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네 동생, 네 동생, 네 동생!
엄마 머릿속에 내가 있기는 해?”
장애공감어린이의 여덟 번째 책 《내가 안 보이나요?》는 장애아의 형제자매로 살아가는 이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과 소외, 차별, 그리고 이로 인한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열두 살 엠마는 엄마, 아빠, 그리고 여섯 살 어린 여동생과 지방의 작은집에서 단란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평범하던 가족의 일상은 동생이 자폐 진단을 받은 이후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동생 돌보기에 매진하고, 엠마네 집은 파리의 동생 병원 근처로 이사까지 하죠. 엠마는 부모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장애 동생을 돌봐야 하는 부담과 낯선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까지 떠안게 됩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엠마의 불만과 어려움을 살필 여유가 없습니다. 이 집에는 엠마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생이 있으니까요.
장애 가족, 일상에서의 균형 잡기
가족 안에 장애인이 있을 때,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일상은 살아 내야만 하는 전쟁이 됩니다. 사람들의 선입견과 차별, 사회적인 불평등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 가족 안에서도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엠마네 가족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자폐를 가진 동생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동생을 제외한 가족들은 견디기 힘든 소외감을 느낍니다. 엄마는 웃음을 잃어버리고, 아빠는 회사 일을 핑계로 집밖으로만 돌죠. 장애 동생을 둔 엠마의 상실감은 누구보다 큽니다. 하지만 엠마에게 주어지는 건, 위로가 아닌 의무입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엠마는 비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찌감치 스스로를 챙기는 것은 물론, 언제 발작을 일으킬지 모르는 장애 동생을 돌보고 배려해야 합니다. “나를 좀 봐 달라고, 나도 힘들다고.” 불만을 얘기할라치면 핀잔이 돌아옵니다. “대체 너한테 부족한 게 뭔데? 너는 설 수도 있고, 말도 할 수 있고, 볼 수도 있잖니.” 사춘기 엠마에게는 혼자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언제부턴가 엠마는 집안에서 외톨이로, 그림자처럼 살아갑니다. 어쩌면 식구들 눈에는 보이지만 정작 마음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존재가 되어 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사랑하지만 상처받고 방황하는
비장애인 형제의 현실적인 이야기
《내가 안 보이나요?》는 장애 동생을 사랑하지만, 부모의 태도 때문에 상처받고 방황하는 비장애인 형제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장애 가족, 그중에서도 장애아와 함께 성장기를 보내는 비장애인 형제자매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장애 가족의 비장애인 자녀들은 가정과 학교, 나아가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이들은 가정 내에서는 비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당하며 수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하고, 사회에서는 놀림이나 차별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부모와 사회의 관심 대상에서 제외된 채 도움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살아간다는 데 있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지난한 성장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장애아의 형제자매들에게 가정과 사회의 공감과 위로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장애 가족의 문제는 한 개인과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하며 장애 가족을 고립시키는 대신, 공감과 이해와 배려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일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 : 실벤느 자우이
튀니지에서 태어나 현재 파리 근교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좋은 선생님이지요. 인쇄업을 하는 할아버지와 서점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동화 작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 《스피노자와 나》 《여동생 클럽》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시빌 들라크루아
1974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나, 브뤼셀에 있는 그래픽 연구 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림책마다 새로운 세계를 그리고 싶어 하며, 생명력과 감수성을 담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림책으로 《아벨의 포근한 털》 《푸른 수염》 등이 있습니다.
역자 : 김현아
대학과 대학원에서 불어를 공부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안전이 필요해!》 《소아당뇨가 뭔지 알려 줄게!》 《북아트를 통한 글쓰기》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 꼬끼에뜨》 《자폐가 뭔지 알려 줄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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