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여성 혐오라는 오래된 미래
우리는 공식적인 주제에 대해 지금껏 대체로 어떤 쪽이 목소리를 냈는지 알고 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누가 대학에 들어가고, 책을 쓰고, 공직에 오르고, 군대를 지휘하고, 판사와 검사와 의사가 되고, 중대사를 결정하고, 국가를 운영했는지 안다. 그러는 동안 그 맞은편에 있는 인류의 절반은 배제당하고 외면당했다. 2016년, 남성이 여성의 발언권을 가로채고 자연스레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신조어 ‘맨스플레인man+explain’이 그토록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여자들의 역사는 지워진 역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구인의 절반이나 되는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당할 수 있었는지가 놀라울 따름인데, 이 책을 따라 역사적으로 남성들이 자신의 발언권과 기록하고 기록될 권리를 독점하기 위해 얼마나 교묘한 기술을 사용했는지를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정도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동시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 유명 배우가 진짜 페미니스트와 가짜 페미니스트를 구분해 자신이 정한 ‘진정한 페미니스트’ 기준에서 탈락한 여성들에게는 ‘메갈리아’ 혹은 ‘폭도’라 낙인찍고, 국가 공직자가 많은 기자들 앞에서 “여자는 열등하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현재 우리 사회는, 감히 자신의 생각을 갖고 그것을 소리 내 말하는 여성들을 ‘타락한 여자’라 낙인찍고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고 주장했던 수백 년 전 과거에서 얼마나 진보했는가?
남자 천재들이 세계를 만드는 동안
여자들은 뭘 했죠?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광고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카메라는 여자아이들에게 알고 있는 발명가의 이름을 대보라고 한다. 어린 여자아이들의 입에서 답변이 쏟아진다. 토머스 에디슨, 벤저민 프랭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앨버트 아인슈타인,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그런 다음에는 그 여자아이들에게 알고 있는 ‘여성’ 발명가들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질문한다. 여자아이들은 머뭇거리며 누구의 이름도 대지 못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 전환. 타비타 바비트가 만든 원형 톱, 마르타 코스튼이 만든 신호탄, 마리아 비슬리가 만든 구명 뗏목, 페트리샤 베스가 고안한 레이저 백내장 수술법, 사라 마더가 만든 수중 망원경, 마리아 페레이라가 만든 심장 수술 접합제, 거트루트 벨 앨리온이 만든 백혈병과 HIV, 말라리아 약,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만든 첫 번 째 컴퓨터 알고리즘… 수많은 여성 발명가들의 이름을 듣고 놀란 여자아이들에게 광고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너는 무엇을 만들 거야What are you going to make?’ 대체 이 많은 여성들의 이름은 왜 어디에도 적히지 못했을까? 왜 우리는 그 이름들을 들을 기회를 얻지 못했을까?
이런 문제의식은 저자 재키 플레밍이 『여자라는 문제』를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플레밍은 이렇게 지워지고 사라진 여성들을 ‘역사의 쓰레기통 속에 처박힌 여자들’이라 표현했다. 남자들만 가득한 역사책과 위인전집은 ‘여자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음’을 사람들의 무의식에 주입시킨다. 그러면 다음 세대는 성별을 막론하고 이것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한다. ‘그런 것은 여자답지 않다’고, ‘여자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다양한 분야의 여성 롤 모델 부재는 곧 여성의 선택권 박탈로 이어지며 이렇게 역사는 반복되고 남성 중심 사회는 유지된다. 이것이 ‘의도’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여자들
여자들은 더 많이 말하고, 말해져야 한다
그렇기에 역사의 쓰레기통 속에 처박힌 여성들을 끄집어내는 일이, 그 여성들을 쓰레기통에 집어넣기 위해 남자들이 어떤 일들을 해왔(고 여전히 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플레밍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여자를 가정이란 영역에 가두어 그들의 역할을 지우고, 그들의 업적을 가치 절하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남성은 중요한 일을 맡는다’는 명제를 강화하기 위해 목소리와 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얼마나 우아하면서도 교묘한 술수를 부려왔는가.
사람들은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은 알고 있지만 그가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함을 강변한 지독한 성차별주의자였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천부 인권’을 주창한 장 자크 루소가 “여자는 남자를 위해 태어난 존재로 여자에게는 인권이 없으며 교육시킬 가치도 없고 정치에 참여할 권리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사실은 알지 못한다. 천재 비평가 존 러스킨이 “여자들의 진정한 재능은 칭찬하는 데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드물다.
또한 사람들은 다윈, 루소, 피카소는 알지만 여자로는 세계에서 최초로 의학 박사 학위를 딴 네 명의 여의사, 추상 대수학의 황금시대를 연 에미 뇌터, 근대 과학사 최초의 여성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시집을 출간한 필리스 위틀리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과학, 의학, 스포츠, 예술… 수많은 분야를 개척한 ‘최초의 여성들’은 남자들이 만든 무수한 벽에 부딪혀 낙인찍히고, 조롱당하고, 무시당하는 수난을 겪은 후에야 겨우 역사의 쓰레기통 행을 면할 수 있었다. 재키 플레밍이 이 책에 되살려놓은, ‘여자라는 문제’를 돌파해낸 ‘문제적 여자들’은 그래서 더 눈부시다.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을 역사의 쓰레기통에서 구해내야 한다. 또한 힘겹게 역사책에 살아남은 ‘문제적 여자들’의 역사를 더 많이 말하고 반복해 곱씹어야 한다. 적어도 그동안 언급되어온 남자들의 수만큼.
누구의 말도 그대로 취하지 말지어다
여자들이여, 웃고 질문하고 불평하고 떠들어라
“여자는 열등해.” “우리 때는 여자가 있지도 않았어.” “아니 언제 이렇게 여자가 많아진 거야.” 모두 올해, 대한민국 외교부 국장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야말로 ‘현실이 풍자를 이기는’ 2017년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얼마나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싶어 조금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책 속의 일들이 한국에서는 오랜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기에, 그만큼 큰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100:68이라는 걸 지적하면 “여자들은 그만큼 능력이 없고, 일을 적게 하고,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댓글이 전광석화처럼 따라붙는 우리 현실에, 『여자라는 문제』는 국적만 바꾸면 거의 ‘대한민국 여혐 보고서’와 마찬가지인 셈이니 말이다.
한편으로 이 책은 오늘날 여전히 남아 있는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자들에게 건네는 격려이기도 하다. ‘타락한 여자’라는 낙인을, 못났다는 조롱을, 김치녀와 된장녀, 맘충, 꽃뱀, 창녀, 꼴페미라는 딱지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낙인찍혔던 여자들과 낙인찍었던 남자들 중 어느 쪽이 오늘날 웃음거리가 되는지를 보라고. 그러니 무서워 말고 앞을 보고 나아가라고. 마음껏 떠들고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것이 되라고.
우리 사회는 당연한 것에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의아함을 드러내고,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되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질문하는 이들에게 빚지고 있다. 그 빚을 갚는 방법은 그들과 함께 질문하고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일 테다. 그리고 그 무엇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영국 왕립 학술원의 기치이자 이 책의 모토이기도 한 “누구의 말도 그대로 취하지 않도록”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를,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60대의 노장 페미니스트 작가가 펜을 든 이유일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재키 플레밍
Jacky Fleming
1955년 런던에서 태어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첼시예술대학과 리즈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대학 재학 당시 과제로 제출했던 만화가 1978년 페미니스트 잡지인 〈스페어 립Spare Rib〉에 실렸고, 이 만화를 담은 엽서 시리즈가 발매되어 여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자 나중에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1991년 첫 책인 『피투성이 기관사가 되어라Be A Bloody Train Driver』를 출간한 이래 여섯 권의 책을 더 선보였다. 〈가디언The Guardian〉 〈옵서버The Observer〉 〈뉴 스테이츠맨 앤 소사이어티New Statesman & Society〉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학 시절 순수예술을 공부하다 페미니즘을 처음 접했고 페미니스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서야 비로소 삶의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찰스 다윈의 여성 차별적 과학 이론을 시작으로 소위 천재 과학자와 사상가들의 여성을 향한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주장들을 접하며 분노했다. 그리고 여성을 철저히 배제해온 주류의 역사가 여성들을 더욱 무력하게 만드는 의도적인 문화 기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나긴 세월 여성이 쌓아온 무수한 업적이 담긴 ‘역사의 쓰레기통’은 그동안의 불평등을 자연스럽고 당연하며 합당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 쓰레기통에 담긴 이야기들을 오늘날의 어린 세대에게 알려야겠다는 목표로 이 책 『여자라는 문제』를 펴냈다. 이 책은 독일, 폴란드, 스페인 등에 번역 출간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프랑스의 아르테미시아 협회가 주관하는 여성주의 만화상 프리 아르테미시아Prix Artemisia 2017년 유머 부문 상을 수상했다.
역 : 노지양
자유 방목형 전문 번역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라디오 ‘유열의 음악 앨범’, ‘황정민의 FM 대행진’ 등에서 방송작가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CEO의 저녁 식탁』,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성찰』, 『낯설지 않은 아이들』, 『결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보헤미안의 파리』,『좋은 것에 집중하라』, 『스타일 중독자들』, 『남자매뉴얼』, 『레이첼 조의 스타일 시크릿』,『마음에게 말 걸기』,『네가 있어 행복해』『세상 모든 행복』, 『스틸 미싱』, 『고양이 제시, 너를 안았을 때』,『나는 왜 패션을 사랑하는가』등이 있다.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