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대의 흐름에 응답하는 지금-여기의 소설
수상작을 포함해 올해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에는 사회적 사건을 소재로 한 서사가 다수 포함되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적 맥락을 파악하고, 동세대의 무의식을 끌어내는 작품들을 후보작으로 선정해온 문지문학상의 설립 취지를 다시금 짚어볼 때, 이번 7회 수상작품집 역시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고, 한국 문학의 달라진 결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제7회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박민정의 작품 「행복의 과학」은 일본의 신흥 종교 ‘행복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의 과학에 빠졌던 ‘기노시타 류’의 책, 그리고 그 책을 편집하는 편집자 하나와 그의 동료 수영, 여기에 더해 ‘기노시타 가(家)’와 하나의 관계까지 이야기는 촘촘히 엮인 그물처럼 계속해서 여러 서사를 덧붙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신민족주의와 소수자혐오의 문제를 행복의 과학이라는 종교와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굵직한 문제의식들을 중첩시켜 다루고 있다. 그간 작가가 보여왔던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을 놓지 않으면서 현재 가장 정치적인 사안을 전면으로 드러낸다. “응집이 아니라 분산, 수렴이 아니라 확장, 미니멀이 아니라 과잉의 감각으로 동시대의 문화적 정치적 퇴행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 욕심 많은 소설이 이 시대와 가장 치열하게 호흡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문학평론가 이경진).
윤해서의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은 비극적 재난에서 살아남았지만 잘 살아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오빠’와 그 오빠를 애도하는 여동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소설의 핵심적인 단어 “잠기다”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우리는 오빠가 경험한 재난에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작품은 “우리에게 당신은 왜 살아남았는지, 또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낼 것인지에 대해” 물으며, “이 질문이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는 자명한 사실을”(문학평론가 조연정) 상기시킨다. 전 국민적 트라우마로 자리한 사건 앞에서 ‘애도의 공동체’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하나의 좌표를 제시하는 셈이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문학동네, 2016)로 작년 한 해 큰 주목을 받은 작가 최은영의 작품 두 편도 실렸다. 「씬짜오, 씬짜오」는 베트남 사람인 응웬 아줌마 가족과 한국 사람인 ‘나’의 가족 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씌어진 소설이다. 두 가족 모두 베트남전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한쪽은 전쟁의 가해자, 다른 한 쪽은 전쟁의 피해자라는 구도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적 갈등을 그려냈다. 「그 여름」은 ‘이경’과 ‘수이’라는 레즈비언 커플에 관한 소설이다. 동성애 커플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시선, 결혼과 같은 제도적 문제를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두 여성이 사랑에 빠졌다 헤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두 작품 모두 쉽게 타자화되었던 존재, 늘 주변부에 머물던 소수자, 피해자 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가져오면서, 동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을 짚어내고 있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적 탐구,
그 치열한 문학의 창의적 갱신
구병모의 「지속되는 호의」는 아주 사소한 균열이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등장인물 서영은 수영장에서 우연히 어린 남매를 알게 된다. 굳이 엮이고 싶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서영과 그녀의 가족들의 일상에 이 남매가 출현하면서 겪는 서영의 내적 갈등에 관한 묘사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선의의 행위들 안에 도사린 보이지 않는 타인의 지옥과 관계의 폭력성에 대한 질문이 한 줌의 감상도 없이 출현”(문학평론가 이광호)하고 있다는 평처럼 작은 일상에의 침입이 불러일으키는 지옥에 대한 구병모의 문제의식이 내포되어 있는 작품이다.
제4회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박솔뫼는 그의 작품 「우리의 사람들」로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밤, 온양관광호텔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나’는 내가 갖지 못한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상상한다. 결혼을 했을지도 모를 가능성, 선박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던 가능성에 대해서. “다른 세계를 생각해도 엄청난 것 대단한 것을 떠올리지 않고 같은 나라의 다른 도시의 내가 살 법한 조건들을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선택하지 않은 걸음들을 간 사람을 가정”(p. 275)함으로써 작가는 직선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아 올린다. “문법은 한 문장 안에 여러 세계가 공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박솔뫼는 문법의 파괴자이기도 한데, 알다시피 좋은 문학은 항상 문법의 감옥을 견뎌내지 않는다”(문학평론가 김형중).
최은미 작품 「눈으로 만든 사람」의 주인공 강윤희는 어린 시절 삼촌으로부터 겪은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 삼촌의 아들인 ‘강민서’의 등장과 함께 더욱더 강윤희를 사로잡고 그 상황 속에서 겪는 강윤희의 복잡한 심리와 흔들림이 섬세하게 드러나 있다.
양선형과 김엄지, 백수린의 작품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문지문학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양선형의 「종말기 의료」는 현실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건이 뚜렷하게 보이는 소설은 아니다. 파국을 맞은 세계가 열리고, 신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어떤 남자가 자유로워지는 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감각은 매혹적이지만 낯설고, 막연한 것들이다. “소설이란 일종의 함정”이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양선형이 그려낸 함정 속에서 전에 보지 못한 세계의 문이 열릴 것이다. 김엄지의 「예지 5」는 김엄지가 근래 발표하고 있는 「예지」연작소설 중 하나이다. A, b, c 등 이니셜로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과 아주 작은 부분에까지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의 일상, 회사를 오가는 회사원들의 건조함 등 작가의 독보적 특징이라고 할 만한 부분들이 여전히 살아 있다. 백수린의 「여행의 끝」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딸을 만나러 간 아버지 ‘종구’에 대한 이야기다. 이국적인 공간에 주인공을 떨어뜨려놓고 있는 힘껏 그가 믿고 있던 것들을 흔들어버리는 백수린의 특징적인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백수린은 종구라는 ‘평범하고 점잖은’ 한국 아버지의 남성성이 어떻게 보수적 성도덕과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와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문학평론가 이경진).
수상 소감
나를 버린 아버지의 조국이다, 누군가의 결연한 말을 듣는데 그 말이 시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싫어하는 단어가 두 개 들어 있다. 아버지, 조국. 애초에 「행복의 과학」은 이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영원의 법」 「신비의 법」 「UFO학원의 비밀」, 이 크리피한 필름을 리뷰하는 시네필들의 좌담을 몇 번이고 돌려 들었다. 결국 어느 겨울날, 홋카이도 오타루역 앞에서 〈幸福の科?·Happy Science〉 지부를 발견한다. 내가 7년째 글쓰기 수업을 하러 가는 산본역 앞에 있는 왕국회관을 볼 때의 기분과 별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이 천천히 합쳐져 이상한 이야기 하나가 만들어졌다.
초고를 친구들과 돌려 보며, ‘이야기’와 ‘고백’ 중 어떤 뉘앙스가 적합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일본어를 읽을 줄도 쓸 줄도 말할 줄도 모른다. 그건 자랑도 아니고 자책도 아니다. 친구들은 실제로 ‘행복실현당’이 존재하지만 그들이 일본 참의원 통상선거에서 의석을 낸 적은 없다는 사실, 1991년 압구정동에 맥도날드 1호점은 존재했지만 소설에서와 같은 살인 사건은 없었다는 사실, 어떤 이의 성 기노시타(木下)는 박(朴)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나 또 어떤 이의 성 기노시타는 그러하지 않다는 사실 등을 흥미로워했다.
그러나 몇 계절을 지나는 동안 내가 가장 오래 생각한 것은 ‘하나’라는 인물이다. 나를 버린 아버지의 조국이다,라는 말이 주는 매혹 덕분에 ‘현지처’의 딸을 상상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나는 내 소설이라는 물건이 나 자신의 지극한 취미이거나 과업을 넘어 과연 세상에 필요한 것일까에 대해 고민해왔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모두 초고를 완성하는 단계에서 이 글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지 모른다. 나의 고민은 그보다 훨씬 검소한 단계에서 지독하게 깊어졌다. 어쩌면 나약한 인간의 정념일 뿐이거나 그 현학적 취미의 전시가 아닐까. 전부 맞다. 그러나 이제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히 확신한다. 필요하다. 내 소설 같은 소설도 세상에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선언에 앞서 필요한 것은 쓰는 행위를 지속하는 자신이고, 쓰는 행위가 물건으로 가능하기까지 만들어지는 섬세한 조건들이다. 지면이 겨우 주어질 때마다 나는 그것을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선언이란 언젠가 겸연쩍게 기적에 굴복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확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의 여러 분들께 감사드린다.
2017년
박민정
작가 소개
목 차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2016년 11월 이달의 소설
박민정 행복의 과학
이달의 소설
구병모 지속되는 호의 /양선형 종말기 의료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영 씬짜오, 씬짜오 /윤해서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 /김엄지 예지 5 /박솔뫼 우리의 사람들 /최은영 그 여름 /백수린 여행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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