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빼고 광내고 우리동네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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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정
출판사항밝은미래, 발행일:2017/08/25
형태사항p. 23×29
매장위치유아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546271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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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970 생활문화 시리즈 소개
1970 생활문화는 급변하던 1960, 70년대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하는 어린이책 시리즈입니다.
1960~1970년대는 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딛고 농업국에서 산업국으로 탈바꿈하던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는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뿐 아니라 생활문화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거쳐 우리는 현대에 풍성하고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요. 이에 1970생활문화 시리즈는 어린이의 시각으로 우리나라게 중요한 시기였던 1970년대 생활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건을 사려면 시장에 가야했던 일이며 마을에 전봇대가 세워지고 처음 전기가 들어오던 때의 놀람과 감동, 명절마다 온 가족이 이용했던 목욕탕 이야기, 온 동네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이야기, 동네에 하나밖에 없어 귀한 대접을 받던 전화기 등 오늘날 우리 삶의 토대가 되는 1970년대 생활 모습이 마치 한 편의 단편동화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지요. 또한 다채로운 정보로 그때 그 시절 그 물건, 그 장소, 그 문화가 어떻게 변화 발전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 빨간 고무 대야 목욕의 추억
“다음 정미!”
엄마가 빨간 고무 대야에 따뜻하게 데워진 물을 한가득 부어놓고 한 명씩 차례대로 부릅니다. 언니부터 할 때도 있고, 동생부터 할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첫 번째 순서가 아니면 목욕물이 깨끗하지 않습니다. 앞 사람이 목욕한 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죠.
물을 새로 갈면 되지 않느냐고요? 1970년대만 해도 집 안에까지 수도가 들어오는 집은 별로 없었습니다. 목욕 한번 하려면 아궁이에 불 피우고,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데워서 썼지요.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부엌으로 나가면 물은 부옇고 때가 둥둥 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으, 때 좀 봐. 더러워!”
엄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손으로 휘휘 물을 저어 때를 넘깁니다. 그러고는 어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지요. 혹시라도 물이 뜨거울까봐 발끝부터 천천히 담가보고 대야에 들어가 앉습니다. 앉자마자 엄마는 몇 번 몸에 물을 끼얹고는 때타월에 비누칠을 하고는 박박 사정없이 때를 밉니다. 엄마 힘이 센 건지, 때타월이 거친 건지, 엄마 손이 닿는 데마다 아파서 절로 몸이 배배 꼬며 살살하라고 앙살을 부립니다. 그래봤자 찰싹 등짝만 맞을 뿐이지만요.
그게 당시에는 당연한 목욕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집집이 목욕탕이 있어 매일 샤워하거나 목욕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었지만, 이때에는 이처럼 빨간 고무 대야(‘다라’ 또는 ‘다라이’라고도 많이 불렸습니다)에 물을 받아놓고 목욕을 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그래도 괜찮은데, 겨울이면 추워서 목욕하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죠.

▶ 시대를 넘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대중목욕탕
따뜻한 물에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대중목욕탕이 동네마다 하나둘씩 생겨났고, 사람들은 따뜻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그곳을 애용했습니다. 특히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때면 깨끗이 씻고 명절 쇠러 가려는 사람들로 목욕탕은 바글바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였습니다. 지금 아이들의 부모 세대들에게는 모두 어린 시절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책 『때 빼고 광내고 우리 동네 목욕탕』은 이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집 부엌에서 빨간 고무 대야에 목욕하던 정미네 식구가 동네에 새로 생긴 대중목욕탕에 가서 목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집이 아닌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벌거벗고 목욕하는 게 정미한테는 무척이나 낯설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엄마의 벗은 몸이 생경하게 보일 정도로요. 사춘기가 시작되는 언니는 더더욱 그렇고요.
게다가 설밑이라 목욕탕은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뿌옇게 서린 김과 자리다툼하는 아주머니들, 빽빽 울어대는 애기에 같은 반 짝꿍 남자아이까지! 덥고 답답한 공기는 또 어떻고요. 그래도 더운물을 맘껏 쓸 수 있는 목욕탕에서 몸을 불리고 때를 미니 부엌에 고무 대야를 갖다놓고 목욕할 때와 달리 춥지도 않고 좋습니다. 자매가 사이좋게 엄마 등도 밀어주고요. 그렇게 목욕을 끝내고 요구르트 하나씩 입에 물고 밖으로 나오니 공기가 유난히 상쾌하고 개운합니다. ‘때 빼고 광낸’ 얼굴들이 환하게 떠오른 아침 햇살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습니다.
대중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해 본 아이라면 정미의 이 기분을 충분히 공감할 것입니다. 뜨겁고 갑갑한 탕 안에 들어가 있기, 엄마한테 몸을 맡기고 때 밀기, 때 미는 동안 느껴지는 아픔과 그것의 표현, 목욕 끝나고 나와서 마시는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등. 이야기 속 정미는 지금 여기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것이 이 이야기가 단지 엄마 아빠 어릴 적 추억이 아닌, 지금 여기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되는 이유지요.

▶ 생생하고 정겨운 그림, 그리고 통통 튀는 정보들
이 책의 그림은 따뜻하고 정겨운 목욕 모습과 새벽의 어둠과 빛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표정과 목욕탕의 다양한 행동을 잘 묘사하고 있고, 구도 또한 다양하여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림 최민오는 글로 표현되지 않은 곳까지 정겹게 그려내 공감과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이 책은 목욕탕과 관련된 아이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들, 예컨대, 목욕탕이 없던 옛날에는 어떻게 목욕했을까, 임금님의 목욕은 좀 특별하지 않았을까, 다른 나라들은 목욕을 어떻게 했나 같은 궁금증을 돌려보는 통통 뉴스를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충실하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와 배려가 돋보이는 정보꼭지입니다.
이렇듯 이 책은, 소박하면서 우리의 감성을 건드려 공감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와 그것과 관련된 정보들로 익숙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목욕탕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작가 소개

글 : 김정

어릴 적엔 아랫목에 엎드려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동화책을 읽고 게으름 피우기 좋아하던 어린 이였어요. 지금은 침대에 엎드려 발을 까부르며 읽을 수 있는 휴식 같은 책을 쓰고 싶은 꿈이 있답니다. 어린이 마음을 더 많이, 잘 알고 싶은 꿈도 있지요. 쓴 책으로는 『미생물의 신비, 발효』, 『우리 풍습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천연기념물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최민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은희와 두 아이 수주, 사우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 작품으로는 『응가하자, 끙끙』 『뭐하니』 『왕치와 소새와 개미』 『내 고추는 천연기념물』 『거미 덕분에』『진진이와 할아버지』『청개구리 수놀이』등이 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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