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산타클로스이자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니콜라스’ 앞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닮은 소녀 ‘아멜리아’가 나타나다
전작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에서 주인공 니콜라스는 돈을 벌기 위해 탐험을 떠난 아빠를 찾으러 옛이야기 속에 나오는 엘프 마을 ‘엘프헬름’을 향해 길을 떠난다. 니콜라스는 길고, 고독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여정 끝에 마침내 엘프헬름을 발견하고, 희망을 믿으면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단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린이들한테 선물을 나누어 주는 마법 같은 일을 하는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된다.
이번 신작 《크리스마스를 구한 소녀》의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처음으로 선물을 나누어 준 바로 그날부터 시작된다.
선물을 나누어 주기 위해 처음으로 길을 떠난 날, 크리스마스 할아버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크리스마스 마법과 희망, 기적을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희망의 힘으로 하늘을 나는 썰매가 날아오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할아버지의 첫 여정은 실패할 뻔했지만, 한 인간 아이 ‘아멜리아’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아멜리아는 크리스마스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크리스마스 마법과 기적을 굳게 믿은 소녀였다.
그리고 다음 해 크리스마스이브 날, 엘프헬름의 엘프들은 작년처럼 열심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만 트롤들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건물과, 땅, 선물과 썰매까지 몽땅 부서지고 만다. 어쩔 수 없이 다음 크리스마스를 기약하는 크리스마스 할아버지. 하지만 그때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건너뛰는 것이, 인간 세상의 희망을 앗아 가고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마법을 믿은 한 소녀 ‘아멜리아’의 희망까지 송두리째 앗아 가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희망을 믿지 않으면 썰매는 날아오를 수 없고,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는 시간을 멈출 수도 없었다. 과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제대로 배달할 수 있을까?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인 엘프 ‘누시’, ‘보돌’, ‘토포 할아버지’, 그리고 하늘을 나는 순록 블리첸, 진실만 말하는 ‘진실 픽시’ 등이 이번 작품에도 등장해 전작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반가움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더 깊이 있어진 인물 묘사가 이야기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만약, 전작을 읽지 않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작을 읽지 않아도 쉽게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 속 인물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 놓았기 때문이다.
기존 등장인물들은 물론, 이번 작품에서 새로이 등장한 인물인 크리스마스를 구한 소녀 ‘아멜리아’, 악독한 공장 주인 ‘크리퍼 씨’, 착한 마음씨를 가진 공장 직원 ‘메리 아줌마’, 아멜리아의 소중한 친구이자 고양이인 ‘검댕 장군’, 베일에 싸인 새로운 존재 ‘하늘을 나는 이야기 픽시’ 등도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이끈다. 기존의 인물들과 새 인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이야기의 긴장감과 흥미를 더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현실 속 인간들의 탐욕과 욕심, 세상의 어두운 면을
유쾌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
《크리스마스를 구한 소녀》를 읽다 보면, 책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 현실 속 인간들의 탐욕과 욕심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면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롤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엘프헬름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눈 세상 일보’ 건물의 주인은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나타나기 전, 한때 엘프 의장으로서 엘프헬름 최고의 권력과 부를 축적하며 군림하던 보돌 할아버지다. 유일하게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지 않는 엘프인 보돌 할아버지가 엘프헬름이 폐허가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신문에 부정적인 기사를 실어 엘프들의 마음속에 불안감을 심는 것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불어 넣은 희망 덕분에 엘프헬름은 또다시 크리스마스 준비로 들뜨고, 보돌 할아버지는 눈 세상 일보 순록부 기자인 누시를 이용해 일을 꾸민다. 이러한 보돌 할아버지의 음흉한 모습은, 언론이 사회 감시자 역할을 하지 않고 권력자들의 사회 통제 의도에 맞는 기사만 생산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악독한 공장주 크리퍼 씨가 열 살 소녀 아멜리아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장면에서는 이 작품의 배경인 18세기 산업 혁명 시대에 실제 숱하게 일어났던 아동 노동 학대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아멜리아보다 더 처참한 아동 노동을 하고 있을 다른 나라의 아이들이 저절로 떠오른다.
저자 매트 헤이그는 이렇게 우리 현실 속 어두운 면들을 작품에 담으면서도, 유쾌함을 유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저자 특유의 유쾌한 필력으로 잔인한 현실과 그로 인한 아픔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유머러스함과 유쾌함을 유지해 독자들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했다. 동시에, 저자는 우리 현실을 닮은 작품 속 위기를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이 위기들을 해결할 힘은 무엇인지에 집중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그 힘에,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한한 희망과 믿음이 만들어 내는
놀라운 크리스마스의 기적
작품 《크리스마스를 구한 소녀》 속 열 살 소녀 아멜리아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굴뚝에 들어가 검댕을 청소하고, 병든 어머니를 위해 요강을 비우고 먹을 것을 구하는 등 비참한 현실을 살고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비는 것을 잊지 않는 소녀였다. 하지만 트롤들이 엘프헬름을 공격한 크리스마스이브 날, 아멜리아의 희망도 끝나 버렸다. 그날, 아멜리아의 엄마는 세상을 떠났고 고아가 된 아멜리아는 악독하기로 소문난 크리퍼 씨에게 강제로 이끌려 공장으로 간다. 아멜리아는 공장에서 찬물로 목욕을 하고, 누더기를 입고, 잠도 거의 자지 못한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크리스마스 할아버지와 선물은 오지 않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는 결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트롤들의 공격으로 엘프헬름이 폐허가 되었을 때도, 불가능은 없다고 믿었던 엘프들이 “모든 것이 다 사라졌어.”라고 말했을 때도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는 ‘그래도 다 사라지진 않았어.’라고 되뇌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는 아멜리아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나눠 주는 사람이고 크리스마스 마법은 실제로 있다는 것을 믿게 하려다가 무시를 당하거나 곤경에 처하고, 목숨까지 위협 받는 상황을 겪지만, 결국에는 진실한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를 심어 준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희망들이 원동력이 되어 끔찍한 공장에서 아멜리아를 구해 내고, 아멜리아에게 희망을 믿었을 때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는지를 다시 깨닫게 한다. 희망이, 크리스마스를 구하고, 아멜리아의 현실을 마법처럼 바꿔 놓은 것이다.
저자는 아멜리아의 마음에 희망이 되살아나기까지의 과정을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와 섬세한 내면 묘사로 짜임새 있게 구성해, 독자들에게 단 한 사람만 희망을 믿어도 그 믿음이 충분하다면 온 세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비단 작품 속 아멜리아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희망을 믿는다면 그 희망이 곧 현실이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고전적인 명작 동화적 요소에
판타지적 요소를 더한 매력 넘치는 작품
작품 《크리스마스를 구한 소녀》는 18세기를 배경으로,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상황이 주는 분위기와 매력을 십분 활용하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고, 희망과 베풂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구조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교훈을 전하는 고전 동화의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현대 사회의 문제를 반영한 듯한 사건 설정과 실존 역사 인물인 ‘찰스 디킨스’나 ‘엘리자베스 여왕’ 등의 출연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18세기라는 배경, 그리고 크리스마스라는 고전적인 소재에 더해진 울퉁불퉁한 트롤, 사랑스럽고 밝은 엘프들, 팅커벨을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진실 픽시, 날개 달린 이야기 픽시 등의 판타지적 요소는 이 작품을 보다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여기에 시종일관 하늘을 날아다니며 트롤들의 귀에 뭔가를 속삭이는 이야기 픽시들과 어딘가 음흉한 구석을 풍기는 보돌 할아버지의 태도가 이야기에 긴장감을 일으켜,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인 매트 헤이그의 필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매트 헤이그
Matt Haig
영국의 소설가. 1975년 요크셔 주 셰필드에서 태어났다. 헐Hull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리즈Leeds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대 초반에 정신적 위기를 맞은 그는 오랜 시간 우울과 싸운 끝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독서와 글쓰기는 ‘어둠 속에서 발견한 일종의 구원’이었다. 그의 소설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몇몇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 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그를 “재능이 탁월한 작가”라고 극찬했고,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상상력이 풍부한 젊은 작가”라고 평했다.
2005년에 낸 첫 소설 《영국의 마지막 가족》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첫 판타지 동화 『그림자 숲의 비밀』은 출간되자마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받았던, 영국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하는 상인 ‘레슬레 스마티즈 어워드’를 수상, 카네기메달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시작되는 『그림자 숲의 비밀』은 영국 전통 판타지 동화의 맥을 이으며, 매트 헤이그에게 어린이책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주었다.
저자의 두 번째 소설은 《에코 보이》으로 SF 소설이다. 인공 지능을 가진 ‘에코’가 인간들을 위해 온갖 일을 하는 2115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외계인의 유머와 위트를 통해 삶과 인간을 들여다본 소설 《휴먼 : 어느 외계인의 기록》은 영화 판권이 팔려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쓰고 있다. 그의 첫 논픽션 《살아야 할 이유》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품으로 《휴먼The Humans》, 《영국의 마지막 가족The Last Family in England》, 《래들리 가족The Radleys》 등이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도 썼다. 그의 작품은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현재 아내 안드레아와 ‘매일 살아야 할 천 가지 이유를 주는’ 두 아이 루카스, 펄과 함께 요크셔에 살고 있다.
그림 : 크리스 몰드
열여섯 살 때부터 예술 학교에 들어가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의 책장에 두고 오래도록 읽고 싶을 만한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영국 노팅엄 어린이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셰필드 어린이 도서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린 책으로 〈엽기 발명가 케빈〉 시리즈, 《스파이독 1, 2, 3》 들이 있다.
역 : 김영옥
金英玉
김영옥(金英玉)은 숙명여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아헨 대학에서 독어독문학, 철학, 사회학을 수학했으며, 발터 벤야민에 대한 논문(Selbstportrait im Text des Anderen: Walter Benjamins Kafka Lekt?re)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서는 『변화하는 여성문화, 움직이는 지구촌』(공저, 2005), 『여성주의 가치와 모성 리더십』(공저, 2005), 『여성주의 리더십-새로운 길찾기』(공저, 2007), 『지구화 시대의 현장 여성주의』(2008),『국경을 넘는 아시아 여성들』(공저, 2009) 등이 있고, 역서로는 『발터 벤야민』(공역, 1985), 『원인』(2003),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2004),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공역, 2007) 등이 있다. 벤야민의 이론을 비롯해 (후기)근대, 지구지역 시대의 여성(주의) 문화실천과 이론, 심미적 성찰성과 리더십의 관계 등을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이주와 다문화주의, 초국가 시대의 시민권 논의에 관심이 많다. 현재 이화여대 여성학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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