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젬베, 슬픔을 이겨낼 힘을 연주하다
레테이파가 살고 있는 케냐는 오늘도 이글이글 타오른다. 지난밤에는 마른번개까지 내리꽂혀 레테이파의 놀이터였던 린케나무가 불타 버렸다. 띠루 할아버지는 그만하면 린케나무도, 자신도, 염소 바무도 오래 살았다며 달래었지만 레테이파는 할아버지도, 바무도 자신의 곁을 떠날까 봐 무섭다. 띠루 할아버지는 점점 힘에 부치는지 레테이파의 이름 넉 자를 전부 부르지도 못했다. 바무도 늙어 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마을에 다녀온 날, 레테이파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바무가 쿠막지 아저씨의 피키피키(오토바이)에 치여 죽은 것이다. 엄마였고, 형제였고, 친구였던 바무를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 상실감과 절망감에 레테이파는 눈을 감아 버렸다. 눈을 감으니 바무와 함께한 일들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눈을 뜨면 맞이할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렇게 레테이파는 몇 날 며칠 깊은 잠에 빠졌다.
레테이파가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했던 것처럼 죽음은 누구나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이 우리 삶의 한 과정임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레테이파는 어땠을까? 띠루 할아버지는 레테이파에게 젬베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레테이파는 바무의 가죽으로 만든 젬베를 차마 볼 수 없었다. 바무의 죽음을 인정하는 게 싫었다. 띠루 할아버지가 말했다. 린케나무는 소리통이 되었고, 바무는 가죽막이 되었고, 할아버지는 끈이 되었다고. 그러니 젬베로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둠~~.” 젬베가 깊은 소리로 울었다. 젬베 소리는 바무의 발소리가, 바무의 울음소리가 되어 레테이파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리고 레테이파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눈을 감아 버린 레테이파는 죽은 상태와도 같았다. 깊은 슬픔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다. 현실을 외면한다고 없던 일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나아지지도 않는다. 제자리에서 잠식될 뿐이다. 레페이파는 바무의 죽음을 직시하고 나서야, 비로소 일어설 힘을 얻었다.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추억한 다음, 이제 레테이파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 아팠던 만큼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작든 크든 상처받고 아파할 일이 생긴다. 그럴 때 상처를 마주할 용기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 죽을 만큼 아팠던 상처도 약을 바르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아물고 새살이 돋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아픔 앞에서 멈춰 서지 않고 부딪쳐 나아가길 바란다.
레테이파가 살고 있는 케냐는 오늘도 이글이글 타오른다. 지난밤에는 마른번개까지 내리꽂혀 레테이파의 놀이터였던 린케나무가 불타 버렸다. 띠루 할아버지는 그만하면 린케나무도, 자신도, 염소 바무도 오래 살았다며 달래었지만 레테이파는 할아버지도, 바무도 자신의 곁을 떠날까 봐 무섭다. 띠루 할아버지는 점점 힘에 부치는지 레테이파의 이름 넉 자를 전부 부르지도 못했다. 바무도 늙어 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마을에 다녀온 날, 레테이파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바무가 쿠막지 아저씨의 피키피키(오토바이)에 치여 죽은 것이다. 엄마였고, 형제였고, 친구였던 바무를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 상실감과 절망감에 레테이파는 눈을 감아 버렸다. 눈을 감으니 바무와 함께한 일들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눈을 뜨면 맞이할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렇게 레테이파는 몇 날 며칠 깊은 잠에 빠졌다.
레테이파가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했던 것처럼 죽음은 누구나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이 우리 삶의 한 과정임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레테이파는 어땠을까? 띠루 할아버지는 레테이파에게 젬베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레테이파는 바무의 가죽으로 만든 젬베를 차마 볼 수 없었다. 바무의 죽음을 인정하는 게 싫었다. 띠루 할아버지가 말했다. 린케나무는 소리통이 되었고, 바무는 가죽막이 되었고, 할아버지는 끈이 되었다고. 그러니 젬베로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둠~~.” 젬베가 깊은 소리로 울었다. 젬베 소리는 바무의 발소리가, 바무의 울음소리가 되어 레테이파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리고 레테이파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눈을 감아 버린 레테이파는 죽은 상태와도 같았다. 깊은 슬픔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다. 현실을 외면한다고 없던 일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나아지지도 않는다. 제자리에서 잠식될 뿐이다. 레페이파는 바무의 죽음을 직시하고 나서야, 비로소 일어설 힘을 얻었다.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추억한 다음, 이제 레테이파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 아팠던 만큼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작든 크든 상처받고 아파할 일이 생긴다. 그럴 때 상처를 마주할 용기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 죽을 만큼 아팠던 상처도 약을 바르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아물고 새살이 돋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아픔 앞에서 멈춰 서지 않고 부딪쳐 나아가길 바란다.
작가 소개
글 : 홍종의
충남 천안 목천의 이빠진산 기슭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고,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철조망 꽃」이 당선되어 그 꿈을 펼칠 수 있었다, 「부처님의 코는 어디로 갔나」로 계몽아동문학상, 「줄동이 말동이」로 율목문학상, 대전일보 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구만이는 알고 있다』, 『초록말 벼리』, 『줄동이 말동이』, 『똥바가지』, 『반달역』, 『하늘매, 붕』, 『하늘음표』, 『곳니』, 『숲에서 온 전화』,『숲에서 온 전화』등이 있다.
그림 : 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6년 제15회 국제노마 그림책 일러스트콩쿠르에서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쩌렁쩌렁 박자청, 경회루를 세우다》, 《내 이름은 직지》, 《날아라, 삑삑아!》, 《빨강 도깨비야, 세포가 궁금해!》, 《고구려 평양성의 막강 삼총사》, 《첩자가 된 아이》 들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공상에 빠지고 그림으로 그려 내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목 차
1. 마른번개 치는 밤
2. 쿠막지 아저씨의 정체
3. 레테이파
4. 주워 온 아이
5. 촌장의 딸 구파이
6. 바무의 죽음
7. 마중자리
8. 나뭇밥의 냄새
9. 영혼의 소리, 젬베
10. 하나가 되다
2. 쿠막지 아저씨의 정체
3. 레테이파
4. 주워 온 아이
5. 촌장의 딸 구파이
6. 바무의 죽음
7. 마중자리
8. 나뭇밥의 냄새
9. 영혼의 소리, 젬베
10. 하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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