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림 바보들은 그림 컬렉팅을 어떻게 할까
그림을 즐기면서 아트테크도 관심 있는 미술애호가들을 위한 컬렉팅 안내서
‘그림은 좋은데, 구매는 왠지 꺼려지고 불안하다.’
그림에 관심을 가진 아마추어 미술애호가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왜 그럴까? 국내 미술품 시장에 객관적으로 작품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급자인 작가와 화랑이 제시하는 정보와 가격만 있을 뿐인 시장에서 수요자는 구조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평소 미술관을 자주 찾고 화랑에서 작품을 구매하곤 했던 아마추어 미술애호가들이 뭉쳤다. ‘호요미(好樂美)’가 바로 그 모임이다. 호요미는 지난 2006년부터 국내 작가와 작품들의 가격을 비교 분석해 국내 최초로 미술품가격지수((KAPIX)를 발표하며 컬렉터들에게 정확한 작품 가격 정보를 제공해왔던 최정표 교수(건국대 경제학과)가 주축이 돼 결성한 모임이다.
모임의 명칭인 호요미(好樂美)는 논어 제6 옹야편(雍也篇) 20장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알기만 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에서 따왔다. 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미술을 즐기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다.
2007년 시작된 호요미 모임은 아예 출발부터 ‘미술품 감상, 미술평론가, 작가 등의 초대 강연 및 토론, 국내외 유명 미술관 방문, 미술품 시장 공부 등을 주된 활동으로 삼아 눈을 즐겁게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을 지향한다’는 회칙을 만들어 그림 공부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그 꿈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게 바로 공부모임에서 계(契)모임으로 바꾼 2012년부터다.
호요미는 그림계로 바뀌면서 회칙도 다시 만들었다. 계는 우선 인원이 확정되어야 하고, 각 계원은 일정한 계금을 매달 납부해야 하고, 매달 계 타는 사람도 정해야 하기에 계모임은 어느 정도 구속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2명의 첫 계원이 모여 1인당 일정액의 계금을 모아 매달 한 명이 그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최소 1점 이상을 사는 그림계의 구매력을 먼저 알아본 것은 화랑들이었다. 호요미의 초청에 화랑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계원들은 믿을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화랑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림계는 예상 밖의 호응속에 현재까지 5기 모임이 진행 중일만큼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호요미 계원들의 아트테크 원칙은
이 책은 그림 사는 계모임을 하는 열세 명의 신사 숙녀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미술과 행복한 동행을 해나가고 있는지에 관한 글이다. 지난 10년 간 절반은 그림 공부모임으로, 절반은 계를 통한 그림 투자모임으로 활동해온 이들의 이야기가 미술을 좋아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미술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호요미 계원들은 “기본적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수요가 커져야 예술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공통의 인식 하에 호요미 계원들이 세운 나름의 그림 투자 원칙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3-3법칙’이다. 호요미에서 화랑에 요청하는 그림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는다. 가능하면 30대의 신진 작가 작품을 요구한다. 이미 검증이 끝난 작가는 작품 가격이 높기에 잠재력이 높으면서 소속 화랑이 기대를 가지고 키우는 작가를 원한 것이다.
작품 가격도 300만 원대로 묶었다. 즉 호요미에 소개되는 그림은 30대 작가의 300만 원대 작품으로 한정된 것이다. 호요미는 이를 ‘3-3법칙’이라고 부른다.
호요미가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는 곗돈으로 신진작가의 그림을 사서 오랜 기간 즐겁게 감상하다가 10년 또는 20년 후에 그 화가가 유명 작가로 부상하여 그림 가격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호요미에는 이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이유도 있다. 기왕이면 젊은 화가들에게 용기를 주자는 것이다. 컬렉터와 작가로 인연을 맺은 젊은 화가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다는 건 컬렉터에게 큰 보람이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저 : 강지남
월간 신동아 기자.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사회학과 국문학을 전공했다. 서울종합과학대학원 i-MBA(technology management) 및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 MSTM(Master of Science in Technology Management·이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2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주로 신동아 취재기자로 일해 왔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다. 무엇이든 글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목 차
프롤로그 Ⅱ ‘그림’이 아니어도 좋다(강지남)
01. 최정표의 이야기 - ‘고흐는 왜 비쌀까’, 경제학자의 호기심
02. 박은관의 이야기 - 작가에게 붓을 잡게 하는 사람이고 싶다
03. 김낙회의 이야기 - 그림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샤워
04. 조태훈의 이야기 - 집을 살리는 큐레이션의 묘미
05. 임영철의 이야기 - 미지의 그림 세계에 대한 궁금증
06. 안경태의 이야기 - 붓을 든 회장님
07. 김도균의 이야기 - 공장에 걸어둔 그림 한 점
08. 지동현의 이야기 - 재능이 없다면 제대로 즐기자
09. 김신배의 이야기 - 즐기며 공부하는 미술 여행자
10. 이동규의 이야기 - 그림이 궁금한 ‘호기심 천국’
11. 이무경의 이야기 - 미술은 진정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사람의 것
12. 홍준형의 이야기 - 그림은 해방감과 즐거움의 공간
13. 김순응의 이야기 - 취향을 버려라, 그림 앞에 겸손해라
에필로그 그림 투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하여(interview with 손엠마 갤러리 E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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