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핀치 - 진화의 비밀을 기록한 40년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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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피터 그랜트 외
출판사항다른세상, 발행일:2017/08/28
형태사항p.278p. 국판:23cm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766191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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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진화론을 둘러싼 모든 편견을 깨부순 한 권의 책

1859년 11월 24일 출간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하여》는 자연선택, 진화이론 등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진화를 직접 관찰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졌고, 때문에 다윈의 이론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로부터 약 110년 후, 두 명의 과학자가 갈라파고스 군도에 발을 들이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1973년부터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핀치새를 연구하기 시작한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는 40년이 넘는 지금까지 매년 6개월씩 그곳에서 핀치새를 관찰하며 진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하나의 종이 여러 종으로 분화한 원인을 찾고, 무엇이 종을 그토록 다양하게 만드는지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연선택에 따라 핀치새의 부리가 진화하는 것을 목격함으로써 자연선택론에 대한 오랜 의심에 종지부를 찍었다. 나아가 그들은 자연선택의 작용이 드물지도, 느리지도 않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 책은 그랜트 부부의 40년 연구 기록이 집약된 결과물로, 두 사람은 관련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핵심 주제와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여 알기 쉽게 담아냈다.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를 두 눈으로 목격하다!

자연선택은 다윈이 주창한 진화이론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다윈은 부모가 가지고 있는 형질이 후대로 전해져 내려올 때 ‘자연선택’을 통해 주위 환경에 보다 잘 적응하는 형질이 선택되어 살아남아 내려옴으로써 진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랜트 부부는 바로 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고, 1977년 운 좋게도 대프니메이저 섬에 심각한 가뭄이 닥친 것을 목격하였다. 가뭄은 작고 부드러운 씨앗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식물을 말려 죽였다. 이 섬에 살던 중간땅핀치에게 남은 식량이라고는 단단한 목질조직을 깨야만 먹을 수 있는 남가새 씨앗뿐이었다.
그러자 이 목질조직을 깰 수 있는 큰 부리와 강력한 근육을 가진 핀치들의 생존률이 높아졌다. 생존률의 차이는 집단의 평균 부리 크기는 물론, 평균 몸 크기도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타났고, 이런 현상은 1978년 초에 다시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실제로 자연선택이 일어난 것이다.
그랜트 부부는 한 발 더 나아가 1978년 부화되어 성체가 된 자손과 자연선택이 일어나기 전 세대와의 부리 깊이를 비교했고, 다음 세대의 중간땅핀치들이 가뭄에서 살아남은 그들의 부모처럼 큰 부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진화가 일어났음을 증명해낸 셈이다.

 잡종 탄생의 비밀은 무엇인가?

다윈 핀치 종들은 드물지만 잡종을 이루고, 잡종들은 번식을 위해 살아남는다. 보통 잡종은 환경이 간섭을 받을 때, 특히 인간의 간섭을 받을 때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다윈 핀치들의 잡종화는 간섭받지 않은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흔치 않은 사례이다.
그랜트 부부는 제노베사 섬과 대프니메이저 섬에서 식별 표지를 단 핀치들을 장기간 연구한 결과, 땅핀치 종의 이종교배가 거의 매년 1% 또는 그보다 약간 더 높은 빈도로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종교배가 드물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셈이었다.
일반적으로 잡종 형성은 유사한 구애 신호와 이에 반응을 보이는 종 사이에 발생한다. 다윈 핀치의 경우, 부리의 형태와 노래로 자신이 속한 개체와 근연종을 구별해낸다. 처음에 그랜트 부부는 이종교배를 하는 개체들이 형태적으로 비슷할 거라고 추측했다. 예를 들면, 작은땅핀치 중 가장 큰 개체는 가장 작은 중간땅핀치와 번식할 것이다. 실제로 종들은 크기가 매우 달라졌을 때 이종교배를 하지 않거나 극도로 드물게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형태가 가장 유사한 개체 사이의 잡종 형성은 대프니메이저 섬에서 우세한 패턴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번에는 핀치새의 노래에 주목했다. 형태적 특성들은 유전적으로 큰 차이가 날 만큼 다양한 반면, 노래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래로 뒤바뀐 핀치새의 운명

핀치새는 종마다 다른 노래를 부르는데, 흥미롭게도 이들의 노래는 유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 학습을 통해 결정된다. 실제로 조류의 27개 목(目) 중 절반은 이렇게 유전이 아닌 학습을 통해 노래를 배운다.
핀치새는 어린 시절의 특정 기간에 아빠 새의 노래를 학습하는데, 종종 노래를 잘못 배운 새들이 등장한다. 일례로 대프니메이저 섬에서 선인장핀치 한 쌍이 중간땅핀치 한 쌍의 둥지를 가로채 사용했는데, 선인장핀치 쌍은 중간땅핀치가 낳은 한 개의 알을 둥지에 그대로 남겨두었다. 그 알에서 부화한 중간땅핀치 수컷은 선인장핀치 부모 아래서 자라났고, 이 수컷은 훗날 그의 양아버지인 선인장핀치의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다른 종의 노래를 잘못 각인한 어린 새들은 종종 잡종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태어난 후손은 아빠 핀치가 부르는 노래 유형에 따라 부모종 중 어느 한 종과 역교배를 하는 잡종을 생성해냈다.
그랜트 부부는 대프니메이저 섬의 482개체의 암컷(중간땅핀치, 작은땅핀치, 선인장핀치)과 교배한 짝과 그들의 아빠 새가 부르는 노래를 기록한 결과, 모든 교배가 아버지의 부리 형태가 아닌 노래 유형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발견해냈다.
이렇게 태어난 잡종과 역교배체들의 생존률은 외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일례로 1976년부터 1982년까지 대프니메이저 섬에서 발생한 중간땅핀치와 선인장피치의 잡종은 짝짓기를 할 때까지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 반면 1983년의 엘니뇨가 생태적 조건들을 완전히 바꿔놓자, 중간형의 부리 크기와 형태를 지닌 잡종의 생존률이 높아졌다. 이들은 짝을 얻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었고, 결국 부모 종만큼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다윈 핀치, 진화의 비밀을 품다

집단은 분기하고 결국 종이 된다. 그렇다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서 하나의 종을 두 개의 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랜트 부부는 새로 생기는 종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종의 수를 정확히 세는 일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종분화는 하나의 과정이지, 한 번의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종의 역동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분화의 분기 과정은 환경이 변하면서 억제되거나 심지어 반전될 수도 있다. 실제로 대프니메이저 섬에서 중간땅핀치와 선인장핀치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입교잡이 일어나면서 형태적·유전적으로 수렴되어 왔다. 따라서 이 종들은 종분화의 반대 과정에 있다. 만약 기후나 먹이 구성에 변화가 생긴다면, 이 방향은 수렴에서 분기로 다시 쉽게 바뀔 것이다.
그랜트 부부는 종분화 과정, 특히 적응방산의 초기 과정에는 종 사이의 경계에 이런 유동성과 모호함이 나타나는데, 바로 이 때문에 핀치새가 가치 있다고 주장한다. 다윈 핀치는 코코스 섬의 한 종을 제외하고는 갈라파고스 군도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이들은 하나의 공통조상으로부터 유래했고, 형태와 생태 면에서 비교적 빠르게 다양화된 적응방산의 고전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핀치새들은 그들이 진화한 곳과 동일한, 간섭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완전한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종분화와 적응방산의 과정을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이유로 다윈 핀치는 우리에게 종들이 왜, 어떻게 증식하는지, 그리고 다양화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생명은 진화하고 있다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는 “진화의 관점을 제외하면 생물학에서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랜트 부부는 이를 응용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생태학적 관점을 제외하면 진화생물학에서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핀치새를 관찰하면서 그들이 보여주는 진화적 다양성을 지형· 형태·생태와 유전적인 측면에서 설명했다. 또한 어떻게 자연선택을 통한 적응이 일어나는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자연선택과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체들은 어떻게 짝을 선택하는지, 종 간 이종교배의 장벽이 되는 것은 무엇이고, 그 장벽이 깨지는 원인은 무엇인지 조사하였다.
그랜트 부부는 지구상에서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환경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한다. 자연 환경에 대한 인간의 간섭은 서식지를 교란시켜 이전에 분리된 집단을 합치거나 이종교배의 기회를 증가시키고, 심지어는 멸종을 야기할 수 있다. 두 저자는 생물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유전적 발견들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먼저 그들이 사는 환경이 보존되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압도적인 자료와 치밀한 분석이 돋보이는 이 책은, 생물의 진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신종이 발견되고 진화의 비밀이 하나둘 풀려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파괴와 기후의 변화로 수많은 종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작가 소개

저자 : 피터 그랜트 & 로즈메리 그랜트

두 사람 모두 1936년 영국 출생으로, 피터 그랜트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생물학 박사를, 로즈메리 그랜트는 웁살라대 생물학 박사를 거쳐 현재는 모두 프리스턴대 명예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갈라파고스에서 연구를 지속하며, 강연 활동 역시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핀치새에 대한 연구로 다윈의 계보를 잇는 학자들, 이 시대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라는 칭호를 얻은 두 사람은 2008년 진화생물학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다윈 윌리스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우리나라의 국립생태원에 이들의 업적을 기리는 ‘다윈·그랜트 부부의 길’이 조성되었다.  

 

목 차

서문

1장 생물다양성 문제와 다윈의 핀치
2장 기원과 역사
3장 종분화 유형
4장 섬으로의 정착
5장 자연선택, 적응, 그리고 진화
6장 생태적 상호작용
7장 생식적 격리
8장 잡종화
9장 종과 종분화
10장 방산의 재구성
11장 적응방산의 촉진제
12장 적응방산의 생활사
13장 앞으로 나아갈 길

한국어판을 출간하며
용어 해설
핀치새 삽화 및 사진
참고문헌
그림 및 표 출처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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