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주식 투자,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
사기가 판치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주식 투자를 한다. 시중 금리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수익률을 바라고 뛰어드는 사람부터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꿈꾸는 사람까지, 개중에는 아예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까지 포함해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를 한다. 하지만 시장의 이른바 ‘꾼’에게 당하지 않고 투자를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는 많이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투자자라면 ‘상법’,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의 규정은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한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관한 사업보고서를 면밀히 읽어보고, 회사에 등기 이사는 몇 명인지, 사외 이사로는 누가 들어와 있는지 정도는 줄줄 외어야 한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에서 정보를 찾아낼 수 있게끔 대략적인 회계학 지식도 갖추는 것이 좋다.
사기꾼들은 어떻게 당신의 돈을 훔쳐가는가
사람들은 코스닥 대주주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회사를 어떻게 잘 경영할지에 관한 논의가 오갈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들은 어떻게 주가를 올리고 어떻게 한탕 해먹을지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부를 가져다줄 때만 가치 있을 뿐이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냉정히 해고하는 사람들이다. 하청 업체들을 향해서도 가혹하리만치 납품가를 낮추고 무한 경쟁을 유도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전개되는 ‘설마’가 ‘사실’이며 ‘진실’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사냥꾼이 기업을 인수할 때 돈을 끌어들이는 방법과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주가조작을 하는 방법, 투자가들의 돈을 빼낼 목적으로 중국발 호재와 자원 개발 이슈를 악용한 사례 등이 책에 생생히 기술되어 있다. 기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쩐주와 차주의 위상과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펼치는 꾼들의 위험한 줄다리기 등 주가조작을 통해 현재의 위치에 오른 기업들이 그간 어떤 편법을 동원했는지 저자는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각종 기상천외한 주가조작 수법은 오늘도 시장에서 당신의 돈을 노리며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따라서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은 오직 하나다. 돈을 매개로 수많은 욕망이 도사리는 주식시장에서 당하지 않고 살아남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좀 더 건강한 주식시장을 위하여
저자는 한국 주식시장의 각종 편법이나 위법 사례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폭로 이후 우리 주식시장이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지 구체적인 지향점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투자가다운 날카로운 시각으로 저자는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를 낱낱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의 제안은 이렇다. 기관투자가의 감시 역할을 강화할 것, 압류와 추심 절차를 강화할 것, 공시 범위를 고소·고발의 접수 단계까지 포함되도록 확대할 것, 대주주와 일반 투자가 사이의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할 것, 회사의 감사는 외부인이 지정되도록 할 것 등 그야말로 근원적인 개선책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의 제안은 이 중 한두 개만이라도 받아들여진다면 주식시장의 체질이 개선될 만큼 하나하나 파급력이 큰 안건들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투자가의 피해를 막으면서 기업을 회생시킬 방안으로 지금의 상장폐지가 아닌 경영권 박탈을 제안한다. 현행 기준은 적자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등 문제가 노출된 기업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요건을 충족하면 바로 상장폐지가 된다. 투자가를 보호하겠다는 것이 명목상 이유지만, 실제로는 상장폐지 정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기업의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들이 보호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돈 있고 힘 있는 대주주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 주식시장의 현실에 이 책의 저자는 용기 있게 반기를 든 모습이다.
저자의 경험이 담긴 생생한 이야기
저자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인 만큼 책에도 투자 현장에서 바로 가져온 듯한 여러 생생한 일화를 접할 수 있다. 서로를 ‘회장님’으로 부르지만 수중에 돈은 한 푼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M&A 브로커들의 모습, 입을 꾼 다문 채 오너 눈치만 살피는 대기업 이사회의 모습, 서로 간에 배신과 배신이 줄을 잇는 주가조작단의 모습 등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독자의 쓴웃음을 자아낸다. 몇몇 대기업의 경영권 분쟁 사례와 주식조작으로 재산을 불린 유명인의 사례도 책에 과감히 언급했다. 기업명과 인명은 모두 이니셜을 사용했지만 사건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아는 독자라면 누구를 지칭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본만 조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이른바 ‘먹튀’ 행태를 보이는 외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실제 모습, 법원의 압류와 강제집행이 상습 채무자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책의 말미에는 천당과 지옥이 공존하는 코스닥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별한 투자 전략도 소개했다.
책의 부제인 ‘사기가 판치는 세상’은 저자가 한평생을 바친 삶의 일터인 주식시장의 현 모습을 평가한 가슴 아픈 자기반성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폭로와 그에 따른 충고가 한국 주식시장에 건강한 투자 풍토가 자라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지금 주식시장에서 울고 웃는 현업 개미 투자가는 물론이고 투자에 관심 있는 대학생 등 예비 투자가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향후 한국의 주식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책임 있는 기관투자가나 규제 당국의 관계자들이 읽는다면 더욱 의미 있는 책이라 하겠다.
작가 소개
저 : 임우택
1960년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후 엘지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국제부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홍콩 현지법인에서 4년간 파견 근무를 했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바탕이 되어 바클레이스증권으로 스카우트됐다. 당시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최고액 연봉으로 증권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인도수에즈 W.I.카 증권, KGI 등 외국 금융기관에서 근무했으며, 부국증권 국제사업본부장(전무), C&F 캐피탈 부사장직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는 모 공공 기관의 국제 금융자문위원 및 교육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외 자산운용 및 투자, 상품개발, 주식/채권 중개, M&A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렸으며, CB, BW, EB, FRN, CDO, CDS, TR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연구 및 개발, 소개에 앞장섰고,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프레젠테이션과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한, 한국 국제금융 분야의 산 증인이다.
목 차
02 '자금표'를 아십니까?
03 상장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04 기업사냥의 화룡점정, 자금의 공개 모집(공모)
05 작전을 통한 주가조작
06 M&A 신기술의 진화
07 지울 수 없는 범죄 흔적, 공시
08 상장폐지를 면하는 100가지 기술
09 비상장사의 딜레마
10 먼 나라 이야기, '민사소송'
11 모든 것은 처음부터 계획되었다
12 독이 든 성배, 코스닥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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