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의 체스

고객평점
저자파올로 마우렌시그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17/05/04
형태사항p.248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3419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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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체스보드 위에서 충돌하는 두 세계, 이성과 광기
아리안 체스와 유대인 체스의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속된 라이벌 관계뿐 아니라 재앙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재앙이라는 단어를 불가피한 힘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기 위해 사용한다. (144쪽)/

독일인 기업가 프리슈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가벼운 체조 후에 화장실로 향하는 것까지 그의 생활은 정해진 대로 흘러간다. 그런 그의 평온한 일상에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불안이 엄습한다. 대뜸 걸려와 그를 찾는 전화 한 통. 프리슈의 비서는 평소와 달리 프리슈의 기차 스케줄을 알려 주는 실수를 범하고, 얼마 후 프리슈는 저택에 딸린 정원 미로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치 시계추처럼 정확하고, 예외를 용납하지 않는 그의 일상은 단지 습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계획에 가까웠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그의 성격은 체스보드 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리슈는 원리 원칙에 입각해 이성의 범주에서 움직이는 ‘아리인 체스’를 최고의 베리에이션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이해할 수 없는 도발을 감행하는 게임 스타일은 그에게 ‘모순투성이’에다가 ‘우연’에 기대 승부를 거는 ‘광기’에 불과했다. 그것은 바로 ‘유대인 체스’, 프리슈가 찬양하는 이성적인 ‘아리안 체스’에 비해 예측 불가능하며 직관적이고 그래서 열등한 것이었다. 젊은 시절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프리슈가 만났던 한 유대인 포로는 자신만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수로 그의 아리안 체스를 압박해 온다. 인간의 존엄과 개성이 말살당한 그곳에서 시작된 두 천재의 진검 승부! 재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아리안 체스의 이성인가, 유대인 체스의 광기인가?

죽음의 체스보드,
게임의 법칙을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게 하라

금요일 밤, 뮌헨―빈 급행열차에서 프리슈는 친구와 체스 게임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따금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대상을 닮아 버리는 법, 프리슈 역시 얼마 전 칼럼을 통해 “모순투성이”에 “호전적”이라 비판했던 바로 그 베리에이션을 따라 수를 두고 있었다. 그때 객실 안으로 스무 살쯤 된 젊은 청년 하나가 들어온다. 감히 체스의 거장 앞에서 유대인 체스에 대해 훈수를 두기 시작한 그 청년은 자신을 소개하며 ‘죽음의 체스보드’ 이야기를 꺼낸다.

체스 선수인 청년의 스승에게는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체스보드가 하나 있다. 거친 헝겊을 기워 만든 것인데, 단추가 곧 말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허름해 보이는 그 보드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선수가 잘못된 수를 놓으면 말의 머리에서 팔을 거쳐 몸 전체로 전기가 흘러 벼락을 맞은 것처럼 쇼크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집트의 마법사들과 신비주의자들이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그 보드는 선수가 100퍼센트의 확신을 가지고 정확한 수를 두도록 고안되었다고 한다.

미신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한 프리슈는 청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한 번 확신하면 자신의 확신을 철회할 줄 모르는 성격대로 청년에게 호언장담을 하고 만다. 만약 그 체스보드가 정말 있다면, 그것을 갖기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과연 죽음의 체스보드는 실제로 존재할까? 체스보드의 주인이라는 청년의 스승은 누구일까? 프리슈의 확신이 불행의 도화선이 되어 내리꽂힐 결말은 무엇일까?

알파고의 시대,
왜 사람들은 두뇌 게임에 열광하는가?

1997년 IBM의 체스용 컴퓨터가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러시아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완전히 꺾었다. 1952년 미국의 컴퓨터 공학자 클로드 섀넌은, 3명의 프로그래머가 6개월 동안 대형 컴퓨터에 매달려도 겨우 아마추어 수준의 체스를 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1989년 첫 시도에 이은 세 번의 업그레이드 만에 수천 년간 이어진 체스의 신비를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바둑보다 체스가 빨리 정복된 이유는, 베리에이션이라고 불리는 체스의 ‘수’가 바둑보다 적기 때문이었으니, 작년 초 알파고와의 대전을 통해 인간의 두뇌는 그 한계를 완전히 드러낸 셈이다.

그런데 알파고의 시대, 오히려 사람들은 게임의 본질인 ‘유희’를 재발견한 듯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두뇌 게임 열풍이다.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돌파한 tvN의 「더 지니어스」나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등 국내 콘텐츠뿐만 아니라, 영국 BBC 드라마 시리즈 「셜록」이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다. 게다가 ‘방 탈출 카페’나 ‘스마트폰 두뇌 게임’까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두뇌 게임을 즐기는 단계에 이르렀다.
『폰의 체스』는 알파고 이전 체스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 준다. ‘인간 체스 기계’라고 불렸던 쿠바의 세계 챔피언 카파블랑카, 무려 27년간 세계 챔피언이었던 독일의 라스커, 정신력이 약해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지만 체스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수를 두었던 루빈스타인까지. 체스가 곧 신앙이었던 이들의 삶을 통해 공정한 승부와 순수한 유희라는 두뇌 게임의 본질을 재건하고자 한다. 치열하게 도전하고 그에 따른 판돈으로 유희를 챙기는 플레이어들의 자세야말로 알파고에 패배를 인정한 시대,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인간다움’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지 모른다.

▣ 작가 소개

저자 : 파올로 마우렌시그
Paolo Maurensig
1943년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태어났다. 골동품 악기를 복원하는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다가 1993년 그의 나이 50세가 넘어 발표한 첫 소설 『폰의 체스(La variante di Luneburg)』로 에드거 앨런 포에 비유되며 문단의 극찬을 받았다. 연이어 『반대 캐논』(1996), 『상처 입은 비너스』(1998), 『진홍색 남자』(2001), 『플랑드르 연인』(2008)을 집필하였으며 기존 문단에 길들여지지 않은 독창적인 글쓰기와 긴장감 있는 플롯으로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역자 : 이승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 『100일 동안의 행복』, 『순수한 삶』,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돈 까밀로 러시아 가다』, 『나는 살인한다』,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아르마니 패션 제국』, 『그날 밤의 거짓말』, 『그림자 박물관』, 『다뉴브』 등이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 주요 목차

폰의 체스 7
옮긴이의 말 241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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