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남은 자들의 나라, 그리고 탕자들의 나라 미국
자유를 찾아온 순례자들이 건국한 나라이기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는 수많은 이단들이 활동해왔다. 토마스 제퍼슨부터 오프라 윈프리까지 수많은 인물들이 정통 기독교를 개조하거나, 하나님을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내리거나, 또는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오며 미국의 역사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정통 기독교는 미국 역사에서 때로는 이들과 맞서는 남은 자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나, 때로는 탕자가 되어 이들과 타협하며 역사에 굴곡을 만들었다.
기독교의 절대적 교리를 세상의 상대적 윤리에 접목시켰던 시도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 아닌 역사 속 인물로서 증명하기 위해 숨겨진 복음을 찾아 다녔던 시도는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미국인들을 하나님의 신성(神性)에서 멀어지게 하고, 미국을 더 이상 기독교 국가라고 부르기 창피한 상태로 떨어뜨리며 끝을 맺었다. 물질적 풍요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신앙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미국인들을 허황된 꿈 속으로 밀어 넣었고, 수많은 사람들을 파산하게 만드는 것에 일조를 했다. 그리고 기존의 종교들과 가르침들을 거부하고, 각자 내면에서 자신만의 절대자와 도덕률을 추구하는 자폐적인 신앙은 타인과의 교감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그 결과로 미국은, 예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했던 고민 상담을 수십만 명의 전문 상담사들이 대신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정치의 영역에서는 트럼프를 낳은 우파의 기독교와 오바마를 낳은 좌파의 기독교가 반목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진영에서 지지하는 정치인을 기독교의 메시아처럼 추종하며, 반대파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할 듯 종말론에 빠져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 기독교의, 그리고 미국 기독교가 만들어낸 사회의 현 주소이다.
한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 이제 더욱 아니다.
한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지만, 근대 이후 기독교가 많은 영향력을 발휘해온 나라다. 하지만 한때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부흥운동을 일으켰고, 전 국민의 30% 이상을 품고 있었으며, 전 세계에 선교사들을 파송했던 한국 기독교의 힘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한국 기독교 신앙의 추세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번영복음 서적들과 유사 신앙서적들은 여전히 한국 서점들의 종교 코너를 점령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말끝마다 “주시옵소서”를 외치며 기도하고 있으며, 대입과 취업과 승진과 집값 인상을 요구하는 기도회가 넘쳐나고, 원하는 대로 받지 못하면 낙담하여 교회를 떠나고 있다.
한국의 정치 사회는 어떠한가. 우파 정권 9년 동안, 사탄의 세력이 나라를 지배해온 것처럼 절망해왔던 신자들이 있었던가 하면(심지어는 대통령이 장로였고 총리가 전도사였지만), 숭모제(崇母祭)에 참석하며 전교조와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는 반(反)기독교적 발언까지 서슴없이 하는 신자들도 있었다. 반대로, 대통령이 바뀐 지금, 빨갱이가 대한민국을 점령해서 나라가 망한다고 눈물을 쏟으며 기도하는 신자들이 있는가 하면, 감사기도를 드리고 대통령의 미담들을 찾아 SNS에 공유하며, “하늘이 내려준 분을 끝까지 믿고 충성하겠다”고 찬송에 가까운 고백을 써내는 신자들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미 하나님의 시각으로 정치인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실종되었다. 좌파를 지지한다면 그에 따른 각종 진보적 정책도 같이 지지해야 하고(그게 기독교 교리에 심각하게 어긋난다 해도), 우파를 지지한다면 각종 보수적 정책들도 같이 지지해야 한다(그것이 기득권을 유지하기에 혈안이 된 회칠한 무덤이라 해도).
기독교의 회복은 사회의 회복인가?
이 책을 읽다 보면, 미국 사회를 타락하게 만들고, 정신이 썩어가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서서히 쇠퇴하게 만드는 미국 기독교의 현 주소가, 대한민국 기독교와 사회의 현 주소와 소름 끼치도록 닮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가지는 역할, 그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썩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기독교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어떻게 그 역할을 다하여 우리 사회를 회복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준다.
작가 소개
저자 : 로스 다우섯
로스 다우섯은 뉴욕타임스의 가장 젊은 칼럼니스트들 중 한 명이며, 매 칼럼마다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인기 필자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 종교, 윤리, 교육에 관한 그의 견해는 언론들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미국사회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했고 뉴욕타임스에 합류하기 전, 애틀랜틱 매거진에서 편집부 차장을 역임했다. 내셔널 리뷰에서는 영화 평론을, 찰리 로즈, PBS 뉴스아워, 리얼 타임, 콜베어 르포와 같은 TV프로그램에서는 고정 패널로도 활약하고 있다. 저서에는 『특권: 하버드와 지배계급의 교육』과 『거대 신당: 공화당은 어떻게 노동자 계급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아메리칸 드림을 지켜낼 것인가』가 있다. 현재 아내와 딸과 함께 워싱턴 D.C에 거주하고 있다.
역자 : 이진복
이진복은 장로교 집사로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왔으며, 주업으로 현재 오토바이 헬멧 상품기획과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영어와 이탈리아어 전문번역을 주로 해왔으며, 2014년에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자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의 자서전 격이라 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 이야기』 한국어판을 번역했다.
역자 : 이항표
이항표는 뉴욕주 변호사로 한국의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독교를 믿게 된 것은 9년 전인 2008년부터이며, 지금은 집 근처의 교회에서 신도로, 그리고 가정 소모임 “순”에 속한 구성원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이단의 나라
1부: 위기의 기독교
1장 잃어버린 세계
2장 시련기
3장 타협
4장 저항
2부: 이단의 시대
5장 복음에 취하다
6장 기도하여 부자가 되다
7장 내면의 하느님
8장 언덕 위의 도시
결론: 기독교의 회복
출처
감사의 글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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