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백 년 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구역의 나쁜 여자는 나야”를 외친, 콘스턴스 콥.
악당으로부터 여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마침내 총을 든다!
우리를 괴롭힌 말썽의 싹은 내가 서른다섯이 되던 1914년 여름에 움텄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막 암살됐고 멕시코인들이 혁명을 일으켰는데 우리집에서는 도대체가 아무 일도 없었고, 그래서 우리 셋은 시시하기 이를 데 없는 잡무를 처리하기 위해 마차를 몰고 패터슨으로 가던 중이었다. (…) 보통때였다면 자동차에 치인 것이 우리 셋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참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해는 보통 해가 아니었다. _11~22쪽
20세기 초 미국, 자동차와 전기가 보급되고 현대적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태동하던 때에도 여성의 삶은 여전히 심한 제약을 받았다. 여성은 투표권이 없었을뿐더러 직업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되었고 재산을 소유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대체로 그 나이 또래 남자들은 끈 없는 여자 형제나 친척을 한두 명쯤 다락방에 데리고 있게 마련”인 시대에, 콘스턴스, 노마, 플러렛 콥 자매는 뉴저지 외곽의 외딴 농장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1914년 7월 어느 날, 다 함께 마차를 몰고 시내로 장을 보러 갔다가 비단염색 회사 소유주인 헨리 코프먼의 자동차에 들이받혔고, 부상은 곧 치유되었지만 이들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비단 제조업이 지역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산업도시 패터슨에서 비단업자들은 막강한 초법적 권력을 행사했다. 경찰에 압력을 넣어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사설 용병들을 고용해 방화와 폭력과 협박을 일삼았다. 역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 속 악당 헨리 코프먼도 그러한 비단업자 중 하나였다. 그러니, 뒷배 없고 힘 약한 여자들이 보낸 손해배상 청구서에 눈 하나 깜박할 리 없었다. 하지만 콘스턴스 콥은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대로에서 우릴 차로 치고 아무 탈 없을 권리는 없다.
“난 코프먼 씨가 겁나지 않아.” 내가 말했다. “그 사람도 자기가 한 행동에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_29쪽
콘스턴스가 코프먼의 회사를 찾아가 항의한 이후, 정확히 말하면 동생 플러렛의 이름을 들먹이며 이죽거리는 코프먼을 들어올려 벽에 찍어누른 이후, 코프먼 일당의 끈질긴 위협이 시작된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창문을 깨며 날아든 벽돌과 협박 쪽지를 시작으로 새벽녘의 총질까지, 그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콥 자매의 일상은 지옥으로 변한다. 검찰도 발을 빼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콘스턴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매를 도와준 건 로버트 히스 보안관이었다. 보안관은 자매에게 리볼버를 주고 그것을 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콘스턴스와 히스 보안관은 일종의 수사 파트너를 이뤄 헨리 코프먼을 기소하고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분투한다. 여기에 콘스턴스가 간직한 과거의 비밀과 루시 블레이크라는 여공의 아이가 사라진 사건까지 겹치며 이야기는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콥 자매를 이끌어간다.
악당, 정의로운 보안관, 영웅이 등장하는 고전적인 서부극의 플롯을 띤 이 소설에서 특별한 점은 리볼버를 쥔 사람이 카우보이모자를 삐뚜름하게 쓰고 담배를 꼬나문 남자가 아니라 집에서 요리를 하고 텃밭의 채소를 가꾸고 가축들을 돌보고 해진 옷을 기우는 여자들이라는 점이다. 이 차이만으로도 이야기는 진부한 범죄소설의 틀을 벗어나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콥 자매가 맞서 싸우는 적은 눈에 보이는 헨리 코프먼 일당의 위협만이 아니다. 여자들끼리 외딴 농장에서 살아갈 순 없다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오빠 프랜시스로 대표되는 가부장제의 억압은 자매의 삶을 옥죄는 숨은 적이다. 집과 삶을 망가뜨리는 남자들, 여자들을 테두리에 가두려는 남자들에 맞서 끊임없이 집을 고치고 단단한 연대로 독립적인 삶을 가꾸어가는 콥 자매는 이 시대에 필요한 진짜 영웅들이다.
매력적인 개성을 더한 실존 인물들
실제 콘스턴스 아멜리 콥은 1878년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스물네댓 살만 넘으면 혼기 놓친 노처녀 취급을 받던 시절에 서른다섯이 되도록 결혼하지 않았고,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집에서 살림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들도 있겠지요. 하게 놔둬요. 그런 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할 일은 충분하니까. 하지만 사건과 사람들 틈에서 부대끼는 일을 바라는 여자들도 있어요. 여자들도 능력만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소설 속 콘스턴스는 과거의 비밀과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양가감정을 간직한 채 고뇌하는 인물이다. 가정경제를 도맡아 관리하며, 자매의 독립된 생활을 지키기 위해 궁리한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론 도시에 나가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다. 책임감 강하고, 행동력 넘치며, 정의롭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농장생활에 필요한 노동이 지루하고 쓸데없이 까다롭게 느껴졌다. (…) 벌레 먹은 양배추 한 바구니 얻자고 온종일 밭에서 허리 숙여 일하는 그 시간이 내게는 정말 고역이었다. 내 소원은 늘, 양배추가 먹고 싶다면 그냥 사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봉급이 나오는 말끔한 사무직이었다. (…) 이제 나는 평생 여기서 살게 될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침대에서 나도 죽음을 맞을 운명일까봐 불안했다. 내가 만들었는지 아무도 기억조차 못하는 소맷동과 목깃의 삐뚤빼뚤한 바느질 자국 그리고 지하 저장고 한가득 설탕당근만 남긴 채. _39~40쪽
실제 노마 샬럿 콥은 1883년 브루클린에서 태어났고, 사건 당시 서른하나였다. 가족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노마는 그리 어울리기 편한 사람은 아니었다. 고집 센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굽히는 법이 없었고 강철 올가미 같은 성품의 소유자였다. 노마의 부고 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총을 아주 잘 다루는 사냥꾼”이자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소설 속 노마는 농장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전서구로 키우는 비둘기들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불같은 언니와 철없는 동생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자기만의 세계에서 틀에 박힌 일상의 루틴을 고수하는 노마의 행동은 때때로 플러렛의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꽉 막힌 듯 보이지만 지혜롭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언니와 동생을 아낀다.
낯선 이들을 불신하고, 깍듯한 대화와 시시한 모임을 견디지 못하고, 상점과 극장과 도시의 여러 오락거리에 무관심하고, 자기가 관심 있는 몇 가지에만 지나치게 몰두한다. 내 비둘기와 내 신문과 내 가족. _34쪽
노마는 늘 이런 식이다. 한번 뭐에 꽂히면 다른 건 일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적양배추 피클과 토스트가 가장 좋은 아침식사라고 생각하면, 잼이나 죽을 먹는 건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다. 어떤 부츠가 본인한테 잘 맞으면, 맨날 그 부츠만 신는다. 나는 노마의 침대 머리맡에서 책이라곤 여태 딱 한 권밖에 못 봤는데(『실용 비둘기: 날개 달린 전령의 훈련과 사육, 비행과 이용에 관한 완벽한 논문』), 모르긴 해도 그 책을 수백 번은 읽지 않았을까 싶다. 더 좋은 책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_45~46쪽
실제 플러렛 유지니 콥은 1897년에 태어났고, 이 이야기가 시작될 때는 열여섯 살이었다. 매우 뛰어난 재봉사여서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 가족들은 그녀의 키가 150센티미터를 간신히 넘었고, 늘 옷을 맵시 있게 차려입고 다녔다고 입을 모았다. 십대 때부터 무대 활동을 하며 패터슨 일대에서 열린 몇몇 노래경연대회에 나갔다. 가족들은 플러렛의 운전 솜씨가 매우 훌륭했다고 기억하지만, 신문 기사에 따르면 젊은 시절 몇 번의 교통사고에 연루된 적이 있다. 훗날 플러렛은 [보그] 잡지사에서 패턴을 제작하기도 했고, 유복한 부인들의 개인 재단사로 일하기도 했다.
소설 속 플러렛은 귀신같은 매복과 놀라운 청력으로 어른들의 대화 엿듣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늘어놓기, 큰언니의 무릎에 앉아 어린애처럼 떼쓰기에 능하다. 모험심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며 화려한 도시 생활을 동경한다. 자매가 처한 위험을 일종의 신나는 추리게임처럼 생각해 언니들을 걱정시키지만, 중요한 순간엔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어 언니들은 물론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
더 커지는 볼멘소리. 더 큰 몸짓으로 의자에 주저앉기. 우리가 저애를 우리집 굴뚝에 둥지를 튼 진기한 이국의 새인 양 다루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좀더 훈육이 필요한 아이로 대했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백번째로 후회했다. _48쪽
플러렛, 세상을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 어머니가 다른 딸들보다 훨씬 주의 깊게 숨겨 키운 아이. 플러렛은 조그만 보석처럼 작고 반짝이고 훔치기 쉽다. _73쪽
작가 소개
저자 : 에이미 스튜어트
Amy Stewart
원예 칼럼니스트이자 출판 평론가이자 소설가.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으며, 자연의 경이와 위협을 다룬 논픽션을 여러 권 썼다. 지은 책 가운데 『술 취한 식물학자』를 비롯해 『위험한 벌레들』 『위험한 식물들』 『꽃의 비밀』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는 스튜어트의 첫 장편소설로, 20세기 초 미국 뉴저지 주 최초의 여성 보안관보 콘스턴스 콥과 자매들의 실화를 다룬 ‘콥 자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지금까지 시리즈의 두번째 책 『레이디 캅 소동을 일으키다Lady Cop Makes Trouble』가 출간되었으며, 2017년 가을 세번째 책 『미스 콥 한밤중에 고백하다Miss Kopp’s Midnight Confessions』가 출간될 예정이다.
스튜어트는 캘리포니아 유리카에 살면서 희귀 서적상인 남편과 함께 ‘유리카 북스’라는 고서적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역자 : 엄일녀
을묘년 화곡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기획과 잡지 편집을 겸하다가 지금은 전업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비극 숙제』 『샬럿 스트리트』 『너를 다시 만나면』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 『안 그러면 아비규환』 『거짓말 규칙』 『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 『함정』 『사라진 수녀』 등을 번역했다. 『리틀 스트레인저』로 제10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목 차
역사적 출어와 참고 문헌, 감사의 말 ...485
옮긴이의 말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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