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알고 보면 늑대도 불쌍하고 멍청하다고?
누구나 아는 늑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대반전 스토리
엄마를 잡아먹고 엄마인 척 집으로 들어가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려는 늑대, 할머니인 척 변장하고 빨간 모자 소녀를 잡아먹으려는 늑대, 엄마가 외출한 사이 엄마처럼 꾸미고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집에 찾아온 늑대까지……. 옛이야기 속 늑대는 하나같이 고약하고, 호시탐탐 자기보다 약한 새끼 동물이나 어린이를 잡아먹으려고 꾀를 쓰는 동물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늑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장 보러 외출하는 엄마를 꿀꺽하더니, 엄마 옷을 입고 건이와 율이마저 잡아먹으러 입맛을 다시며 집으로 향하지요. 이제 늑대에겐 아이들을 잡아먹을 일만 남았는데 어쩐지 일이 자꾸만 꼬입니다. 자신을 진짜 엄마라고 믿는 건이와 율이의 순진함 때문입니다. “엄마, 엄마!” 하며 엄마 얼굴을 그려 주는가 하면, 엄마가 쓴 모자가 예뻐 보여 따라 쓰기도 합니다. 심지어 엄마는 왜 이렇게 털이 많으냐며 자기도 얼른 털이 났으면 좋겠다는 율이의 해맑음에 늑대는 자기도 모르게 털을 한 움큼 뽑아 주기도 하지요. 결국 서로 털을 갖겠다며 다투는 건이와 율이 손에 털을 왕창 뜯기고 말지만요. 마침내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늑대가 입을 쩍 벌리는 순간, 입속에서 튀어나온 것은 바로 엄마입니다. 엄마는 늑대를 혼쭐내고 내쫓지만 율이는 그런 늑대가 왠지 불쌍하다며 함께 카레를 나누어 먹지요.
이처럼 노부미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늑대 이야기를 모티브로, 반전과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새로운 늑대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한없이 순진해서 오히려 더 무서운 건이와 율이, 졸지에 ‘진짜 엄마’ 행세를 하다가 아이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멍청이늑대가 빚어내는 웃음은 그래서 더 엉뚱하고, 즐겁고, 따뜻하기까지 합니다. 면지와 뒤표지에 더 기가 막힌 반전이 숨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꼭 펼쳐 보세요!
단순하고 즐거운 이야기 속에 담긴
아이들의 꾸밈없는 민낯과 엉뚱발랄한 세상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노부미 작가의 그림책. 그의 그림책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유머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등장인물인 엄마는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엉뚱하고 신선한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게다가 사납거나 교활한 늑대가 아닌, 아이들에게 당하고 엄마에게 두들겨 맞는 ‘멍청이늑대’라니요……. 노부미 작가의 그림책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투성이입니다.
이처럼 주제와 형식면에서 노부미는 기존의 그림책과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복잡하게 만들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으니, 생각이 자꾸자꾸 단순해진다’는 작가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노부미의 그림책은 내용도 그림도 그야말로 단순함 그 자체입니다. 기존의 그림책에 익숙한 어른들의 눈에는 도통 맥락도 통하지 않고, 황당무계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막상 그의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깔깔대며 즐거워합니다. 단순하고 엉뚱한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꾸밈없고 솔직한 민낯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세상이 담겨 있는 까닭입니다.
아이들은 교훈을 얻기 위해서, 언어와 정서 발달을 위해서, 심미안을 기르기 위해서 그림책을 보지 않습니다.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얻고 싶어 하는 것은 그저 ‘즐거움’이지요. ‘엉뚱발랄 상상초월’이라는 수식어가 평범하게 느껴질 만큼 노부미 작가의 그림책에는 아이들과 통하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부미 작가의 머릿속과 연필 끝에서는 누구도 상상 못 할 즐거운 그림책의 세계가 뚝딱뚝딱 만들어지고 있으니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노부미 그림책 읽는 법
“마음 놓고 깔깔 웃으며 아이와 마음 맞추기!”
[1단계] 표지 보고 상상하기
엄마 아빠는 먼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아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책이거든요. 어떤 부분에서는 아이들이, 또 어떤 부분에서는 부모님이 깔깔대느라 살짝 정신이 없을 수도 있어요. 참! 늑대가 털 뽑히는 장면에서는 마음껏 꽥꽥 소리를 지르고, 늑대가 집 안을 기웃거리는 장면에서는 살금살금 기는 시늉을 해 볼 수도 있으니 목도, 몸도 좀 풀어 주세요.
[2단계] 숨은 그림 찾으며 그림책 읽기
그렇다고 마냥 웃기고 황당하기만 한 그림책은 아니에요.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숨어 있지요. 페이지마다 깨알같이 숨어 있는 그림을 아이와 함께 찾아보세요. 《엄마를 꿀꺽한 멍청이늑대》에는 늑대 말고도 동물원을 탈출한 하마, 악어, 판다, 사자 등 많은 동물들이 배경 그림 속에 숨어 있어요. 특히 뒤표지에 등장하는 동물이 어디 어디에 숨어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세요!
[3단계] 멍청이늑대가 나쁜지, 아닌지 이야기 나누기
뒷면지에는 각 에피소드의 숨겨진 뒷이야기나 활동 페이지 등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은 뒤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엄마를 꿀꺽한 멍청이늑대》의 뒷면지에는 멍청이늑대가 자신을 가엾게 여긴 율이의 카레까지 몽땅 빼앗아 먹는 장면이 나와요. 그 반전 장면을 보면서 멍청이늑대는 역시 나쁜지, 아닌지 함께 토론해 보는 것이지요.
작가 소개
글그림 : 노부미
Nobumi,のぶみ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으로 일본 어린이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NHK 유아 교육 프로그램 [엄마랑 함께]의 ‘밤을 무서워하는 몬스터’, [찾았다!]의 ‘손 그림책 애니메이션’에서 노래 작사, 일러스트를 담당하며 폭넓게 활약 중이다.
역 : 고대영
병관이와 지원이를 주인공으로 한 네 권의 그림책 『지하철을 타고서』, 『용돈 주세요』, 『손톱 깨물기』, 『두발자전거 배우기』와 『아빠와 아들』의 글을 썼다. 실생활 공간을 무대로 아이들에게 있음직한 일들을 담아내는 글작업으로, 마치 ‘우리집 이야기’인 듯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함께 즐기고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을 포착,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한다. 섬세한 관찰력과 따듯한 시선이 강점. 그림책 편집자로서의 오랜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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