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발표된 양국 정부 간의 이 합의는 그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며 꾸준히 노력해왔던 많은 사람들이 바라던 바와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었다. 피해 당사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합의의 내용은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이 문제 해결에 미국이 깊이 관여한 것을 보면, 이 문제가 결코 지나간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와 관련되는 문제라는 것도 확인된다. 이와 같이 위안부 문제를 시간과 공간 축의 큰 틀에서 보기 위해서는 식민주의와 전쟁, 군위안부라는 세 가지 코드를 중심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와 현재의 담론 속에 가려져 있는 위안소의 존재 형태를 시대별, 지역별로 밝혀가면서 피해자의 인권을 회복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학문적인 규명과 정의 정립을 위한 시민사회의 구축이 있어야만 궁극적인 해결과 화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단행본은 2014년 12월 한국과 일본의 군위안부 문제 연구자들이 발표했던 원고를 기초로 하여 만들어졌다. 그 행사는 2014년 12월, 중앙대학교에서 개최되었던 2014년 후기 사회학대회(당시 학회장 윤정로 KAIST 교수)의 특별 세션인 “21세기 계속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현황과 해법”(한국사회학회와 한성대학교 전쟁과평화연구소 공동 주최)이었다. 물론 이번 책에는 당시 발표된 원고 외에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위안부 관련 쟁점인 소송 사건들 및 박유하 사건과 관련된 글이 실렸다. 이는 사회적 문제와 계속 소통하고, 진실을 찾아가려는 우리들의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책에는 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과 연구의 깊이가 녹아들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면 그렇게 자부하는 것이 부끄럽다. 일본군 ‘위안부’나 오키나와 미군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한국의 미군 위안부는 말할 것도 없고, 식민주의와 전쟁에 의해 희생당한 수많은 여성을 포함한 민중들의 명예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고, 실체적 진실도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목표가 달성되기 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우리 책이 그러한 과정에 하나의 디딤돌로 쓰이기를 희망해 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송연옥
한국 근현대 여성사 전공. 일본 아오야마 가쿠인대학 명예교수.
지은이 : 김귀옥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하여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와 여성연구소 상근연구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초빙연구원,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객원교수, 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을 거쳐 현재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사회학)와 한성대학교 전쟁과평화연구소 소장, 한국구술사학회 부회장 등으로 재직 중이다. 분단과 전쟁이 사람과 사회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고 통일과 평화의 길을 찾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외에도 이산가족과 여성, 분단을 넘는 사람들, 디아스포라 공동체, 노동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지 조사와 구술사 방법론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혀 있는 기록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 『구술사연구: 방법과 실천』(한울, 2014), 『월남민의 생활경험과 정체성』(서울대출판부, 1999), 『이산가족 반공전사도 빨갱이도 아닌』(역비, 2004), 『전쟁의 기억, 냉전의 구술』 (공저, 선인, 2008), 『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공저, 당대, 2000), 『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공저, 휴머니스트, 2011) 등 다수.
목 차
<총론> 책 간행의 경위와 우리가 향하는 지평
1부 군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규명 노력
01. 일본에서의 위안부 문제 연구 현황과 과제 |송연옥|
1. 들어가며
2. 위안부를 상기시켜온 일본 현대사
3.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이 걸어온 4반세기
4.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학문적 연구 성과와 과제
02. 일본군 위안소 제도와 조선인 군위안부에 대한 이해 및 한국 사회의 과제 |윤명숙|
1. 들어가며
2. 용어에 대해서
3.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식의 문제
4. 구라하시 마사나오의 위안부 정의: ‘성노예형’과 ‘매춘부형’을 중심으로
5.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 유형
6. 일본군 위안소 제도 및 조선인 군위안부를 둘러싼 두 가지 쟁점
7. 나가며
03. 북한의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식민주의 |김 영|
1. 한일 정부 ‘합의’를 둘러싼 또 하나의 목소리
2. 북한의 증언자가 나올 때까지
3. 남북 공동 운동
4. 전 ‘위안부’ 정옥순(鄭玉順) 할머니: 증언 듣기와 복합PTSD 치유
2부 계속되는 식민주의, 재탄생되는 군위안부
04. 내셔널리즘에서 식민주의로: 오키나와 A사인 제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키쿠치 나츠노(菊地夏野)|
1. 들어가며
2. ‘위안부’ 문제 현황
3.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의 페미니즘 부재(不在)
4. 페미니즘에 있어서의 ‘위안부’론
5. 중국과 한국의 내셔널리즘? 미국이라는 문제
6. 미군 섹슈얼리티sexuality 관리: ‘A사인 제도’
7. 자유의지와 강제, 미군과 일본군
8. 대안
05. 일본 식민주의와 친일파의 합작품, 한국군 위안소 제도 |김귀옥|
1. 들어가며
2. 역사 속의 한국군 위안부 제도
3. 한국군 위안부 제도를 만든 사람들
4.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통해서 본 한국군 위안부 제도
5. 맺음말: 한국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
06. 한국 기지촌 성매매정책의 역사사회학, 1953~1995년: 냉전기 생명정치, 예외상태, 그리고 주권의 역설 |박정미|
1. 문제 제기
2. 용어, 선행 연구 검토와 이 논문의 문제 설정
3. 한국 기지촌 성매매정책의 역사
4. ‘예외상태’로서 기지촌 성매매정책: 냉전과 주권의 역설
5. 결론
3부 군위안부 문제의 새로운 양상
07. 일본에서의 요시미(吉見)재판과 지원운동 |가토 게이키(加藤圭木)|
1. 들어가면서
2. 요시미 재판이란 무엇인가?
3. 성노예 제도의 초점화(焦点化)
4. 성노예 제도라는 인식을 깊어지게 하다
5. 역사학회의 움직임
6. 공정한 판결을 요구하는 결의
7. 부당 판결 당일
8. 판결 내용과 부당성
9. 마치면서
08. 한국의 미군 위안부와 기지촌 여성들의 집단 손해배상소송 |김현선|
1. 미군 위안부 집단 손해배상소송의 배경과 역사
2. 미군 위안부 집단소송의 제기와 진행
3. 오늘도 법정으로 가는 미군 위안부들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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