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 얼마나 좋을까』는
다산 정약용의 시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20수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 책입니다.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은 정약용이 1796년 규장각 교서로 근무할 때 쓴 작품입니다. 답답하고 우울하며 정적인 상황에서 행복한 기분이 드는 상황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상상하고는 말미에 불역쾌재(不亦快哉:그 얼마나 좋을까)를 후렴처럼 붙어 놓았습니다.
시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등장합니다. 경치를 가로막은 처마를 확 걷어 낼 때, 묶여 있던 매가 찬바람을 맞으며 시원스레 날아오를 때, 시름겨운 밤 걸걸한 노래를 크게 한 자락 뽑아 낼 때 등 생각만 해도 마음속이 후련해지는 순간들을 노래했습니다.
당시 정약용은 노론 세력으로부터 심한 참소와 모함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국왕 정조는 무척 그를 총애하였지만, 왕의 총애가 깊어질수록 그를 향한 참소와 모함은 심해져 갔고, 이로 인한 답답함과 불안함이 늘 그를 괴롭혔습니다.
정약용은 이러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불역쾌재행」을 지으며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럴 때면 정약용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 나와는 것처럼, 한번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것이 공상이라 할지라도 잠시나마 행복해진다면 현실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데 분명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역 : 김준섭
대학에서 한문교육을,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한문학을 전공하였고,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에서 한문을 공부하였습니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출판콘텐츠실에 근무하면서 우리 고전을 대중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논문으로 「졸옹 홍성민 문학 연구」, 「지봉 이수광 당시관의 실제」가 있습니다.
그림 : 김세현
오랫동안 아침에 일어나 먹을 갈고 붓글씨를 쓰는 일로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를 시작해 왔다. 일상이 선비의 삶이기를, 나날이 정진하며 그림을 그린다. 경희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을 해 왔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정신을 그림책으로 계승하기 위해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2004년에 제 4회 출판미술상을 받았으면, 2009년에는 불로냐 국제도서전 주빈국관 원화 전시 작가로, 2016년 IBBY 그림부분 어널리스트 선정되었다. 그림책 『만년샤츠』,『준치 가시』,『엄마 까투리』 등에 그림을 그렸다.
목 차
2 막힌 물길 툭 터 주어
3 푸른 하늘 날아오르면
4 세찬 여울에 다가들어
5 저물녘 서풍 불어
6 말에서 내려 배에 오르니
7 가을 바람 맞고 서니
8 모조리 헐어 내어
9 세찬 비 쏟아져서
10 집채만 한 바위 뽑아
11 교외로 훌쩍 나서니
12 큰 붓을 움켜쥐고
13 판을 쓸어 엎어 버리면
14 고요한 밤 진탕 취해
15 한겨울에 사냥 나가
16 취해 잠들었다 문득 깨어
17 오랜 친구 우연히 만나서
18 범 같은 기세로 구렁이를 쪼으니
19 나무 끝에서 예쁜 달이
20 기쁜 소식 들려와
작품 해설
불역쾌재행, 스무 가지 행복한 순간 | 김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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