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유토피아』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악의가 아닌 표면적으로는 선의를 가지고 행동한다. 하지만 그 선의는 선의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작중에 등장하는 ‘선의’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부흥.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하나사키 축제는 도시에서 온 스미레가 제안한 것이었다. 도예가인 그녀는 풍부한 자연과 양질의 흙이 가득한 하나사키 초를 자신의 손으로 이상향에 더욱 가까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주민과 토박이의 온도 차. 그 때문에 생겨나는 균열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중에 등장하는 또 하나의 선의의 상징인 자선 단체 [클라라의 날개]. 스미레는 나나코와의 교류를 계기로 자신이 만든 날개 스트랩을 판매하고, 수익 일부를 기부하는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스트랩의 광고에 아이들의 사진과 시를 제공한 나나코와 미쓰키, 두 사람의 감정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성장한 나나코. 이상향을 찾아 외부에서 온 스미레. 그리고 외부에서 왔지만, 이곳을 이상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미쓰키. [클라라의 날개]에 관여한 그녀들의 서로 다른 세 가지 모습과 가치관이 한데 모여 선의를 가지고 함께 행동하는 듯 보이지만, 그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균열이 더 쉽게 발생하고 만다. 그리고 결국 그들 사이에서 들끓는 질투와 의심.
『유토피아』는 결코 ‘악’을 그리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선’을 그리고 있는 게 분명한데도 음침하고 꺼림칙한 느낌이 감돈다. 그것은 선의의 뒷면에 잠재한 ‘악’의 탓이 아닐까.
그리고 자선 단체 [클라라의 날개]에 얽히듯 드러나는 5년 전의 살인사건.
작품의 후반에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속도를 내며 전반부에 깔렸던 퍼즐이 하나둘 형태를 맞춰가고, 세 사람의 꼬이고 꼬인 심리와 인간관계에서 드러나는 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는다.
또한, 마지막 페이지에서 밝혀지는 진실. 순수한 아이들의 선의에서 오는 반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세 사람은 결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다. 그녀들은, 모두가 바라는 유토피아(=이상향)는 존재하지 않으며, 유토피아는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과거의 어딘가였을 수도 있고, 지금 현재일 수도 있고, 다가올 언젠가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끝으로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신의 유토피아는 어디입니까?”
작가 소개
저 : 미나토 가나에
Kanae Minato,みなと かなえ,湊 かな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잔혹하리만치 집요하게 묘사하는 일본의 추리 소설가.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회사에서 일했지만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향한 곳은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 그곳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서른 살을 맞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미나토 가나에는 단시(短詩), 방송 시나리오,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고백』의 모티브가 된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
그리고 2008년 8월, 「성직자」의 뒷이야기를 묶은 첫 장편 『고백』을 출간했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일본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연말에 발표되는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이듬해인 2009년 제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고백』이 몰고 온 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서점대상까지 휩쓴 것은 『고백』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2010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원작의 흥행을 이어갔다.
일본 독자들을 그토록 열광케 한 『고백』, 그 비결은 철저한 사전 준비에 있었다. 특히 작품에서 보잘것없는 비중을 차지하는 ‘엑스트라급’ 인물들의 인생까지 꼼꼼히 망라한 ‘작중 등장인물 이력서’는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력이 결정되는 순간 인물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 『고백』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5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질문에 “그때는 『고백』이 대표작이 아니길 빈다”는 그녀의 당찬 포부가 일본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두 번째 작품 『소녀』는 시크릿 청춘소설로, 죽음을 직접 보길 갈망하는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을 그리고 있다. 왕따의 기억으로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호흡을 일으키는 아쓰코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소리 없이 맞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일상인 유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 인생을 바꿔보자는 은밀한 제안이 들어온다.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밖의 대표작으로 『속죄』, 『N을 위해서』, 『야행관람차』가 있다.
목 차
제2장 하나사키 축제
제3장 마음에 꽃을
제4장 누군가를 위한 날개
제5장 날 수 없는 날개
제6장 부러진 날개
제7장 곶에 부는 바람
제8장 곶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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