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발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된다. 나사(NASA)는 예정된 발사 시각을 문자 T로 표시하는 전통이 있다. 이에 따라 카운트다운은 T 마이너스 10, 9, 8… … 하는 식으로 표시된다. 상용 우주 비행의 경우는 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대개 10, 9, 8… … 3, 2, 1, 이륙! 하는 식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카운트다운이 되는 사이 로켓 엔진은 이미 점화돼 있다. 로켓 추력이 필요한 수준에 이르면 로켓을 발사대에 붙잡고 있던 고정 장치들이 풀린다. 이 시간 동안 탑승자는 엄청난 진동을 느끼게 된다. _본문 103쪽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까다로운 신체검사까지 통과한 당신이 드디어 우주선에 올랐다(치자)! 불안하겠지만 걱정할 것 없다. 이 책이 당신에게 엄청난 정보들을 제공할 테니 말이다. 저자와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발사 카운트다운을 세고, 신비하기 그지없는 ‘미소 중력’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칼 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 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된다.
우주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은 다양하다. 우주에서 찍은 셀카는 당신을 순식간에 인스타그램 스타로 만들어줄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말할 것도 없다. 상용 우주선은 탑승객들이 여러 방향에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아주 많이 만들어놓을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도 다양한 놀이를 즐겨볼 수 있다. 허공에 뜬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입만 가져다 대고 먹는다든지, 허공으로 상대가 띄워 보낸 음식을 받아먹는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슈퍼우먼이나 슈퍼맨처럼 허공을 가로지르는 건 일상이다. 양손에 추를 들고 양옆으로 팔을 뻗은 뒤 누군가에게 몸을 돌려달라고 부탁하면 누구나 피겨 선수처럼 빙빙 돌 수 있다.
물론 우주여행에 신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드넓은 우주를 여행하지만 몸은 우주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기 때문에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한다. 비좁은 우주선에 함께 탄 사람들과 짧게는 며칠에서 수개월, 때로는 몇 년을 지내는 일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게다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하기도 매우 어렵고, 여행 루트에 따라 영영 지구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주여행이라는 형식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설명한다. 어렵고 힘든 여행을 함께 하는 유능한 가이드를 만난 셈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본 사람은
‘우주적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상 과학 영화나 SF소설의 장면을 활용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우주 과학 상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화 〈미션 투 마스〉에 등장하는 바람에 펄럭이는 온실 벽은 지구 표면보다 기압이 160배 낮은 화성 표면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화성 정착기를 다룬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에 등장하는 임신부 우주인 또한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캐릭터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동안 작용하는 미소 중력이 임신부의 순환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한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는 강한 중력의 힘과 싸울 필요가 없기에 근육과 골격 등에 큰 차이가 난다. 책을 읽다 보면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이 지구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말리고 싶어질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이 이끄는 대로 우주여행을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과학과 세상을 연결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지식은 어렵고 피곤한 ‘학문’이 아니다. 지구와 태양계, 다양한 행성을 탐구하며 느끼게 될 우주의 아름다움 속에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가 깃들어 있음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은 아마도 지구를 보았다는 점일 것이다. (중략) 우주에서 단일체로 존재하는 지구를 바라보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어째서 우리의 행성과 삶,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해 그토록 좁은 관점을 지녔을까? 왜 우리는 서로에게 해를 입히거나 나쁜 감정을 갖지 않고 어울릴 수 없는 걸까?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같은 종이면서 같은 세상에 사는 존재들이다. 우주에 나가보면 지구라는 세상이 얼마나 연약하고 독특한지 알게 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태양계에서 우리 인간과 같은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 _ 본문 328쪽
국내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여행을 해왔다. 하지만 우주여행은 이 모든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지구 바깥으로의 여행은 그 어떤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아름다운 경험일 테지만, 그만큼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주여행이 상용화된다 해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이나 까다로운 신체적 조건이 요구될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우주에 다녀온 사람들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이 단 한 장면으로 평생의 가치관이 뒤집혔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의 관점을 바꿔줄 여행 계획을 이제 시작해보자.
작가 소개
저 : 닐 코민스
Neil F. Comins
미국 메인Maine 대학 물리학, 천문학과 교수. 코넬 대학에서 공학물리학을 전공하고, 카디프 대학에서 천체물리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NASA 특별연구원으로 은하의 진화에 대해 연구했다. 천문학 잡지 <애스트로노미Astronomy>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 천문학 기사를 기고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을 위한 강연도 진행한다. 영국 왕립천문학회, 미국 천문학회, 국제천문연맹, 미국 작가조합, 과학학회 Sigma Xi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위험하면서 안전한 우주여행 상식사전》 《우주의 발견Discovering the Universe》 외 다수가 있다.
역 : 박아람
강렬한 첫 문장으로 화제가 된 《마션》의 역자. 주로 소설을 번역하며, KBS 더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는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 《로움의 왕과 여왕들》 《작가의 시작》 《생활수업》 《12월 10일》 《빅 브러더》 《내 아내에 대하여》 《포이즌우드 바이블》 《찰리와 악몽학교》 《달콤한 내세》, 테스 게리첸의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외 다수가 있다.
목 차
서문
제1부 우주여행 준비하기
1장 우주와 태양계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주는 카르만선에서부터 시작된다 / 우리는 우주 어디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소행성은 비현실적이다 / 공상 과학 속 과학 소행성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까닭은? / 트로이 전쟁 용사의 이름이 붙은 소행성들도 있다 / 혜성은 우주 먼지와 기체 입자들의 충돌 결과다 / 가까운 미래에 갈 수 있는 우주여행지 / 물질은 무엇으로 이뤄져 있을까? / 가시광선 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있다 / 중력, 지구상의 모든 것을 붙잡고 있는 힘 / 공상 과학 속 과학 우주는 소리가 없는 고요한 공간이다
2장 우주여행 간단하게 훑어보기
준궤도 여행,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우주여행 / 우주 리조트에서 멋진 일주일을! / 달, 우주 비행 초창기의 이상적인 목적지 / 달 너머로도 여행할 수 있을까? / 화성, 인류가 꿈꾸는 궁극의 우주여행지 / 공상 과학 속 과학 화성의 온실 벽은 산들바람에 펄럭일 수 없다
3장 우주여행 준비에 관한 모든 것
임산부는 우주여행을 떠날 수 없다 / 우주선이 떨어져 우리 집이 무너진다면?
4장 우주여행을 위한 시뮬레이션
극심한 가속도는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 우주에서도 멀미가 날 수 있다 / 기압이 낮아지면 숨 쉬기 힘들어진다 / 우주에서 기저귀를 차는 까닭은? / 달 표면을 걸으려면 물속에서도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제2부 우주에 적응하려면
5장 우주로 떠나는 순간
무중량 체험을 위한 준궤도 비행 / 최고의 놀이기구를 타고 지구 궤도로!
6장 우주여행의 첫 며칠 동안 생기는 일
우주에선 눈이 빙글빙글 돌아갈 수도 있다 / 우주 비행사는 왜 셀카를 싫어할까? / 우주에선 보다 자극적인 맛에 끌린다 / 키가 크고 싶다면 우주로 떠나자
7장 장기 우주여행에 적응하려면
우주에서 뼈가 부러지면 잘 안 낫는다 / 우주에선 눈이 한쪽으로 몰리는 일도 일어난다 / 태양이 떠 있어도 어두운 우주에서 살아가려면 / 소음, 잠을 방해하는 불청객 / 우주선에서는 장기가 휘둘릴 정도의 진동을 느낄 수도 있다 / 우주 비행사의 75%가 수면제를 먹는 이유 / 우주선Cosmic Ray에 노출되면 치매에 걸리기 쉽다 / 방사선은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위험하다 / 운석은 충돌한 우주 먼지의 파편이다 / 조약돌만 한 우주 먼지도 우주복을 뚫을 수 있다 / 달에 지진계가 설치된 까닭은? / 인간은 우주에도 쓰레기를 버린다 / 우주복에도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 공상 과학 속 과학 화성의 폭풍은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8장 우주에서 마음 챙기기
공존 능력이 없으면 우주여행이라는 특권을 누릴 수 없다 / 잘 훈련받은 우주 비행사도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다 / 우주에서 왕따를 당한다면? / 직선 무늬는 공간을 덜 비좁아 보이게 한다 / 우주에서도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 우리는 물건을 사유화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과시한다 / 손마디를 꺾는 습관으로도 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 / 리더의 권위를 적절히 활용하는 법 / 굉음만으로도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다 / 매혹적인 꽃향기도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 공간이 너무 비좁으면 폐소 공포증이 생겨날 수 있다 / 트랜스, 죽음으로 이끄는 달콤한 환각 / 떨어진 식욕을 끌어 올리려면 / 우주선도 ‘새것’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 태양의 공짜 난방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 우주 공간에서 냄새를 맡는 공상에 빠진다면? / 1분이 영원처럼 느껴질 때의 괴로움 / 모르는 버튼을 함부로 누른다면? / 향수, 여행의 흥분이 지난 뒤 오롯이 남는 것 / 너무 오래 혼자 있는 사람도 위험하다 / 햇빛을 많이 못 받아도 우울증에 걸린다 / 우울증에 빠지면 삶에 희망을 갖지 못한다 / 깊은 슬픔에 빠지면 타인의 선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 사생활 보호보다 안전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제3부 우주여행 본전 뽑기
9장 여행지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들
우주에서 제일 처음 셀카를 찍은 우주 비행사는 누구? / 매 순간 온 마음을 다해 보라! / 우주에서도 섹스를 할 수 있을까? / 궤도 여행이 준궤도 여행과 다른 점 / 우주에서도 음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 미소 중력에선 누구나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될 수 있다 / 우주 천체는 결코 반짝이지 않는다 / 우주를 유영하는 즐거움 / 400km 상공에서 파티를! / 달의 뒷면은 정말로 어두울까? / 달의 하늘은 어둡고 별들로 가득 차 있다 / 몸무게가 80kg인 사람은 달에서는 14kg이 된다 / 달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다? / 달에는 현무암으로 이뤄진 ‘바다’가 있다 / 달에는 물이 없는 늪도 있다 / 분화구 벽에서 스노보드를 즐겨보자 /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광지 / 달의 동굴 호텔에서 하룻밤 묵기 / 망원경으로 우주의 신비를 목도하는 즐거움 / 다이아몬드보다 귀한 광물을 발견할 기회 / 장기간 여행의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려면 / 공상 과학 속 과학 시간 이동 따윈 불가능하다! / 당신도 천체의 최초 방문자가 될 수 있다 / 화성의 위성에 가보면 화성을 더 잘 알 수 있다 / 화성엔 과연 생물이 존재할까? / 화성은 달과 지형이 많이 다를까? / 화성엔 사람 얼굴을 닮은 지형도 있다 / 화성의 극지방이 스위스 치즈 표면과 비슷한 까닭은? / 화성엔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이 있다 / 적철석을 캐내 장신구를 만들어볼까 /화성에도 회오리바람이 있다 / 화성의 하늘은 녹슨 주황색이다 / 화성에 영구 거주지가 마련될 수 있을까?
제4부 즐거운 나의 집으로?
10장 화성에 눌러 앉거나 지구로 돌아오거나
화성에서도 우물을 팔 수 있을까? / 동물을 키울 수 있다면 아이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 화성을 지구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 화성에서도 집단의 상호작용은 중요하다 / 화성 거주인은 인간일까, 외계인일까? / 화성 이주를 가로막는 다양한 제약들 / 여행 전의 나와 여행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 다시 지구에 마음을 붙이려면 / 지구에서 생활 가능한 신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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