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 힘들어!
참으로 지겨운 인생이구나……
그래서 죽기로 결심한 순간, 눈앞에 괴짜 3인방이 나타났다
이 작자들, 대체 뭐지?
생각연구소 소장은 무자비한 논리로 내 속을 뒤집어놓고
감정수련원 원장은 감추고 싶은 불편한 마음을 자꾸만 들춰낸다
또 행동체육관 관장은 내 모든 걸 측정하겠다며 사정없이 몰아붙이네
이게 뭔 난리냐 싶지만
일단은 한번 더 만나보고 살든지 말든지 결정하자!
정신과 의사생활 10년. 『인턴일기』를 펴내며 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저자가 자신의 청년 시절과는 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청년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의사로서, 기성세대로서 그는 그들의 멘토가 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생각-감정-행동’이라는 연결고리를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생각을 고쳐먹으면 감정이 바뀌고, 행동이 변화하면 다시 현실의 자신이 바뀌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엔 생각연구소 소장, 감정수련원 원장, 행동체육관 관장이 등장해 주인공인 나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나’는 취준생으로 입사 원서만 넣으면서 버틴 세월이 꼬박 3년이다. 학창 시절 성적은 중상위권에 들어 나름 괜찮았고, 여자친구도 사귄 적이 있어 모태솔로 콤플렉스 같은 건 없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스타일이고, 엄마는 나한테 불만을 드러내진 않지만 한숨을 길게 내쉬곤 한다. 하지만 이 정도 가정사와 약간의 불편한 관계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삶을 마감하려 한다. 그럴듯한 직장에 취직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 여자친구는 내가 떠나보냈다. 그녀의 미래까지 발목 잡히게 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진 지도 오래다. 나는 한강다리 난간에 선다. 허공에 몸을 날리기 직전이다. 물론 죽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망설이고 있는데 난간에 붙은 메모가 보였다. 생각연구소, 감정수련원, 행동체육관의 존재를 알리는 낙서 같은 메모. 셋 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한번 만나본다고 해서 손해 날 건 없지 않은가. 죽음은 잠깐 보류하자.
첫 번째 만남―생각연구소, “무슨 생각이든 연구해드립니다”
연구소는 깔끔한 현대식 건물 2층에 있었다. 가구며 물건이 가지런히 정돈된 인테리어였다. 별도의 대기실 없이 소장의 자리로 직행하니 책상 너머로 마른 체형의 남자가 보였다.
“무슨 생각이든 연구해드립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오셨어요?”
화들짝 놀란 나는 속에 있는 생각을 입 밖에 낼 뻔했다. ‘이 인간 뭐냐.’
생각: 죽고 싶다고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나요?
나: 살아봐야 희망이 없으니까요.
생각: 희망이 없다. 그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요?
나: 희망이 없다는 건 제 생각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입니다.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죠?
생각: 제 생각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과연 현실인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인지 철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 좋을 대로 하세요. 시간이 남아도신다면.
현실과 생각을 구분하게 만드는 생각연구소 소장과의 대화 방식은 못마땅했다. 하지만 천천히 논리를 짚어가는 건 삶의 제 모습을 끄집어내게 하는 은근한 효과를 냈다. 현실 부적응자같이 까다롭게 생겼지만, 그는 누구보다 논리로써 현실을 긍정적으로 직시하는 사람이었다. 기왕 온 거 내 이야기 좀 시작해보자.
나: 전 사실 지금 3년째 백수예요.
생각: 백수라면?
나: 일 없이 놀고 있다고요. 입사 원서는 백 번이나 넣었고요.
생각: 가만 생각해보세요. 원서를 백 번 넣었는데 백 번 떨어졌다고 해서 과연 그게 살아봐야 희망이 없다는 논리로 이어질까요?
동일한 상황에 처한 사람끼리도 어떤 논리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생각이 서로 달라진다면, 누군가와 생각이 차이 날 때 그건 내 논리를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거울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자신의 논리를 끈질기게 따져나간다면, 즉 남의 논리를 비판하는 자세로 내 논리를 분석해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 당신은 어떻게 친구들과 비교하는 쪽으로만 생각이 떠오르게 됐나요?
소장은 내가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열등감까지 꿰뚫는 듯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온 걸까?’ 지금껏 누구도 이런 식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든 적은 없었다. 생각연구소 소장은 내 말의 논리를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이었다. 덕분에 처음으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깐깐하게 되짚어볼 수 있었는데, 그 결과는 솔직히 편치 않았다. 반발심도 들었다. 어디 인생이 논리만 갖고 되느냔 말이다. 그렇지만 분명 곱씹어볼 점이 있었다. 적어도 죽는 건 보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만날 상대는 감정이다.
두 번째 만남―감정수련원, “감정을 만져드립니다”
감정수련원은 생각연구소에서 멀지 않았다. 하지만 카페처럼 아늑한 데다 미소를 머금은 중년 원장님의 첫인상은 생각연구소 소장과는 정반대였다. 실내엔 일인용 소파가 놓여 있었고, 마치 커피 향이 풍겨오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는 절로 나왔다.
감정: 죽고 싶었다고 했죠? 그게 어떤 감정인지 말해줄 수 있어요?
나: 그걸 가리키는 감정이요? 잘 떠오르지 않는데요.
감정: 참 이상하죠? 우린 감정 없이 사는 날이 단 하루도 없는데 말이에요.
왜 어제 저녁 메뉴는 기억나는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는 감정은 생각나지 않을까? 내가 삶을 접으려 했을 때의 감정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감정을 컨트롤해 죽으려는 행동을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나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려고 애를 쓰는데…… 원장님은 더 힘겹게도 남의 감정, 즉 타인과의 ‘공감대’까지 들먹인다.
감정: 실생활에서 공감은 자연스러운 거예요. 수학 문제 풀 때처럼 힘들일 필요가 없죠.
나: 네?
감정: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감은 굶으면 배고픈 것처럼 저절로 일어나는 반응이란 뜻입니다. 오히려 공감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게 더 어려울걸요. 혹시 개인적으로 공감 안 되는 사람이 있나요?
나: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부모님도 이해가 안 가거든요. 부모님한테 화를 품고 있는 저를 막돼먹은 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감정: 손가락질하다니요. 부모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은 흔한걸요. 이상할 게 없습니다.
원장님은 부모님을 향한 숨겨진 나의 분노와 무심함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책할 일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나는 부모의 생애 전체를 알지도 못했고, 그들 머릿속과 마음속을 헤집고 다닐 수도 없는 까닭에 어쩌면 내가 두 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원장님은 취직시험과 관련해서도 내 감정을 짚어나갔다.
나: 아, 갑자기 구직할 때를 떠올리니까 면접관들이 질문 몇 개 던지고 나를 평가하는 건 너무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감정: 듣고 보니 그럴 것 같네요. 그렇지만 면접에서 자신의 마음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도 없는 거예요. 한편으론 다른 객관적인 근거도 중요할 테고요. 어쨌든 그렇더라도 내가 나를 잘 이해할수록 면접관을 이해시키는 데도 유리할 겁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숙제를 풀어야 해요. 이 일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나 스스로 납득하고 있는가? 그 이유가 자기소개서에 효과적으로 드러나 있는가? 그래서 그걸 읽으면 우선 나부터 나를 채용하고 싶어지는가?
나: 면접관들을 위한 소개서 말고 자기를 위한 소개서가 먼저 필요하다는 말씀이네요.
감정: 맞아요! 그런 내면의 자기소개서가 더 우선돼야 하죠.
감정 원장님이 짚어가는 현실의 해결책은 ‘생각’ 소장님이 제시하는 것과는 달랐다. 원장님은 내가 특정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현실 어딘가에 그 원인이 반드시 숨어 있을 거라며 다독여줬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직시할 것을 권했다. “감정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떠올려 카드에 적어보세요.” 하지만 이건 좀 거북했다. 생각이라면 모를까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그랬다. 자칫 내 마음속도 들켜버릴 것만 같았다. 가만, 그런데 뭐지 이 거북함의 정체는? 그래, 부끄러움이다. 하지만 모든 감정이 자연스럽고 정당하다면, 감정을 감출 필요는 없지 싶었다. 적어도 원장님에겐 솔직한 감정을 털어놔도 괜찮겠다며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졌다.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감정수련원을 나설 때 내 가슴은 한결 후련해진 상태였다. 이제는 오히려 삶이 궁금해지려 했다. 다양한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해보고 싶고,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감정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 끝을 보고 싶다는 궁금증.
세 번째 만남―행동체육관 관장, “행동이 갑이죠!”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은 행동체육관이었다. 기합 소리가 울리고, 역기, 아령, 철봉이 곳곳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까 말까 엉거주춤 서 있는데 건장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워낙 체격이 좋은 데다 바위처럼 단단한 인상을 가진 그 앞에 서니 왠지 주눅이 들었다. 내가 방문한 목적을 말하려 하자, 그는 솥뚜껑 같은 손을 내밀더니 퉁명스럽게 말을 가로챘다.
“죽고 싶었다? 힘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행동은 도리에 맞게 해야죠.”
얼어붙은 내 표정이 맘에 걸렸던지 턱을 한번 쓰다듬은 그는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마음이 힘들다는 거죠? 그럼 0점에서 10점까지 얼마나 힘든지 숫자로 표현해볼래요?”
“글쎄요, 한 9점?”
그는 냅다 나를 붙들고 화이트보드 앞으로 가더니 9라는 숫자를 적었다.
행동: 관건은 측정입니다. 수치화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뭘 어떻게 바꿔나갈지 분명한 기준이 생깁니다.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기준을 정하세요! 가령 나한테 어울리는 애인을 찾으려면 상대의 외모, 건강, 재력, 인성을 각각 점수로 매기고 총합을 내는 겁니다.
이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린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데 그런 호감을 점수로 측정하라고? 감정이나 마음이 측정될 수 있기나 한 건가?
행동: 학교 다닐 때 성적표로 매번 점수를 매겼죠? 그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동기가 됐구요. 그런데 학교 밖 삶은 어떻습니까? 사생활 말입니다. 성적표는커녕 점수 매기는 일 자체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치부하면서 그냥 막 삽니다.
나: 막 산다니요? 말씀이 지나칩니다!
행동: 아니, 왜 측정에 거부감을 갖죠?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머물고 싶은데 그게 깨질까봐 그렇죠? 남들도 나랑 비슷할 거라며 자위하려고요.
이 작자 좀 많이 의심스럽다. 측정, 측정하면서 근육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키우고 가시적인 데만 집착하는 거 아닐까? 그 역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다. 위아래로 갑자기 훑어보질 않나. 그러더니 냅다 구석으로 가서 운동화 한 켤레를 가져왔다.
“일단 뜁시다! 뒤처지면 안 돼요.”
‘아니 내가 왜? 대체 어쩌다가 너랑?’
어느새 나를 보니 운동화를 신고 그를 뒤쫓는 중이었다. 어디까지 가는지도 궁금했지만 숨이 턱까지 차올라 물어보기 버거웠다.
“어때요? 기분이 한결 좋아지지 않습니까?”
좋아지기는커녕 주먹이 꽉 쥐어졌다. 너 일부러 나 놀리는 거지?
“지금은 힘든 정도가 몇 점입니까?”
숨차서 지금 허리도 못 펴는 거 안 보이니?
“헉헉, 글쎄요. 한 10점?”
“아, 몸 말고 마음 말입니다. 아까랑 비교해서요.”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옆구리가 뒤틀리는 것 생각 않고 마음만 점수를 매기란 말이지? 그런데 희한한 게 아주 우울하다곤 할 수 없었다.
“헉헉, 한 6점 되는 것 같습니다.”
“3점 떨어졌군요. 좋습니다. 왜 떨어진 것 같습니까? 마음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난 겁니까?”
솔직히 말할까? 9점은 가장 힘들었을 때 얘기였고, 이후 생각연구소 가서 3점 좋아지고 감정수련원 가서 또 3점 좋아졌는데 너 때문에 다시 3점 나빠진 거야!
“컥, 글쎄요.”
“잘 모르겠죠? 그럴 겁니다. 마음은 애매하니까. 하지만 행동은 명확하죠. 방금 무슨 행동을 하고 나서 3점이 떨어졌습니까?”
“헉, 달린 거요?”
“그렇습니다.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도 있긴 합니다. 가령 생각이나 감정같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니까. 하지만 행동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면 점점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가 나에게 변화를 위해 제시한 필수 행동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온전한 식사. 둘째, 신체 활동 및 운동. 셋째, 밤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낮에는 적당량의 햇볕을 쬘 것. 넷째, 친한 사람들과의 교류. 단, 지나치면 곤란함. 다섯째, 근육 이완과 복식 호흡. 여섯째, 웃는 얼굴과 친절한 말투, 활기찬 몸짓.
이렇게만 하면 우울감이 줄어들고, 자신감뿐 아니라 새로운 여자친구도 생기며, 과연 취직도 할 수 있을까?
행동: 뛴다고 해서, 행동한다고 해서 왜 마음이 바뀌는지, 뭐, 이유는 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뀐다는 건 압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꾸준히 해보면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의욕을 유지하는 데 운동만 한 게 없어요. 식사와 영양도 마찬가집니다. 수면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게다가 감정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신체 감각에서 비롯되는 면이 많습니다. 우울할 때 자기 몸을 관찰해보세요. 그런 기분이 순전히 정신적인 현상 같지만, 막상 잘 느껴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이마가 내리눌리고 얼굴이 뭉치는 것 같다든가 하는 신체 감각이 꽤 많이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부로 일과로 만들어 실천해야 합니다.
나: 뭘 만들어요?
행동: 일과!
이 세 사람! 과연 나를 바꿀 수 있을까?
* * *
정신과 의사로 지낸 지난 10년간 마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나는 환자들만 만난 게 아니었다. 동시에 나 자신을 만나기도 했다. 가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환자들을 대할 때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했으리라.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천천히. 일상에서의 그런 과정이 나에게 어떤 치료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독자들도 읽으면서 짐작했겠지만, 이 책에 실린 대화 내용은 정신과 진료실에서 주고받는 말들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다. 단지 유사한 대화를 매개로 독자들에게 마음의 원리에 관한 약간의 통찰을 전하고자 했다. 따라서 등장인물 간의 대화도 이러한 목적에 맞게 편집되고 변형되었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마음에 관한 작은 통찰, 혹은 통찰의 씨앗만이라도 독자들에게 남아 있기를 바랐다. 그걸 간직한 채 계속 살아가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 어떤 치료가 되는 경험을 하리라 기대하면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참으로 지겨운 인생이구나……
그래서 죽기로 결심한 순간, 눈앞에 괴짜 3인방이 나타났다
이 작자들, 대체 뭐지?
생각연구소 소장은 무자비한 논리로 내 속을 뒤집어놓고
감정수련원 원장은 감추고 싶은 불편한 마음을 자꾸만 들춰낸다
또 행동체육관 관장은 내 모든 걸 측정하겠다며 사정없이 몰아붙이네
이게 뭔 난리냐 싶지만
일단은 한번 더 만나보고 살든지 말든지 결정하자!
정신과 의사생활 10년. 『인턴일기』를 펴내며 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저자가 자신의 청년 시절과는 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청년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의사로서, 기성세대로서 그는 그들의 멘토가 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생각-감정-행동’이라는 연결고리를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생각을 고쳐먹으면 감정이 바뀌고, 행동이 변화하면 다시 현실의 자신이 바뀌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엔 생각연구소 소장, 감정수련원 원장, 행동체육관 관장이 등장해 주인공인 나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나’는 취준생으로 입사 원서만 넣으면서 버틴 세월이 꼬박 3년이다. 학창 시절 성적은 중상위권에 들어 나름 괜찮았고, 여자친구도 사귄 적이 있어 모태솔로 콤플렉스 같은 건 없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스타일이고, 엄마는 나한테 불만을 드러내진 않지만 한숨을 길게 내쉬곤 한다. 하지만 이 정도 가정사와 약간의 불편한 관계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삶을 마감하려 한다. 그럴듯한 직장에 취직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 여자친구는 내가 떠나보냈다. 그녀의 미래까지 발목 잡히게 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진 지도 오래다. 나는 한강다리 난간에 선다. 허공에 몸을 날리기 직전이다. 물론 죽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망설이고 있는데 난간에 붙은 메모가 보였다. 생각연구소, 감정수련원, 행동체육관의 존재를 알리는 낙서 같은 메모. 셋 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한번 만나본다고 해서 손해 날 건 없지 않은가. 죽음은 잠깐 보류하자.
첫 번째 만남―생각연구소, “무슨 생각이든 연구해드립니다”
연구소는 깔끔한 현대식 건물 2층에 있었다. 가구며 물건이 가지런히 정돈된 인테리어였다. 별도의 대기실 없이 소장의 자리로 직행하니 책상 너머로 마른 체형의 남자가 보였다.
“무슨 생각이든 연구해드립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오셨어요?”
화들짝 놀란 나는 속에 있는 생각을 입 밖에 낼 뻔했다. ‘이 인간 뭐냐.’
생각: 죽고 싶다고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나요?
나: 살아봐야 희망이 없으니까요.
생각: 희망이 없다. 그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요?
나: 희망이 없다는 건 제 생각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입니다.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죠?
생각: 제 생각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과연 현실인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인지 철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 좋을 대로 하세요. 시간이 남아도신다면.
현실과 생각을 구분하게 만드는 생각연구소 소장과의 대화 방식은 못마땅했다. 하지만 천천히 논리를 짚어가는 건 삶의 제 모습을 끄집어내게 하는 은근한 효과를 냈다. 현실 부적응자같이 까다롭게 생겼지만, 그는 누구보다 논리로써 현실을 긍정적으로 직시하는 사람이었다. 기왕 온 거 내 이야기 좀 시작해보자.
나: 전 사실 지금 3년째 백수예요.
생각: 백수라면?
나: 일 없이 놀고 있다고요. 입사 원서는 백 번이나 넣었고요.
생각: 가만 생각해보세요. 원서를 백 번 넣었는데 백 번 떨어졌다고 해서 과연 그게 살아봐야 희망이 없다는 논리로 이어질까요?
동일한 상황에 처한 사람끼리도 어떤 논리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생각이 서로 달라진다면, 누군가와 생각이 차이 날 때 그건 내 논리를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거울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자신의 논리를 끈질기게 따져나간다면, 즉 남의 논리를 비판하는 자세로 내 논리를 분석해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 당신은 어떻게 친구들과 비교하는 쪽으로만 생각이 떠오르게 됐나요?
소장은 내가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열등감까지 꿰뚫는 듯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온 걸까?’ 지금껏 누구도 이런 식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든 적은 없었다. 생각연구소 소장은 내 말의 논리를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이었다. 덕분에 처음으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깐깐하게 되짚어볼 수 있었는데, 그 결과는 솔직히 편치 않았다. 반발심도 들었다. 어디 인생이 논리만 갖고 되느냔 말이다. 그렇지만 분명 곱씹어볼 점이 있었다. 적어도 죽는 건 보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만날 상대는 감정이다.
두 번째 만남―감정수련원, “감정을 만져드립니다”
감정수련원은 생각연구소에서 멀지 않았다. 하지만 카페처럼 아늑한 데다 미소를 머금은 중년 원장님의 첫인상은 생각연구소 소장과는 정반대였다. 실내엔 일인용 소파가 놓여 있었고, 마치 커피 향이 풍겨오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는 절로 나왔다.
감정: 죽고 싶었다고 했죠? 그게 어떤 감정인지 말해줄 수 있어요?
나: 그걸 가리키는 감정이요? 잘 떠오르지 않는데요.
감정: 참 이상하죠? 우린 감정 없이 사는 날이 단 하루도 없는데 말이에요.
왜 어제 저녁 메뉴는 기억나는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는 감정은 생각나지 않을까? 내가 삶을 접으려 했을 때의 감정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감정을 컨트롤해 죽으려는 행동을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나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려고 애를 쓰는데…… 원장님은 더 힘겹게도 남의 감정, 즉 타인과의 ‘공감대’까지 들먹인다.
감정: 실생활에서 공감은 자연스러운 거예요. 수학 문제 풀 때처럼 힘들일 필요가 없죠.
나: 네?
감정: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감은 굶으면 배고픈 것처럼 저절로 일어나는 반응이란 뜻입니다. 오히려 공감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게 더 어려울걸요. 혹시 개인적으로 공감 안 되는 사람이 있나요?
나: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부모님도 이해가 안 가거든요. 부모님한테 화를 품고 있는 저를 막돼먹은 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감정: 손가락질하다니요. 부모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은 흔한걸요. 이상할 게 없습니다.
원장님은 부모님을 향한 숨겨진 나의 분노와 무심함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책할 일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나는 부모의 생애 전체를 알지도 못했고, 그들 머릿속과 마음속을 헤집고 다닐 수도 없는 까닭에 어쩌면 내가 두 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원장님은 취직시험과 관련해서도 내 감정을 짚어나갔다.
나: 아, 갑자기 구직할 때를 떠올리니까 면접관들이 질문 몇 개 던지고 나를 평가하는 건 너무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감정: 듣고 보니 그럴 것 같네요. 그렇지만 면접에서 자신의 마음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도 없는 거예요. 한편으론 다른 객관적인 근거도 중요할 테고요. 어쨌든 그렇더라도 내가 나를 잘 이해할수록 면접관을 이해시키는 데도 유리할 겁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숙제를 풀어야 해요. 이 일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나 스스로 납득하고 있는가? 그 이유가 자기소개서에 효과적으로 드러나 있는가? 그래서 그걸 읽으면 우선 나부터 나를 채용하고 싶어지는가?
나: 면접관들을 위한 소개서 말고 자기를 위한 소개서가 먼저 필요하다는 말씀이네요.
감정: 맞아요! 그런 내면의 자기소개서가 더 우선돼야 하죠.
감정 원장님이 짚어가는 현실의 해결책은 ‘생각’ 소장님이 제시하는 것과는 달랐다. 원장님은 내가 특정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현실 어딘가에 그 원인이 반드시 숨어 있을 거라며 다독여줬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직시할 것을 권했다. “감정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떠올려 카드에 적어보세요.” 하지만 이건 좀 거북했다. 생각이라면 모를까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그랬다. 자칫 내 마음속도 들켜버릴 것만 같았다. 가만, 그런데 뭐지 이 거북함의 정체는? 그래, 부끄러움이다. 하지만 모든 감정이 자연스럽고 정당하다면, 감정을 감출 필요는 없지 싶었다. 적어도 원장님에겐 솔직한 감정을 털어놔도 괜찮겠다며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졌다.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감정수련원을 나설 때 내 가슴은 한결 후련해진 상태였다. 이제는 오히려 삶이 궁금해지려 했다. 다양한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해보고 싶고,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감정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 끝을 보고 싶다는 궁금증.
세 번째 만남―행동체육관 관장, “행동이 갑이죠!”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은 행동체육관이었다. 기합 소리가 울리고, 역기, 아령, 철봉이 곳곳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까 말까 엉거주춤 서 있는데 건장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워낙 체격이 좋은 데다 바위처럼 단단한 인상을 가진 그 앞에 서니 왠지 주눅이 들었다. 내가 방문한 목적을 말하려 하자, 그는 솥뚜껑 같은 손을 내밀더니 퉁명스럽게 말을 가로챘다.
“죽고 싶었다? 힘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행동은 도리에 맞게 해야죠.”
얼어붙은 내 표정이 맘에 걸렸던지 턱을 한번 쓰다듬은 그는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마음이 힘들다는 거죠? 그럼 0점에서 10점까지 얼마나 힘든지 숫자로 표현해볼래요?”
“글쎄요, 한 9점?”
그는 냅다 나를 붙들고 화이트보드 앞으로 가더니 9라는 숫자를 적었다.
행동: 관건은 측정입니다. 수치화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뭘 어떻게 바꿔나갈지 분명한 기준이 생깁니다.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기준을 정하세요! 가령 나한테 어울리는 애인을 찾으려면 상대의 외모, 건강, 재력, 인성을 각각 점수로 매기고 총합을 내는 겁니다.
이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린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데 그런 호감을 점수로 측정하라고? 감정이나 마음이 측정될 수 있기나 한 건가?
행동: 학교 다닐 때 성적표로 매번 점수를 매겼죠? 그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동기가 됐구요. 그런데 학교 밖 삶은 어떻습니까? 사생활 말입니다. 성적표는커녕 점수 매기는 일 자체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치부하면서 그냥 막 삽니다.
나: 막 산다니요? 말씀이 지나칩니다!
행동: 아니, 왜 측정에 거부감을 갖죠?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머물고 싶은데 그게 깨질까봐 그렇죠? 남들도 나랑 비슷할 거라며 자위하려고요.
이 작자 좀 많이 의심스럽다. 측정, 측정하면서 근육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키우고 가시적인 데만 집착하는 거 아닐까? 그 역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다. 위아래로 갑자기 훑어보질 않나. 그러더니 냅다 구석으로 가서 운동화 한 켤레를 가져왔다.
“일단 뜁시다! 뒤처지면 안 돼요.”
‘아니 내가 왜? 대체 어쩌다가 너랑?’
어느새 나를 보니 운동화를 신고 그를 뒤쫓는 중이었다. 어디까지 가는지도 궁금했지만 숨이 턱까지 차올라 물어보기 버거웠다.
“어때요? 기분이 한결 좋아지지 않습니까?”
좋아지기는커녕 주먹이 꽉 쥐어졌다. 너 일부러 나 놀리는 거지?
“지금은 힘든 정도가 몇 점입니까?”
숨차서 지금 허리도 못 펴는 거 안 보이니?
“헉헉, 글쎄요. 한 10점?”
“아, 몸 말고 마음 말입니다. 아까랑 비교해서요.”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옆구리가 뒤틀리는 것 생각 않고 마음만 점수를 매기란 말이지? 그런데 희한한 게 아주 우울하다곤 할 수 없었다.
“헉헉, 한 6점 되는 것 같습니다.”
“3점 떨어졌군요. 좋습니다. 왜 떨어진 것 같습니까? 마음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난 겁니까?”
솔직히 말할까? 9점은 가장 힘들었을 때 얘기였고, 이후 생각연구소 가서 3점 좋아지고 감정수련원 가서 또 3점 좋아졌는데 너 때문에 다시 3점 나빠진 거야!
“컥, 글쎄요.”
“잘 모르겠죠? 그럴 겁니다. 마음은 애매하니까. 하지만 행동은 명확하죠. 방금 무슨 행동을 하고 나서 3점이 떨어졌습니까?”
“헉, 달린 거요?”
“그렇습니다.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도 있긴 합니다. 가령 생각이나 감정같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니까. 하지만 행동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면 점점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가 나에게 변화를 위해 제시한 필수 행동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온전한 식사. 둘째, 신체 활동 및 운동. 셋째, 밤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낮에는 적당량의 햇볕을 쬘 것. 넷째, 친한 사람들과의 교류. 단, 지나치면 곤란함. 다섯째, 근육 이완과 복식 호흡. 여섯째, 웃는 얼굴과 친절한 말투, 활기찬 몸짓.
이렇게만 하면 우울감이 줄어들고, 자신감뿐 아니라 새로운 여자친구도 생기며, 과연 취직도 할 수 있을까?
행동: 뛴다고 해서, 행동한다고 해서 왜 마음이 바뀌는지, 뭐, 이유는 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뀐다는 건 압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꾸준히 해보면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의욕을 유지하는 데 운동만 한 게 없어요. 식사와 영양도 마찬가집니다. 수면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게다가 감정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신체 감각에서 비롯되는 면이 많습니다. 우울할 때 자기 몸을 관찰해보세요. 그런 기분이 순전히 정신적인 현상 같지만, 막상 잘 느껴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이마가 내리눌리고 얼굴이 뭉치는 것 같다든가 하는 신체 감각이 꽤 많이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부로 일과로 만들어 실천해야 합니다.
나: 뭘 만들어요?
행동: 일과!
이 세 사람! 과연 나를 바꿀 수 있을까?
* * *
정신과 의사로 지낸 지난 10년간 마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나는 환자들만 만난 게 아니었다. 동시에 나 자신을 만나기도 했다. 가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환자들을 대할 때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했으리라.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천천히. 일상에서의 그런 과정이 나에게 어떤 치료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독자들도 읽으면서 짐작했겠지만, 이 책에 실린 대화 내용은 정신과 진료실에서 주고받는 말들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다. 단지 유사한 대화를 매개로 독자들에게 마음의 원리에 관한 약간의 통찰을 전하고자 했다. 따라서 등장인물 간의 대화도 이러한 목적에 맞게 편집되고 변형되었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마음에 관한 작은 통찰, 혹은 통찰의 씨앗만이라도 독자들에게 남아 있기를 바랐다. 그걸 간직한 채 계속 살아가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 어떤 치료가 되는 경험을 하리라 기대하면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 소개
저 : 홍순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소아정신과 진료교수로 일하고 있다. 여러 학술 논문과 전문 서적의 출간에 참여하였고, 대중 서적으로는 갓 의사가 되었던 시절의 초심을 기억하고자 쓴 『인턴 일기』가 있다.
‘생명’을 수호하고 ‘고통’을 줄이는 일을 하고 싶어 의과대학에 지망했다. 생명에 직결되는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 의사가 되려 했으나, 정신이 생명 못지않게 신비롭다는 깨달음 끝에, 결국 ‘정신’을 수호하고 ‘고통’을 줄이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교수라는 직업의 정체성에 대해선 ‘진실을 말하는 자’라고 생각한다.
매달 수백 명의 아이와 부모를 만나 상담하며 줄곧 시간 부족을 안타까워했는데,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다. 부모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양육에 대해, 말로 더 길게 설명 드리지 못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을 느껴오다가, 이제 글로 대신 설명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목 차
생각을 처음 만나다
현실과 생각을 구분하다 | 타인의 생각을 경계하다 |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다 | 논리가 희망을 만든다 | 누구에게나 각자의 논리가 있다 | 논리의 징검다리를 새로 건너다 | 생각을 바꾸면 현실이 뒤집힌다
감정을 처음 만나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다 |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다 | 현실이든 상상이든 감정은 생겨난다 | 편집이 공감을 낳는다 | 내가 바로 면접관이다 | 우리는 이해 가능한 존재다 | 감정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 | 감정 목록을 만들다 | 감정과 감정 아닌 것 | 감정을 더듬다 | 감정을 말하다 |감정의 길을 찾다
행동을 처음 만나다
측정하라 | 측정의 힘: 알 수 있다 | 측정의 힘: 바꿀 수 있다 | 측정의 함정 | 행동으로 바꿔나가라 | 마음도 몸이다 | 일과로 만들어 실천하라
생각을 다시 만나다
다양할 뿐 이상하지 않다 | 새로운 징검다리를 찾아라 | 근거를 따져 생각을 뒤집다 | 생각이 갑이다 | 생각으로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을까? | 생각으로 수줍음을 물리칠 수 있을까? | 과연 믿는 만큼 이뤄질까? | 숨은 믿음을 찾아라 | 나는 초능력자다 | 생각으로 세상을 바꿔라
감정을 다시 만나다
오갈 곳 없는 감정이 구조 신호를 보내다 | 감정은 생각의 노예가 아니다 | 보기 싫은 감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 묻어두고 외면했던 감정을 불러내 위로하다 | 감정이 부리는 눈속임의 비밀을 엿보다 | 감정의 자유와 독립을 찾아 어른의 길을 가다
행동을 다시 만나다
생각이 행동을 만든다 | 행동이 행동을 만든다 | 행동이 생각을 만든다 | 극과 극이 통하다 |삶의 바퀴를 굴리다
에필로그
현실과 생각을 구분하다 | 타인의 생각을 경계하다 |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다 | 논리가 희망을 만든다 | 누구에게나 각자의 논리가 있다 | 논리의 징검다리를 새로 건너다 | 생각을 바꾸면 현실이 뒤집힌다
감정을 처음 만나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다 |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다 | 현실이든 상상이든 감정은 생겨난다 | 편집이 공감을 낳는다 | 내가 바로 면접관이다 | 우리는 이해 가능한 존재다 | 감정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 | 감정 목록을 만들다 | 감정과 감정 아닌 것 | 감정을 더듬다 | 감정을 말하다 |감정의 길을 찾다
행동을 처음 만나다
측정하라 | 측정의 힘: 알 수 있다 | 측정의 힘: 바꿀 수 있다 | 측정의 함정 | 행동으로 바꿔나가라 | 마음도 몸이다 | 일과로 만들어 실천하라
생각을 다시 만나다
다양할 뿐 이상하지 않다 | 새로운 징검다리를 찾아라 | 근거를 따져 생각을 뒤집다 | 생각이 갑이다 | 생각으로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을까? | 생각으로 수줍음을 물리칠 수 있을까? | 과연 믿는 만큼 이뤄질까? | 숨은 믿음을 찾아라 | 나는 초능력자다 | 생각으로 세상을 바꿔라
감정을 다시 만나다
오갈 곳 없는 감정이 구조 신호를 보내다 | 감정은 생각의 노예가 아니다 | 보기 싫은 감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 묻어두고 외면했던 감정을 불러내 위로하다 | 감정이 부리는 눈속임의 비밀을 엿보다 | 감정의 자유와 독립을 찾아 어른의 길을 가다
행동을 다시 만나다
생각이 행동을 만든다 | 행동이 행동을 만든다 | 행동이 생각을 만든다 | 극과 극이 통하다 |삶의 바퀴를 굴리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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