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의 장소들에서 시작된 혁명과 도래하는 미래
작가와 독자, 그리고 책의 등장인물이 지니고 있던 모든 권위는 부정되었고 그들을 격리시키던 시공간은 무너져 뒤섞였습니다. 이야기는 무한히 증식하여 어느 곳에서 시작하여도 언제나 같은 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자들은 작가가 부여한 역할의 경중과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독자적으로 살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자신의 이야기로 전체의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끝낼 수도 있었습니다. (p. 121)
우리는 책의 물리적 형식을 바꾼다. 그러면 현존하는 도서관은 더 이상 그것을 담을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형식의 책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일단 국제적 표준에 맞춰 기계어로 코딩된 책들은 무한히 복제 가능하기 때문에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류의 정신이 영구히 파괴되는 위험에서 해방될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장점은, 바벨탑이 붕괴되고 인간의 언어와 문자가 파편화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표절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그러면 머지않아 새로운 운명의 책들이 마치 빅뱅처럼 한꺼번에 태어날지도 모른다. 좋은 책은 거울과 같아서 서로를 반영하면서 증식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증식을 막을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알고리즘을 설정해두면 적어도 기계어로 코딩해야 할 목록에서 그것들을 누락하는 실수를 범하진 않을 것이다. 몇 개의 검색어를 입력하는 행위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탄생의 순간부터 굳이 인위적으로 검열할 필요는 없다. (pp. 127~30)
작가의 상상은 이렇게 시작된다. 헌책방, 도서관, 서점 등 책이 모인 장소들에서 이웃한 책의 인물들이 서로 교류하고 뜻을 모아 시작된 어떤 혁명. 그것은 책에 묶여 있던 존재들의 속박을 향해 영원히 시도되며, 실패하고 또 일어서는 운동적 순환으로 지속된다. 한편 책의 미래는 물성이 해체되고 모든 것이 전산화되는 외적 혁신의 흐름이 다가온다. 7년 전 세계적인 미래학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종이책은 죽었다”고 선언한 이래, 실제로는 아직까지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하는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김솔은 물질성을 초월하고 언어의 장벽마저 사라진 ‘책의 미래’를 그려본 것이다. 도서관이 사라지고 사서가 해고된 자리 위에 세워진 거대한 바벨탑은 일견 극단적 가정으로 느껴지지만, 매체?플랫폼 등 형식과 기능에 치중한 채 그 안에 담긴 여러 내용 간 개연성과 전체 짜임, 질적 차이 등이 긴밀하게 고려되지 못한 오늘을 풍자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저본을 파괴하는 책-바이러스의 출현
너도밤나무 숲을 빠져나온 직후부터 재앙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지나가는 곳마다 역병이 번져 책 속의 등장인물이 거의 모두 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겨우 살아남은 자들 역시 기괴하게 일그러져서 도무지 정체를 알아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 저의 모든 노력과 동료들의 고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역병은 더욱 거세게 창궐했습니다. 사서들뿐만 아니라 주정부에서 파견된 전문가들까지 나서서 도서관 전체를 폐쇄하고 수십 톤의 소독제를 살포하였을 뿐만 아니라, 도저히 회복 가망이 없는 책들과 집기들을 도서관 밖으로 꺼내어 불태웠습니다만 역병의 기세를 제압할 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역병을 주도한 바이러스는 그들이 알고 있는 방법으로는 제압할 수 없는 최신 변종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너도밤나무 바이러스로 명명되었는데, 책의 어원이 시작된 나무와 책의 미래를 파괴하는 바이러스가 하나의 이름으로 묶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였지요. (pp. 172~76)
고대 게르만족이 너도밤나무 판자 위에 룬문자를 기록하여 보관한 것에서 비롯하여 고대 고지 독일어에서 너도밤나무를 뜻하는 ‘Buohha’는 현재 책을 일컫는 단어 ‘Buch’의 뿌리가 되었다는 내용을 밝히며, 작가는 책의 어원이 되는 너도밤나무를 책의 미래를 파괴하는 바이러스 이름으로 명명했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은 기록의 뿌리가 책의 미래와 만나는,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이다. 책의 오래된 자리부터 물성을 떠난 위치까지를 가로지르며, 그 안에 존재한 역사와 서사, 내적 외적 요소를 망라한다. 작가는 책 안에서 기획된 혁명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책이 황폐화된 채 저본과 고유성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디스토피아적 책의 미래를 다양한 시선을 동원해 그려나간다.
자신만의 독특한 서사 구축법으로 새로운 소설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작가 김솔의 책-이야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총 42장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저마다 여러 화자가 출몰해 수다스럽게 자기 서사를 늘어놓아 언뜻 파악하기 어렵게도 느껴지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낱낱의 사연이 모여 “책-이야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완벽한 콜라주를 이루는, 이미 당도한 미래 서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 소개
저 : 김솔
197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내기의 목적」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 세일 두번째』『망상,어語』가 있다. 제3회 문지문학상, 제22회 김준성문학상,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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