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 책 소개

작품 속의 화자가 작가 자신인 [적]은 장클로드 로망이라는 전대미문의 인물과 그의 가공할만한 사기 행각, 그리고 일가족 몰살이라는 이 예외적인 사건을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르 그려내고 있다. 작가가 사건에 매료되어 범죄자에게 편지를 쓰고 작품화의 의도를 밝힌 후 그의 재판에도 참석하고 범인의 행적을 그래도 추적해 간다. 하지만 최대의 작가가 텍스트 속에 깊숙하게 연루되지 않도록 그저 냉정하게 살인자의 여정을 서술해 나갈 뿐이다. 책을 쓰는 동안 작가의 마음 속에 일어났던 고통스러운 고백 또한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작품은 평온하면서도 배신적인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을 들이밀고 있다.

▣ 작가 소개

현재 프랑스에서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 한사람인 엠마뉘엘 카레르는 195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6년 소설 [콧수염]을 발표하면서 몽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이한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존 업다이크로부터 절찬을 받았듯, 눈속임의 전문가이며 괴기담의 대가인 그는 능수능란한 <가정법>을 구사하여 허구가 현실을 능가하고, 이성이 상상 앞에서 흔들리고, 부조리 앞에서 논리가 굴복하며 익살이 비극에 잠식당하는 정확한 시점, 그 민감한 경계 지점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그의 작품으로는 [용기][콧수염][베링 해협][안전지대][닿을 수 없는 곳][나는 살아 있고 당신들은 죽었다:필립 K. 딕의 전기][겨울아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