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따사로운 봄날
이리로 휘이잉, 저리로 휘이잉
때론 땅 위에서, 때론 물 위에서, 때론 엉뚱한 곳에서
다시 꽃피울 준비를 하는 꽃씨들의
울림이 있는 특별한 이야기
우리는 모두, 다채로운 꽃을 피울 꽃씨입니다
누군가 양지바르고 기름진 흙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때맞춰 거름도 주고, 곁가지도 잘라 주며 키운 아름답고 화려한 꽃. 향기가 짙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들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과 손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꽃이라고 해서 꼭 화려해야 하고 향기를 내뿜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의 손길이 거들지 않아도 때가 되면 바람을 타고 사람의 옷깃을 타고 곤충이나 새의 부리와 몸을 빌려 또다시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수많은 꽃씨들. 꽃씨들은 매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참으로 우직하게 자리를 지킵니다. 그리고 모두가 꽃씨의 존재를 잊었을 때쯤, 힘차게 기지개를 켜듯 꽃을 피우지요. 화려하진 않아도, 짙은 향기로 사람들을 매혹시키지는 못해도 보도블록 틈바구니나 커다란 가로수 아래나 햇빛 한 점 들지 않을 것 같은 주차장 구석에서 작고 노란 꽃을 보면 우리는 마음이 뭉클하면서 때론 미소를, 때론 행복을, 때론 용기를 얻게 됩니다.
아이들은 참으로 새로이 시작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경험이 없으니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고 처음입니다. 새로움이란 것은 기대와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낯섦과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뒤돌아오게 만들기도 합니다. 난생처음 친구 사귀기, 난생처음 학교 가기, 난생처음 혼자 옷 입기, 난생처음 심부름하기 등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크다 할 수 있는 수많은 경험과 도전, 그리고 선택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 모를 꽃씨와도 같습니다. 단지 꽃씨는 꽃이 정해져 있지만 우리는 어떤 꽃이 될지 정해지지 않은 더 특별하고 소중한 꽃씨들이지요.
《꽃이 피었습니다》는 어디에 자리 잡을지 모르는 민들레 꽃씨가 꽃피울 준비를 하면서 겪게 되는 설렘과 고민과 두려움, 그리고 특별한 선택과 함께 찾아온 소중한 결과를 보여 줍니다. 아이들이 수없이 겪게 될 새로운 경험과 도전과 선택에 햇빛과도 같은 용기를 주고, 물과도 같은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주고, 거름과도 같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 줍니다. 그리고 하나 둘 씩 모두를 기쁘게도 뭉클하게도 하는 소중한 꽃을 피울 준비를 합니다. 우리는 어떤 꽃으로도 피어날 수 있는 특별하고 당찬 꽃씨들이니까요.
두렵고 무섭지만, 기다릴 테야!
노오란 꽃잎이 하늘을 향해 뻗어 나오고,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할 즈음 꽃잎은 하나 둘 씩 땅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샛노란 알사탕 같던 꽃이 새하얀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해지지요. 바로 이때가 다시 꽃피울 준비를 마친 꽃씨의 모습입니다. 따사로운 봄바람에 몸을 띄운 꽃씨는 다음 해 봄,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적당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이리 휘이잉, 저리 휘이잉 아, 딱 좋은 자리를 찾았어요. 포근하고 아늑해 꽃피우기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주변이 조여들며 꽃씨는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의심이 들고, 다시금 자리를 옮겨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꽃씨는 오랜 생각의 끝에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지요. 그리고 마침내 따뜻한 봄 햇살을 받은 땅의 기운보다 더 포근하고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 안을 때쯤, 꽃씨는 드디어 특별한 꽃을 피우게 됩니다. 시간과 정성이 가득 담겨 몸과 마음을 따사롭게 감싸 주는 나만의 꽃으로 말이지요.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요!
화려하고 아름답고,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수많은 꽃들. 그러나 향기가 없어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화려하진 않아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면 그 무엇이라도, 그 누구라도 모두가 꽃입니다. 노오란 민들레꽃과 꽃씨에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우리네 삶을 투영해낸 진솔하고도 창의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야기는 작품과 함께하는 내내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기대감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설렘을 주기도 합니다.
김효정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선택의 연속인 우리 삶 속에서 나와 나의 선택을 믿고 기다리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전해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두려움과 유혹을 이겨내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선택을 믿고 기다린 꽃씨는 고혹적인 향기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화려한 꽃잎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진 않지만,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특별한 꽃으로 피어납니다. 최선을 다해 꽃피울 준비를 하는 특별한 꽃씨와 함께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에 따뜻한 봄기운을 불어넣어 나만의 소중한 꽃을 피울 준비를 해 보세요.
작가 소개
글그림 : 김효정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그림책들의 매력에 푹 빠져 그림책을 공부했다. 지금도 좋은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구름이 둥둥』『꽃이 피었습니다』 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 『괴물이 되고 싶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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