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가장 아이다운 마음으로 다가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만 들어도 아이나 어른이나 금세 생각에 젖게 될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지?’하고요. 이렇게 독자가 뜸을 들이고 있는 사이, 앤서니 브라운의 영원한 파트너 침팬지 친구는 수줍은 얼굴로 독자에게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림 그리기, 자전거 타기, 숨바꼭질, 모래성 쌓기, 친구들과 뛰놀기 등 이 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은 참 일상적이면서도 소박합니다. 엎드려 장난감에 몰두하는 모습이나 어디든 매달리고 숨고 신나게 뛰노는 이 침팬지의 이야기 속에 두드러지는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멋들어진 말로 설명한 것도 아니지만, 가장 아이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 친구의 매력은 보는 이를 무장해제 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졌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잠들어 있는
아이의 마음 아닐까요?
볼수록 사랑스러운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주목할 지점은 행복감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침팬지 친구는 시종일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독자들을 마주하지요. 어린 독자들에게는 이렇게나 재미난 일들이 많다고, 함께 놀이하자고 속삭이고, 이제 성인이 되어 버린 독자에게는 어린 시절, 그 아련하게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겁니다.『내가 좋아하는 것』에도 앙증맞은 앤서니 브라운의 숨바꼭질 놀이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기억처럼 스치는 사각 프레임을 잘 보세요. 그림 그리기 장면에는 붓들이, 자전거 타기 장면에는 동글동글 바퀴가, 바다에서 첨벙대기 장면에는 물고기가 장식처럼 달려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으며 찾기 놀이를 해 보세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넘치는 행복감을 몇 배 더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작가 소개
저 : 앤서니 브라운
앤서니 브라운은 현대 사회의 단면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독특하게 표현하여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킨 동화작가이다. 1946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난 앤서니 브라운은 1963년 입학한 리즈 예술학교(Leeds College of Art)에서 미술을 배웠다. 3년 동안 맨체스터 로얄 병원(Manchester Royal Infirmary)에서 의학 전문 화가로 일한 경험과 15년 동안 골든 프레이저(Gord-on Fraser) 갤러리에서 연하장을 디자인 한 경험이 앤서니 브라운의 세밀한 표현과 이색적인 그림들의 바탕이 되었다. 작품의 모티브는 주로 자신의 개인적인 성장 과정에서 가져 왔으며, 현대 사회의 모습을 깊은 주제 의식으로 그려 내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구성, 간결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글, 꼼꼼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 속의 정물들, 기발한 상상력 등으로 언제나 세상의 권위와 편견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의 책을 만들어 왔다. 1976년 첫 작품인 『거울 속으로』를 발표하고, 1983년 『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으로 영국의 권위 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2000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일러스트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였다.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윌리를 비롯해 유난히 침팬지와 고릴라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가 어렸을 때 본 영화 ‘킹콩’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은 데다, 고릴라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릴라나 침팬지의 눈이 사람의 눈과 꼭 닮아 있다는 것도 그가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이다.
『침팬지 윌리 이야기』』『미술관에 간 윌리』『윌리와 악당 벌렁코』『축구 선수 윌리』『윌리와 휴』『꿈꾸는 윌리』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한 윌리를 만날 수 있는데, 작품 속에서 침팬지 윌리는 썩 근사한 주인공이 아니다. 오히려 초라하고 왜소하며 답답할 정도로 소심하다. 그다지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없고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앤서니 브라운은 윌리를 통해서 약간은 부족해 보이는 윌리가 세상의 편견이나 무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켜가며 최선을 다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늘 윌리의 시작은 다소 처량해 보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언제나 유쾌, 상쾌, 통쾌한 반전을 선보여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게다가 소중한 희망과 용기, 따뜻한 격려까지 빠뜨리지 않는다. 대표 저서 중 하나인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그가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에서 실제 아이들과 함께 한 워크숍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전시 작품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 아이들의 그림놀이가 작품의 기초가 된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이 책에서 테이트 미술관을 배경으로, 또 거기에 전시된 그림들을 소재로 미술관 구경을 간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술’이라는 이름에 주눅들지 말고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에 솔직하며, 떠오르는 대로 상상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어 보라는 것, 그것이 앤서니 브라운이 말하는 작품 감상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함께 나눌 수도 있는 생기발랄한 즐거움이 바로 예술 작품의 소중한 가치이며 힘이라고 말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알록달록한 조끼를 입은 귀여운 침팬지 윌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몽상가 윌리』, 『마법사 윌리』, 『윌리와 휴』, 『미술관에 간 윌리』 등과 가부장적인 가정의 불행을 그린 『동물원』, 가정에서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 『돼지책』, 『고릴라』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특별한 손님』,『피터의 기묘한 몽상』,『앤서니 브라운의 거울 속으로』,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형』, 『잘 가, 나의 비밀친구』,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너도 갖고 싶니?』, 『이상한 놀이공원』, 『내가 좋아하는 것』, 『나는 책이 좋아요』, 『커스티는 다 알아』,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있다.
역 : 공경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쉘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엔조』,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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