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불영사 일운 스님에게 배우는 사찰음식
경북 울진 불영사. 신라 진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맑고 깨끗한 불영계곡에 지은 천년고찰이다. 불영계곡 서쪽 산등성이에 부처님 형상을 한 바위가 절 앞 연못에 비친다 하여 불영사라 한다. 금강송림이 절 입구를 지키는 이곳에서는 매해 가을이면 기분 좋은 축제가 열린다. 2017년으로 아홉 번째 치러지는 [사찰음식축제]이다. 스님들이 불영사 텃밭에서 직접 일구고 거둔 재료를 소재로 화학조미료 일절 없이 직접 만든 양념으로 정갈하게 차린 사계절 식단을 선보이는 것이다.
사찰음식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불영사의 일운 스님은 축제와 더불어 책을 통해서도 그 이로움을 전하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먹어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때라는 말씀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듯이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에서도 걸림이 없어야 합니다. 어떤 음식이라도 그 앞에서 탐심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비로소 남과 나눌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이 마음이 수행의 첫 단계이자 사찰음식이 갖는 정신입니다.”
사찰음식이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만 아니면 된다는 등의 잘못 인식된 부분에 대해서도 일운 스님은 제대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 끼 식사를 하는 것이 단순히 먹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준비할 때의 마음가짐, 조리할 때의 마음가짐을 모두 생각할 때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이 같이 온다는 진리를 잔잔히 설하신다. 이러한 태도라면 누구나 밥상 앞에서 자기 마음을 살피는 수행자가 되는 것이다.
음식을 통해 자기 마음을 살피는 사찰음식
음식 그 자체와 더불어 기쁜 마음을 일으키는 감촉, 욕구와 의도를 비롯한 사유 작용, 분별하여 아는 인식 작용도 우리 몸을 유지하는 음식이라 했다. 깨달음의 씨앗을 키워 지혜의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먹는 일에 비유한 것이다.
일운 스님은 사찰음식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거나 모호하게 정의하며 잘못 인식하고 있던 부분들이 교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음 밥상』을 내놓았다. 다시말해, 사찰음식은 붐을 조성하는 음식도 아니고 천수를 누리는 장수식도 아니며 단지 음식을 통해 자기 마음을 살피는 수행자가 되는 것이라 말한다.
단순히 요리 순서나 재료를 소개하는 일이라면 인터넷 검색으로도 가능할 일이다. 그럼에도 일운 스님이 축제와 책과 방송 등의 미디어를 통해 사찰음식에 대해 사람들에게 부단히도 이야기하는 것은 사찰음식이 바로 ‘마음 밥상’ ‘지혜의 밥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 밥상’은 깊은 산 속 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식탁 어디에서라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쉽게 접하는 재료가 새롭게 변신한다
일운 스님의 『마음 밥상』에서는 상추, 버섯, 김치, 귤, 김 등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접하는 재료를 소재로 하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요리가 사계절 내내 펼쳐진다. 사찰음식은 비빔밥이 전부인 줄 알았다면 이 책을 통해 식재료가 무한히 변신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60여 가지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만드는 법보다는 음식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 마음 기울여 설명하고 있다. 자신을 아끼고 가족을 아끼는 삶, 몸과 마음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삶을 꿈꾼다면 일운 스님의 '마음 밥상' 이야기가 꼭 필요할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일운 스님
일운 스님은 1969년 경북 청도 운문사로 출가한 뒤 대만 유학을 마치고 1991년 첩첩산중의 울진 불영사로 들어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안거철이면 여러 스님들과 정진하고 산철에는 사찰음식대축제, 산사음악회, 울진군 청소년 백일장 등을 열며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2013년에는 심전문화복지회관을 열어 문화와 복지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2011년 만일결사회를 결성해 매일 아침 1만 5천여 명에게 마음 편지를 보내 소통하고 있다. 마음 편지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마음 빼앗기는 것을 경책하며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는 법어를 담아내고 있다. 또 우리의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는 따스함이 깃들어있다. 산사에서 정진하면서 얻은 깨달음의 진언들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친절하게 일러주고, 때로는 죽비가 되어 세상을 향해 꾸짖는 준엄함도 서려 있다.
만일결사회 회원들의 회비는 인도, 네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북한 등 제3세계 어린이 구호사업에 쓰인다. 누구나 명상하면서 쉴 수 있는 힐링공간인 [불영사 국제명상원 線善禪]의 건립을 추진중이며 국제명상원 완공 이후 ‘참마음 찾기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일운 스님의 일상과 지혜를 조명한 KBS 스페셜 「돌고 돌아 봄-불영사에서 나누다」가 2017년 5월 5일 방영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불영사 사찰음식을 소개한 『불영이 감춘 스님의 비밀 레시피』 『김치 나무에 핀 행복』 『사찰음식이 좋다』가 있고 수행 에세이 『일운 스님의 속삭임, 심심심』 『산사에 홀로 앉아』 등이 있다.
목 차
머리글 | 음식을 통해 자기 마음을 살피는 사찰음식
먹다와 공양하다의 사이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 타락죽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 콩가루를 입힌 쑥국
발우공양이 밥상머리 교육이다 | 동치미
자연에 순응한 나눔의 건강식 | 도토리옥수수떡
육식은 나와 남을 병들게 하는 일 | 버섯탕수
수행의 시작, 공양간 소임살기 | 돼지감자차
자비공양을 보시합시다 | 귤탕
정결한 공양간 | 보름오곡밥
밥 한 끼를 나눈다는 것은 내 마음을 주는 것이다 | 김치채소만두
잠시 멈추거나 속도를 늦춰 지켜보라 | 불영사의 장 담그기
행복한 식사를 원하십니까 | 보리다대 나물
비움과 놓음의 공덕
사찰음식에 금기시하는 채소 | 민들레초무침
일상의 음식 모두가 약이다 | 진달래화전
자신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달라고 하지 말라 | 표고찜
허상과 자기를 동일시하며 착각 속에 살고 있다 | 두릅
병이 생기면 마음을 먼저 살피십시오 | 가죽양념무침
겉치장에만 공을 들이지 말라 | 머위대 들깨볶음
음식 보시는 무심으로 | 애호박감자찌개
자기 역할을 묵묵히 행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 어수리전
음식 만드는 과정이 마음자리 | 가지양념구이
남의 불행 위에서 나의 행복이 있을 수 없다 | 아욱수제비
실천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 상추김치
겨울눈이 꽃처럼 봄꽃이 눈처럼
몸을 비우기 | 시래기 밥
사찰에서 만나는 바다 내음 | 가사리 비빔밥
바람이 선선할 때 떫은맛이 그립다 | 도토리묵
산사에 겨울이 오면 | 물김국
어머니는 수행자요 보살이다 | 가마솥 미역국
따뜻한 기운을 주는 약 | 떡버섯탕
길 떠날 때 싸가는 간식거리 | 김자반
추운 겨울을 견뎌내다 | 월동초전
사람 사는 법 | 채소된장죽
지친 친구에게 | 녹두전
덜어내면 더 좋다 | 김치능이밥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른다 | 능이찹쌀죽
성지순례길의 도반 1 | 된장동치미무장아찌
성지순례길의 도반 2 | 고추장미역줄기장아찌
간소하지만 빠진 것이 없다 | 머위초고추장무침
눈 밝은 이를 위한 봄약 | 냉이밥
반듯한 일상을 고스란히 | 깍두기
꽃길 따라 그대로 향적세계 | 삼색화전
봄이 주는 귀한 선물 | 홑잎밥
항상 깨어있어라 | 제피잎무침
마음이 깊어지는 맛 | 연자탕
소욕지족의 삶 | 표고버섯밥
제철의 중요함을 말하다 | 봄나물찌개
쓰임새도 계절따라 | 쑥부각
각자의 성질을 버려야 발효가 된다 | 매실장아찌주먹밥
여름은 가을을 잉태하고
가을은 여름을 그리워하고
입안에서 자신을 만나다 | 강된장보리밥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균형 | 우무냉채
여름더위에 웃는다 | 콩국수
이것이면 충분하다 | 사찰여름김치
어머니의 손맛 | 아욱수제비
겨울에는 만두, 여름에는 편수 | 호박편수
새로운 맛과 오래된 기억 | 가지무침과 복숭아절임
묘하게 익숙하다 | 두부카레
여름 햇살이 남긴 향기 | 산초장아찌
특별한 날에 내는 하얀 눈송이 | 감자부각
좋은 건 오래 두고 싶다 | 우엉조림
오래 둘수록 더욱 달고 부드러워진다 | 단호박들깨죽
바쁜 시대야말로 슬로푸드 | 호박설기떡
계절이 바뀔 때 | 들깨영양탕
가을은 짧다 | 가을상추무침
김장이 끝날 무렵 | 순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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