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신처럼 추앙되는 전지전능한 붓다가 아니라 정말로 인간적인 붓다가 실천한 수행법이라면, 신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영역이라면, 인간인 나도 백분의 일, 천분의 일이라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저것도 잘 풀리지 않는 인생, 기왕 태어났으니 위빠사나나 한 번 해서 삶의 실체를 조금이라도 알아보고나 죽자 싶었다.
붓다를 가슴에 안고 위빠사나를 시작하면서 내 인생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항상 뻥 뚫린 가슴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그래서 지친 인생을 더욱 지치게 만드는 이러한 허무한 생활들이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다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나를 일깨우기 시작한 것이다.
자주 놓치더라도 호흡은 자연스럽게 쉬어지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반복하다 보니 호흡으로 인해 움직이는 배를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 배의 다양한 움직임들이 알아차려지자 망상도 줄어들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행의 시작은 괴로움과 함께했다.
수행이 지루해 새로운 현상을 기대하면 의지가 강해졌고, 의지가 강해지면 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긴장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가슴 속의 어느 지점인가에 뭉침 현상이 생겨 통증으로 되돌아오기 일쑤였다. 더욱 어려운 점은 이러한 현상의 반복을 알고 있으면서도 긴장을 놓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어느 경지에 도달했다는 자만심은 우월감이자 장애로, 세상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리는 독소일 뿐이다. 수행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나태하게 만드는 훼방꾼이다. 좀처럼 떨어져 나가지 않기에 제거하기가 어려운 가장 경계해야 할 심리 상태이다.
간혹 위빠사나 수행자 가운데 집중이 수행의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위빠사나 수행에 있어서 집중은 주기능이 아니다. 지혜를 위한 보완 기능에 가깝다. 따라서 마치 집중이 전부인 것처럼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집중만을 강조하여 지도한다면 자칫 많은 수행자들이 집중에 매몰되어 더 나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
불교수행의 핵심은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의 조화로운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현상이 일어날 때에 나의 행위를 지키고 있다면 계(戒, s?la)의 실천과 같다. 그리고 그 현상에 밀착하여 바라보고 있다면 정(定, sam?dhi)의 실천이다. 그리고 현재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보고 분명히 알았다면 혜(慧, pann?)의 실천이다. 이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 이렇게 세 개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번뇌(kilesa)는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위빠사나는 삼학을 갖춘, 고귀한 여덟 겹의 길, 즉 팔정도(八正道) 수행이다.
또 하나의 장애를 극복했을 때 다시 수행할 수 있다는 안도감은 나를 미소 짓게 했다. 장애의 극복은 나에게 균형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여러 장애를 극복하며 수행을 진행하니, 긴장이나 이완의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쏠리지 않았다. 긴장과 이완의 균형으로 집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장애는 샘솟는 물줄기처럼 멈추지 않았다.
나는 불교를 이론적으로 잘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삶이 괴로우니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수행이 괴로움을 벗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수행을 하다 보니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분명해져서 계속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까지 살면서 남에게 의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험했다. 나는 스스로를 어느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말씀처럼 내 자신을 귀의처로 생각하고 수행에 매진할 뿐이다.
어떤 현상이 나타나든지 관찰하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발생은 없고 소멸만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내 안에서 무엇을 바라보든지 그것들은 사라졌다. 모든 현상들의 사라짐만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마치 비가 내리듯이 우수수 떨어지며 사라짐들만 보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수행자는 그저 현재 나타나고 사라지는 현상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현상이 일어나면 그쪽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주의를 기울인 곳에 머물러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현상이 있는 그대로 보인다. 그러고는 머지않아 사라진다. 다양한 현상들에 반복적으로 적용되는 이 과정은 나에게 쌓인 탐·진·치(貪·瞋·痴)로 인하여 형성된 생로병사를 벗어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윤회하게 만드는 번뇌들을 하나씩하나씩 내려놓는 작업이다. 이 과정 안에서는 단맛에 비해 쓴맛이 훨씬 자주 경험된다.
수행을 하다 보면 스승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게 된다.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수행의 진전이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승은 수행자가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길잡이 역할을 할 뿐, 수행자들의 모든 문제를 꼭꼭 짚어 해결해주는 해결사는 아니다. 나 이외에 어느 누구도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승은 결국 울타리일 뿐이다.
수행자는 존재의 실상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알아지는 것일 뿐이다. 내적으로 보게 되는 존재의 실상은 인연에 따라서 거기에 그대로 있다. 수행자는 그것을 바라볼 뿐이다.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 자체는 실제이지만 그 생각의 내용은 실제가 아니다.
수행자는 관념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만들지 말고, 그저 객관적으로 바라만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만들던 이야기의 생산 과정을 멈추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동적이며 동시에 편견으로 변형되기 쉬운 관념을 만드는 작업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커다란 괴로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생멸현상의 연속이며 속속들이 파고들어 관찰할수록 생멸하는 현상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어디에도 영원하고 지속되는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내 몸과 마음 안에 영원불변의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하면, 이 세상의 모든 현상들이 그러한 속성을 지녔다고 파악할 수 있다.
행복과 불행은 서로의 교차에서 오는 상대적 느낌이기 때문에 이들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한다. 만약 불행이 없는 행복이 있다고 할지라도 머지않아 지겨울 것이다. 아니 지겨울 것도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실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생로병사를 떠돌면서 자기가 생로병사 중에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죽음으로 결론지어지는 과정이 행복인 줄 착각하고 살아간다. 이러한 괴로움의 반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리석다고 할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의 생멸현상을 바라보면,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것들이 스스로 일어나고 스스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내가 통제하는 것 같지만 그 사이에는 내가 놓치고 있는 무수히 많은 조건과 작용들이 함께한다. 혹시 내가 있어 조정한다고 할지라도 그 역시 생멸현상의 일부일 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과정은 예리한 주시를 통해 살펴지는 것들로 수행자가 아니면 보기 어렵다. 고민과 분석을 통해 하나하나씩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알고자 하여 아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저절로 알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수행자의 역할은 오직 바라만 볼 뿐이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주시(sati)하는 대로 사라졌다. 모든 주시는 마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고, 그 과정에는 대상과 바라보는 마음밖에 없었다. 좋고 싫고를 떠나 무한한 평화로움이 유지되었다. 몸으로 흐르는 잔잔한 전율들, 미약한 일어남과 사라짐, 그리고 평온함 속의 앎만이 남아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행복과 보람을 기대하지만, 수행을 하면 할수록 이러한 기대는 벗겨져 나갔다. 더 이상 나에게 인생이 행복하다는 생각은 사라졌다.
이제 더 이상 고정불변의 실체는 없다. 이것은 내가 믿고 안 믿고의 영역을 벗어났다. 경전이나 법문이 아니라 체험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법(Dhamma)에 대하여 어떻게 의심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경험한 법은 정확하다. 법은 정밀하고 확실하게 설계되었으며 사실만을 말한다. 이제 의심은 없다. 이제 형식적인 제례와 의식에 대한 집착은 사라졌다. 이들은 허망할 뿐으로 버려야 할 것들이다.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 : 정해심
1938년 11월 평택에서 출생했다. 카토그래퍼(지도제작자)로 활동하던 중 1990년 위빠사나 수행을 만났다. 위빠사나 수행 보급을 위해 선우회(대원정사) 활동을 했고, 1994년 여름 이후부터는 미얀마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수행을 하였다. 그 후 지금까지도 쉬지 않고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부도』(1968), 『지리부도』 (1973), 『번뇌로부터 벗어나는 길 위빠사나 ? 통찰명상』(1996) 등이 있다.
목 차
머리글
제 1장 고통스런 삶의 해방구로 다가온 수행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했던 불행한 어린 시절/ 신과의 만남, 그리고 의심/ 일엽 스님을 통해 다가온 불교 /붓다를 가슴에 안고 위빠사나를 시작하다
제 2장 집중을 통한 긴장과 이완의 균형
수행의 시작은 괴로움과 함께했다/ 집중력이 좋아지면서 신비한 환상들을 경험하다/ 거해 스님으로부터 제대로 된 수행법을 배우다/ 수행은 결국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마음은 서로 전달되지 않는다/ 오로지 아는 마음만 남았다/ 특별하다는 자만심은 또 다른 장애를 낳았다/ 불교수행의 핵심은 삼학의 조화로운 실천이다/ 비로소 통증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다/ 장애의 극복은 균형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수행은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확인하는 작업이다/ 남들은 다 알고 나만 모르는 장애와 마주하다/ 현상들의 소멸을 바라보게 되다/ 내 수행의 원천지, 미얀마의 품에 안기다/ 위빠사나 수행의 본거지에서 집중수행을 하다/ 스승은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이자 울타리다/ 양곤은 다양한 수행센터가 모여 있는 수행의 보고이다/ 미얀마 불교의 민낯을 만나다
제3장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재가수행자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관념은 내려놓고 존재의 실상을 바라보게 되다/ 관념에서 벗어나야 무상(無常)과 고(苦)라는 실제가 보인다/ 원했던 출가의 꿈을 미얀마에서 이루다/ 미리 마셔 버린 축배는 고통이었다/ 수행처를 벗어나 미얀마 현지 스님처럼 생활하다/ 세 명의 비구가 쉰 살 된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다/ 생멸 현상 속에서 무아(無我)를 본다/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진 생멸의 현상들이 정지되었다/ 열반은 조건으로 연결된 작용의 중지이다
맺는 글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