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품위있는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악마가 되어서라도 프라다를 입고 싶은 여자가 있었다.
명품을 입은 자들이 누리는,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여자가 있었다.
그것을 입고 그것을 가지는 순간, 고급스런 삶의 주인공이 자신이 되리라 꿈꾸는 여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미 그것을 다 가지고 있는 한 여자를 만나면서 그녀의 꿈은 불 같은 욕망으로 바뀌게 된다.
욕망이나 치정으로 보일지 모를 이 이야기는 사실, 진정한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며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당신과 나, 우리의 이야기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지배하는 것은,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것만 쫓는 사람은 생의 그 소중한 비밀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조용히 일깨워 주고 있다.
원작 극본 작가의 말
글을 쓴다는 건 참으로 고독한 일이다. 소설가를 꿈꿨지만 그 고독의 심도를 낮출수 있는 곳으로 안착한 것이 드라마였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의 고독의 심연은 예상을 빗나가는 그 무엇이었다. 현장에선 감독과 배우들이 치열하게 내 대본을 가지고 역동하고 난 그들과 동떨어져 골방에서 동력 없이 혼자 끙끙대며 모든 등장인물의 서사와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완벽한 협업 체제의 드라마 시스템에서 작가가 느끼는 상대적 고독은 인이 박힌 어떤 절대 고독과는 또 다른 새로운 챕터였다. [품위있는 그녀]의 대본 작업을 하던 2016년, 그 상대적 고독은 정점을 찍었다.
그 외로움의 터널은 그해 여름부터 시작해 가을, 겨울 그리고 다음 해 봄까지 그렇게 꼬박 사계절을 견디어냈다. 결국 난 그해의 여름 계곡과 가을 단풍 그리고 겨울의 첫눈을 즐기지 못하고 한 여인의 욕망에 내 자신의 외로움을 투영하며 농도 짙은 고독과 싸워야 했다.
‘복자’라는 여인을 가슴에 품으며 내 심장은 늘 아프고 괴로웠다. 그녀 속에 분명히 ‘나’가 있었다. 난 그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 속에는 ‘너’도 있었다. ‘복자’는 모두의 욕망의 코어(core) 같은 존재임을 우리는 소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너’도 선망해 마지않던 ‘아진’을 앓으며 아진을 통해 나의 욕망이 아름답게 진화해가며 작가의 영혼에 생육의 나이테가 하나 제대로 그려지게 되었다. 그렇게 드라마 작업은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못다 한 말이 있었다.
남은 복자의 이야기, 차마 하지 못한 복자의 인생, 너무나 품위 있는 그녀 아진의 소중하지만 놓쳤던 찰나의 감정, 드라마로는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그녀들의 속내…. 그렇게 내 가슴 안에 마치 소설처럼 끄적여둔 그녀들의 못다 한 이야기를 누군가 풀어내주기를 바랐다. 소설 [품위있는 그녀]는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도 그리운 복자와 아진의 이야기를 그렇게….
_2017년 9월, 백미경
소설 작가의 말
나무의 나이테처럼 삶의 단면으로 나타난 주인공 복자와 아진의 이야기를 좀 더 깊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드라마에선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그들만의 개인의 역사가 있다. 그 개인의 역사와 삶의 질곡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드라마 [품위있는 여자]가 삶의 한 단면, 나이테를 보여준 것이라면 그 나무의 고유한 역사와 명분을 파헤쳐 들어간 작업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 원래 대본에 있는 복자의 죽음 외에 두 사람이 더 죽었다. 효주의 죽음은 주제를 사유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요소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운규의 죽음은 미리 예정하지 않았기에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소설이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 그가 스스로 생명력을 지닌 채 저절로 뛰어든 죽음이 되어버렸다. 결말만 놓고 본다면 죽음으로 끝나는 우리의 모든 삶은 비극이다. 하지만 효주가 선택한 죽음은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의 결과이며, 운규의 죽음 역시 행복한 삶에 대한 꿈을 향해 가다 맞게 된 죽음이다. 이 두 사람의 죽음은 그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많은 사람에게 ‘삶’이라는 과제를 던져놓았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죽음은 큰 상징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복자의 죽음은 드라마에서 다뤄졌듯 소설에서 역시 우리 삶을 총체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정도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더불어 그 옆에 혹은 반대편에 서 있는 아진의 역할 역시 복자와 궤적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숙명처럼 던져진 근엄한 질문이다. 이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자기 자신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씨실과 날실로 엮인 우리 인간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복자와 운규를,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만 한다는 지점에 이른다.
소설 전체가 복자와 아진의 이야기로 큰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라면, 기옥과 효주의 이야기는 에피소드 방식으로 큰 그림의 주제를 드러낸 작은 액자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와는 조금 다르게 전개 된 아진과 기호의 이야기나 복자와 풍숙 등의 이야기는 그들의 성격이나 개성에 좀 더 힘을 싣고 싶어 살짝 방향을 틀어본 것뿐이다.
복자와 아진, 기옥과 효주. 네 여자가 보여주는 이야기만으로도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상류층 삶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충분히 읽혀졌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
_2017년 9월, 이재인
[힘쎈여자 도봉순],[품위있는 그녀] 히트 제조기
백미경 작가 드라마 최초 소설화!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품위있는 그녀]는 상류층의 민낯, 21세기 판 막장 첩의 난, 여자들의 성장 드라마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얽혀 재미를 더한 ‘풍자 시크 휴먼 코미디’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인물의 캐릭터, 연기와 스토리에 열광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 스토리를 추측하고 스스로 만들어갈 정도로 드라마에 빠졌다. 온라인에서는 수많은 ‘시청자 작가들’이 매일매일 자신의 상상력을 뽐내며 또 다른 시선으로 재해석하면서 드라마와 소통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심장 오그라드는 ‘23금’ 심리 묘사
소설[품위있는 여자]는 철저하게 드라마 작가와 소설 작가의 문학적 교감을 통해 완성되었다. 드라마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와 은밀한 장면들이 두 작가의 공감을 통해 소설에 스며든다.
소설은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과 구성으로 다시 태어난 ‘제2의 품위녀’를 선사한다. 상상에 맡겨야 했던 드라마의 비하인드를 발견하는 것도 소설의 또 다른 재미다. 드라마가 박복자의 시선과 내레이션으로 진행되었다면 소설의 화자는 객관적 3인칭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소설적 재해석과 재구성 없이 소설의 형식만 빌린 드라마 원작소설과는 궤를 달리한다.
작가 소개
저 : 이재인
언론인 출신으로 아시아 문예 소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대표작으로 『연의기록』, 『작약』 등이 있으며, 일간지에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소설과 대본 창작활동을 겸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저 : 백미경
2017년 [힘쎈여자 도봉순]에 이어, [품위있는 그녀]로 JTBC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대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평범한 워킹맘의 삶을 살다가 독학으로 드라마 작가로 데뷔했다.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그 장면에서는 주인공처럼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도록 대본을 쓴다. 작품으로 2015년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 2014년 SBS 드라마 [강구 이야기] 등이 있다.
목 차
chapter 2 어떤 시작
chapter 3 불길한 발걸음
chapter 4 쇼윈도의 여자들
chapter 5 사과처럼 그리고 바람처럼
chapter 6 당신이 잠든 사이에
chapter 7 내게 거짓말을 해봐
chapter 8 그 별이 내게로 왔다
chapter 9 내 남편의 모든 것
chapter 10 당신을 사랑한 스파이
chapter 11 수상한 그녀
chapter 12 연애는 미친 짓이다
chapter 13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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