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는 장내 미생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한 최초의 육아서
최근 의학계에서는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면역력, 비만, 알레르기, 천식, ADHD, 자폐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건강은 물론 감정, 두뇌 기능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부분에 이 장내 미생물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 분야에 정통한 캐나다의 미생물학자 브렛 핀레이와 마리클레어 아리에타는 이 장내 미생물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람이 다름 아닌 부모들이라고 강조한다. 장내 미생물이 자리 잡는 생애 초기에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즉 임신 중 식습관, 분만 방식, 수유, 이유식 등과 관련된 부모의 사소한 선택이 아이의 평생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소개하는 논문이나 각종 자료들이 지나치게 어렵고 난해한 단어들로 점철되어 있음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책 《차라리 아이에게 흙을 먹여라》(원제: Let Them Eat Dirt)를 펴냈다. 그들은 이 책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하게 되는 위생과 관련된 문제들은 물론 항생제 복용과 예방접종 그리고 반려동물 키우기에 대한 문제 등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세 살 장내 미생물 여든까지 간다
평생의 장내 미생물이 자리 잡는 핵심적 시기에 주목하라
그간 없애 버려야 할 대상으로 폄하되고, 항생제와 항균제 등으로 수없는 공격을 받았던 미생물이 인간의 몸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며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장내 미생물 연구 결과는 그 자체로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인간 생애 초기, 즉 태아시기부터 생후 첫 5년까지 무균상태인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온갖 미생물이 가득한 세상으로 나온 아기의 장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욱 놀랍기만 하다. 이 시기 아이는 엄마의 질에서 만나는 미생물과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주변의 모든 대상을 입으로 집어넣는 본능적인 행동을 통해 미생물과 가까워진다. 그리하여 수유와 이유식, 고형식을 하는 단계에서는 평생 함께 살아갈 자신만의 미생물총을 형성한다. 이 시기 형성된 아이의 장내 미생물은 마치 지문과도 같이 개별적인 특성을 지니며, 이후에는 단순한 식단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확고해진다. 이는 곧 이 시기 아이의 장내 미생물이 분만 방식, 수유 방식, 항생제 남용이나 잘못된 식습관 등에도 큰 타격을 받아 천식, 알레르기와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나치게 청결한 현대인들을 향한 미생물의 역습
항생제 남용, 항균제 맹신 거두고 올바른 위생 관념 정립할 시기
최근 선진국 어린이를 중심으로 비만, 천식, 알레르기, 아토피, ADHD 등 과거에는 희귀하게 나타났던 질병이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유전적 변이 때문으로 보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에 많은 학자들은 그 원인을 바로 과도하게 위생적인 현대인의 생활습관과 항생제 남용 그리고 자연과 멀어진 생활 환경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선택적 제왕절개, 분만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사용되는 항생제, 잘못된 식단 그리고 과거 수백만 년간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환경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도시 생활로 인해 인체의 마이크로바이옴(인간의 몸속 장내 미생물과 이들의 작용 전반)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류는 감염병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는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드물었던 천식과 알레르기, 아토피, 비만 등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에 두 저자는 아이들이 흙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본능을 지나치게 방해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지나치게 청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아이가 도시의 공공장소가 아닌 숲, 공원 등에서 자연을 마주했을 때 흙이나 나무, 벌레 등을 조금 만졌다고 해서 질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오히려 이처럼 자연과 접촉하는 경험은 건강에 유익하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매번 아이의 젖병이나 식기를 소독하거나 수시로 장난감을 살균제로 닦아줄 필요는 없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땅에 떨어진 노리개젖꼭지를 부모의 입으로 빨아서 아이에게 준 가정의 아기가 깨끗이 씻거나 소독한 노리개젖꼭지를 건내준 가정의 아이보다 알레르기 발병 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마이크로바이옴 씨뿌리기, 프로바이오틱스, 대변 이식…
장내 미생물이 제안하는 새로운 미래
불가피하게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거나,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 등에도 장내 미생물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제왕절개를 결정한 경우, 엄마의 질 속에 무균 거즈를 한 조각 넣어두었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온몸과 엄마의 유두에 발라 아기가 엄마의 질 속 미생물을 만나도록 해주는 마이크로마이옴 씨 뿌리기를 시도하면 질식 분만을 한 아기처럼 엄마의 미생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아이에게 부득이 항생제를 먹여야 할 때에도 항생제 복용 후 약 1~2시간 후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면 아이의 장내 미생물총이 타격을 받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민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의논하여 대변 이식을 시도해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이유를 알 수 없이 영아가 심하게 울며 복통을 호소하는 영아 산통의 경우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그 증상을 현저히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는 예방접종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설명한다. 현재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주장은 그 근거가 희박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예방접종을 통해 아이가 잃는 것보다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여전히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때에도 아이의 장내 미생물에 도움이 될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하면 예방 접종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앞으로 아이의 건강과 성장에 두루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으로 그치지 말고 꾸준히 장내 미생물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살펴보라는 당부와 함께 책을 마친다. 어쩌면 다가올 미래는 ‘금수저’보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물려줄 수 있는 ‘흙수저’가 더 귀한 시대가 될 지도 모르겠다.
작가 소개
저 : B. 브렛 핀레이
B. Brett Finlay, PhD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피터 월 석좌교수이자 박테리아 감염 연구의 선구자이다. 30년 이상 미생물 연구에 매진하면서 4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생명공학 기업인 이니멕스Inimex, 베단타Vedanta, 마이크로바이옴인사이츠Microbiome Insights의 공동 설립자이며, 캐나다에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명예인 캐나다 훈장을 받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밴쿠버에서 소아과 의사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으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저 : 마리클레어 아리에타
Marie-Claire Arrieta, PhD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조교수다. 2015년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천식과 장에서 사라진 핵심 미생물의 관계를 밝힌 획기적인 연구로 전 세계 언론 매체에 소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등 유수의 과학 저널에 투고해오고 있으며 동시에 두 아이를 키우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 : 조은영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천연물과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식물학과 석사과정을 밟았다. 거시생물학에서 미시생물학까지 두루 익힌 자칭 ‘척척석사’다. 조지아대학교 식물학과와 충남대학교 생물과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옮긴 책으로 『10퍼센트 인간』 『세렝게티 법칙』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는 말
1부 우리 몸속의 미생물
1장 아이들에게 미생물이 왜 중요할까
미생물, 없애는 게 최선일까
미생물의 역습
아이들이 미생물의 세계에 적응하는 법
미생물을 살려야 한다
● 버블 보이
2장 또 하나의 신체 기관: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보이지 않는 생명체
인간과 함께 진화하는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곧 나
면역세포 훈련소
미생물과 인간, 서로 먹고 먹이는 관계
● 석기시대 다이어트
2부 임신과 육아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3장 임신: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
임신 중 잘 먹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질 속 마이크로바이옴
스트레스, 태아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감염과 항생제: 피할 수는 없을까
항생제 똑똑하게 사용하기
임신 중 연쇄상구균 감염
박테리아는 출산 전 어떤 영향을 줄까
DO & DON’T
● 흙을 먹는 임신부
4장 출산: 자궁 속 무균 환경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로
헝클어진 출산 계획
왜 이렇게 제왕절개가 흔한 세상이 되었나
비위생적인 출산이 좋은 출산이다
제왕절개 아이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씨 뿌리기
분만 중 항생제 사용의 위험성
조산아일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하다
DO & DON’T
● 제왕절개 유행에 빠진 브라질 사람들
5장 모유: 마이크로바이옴 활성화 최적의 물질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인간의 아기
1조의 미생물을 활성화하는 모유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모유 수유
모유 수유가 불가능한 경우 대처법
제왕절개 후 모유 수유하는 법
DO & DON’T
●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한 최선책
6장 이유식: 마이크로바이옴 활성화에 적합한 음식을 찾아라
새로운 음식, 새로운 미생물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장내 환경
언제, 무엇을 그리고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할까
피해야 할 위험한 식품
DO & DON’T
● 전 세계 아기들의 이유식
7장 항생제: 미생물을 향한 융단폭격
20세기 특효약 항생제의 패러독스
항생제가 야기한 또 다른 심각한 문제
중이염에 항생제가 꼭 필요할까
항생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항생제와 미생물을 함께 복용하면
DO & DON’T
● 항생제 아목시실린
8장 반려동물은 미생물 최고의 친구
아기와 반려견이 친구가 되는 순간
야생이 우리 집 소파 위로
강아지가 아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DO & DON’T
● 천식을 치료하는 치와와
9장 미생물 결핍 장애를 유발하는 라이프스타일
자연에 굶주린 도시인
지나친 청결이 의미하는 것
청결에 대한 묻고 답하기
3부 미생물 이상이 가져온 피해
10장 비만: 세상이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
소아 비만의 증가와 마이크로바이옴
사람을 살찌게 하는 미생물
미생물 다이어트
항생제와 몸무게의 상관관계
영양실조
신경성 식욕부진증: 거식증
DO & DON’T
● 5210 다이어트
11장 당뇨병: 미생물은 단 것을 좋아해
점점 늘어나는 현대인의 병
임신성 당뇨도 장내 미생물로 예방할 수 있다
제1형 당뇨병: 손가락 채혈과 인슐린 투여
제2형 당뇨병: 너무 달게 먹는 서구식 식생활이 문제다
DO & DON’T
● 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약 메트포르민
12장 장 질환: 배 속에 불이 났어요!
장내 환경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
영아 산통의 원인
셀리악병: 글루텐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과민대장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DO & DON’T
● 대변 이식에 관한 최신 정보
13장 천식과 알레르기: 미생물이 호흡을 도와준다
고통스러운 병, 천식
천식의 주범
대장에서 폐까지
알레르기와 아토피까지도
DO & DON’T
● 알레르기성 식품, 피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
14장 장내 미생물과 두뇌
행동을 바꾸는 미생물
장내 미생물이 뇌와 소통하는 방법
기분까지 조절하는 미생물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더 건강한 두뇌를 만드는 법
DO & DON’T
● 뇌를 건강하게 하는 먹거리
15장 백신은 필요하다
아이들이 디즈니랜드에 가지 못한 이유
백신 접종,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백신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성
DO & DON’T
● 너무 오래된 미신
16장 마이크로바이옴이 약이 되는 세상
마이크로바이옴이 지배하는 미래에 의사들이 하는 말
마이크로바이옴 이해하기
내 몸에 맞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미생물 대사물질: 마이크로바이옴을 넘어서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의 중요성
대변 미생물총 이식
마이크로바이옴이 바꿀 미래
맞춤 식이요법의 필요성
DO & DON’T
● 똥과 시디프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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