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의 삶, 치열한 삶, 그 메마른 삶의 끝에 만난 제주는
내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었다
가끔, 정말, 심각하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증발해버렸으면...
싫어하는 어떤 사람과 매일 만나야 하고 여기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드는 어떤 공간에 매일 가야만 해서. 그러다 힘없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한순간, 지금의 공간에 내가 있어야 할 이유를 몰라 한참이나 생각해봐야 할 때, 나도 모르게 숨 쉬는 법을 잊어버릴 때,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모든 게 사라졌으면 하는 가엾은 바람에 울컥 눈물이 솟을 때가 많다면, 더 많이 아파지기 전에 좀 쉬게 해주는 게 좋겠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지금의 자신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쓰인 글이다. 이 책은 쉼을 찾아, 행복을 찾아 떠나는 가벼운 여행길에 당신을 초대한다. 일, 사람, 사랑, 가족 모두 내려놓고 떠나보면 행복과 불행이 종이 한 장 차이보다도 얇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많은 이들이 온전한 내가 없이는 세상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저자는 매일같이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직장 생활을 10년이나 했다. 어느 날 문득, 타들어 가던 가슴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예 텅 비어 공백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분노하고 좌절하고 반응하던 감정조차 남아 있지 않는 자신에게 당황스러울 새도 없이 몸에서 모든 게 빠져나갔다고 한다. 그저 묵묵히 성실하게 맡은 바를 다하며 살아온 그녀에게 세상은 얄궂게도 모질게도 자꾸 최악의 장면을 선사했다.
그 와중에 만난 제주는 누가 봐도 가엾은 자신에게 세상이 너무 모질었다며 미안한 마음에 준 우연의 선물이라 생각했다. 제 발로 굴러들어온 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제주를 여행하며 사랑하고 있는 이 순간, 자신에게 제주를 선물한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속상하고 우울하고 그래서 힘들어하는 것밖에는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밝게 빛나고 싶던 그녀의 마음이 제주를 놓지 않고 꼭 붙잡았던 것이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행복으로 갈 수 있는 작은 숨구멍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그 자그마한 숨구멍으로 들어온 제주는 그녀에게 다른 시공간을 선물했고 그 숨구멍은 점점 커져 이제는 제주의 푸른 바다와 들로 메워졌다.
오일장에서 산 한치를 씹으며 바다와 대화했던 시간, 제주의 해녀를 떠오르게 하는 새빨간 동백꽃의 자태, 착한 어부가 만들어준 방어 초밥, 제주의 강한 태풍에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치던 날, 한라산 등반 후에 택시 운전사의 추천으로 맛보았던 갈칫국, 시외버스터미널 한쪽에서 따뜻한 어묵을 추억과 함께 먹었던 저녁, 제주에서 살고 싶은 빈집을 만날 때마다 주인에게 남겨두었던 편지, 제주 시골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국을 보고 황홀해졌던 순간, 해변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제주에 있으면서도 제주를 그리워했던 여러 순간들이 그날의 빛과 냄새, 바람을 오롯이 간직한 채 책장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진심을 다해 좋아할 때 얼마나 인간다워질 수 있는지 그렇게 마음을 다해 좋아할 때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벅차게 행복할 수 있는지를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다. 제주에서 그녀에겐 아쉬운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괴로운 마음도, 우울한 마음도 없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과 기쁨만이 그녀를 감싸 안을 뿐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혼자 여행하면서 삶이 힘들 때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게 되었고 오랜 여정 속에서 되찾은 삶의 긍지를 많은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자신을 위해 삶에 건강한 흐름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소박한 욕심도 있다. 그녀는 모든 이들이 심심치 않게 방황하고 수시로 흔들리는 마음을 여행을 통해 조금씩 다잡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작가 소개
저 : 조연주
더 이상 봄이 기다려지지 않고, 지나간 겨울이 못내 아쉬운 30대의 허리를 지나는 중이다.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새로운 것보다 낡고 오래된 정서를 좋아하는, 잘 놀 줄 모르는 촌스러운 사람이다.
여섯 줄의 맑고 아름다운 통기타 소리를 좋아하고, 한 번 빠진 노래는 하루 종일 무한반복으로 듣는다. ‘벽보고 세 시간’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멍하게 생각에 자주 잠긴다.
어쭙잖게 남들에게 자랑하며 허풍떠는 여행이 싫어 대부분의 시간을 조용히 혼자 다녔다. 길을 잃어도 마음은 잃지 않았던 제주에서의 시간은 거칠고 치열해서 많이 아팠던 직장 생활에 큰 힘이 되었다.
오늘 하루도 밥값 고민하며 살진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돈보다 재주 많은 사람이길 꿈꾼다. 평범하게 살면서 배우는 것을 심심한 글로 삶에 녹여내는 에세이스트이고 싶다.
목 차
Prologue
1장 늘어가는 건 근심, 줄어드는 건 웃음
그해 겨울
공항 앞에 서다
감정불구인 줄 알았는데
이유 없이 그냥
꽃들은 지고
유기견의 운명
바라보다 마주하다
착한 어부의 집
2장 땅에 새긴 흔적
여행의 조건
항공사의 변명
믿고 싶지 않은 진실
걱정하지 마
한라산에 관한 짧은 필름
추억 나들이
봄 마중
다시 제주
3장 자유롭게, 무심하게, 따뜻하게
빈집에 쓰는 편지
아직도 기억할 게 많아서
눈물이 반짝일 때까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어른이 된다는 건
어딘가를 향할 때
할 수 없는 건
꽃길을 걷는다
생존의 소리, 숨비
4장 비우기, 덜어내기, 가벼워지기
두 얼굴의 바다, 광치기 해변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이주를 할 거라면
저 구름을 가져갈 수 있다면
감정 처리
초록 비 내리는 공천포
별을 찾다
가면을 벗고
숨 쉬는 행복
5장 빛바랜 시간들
내가 배운 세상
빛과 바람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소녀를 위한 기도
그곳에 멈춰서
기억합시다
가만히 두세요
뜨거운 나날들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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