.
역자 : 동완
董玩
러시아어 번역문학가. 만주 국립건국대학 정치과 졸업.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교수, 소련 · 동구문제연구소장, 고려대학교 노문학과 교수, 러시아문화연구소장, 한국노어노문학회 고문, 학술원회원등을 역임. 지은책에『러시아어』 『노한사전』, 논문에 소련청소년과 문학, 소련의 정치, 소련의 대외문화교류 등이 있다. 옮긴책에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부활』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미성년』 푸슈킨 『대위의 딸』 솔제니친 『암병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컬러화보]
귀여운 여인…11
약혼녀…29
골짜기…55
6호실…107
등불…173
결투…221
입맞춤…351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377
상자 속에 든 사나이…399
체호프의 생애와 작품…417
체호프 연보…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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