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간’이라는 것
그 자신이 사회적 불평등을 뼈저리게 경험한 청년 세대의 일원이자 문화연구자 천주희는 우리 사회가 지닌 장애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서 “분리의 기원”과 “다수라는 집단의 편의”에 의문을 제기한다. 문화평론가 정지우는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노동 재해를 열거하면서, 우리가 ‘인간’을 인간으로 사고하지 않은 결과 ‘인간의 자리’를 어떻게 상실했는지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출간마다 적잖은 사회적 이슈를 일으켜 온 김민섭은 자신의 아이 이름을 ‘린’이라고 짓기까지의 이야기를 씨줄로 삼고,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뇌하며 ‘이웃 린’이라는 한자에 주목했던 식민지 시대 젊은 지식인들을 날줄로 삼아 ’사회적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환기한다. 인권활동가 류은숙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MB의 밥상을 세 번이나 차리게 된 이색적인 경험담을 소개하며 ‘존재’가 아닌 ‘열심’을 섬기는 나라에서 어떻게 인간으로 살 수 있는지 묻는다.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성원은 태초의 ‘인류’가 ‘인간’으로 진화해 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한편, 일상에서 죽음을 밀어내고 내일을 상상하는 힘도 잃어버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하승우는 1980년 광주의 기억으로 글을 시작하면서 “곁에 서는 것으로서의 정치”를 통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고유한 활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남순은 ‘탈영토적 고향’이라는 개념을 들어 진정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물으면서 이 물음 자체가 우리가 살면서 지속적으로 성찰해야 할 ‘과제’이며 ‘여정’임을 강조한다. 프랑스로 망명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활발한 사회정치 활동을 해온 홍세화는 ‘생각’이 ‘회의’로 나아가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하며 ‘사람’과 ‘괴물’ 사이에 선 우리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모든 증언에는 공백이 있다. 증인은 살아남은 자들이며, 그래서 모두가 어느 정도는 특권을 누린 자들일 수밖에 없다. 아우슈비츠의 평범한 수인(囚人)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진정한 증인이 될 수 없다. (…) 이 책에 글을 쓴 이들이 처한 입장도 증언자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비참한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윤리적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역사에는 미처 우리가 기록하지 못한 수많은 공백이 있다. 결국 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을 독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서문]에서
이 책 [서문]에서 전성원은 조르조 아감벤의 일화를 들어 “증언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증언이 결여하고 있는 것에 있다”고 말하면서 글쓴이들의 입장도 증언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고백한다. 결국 인간에 대한 성찰은 글쓴이 8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경험과 고백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기에 이 책에 기록되지 못한 공백,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을 독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나의 현실’로서
인간과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각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을 필자로 선정한 것은 이 책이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그치지 않고 삶 한복판의 풍경을 드러내는 구체적이고 살아 있는 목소리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 책에 글을 쓴 8인은 ‘우리가 인간이 아니게 되는 순간’에 대한 뼈아픈 고백 및 자기반성과 더불어, ‘인간이 되는 조건’을 관념이나 이상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현실’로서 이야기함으로써, ‘나는 언제 인간으로 살아 있다고 느끼는지’ 독자와 함께 체감하고 ‘인간에 대해 사유하는 일’이 왜 지금 시대에 더 강력하게 요구되는지 고민해보고자 했다.
작가 소개
저자 : 천주희
삶의 좌표가 이동하면 그곳에서 질문을 던지고 글을 쓴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학자금 대출과 부채 문제를, 백수일 때는 예술가로서 빈곤한 삶을, 직장에 다닐 때는 여성들의 노동을 고민했다. 지금은 새로 태어난 조카 덕분에 차별, 비/정상, 비/장애라는 렌즈로 세상을 다시 보고 있다. 대표 저서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가 있다.
저 : 전성원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 1970년 통일로 연변 구파발에서 태어나 특전사 사령부 인근 거여동에서 성장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이어 세상을 떠난 1979년 12월, 특전사 사령부에서 갑자기 울린 총소리를 들었다. 1980년 입원한 담임교사를 병문안하러 간 대학병원에서 중무장한 계엄군과 맞닥뜨린 뒤 ‘5월 광주’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중학교 3학년이던 1985년 11월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 농성 사건을 학교 옥상에서 바라보았다. 1986년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인근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건국대 근처 사회과학서점 인에 들락거리다 우연찮게 건국대 사태를 목격했고, 이후 시위 현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1987년 서울지역고등학생운동연합(서고련)을 결성해 그해 겨울 공정한 대통령선거와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며 명동성당에서 벌어진 농성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3년간 막노동자로 전국을 떠돌았다. 1991년 고교 2년 후배 천세용의 분신사건을 보았고 이듬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 광고기획사에서 한보그룹 등의 브로슈어나 관련 책자들을 만들다가 수서비리사건으로 그간의 삶에 회의를 느껴 퇴사한 뒤 새얼문화재단에 입사해 2012년 현재까지 『황해문화』에서 일하며, 평화박물관?space99 운영위원, ‘사람으로 본 20세기 문화예술사 -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의 운영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아뿔사, 난 성공하고 말았다』를 다른 사람들과 펴냈다.
저 : 정지우
작가 겸 문화평론가, 팟캐스트 진행자. 고려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청소년기에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소설 쓰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러 권의 인문학 책을 썼다. 첫 책인 『청춘인문학』은 당시 기성세대가 주도하던 ‘청춘 담론’이 정작 청춘의 실제 삶을 겉돌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었고, 이후 『삶으로부터의 혁명』(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등 우리 사회와 문화 전반으로 논의를 확장한 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특히 한국 사회의 특징을 분노로 규정하고 이를 철학적으로 탐구한 『분노사회』의 출간으로 독창적인 신예 저술가로 주목받았다.
최근까지 세월호 문제 등과 관련하여 인간 이타성을 탐구한 『사람은 왜 서로 도울까』, 소비의 시대에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묻는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등을 출간했다. KBS, MBC, SBS, EBS, TBS 등 여러 방송국의 책 프로그램과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으며, 수년간 팟캐스트 <뼈가 있는 책>과 <정지우의 인문학적 순간>을 진행해 왔다.
『고전에 기대는 시간』은 청춘을 바치듯 고전을 읽은 끝에 발견한 ‘고전의 쓸모’에 대한 이야기이자, 고전에 기대어 삶을 견뎌 낸 자전적 기록이다. 그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어떻게 실제 삶이 되어 왔는지를 일기장보다 내밀하게, 그러면서도 문학 전공자의 정확성과 깊이를 가지고 치열하게 담아냈다.
저 : 하승우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희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에서 일하다 2007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지행네트워크'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행동하는 지식인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지행知行이라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정치학을 전공한 것은 우연이었다. 시험 성적에 맞춰 지원했을 뿐 정치에 관심은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학문에 대한 뒤늦은 관심 탓이었지만, 대학원의 교육 과정은 그 호기심을 채워 주지 못했다. 정체성을 강조하는 학교 밖 학문 공동체들에도 정을 주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2001년 풀뿌리 운동을 만났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미 현실에서 구현하는 운동이 있었다니! 그때부터 연구와 활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삶이 받쳐 주니 생각의 힘이 부쩍 강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삶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며, 중심에서 멀어지는 삶을 기획하고 있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녹색당 평당원이다. 동네에서 몇 개의 독서 모임과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책세상, 2003), 『세계를 뒤흔든 상호부조론』(그린비, 2006), 『참여를 넘어서는 직접행동』(한양대학교출판부, 2007) 등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간질 대마왕’, ‘까칠한 로맨티스트’라 부르지만, 곁의 애인은 ‘날카롭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남자'라 부른다. 사회의 모순과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날카롭고 까칠해야 하지만 삶의 방향은 사랑과 우정을 향해야 한다고 믿는다. 관심사는 풀뿌리민주주의와 아나키즘, 자치와 공생의 삶이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구성하고 함께 나누는 삶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뭔가를 알아갈수록 그렇게 살지 못하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부족한 삶의 2퍼센트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의미를 채우는 방법이라 믿고, 벗들의 우정과 애인의 사랑이 있어 그 노력이 힘들지만은 않고 행복하다. 그 행복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저 : 김민섭
309동1201호
1983년에 서울에서 태어났고 망원동에서 어린 시절을 거의 보냈다. 309동 1201호라는 가명으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펴내고, 2015년 12월에 대학에서 나와 대리운전을 시작하며 바라본 사회의 모습을 토대로 『대리사회』를 펴냈다. 그 이전까지 대학, 대학원을 떠나 본 일이 없는 현대소설 연구자였다. 글이라고는 논문만 읽고 썼고 4년 동안은 글쓰기 교양 과목을 강의했다. 하지만 대학 바깥에 더욱 큰 강의실과 연구실이 있음을 알았고, 세상으로 걸어 나왔다. 이제는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논문이 아닌 글을 쓴다.
저자는 대학에서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어느 중간에 위치한 ‘경계인’이었다. 강의하고 연구하는 동안 그 어떤 사회적 안전망이 보장되지 않았고 재직증명서 발급 대상도 아니었다. 서류에 존재하지 않는 인간으로 8년 동안 존재했다. 그러한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에게 보이는 어느 균열이 있다. 그는 언제나 경계인으로서의 시선을 유지하면서 그 균열의 너머와 마주하고 싶다. 그렇게 작가이자 경계인으로서 계속 공부하고 노동하며, 글을 쓰고 싶어 한다.
저 : 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이다. 독일과 미국에서 공부하고 한국과 영국의 대학에서 가르친 후, 2006년부터 현재의 학교에서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적, 신학적 담론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하여 코즈모폴리턴 권리, 정의, 환대, 사랑의 문제에 학문적, 실천적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21세기 영구적 평화를 위하여》(2015), 《디아스포라 페미니스트 신학: 아시아와 신학정치적 상상Diasporic Feminist Theology: Asia and Theopolitical Imagination》(2015), 《코즈모폴리턴 신학: 불균등한 세계에서의 행성적 환대, 이웃 사랑, 연대의 재구성Cosmopolitan Theology: Reconstituting Planetary Hospitality, Neighbor-Love, and Solidarity in an Uneven World》(2014) 등이 있다.
저 : 류은숙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로 일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인권연구소 창’의 활동가로 있다. 두 단체 모두의 창립 구성원이다. 인권 활동에서 개인 수익을 갖지 않는다는 활동 원칙으로, 생계는 식당 알바로 해결하며, 인권 활동과 관련된 수입은 인권 운동에 써왔다.
뚱하고 말하기 귀찮아하는 성격에 긴 강연을 하는 것도, 방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성격에 온갖 집회를 쏘다니는 것도, 사교성 없고 냉정한 성격에 사람들과 술자리를 자주 갖는 것도 다 인권운동이 시킨 일이라서 한다. 글쓰기를 지독히 싫어하면서도 지금껏 일주일에 한두 편씩은 꼭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이 모든 일을 진짜 즐겁게 하게 될 날을 소망하며 오늘을 동동거린다.
인터넷 주간인권신문인 〈인권오름〉에 주로 글을 써왔고, 『인권법』, 『아이들에게도 권리가 있다』, 『아이들의 인권 세계의 약속』, 『중학생을 위한 국제이해교육』, 『인권교육 길잡이』, 『군 인권 교육교재』 등을 여러 사람과 함께 썼다. 초등학교 6학년 읽기 교과서에 〈인권의 가치〉편을 쓰기도 했다. 2009년 현재 방송대학 TV의 〈인권법 강의〉 중 ‘류은숙의 인권문헌 읽기’를 가르치고 있다. “가장 낮은, 가장 약한 사람들의 열망으로 바꿔 온 인권의 역사”를 담은 《인권을 외치다》(푸른숲)을 썼다.
저 : 홍세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대 공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하였다. 이듬해 10월 금속공학과를 그만두고 1969년 다시 서울대 문리대 외교학과에 입학한다. 입학후 대학재학중에는 문리대 연극반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1972년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당했으나, 1977년 우여곡절 끝에 졸업을 한다. 1977년 부터 79년까지 '민주투위' '남민전' 활동을 시작했고, 1979년 3월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으로 갔다가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빠리에 정착한다. 1982년 이후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면서 망명생활을 했다. 2002년 귀국하여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충고와 비판을 하고 있다. 2009년 4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의 새 편집인으로 선임되었다.
홍세화는 자신에 대해,
"두가지 우연이 있었다. 하나는 프랑스 땅에 떨어진 것. 또 하나는 파리에서 빈대떡 장사를 할 자본이 없었다는 것. 아무 카페든지 한 귀퉁이를 빌려서라도 빈대떡 장사를 해보겠노라고 마누라와 꽤나 돌아다녔다. 그 때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면 지금도 열심히 빈대떡을 부치고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나는 빈대떡을 아주 잘 부친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 대신에 나는 빠리의 빈대떡 장사'? 글쎄,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아무튼 두가지 우연과 몇가지 필연,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란 게 합쳐져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나는 나이를 꽤나 먹었지만 나이 먹기를 꽤나 거부하려고 한다. '양철북'의 소년도 아니면서 말이다.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는 게 주책없는 일임을 안다. 그렇다고 거게 하릴없는 수작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는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한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봤자 사병으로 남는다. 실제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이 사병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오래 전부터 가졌던 생각이다. 따라서 나에겐 나르시시즘이 있다. 내 딴에는 그것을 객관화함으로써 자율통제 하려고 애쓴다. 그러면 전투는 왜 하는가? 살아야 하므로. 척박하나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이고자 한다. 거름이고자 하는 데에는 자율 통제가 필요치 않다. 욕망이 춤춘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 이고 싶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김규항등저,『아웃사이더를 위하여』,아웃사이더,2000)
라고 말한다.
1995년 자전적 에세이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에게 똘레랑스라는 말에 대해서 각인 시켰주었던 작품으로 영업용 택시기사 시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프랑스에 망명하기까지의 곡절, 그가 바라본 프랑스 사회의 단면, 학생운동에 투신했던 대학시절의 추억 등 그 애환의 어제와 오늘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1997년 『르 몽드』에 실린 기사묶음인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를 번역하였다. 1999년 문화비평 에세이인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를 출간하였고, 2000년 단행본 『아웃사이더를 위하여』와 격월간 「아웃사이더」를 발간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의 퇴보하는 민주주의를 염려하며 『생각의 탄생』과 『민주주의의 무기, 똘레랑스』를 쓰거나 번역하였다.
'똘레랑스'라는 용어를 각인시키며 1995년 자전적 에세이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은 언론인이자 평론가, 사회운동가이다. 2002년 귀국하여 지금까지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한국 사회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목 차
천주희 _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정지우 _ 그 속에는 명백하게도 타인에 대한 ‘실감’이 있었다
김민섭 _ 나는 결국 아이 이름을 ‘린’으로 지었다
류은숙 _ MB의 밥상을 세 번이나 차리며 ‘열심’을 추궁하다
전성원 _ 인간이 손에 넣은 가장 위대한 것
하승우 _ 곁에 선다는 것,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강남순 _ ‘진정성’의 실종 시대, ‘진정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
홍세화 _ ‘사람’과 ‘괴물’ 그 사이, 회의하고 또 회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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