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수가 싫은 꼬마 친구들 모두 모여라!
방바닥이랑 벽에 온통 낙서하는 것도 모자라서, 제 얼굴까지 구석구석 도화지로 사용한 주인공 아이가 보이시나요? 부모들 눈에는 당장 목욕탕에 집어넣고 박박 씻겨도 모자랄 판인데, 우리 꼬마 친구는 첫 문장부터 당당히 외치네요. “난 절대로 세수 안 해!”
“세수하자!”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엄마일 줄 알았는데, 방에 나타난 것은 막무가내 세수 괴물이에요. 어떡하죠? 그런데 이 친구, 한두 번 상대해 본 솜씨가 아니네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세수 괴물에 맞서 멋진 작전을 척척 펼쳐 냅니다.
첫 번째 작전은 핑계 대기예요. “이것만 하고, 저것만 하고, 조금만 있다가, 쉬 마려워…….” 아하, 미리미리 준비한 끊임없는 핑곗거리에 막무가내 세수 괴물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주춤 물러서네요. 그런데 핑계 작전을 계속하면 세수 괴물이 폭발할 수 있으니 지금쯤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야 해요.
두 번째 작전은 말대꾸하기! 이제 꼬마 친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안 세수 괴물은 온갖 이유를 대며 설득하려 들어요. 그 말을 낱낱이 잘 들어 두었다가 꼬박꼬박 말대꾸를 해서 말문이 막히게 만드는 게 이 작전의 포인트랍니다.
그래도 안 통한다면? 세 번째 작전은 울어 버리기! 우리 꼬마 친구들 울음소리는 어찌나 귀가 따가운지, 막무가내 세수 괴물도 쉽게 제압할 수가 없어요. 게다가 엉엉엉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마음이 약해지거든요.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꼬마 친구를 번쩍 들어올린 막무가내 세수 괴물도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마네요. 그리고 도대체 왜 그렇게 세수가 싫은지, 아이의 이야기에 차분히 귀를 기울입니다.
세수가 왜 그렇게 싫으냐면요……
아이들은 대부분 한 번쯤 세수를 거부하는 시기를 겪곤 합니다. 1분 1초가 바쁜 아침 등원 시간이나 약속 시간이 다가오는데, 아이가 세수하기 싫다면서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면 부모들은 속이 뒤집히지요. 말로 차분히 설득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마침내 소리를 지르며 폭발하고 맙니다. 그 모습은 아이들에게 꼭 막무가내 세수 괴물처럼 보이겠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도대체 왜 세수를 싫어하는 걸까요? 책에 나온 꼬마 친구는 눈 감으면 해골이랑 유령이 나타나 잡아갈 것 같다고도 말하고, 비누칠하면 비누에 가시 달린 것처럼 따갑다고도 말합니다. 친절하게 “그럴 땐 이렇게 하면 돼.”라고 설명하는 세수 괴물, 아니 엄마에게 마침내 아이가 이야기합니다. “그냥, 그냥 싫단 말이야!” 맞아요. 싫은데 꼭 논리적인 이유가 있나요? 매일매일 해야만 하는 세수는 귀찮고 번거롭고 재미도 없잖아요! 생각해 보면, 온종일 집에 틀어박히는 주말마다 세수 안 하고 버틸 때까지 버티는 건 우리 어른들도 마찬가지니까요.
아이들과 부모를 위한 최고의 세수 비법, 번개 세수!
이 책에서는 귀찮고 재미없고 가끔은 무섭기도 한 세수를 짧고 즐겁게 끝낼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기막힌 비법을 제시합니다. 그 비법은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번개 세수’랍니다. 간단히 말하면 모든 과정을 짤막하게 끊어서 하는 거지요. 정색하고 올바른 과정대로 하면 귀찮은 ‘의무’가 되지만, 짧게 끊어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세수도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답니다.
사실 번개 세수를 하든 그냥 세수를 하든 전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번개처럼 하자’라고 이야기하고 후다닥 손을 놀리면 아이들도 훨씬 기분 좋고 수월하게 받아들이지요. 이 방법은 번개 치카, 번개 목욕, 번개 로션 바르기…… 이렇게 아이들이 싫어하거나 귀찮아하는 다른 일과에 적용시켜 보아도 아주 효과가 좋답니다.
마지막으로 책 뒤쪽에 실린 ‘궁금해요, 궁금해!’ 해설 페이지를 읽어 보면서, 세수가 싫은 아이들의 마음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럼에도 세수를 하고 비누를 써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도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세수를 할 수 있을지 좋은 아이디어도 얻어 보세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이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머리를 모아 더 즐거운 세수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작가 소개
글 : 함지슬
이화여대에서 유아 교육을, 건국대 대학원에서 동화 미디어 창작을 공부했다.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고,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고 있다.
그림 : 김이조
홍익대학교에서 섬유 미술을 공부하고 설치 미술 작가로 활동했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를 하면서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린이 책에 그림도 그리게 되었다. 주로 아크릴과 구아슈 물감, 색연필을 써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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