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르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호기심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낯섦과 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생경한 감정을 내세워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차별’을 행하진 않았을까요. 그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와 아픔을 준 적은 없었을까요.
거인 나라의 가장 작은 거인 가르강통과 난쟁이 나라의 가장 큰 난쟁이 미몰레트는 각각 자신의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신체적 특성 때문에 따돌림을 받아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더 이상 상처받기 싫었던 이들은 큰 결심을 합니다. 키가 컸던 난쟁이 미몰레트는 거인 나라로, 키가 작았던 거인 가르강통은 난쟁이 나라로 가서 살기를 청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곳에서조차 철저히 조롱당하고 맙니다. 그들의 상처와 슬픔은 눈물이 되어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서로의 상처를 단번에 알아본 가르강통과 미몰레트는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납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이 길을 나섰지만 여전히 밤마다 악몽을 꿉니다. 마음의 상처는 쉽게 낫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자기 자신‘만의 빛을 내는 사람들
긴 여정을 뒤로 하고 마침내 멀리서 반짝이는 한 마을을 보게 된 둘은 그곳에 살기로 결심합니다. 그들이 마을에서 살기로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곳엔 ‘난쟁이’란 말도 ‘거인’이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았거든요. 마을이 밤마다 무수한 불빛으로 반짝이는 건 아마 그곳 사람들이 오롯이 아름다운 자기 자신으로 빛나기 때문일 겁니다.
사회적 기준만으로 판단하고 한마디로 정의하는 건 누군가에게 가혹하고 가슴 아픈 일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외모, 인종, 국적, 종교, 성별 등의 잣대를 들이대 거기서 벗어나면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것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가르강통과 미몰레트는 단지 외모가 사회적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로 살던 곳에서 외면당했습니다. 행복할 권리가 있는 그들은 그저 자기 자신일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 책은 누구든 온전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으며, 어디로도 떠나지 않고 바로 지금 있는 곳에서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르강통과 미몰레트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이 세상은 온전히 ‘자기 자신’만의 빛으로 반짝이게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 : 롤랑 퓌엔테스
1971년에 태어나 알제리와 남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화가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안정적인 수입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 대학에 들어가 독일 문학을 공부했어요. 1998년부터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글을 썼습니다. 2007년부터는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지요. 2003년에 쓴 단편소설집 『12평방미터의 문학』으로 프로메테우스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책이 도망가요』(2016), 세르주 블로크가 그림을 그린 글쓰기 시리즈 『작가가 우리 집에 나타났어요』(2013), 『정원에 간 작가』(2013), 『귤 작가』(2015)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알렉상드라 위아르
Alexandra Huard
안시에서 태어났고 리옹의 에밀콜 학교를 졸업한 젋은 작가로, 까다로운 ‘고무수채화법’을 잘 사용한다. 2010년 볼로냐 도서전 수상을 시작으로 개성 있는 작품을 그리고 있다.
역 : 권지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과정을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르몽드 세계사』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판타스틱 행복백서』 『2033 미래 세계사』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검열에 관한 검은 책』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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