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밥상 앞에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랍니다.
“맛있는 쌀을 먹게 해주신 농부님들께 감사합시다.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신 어머니께 감사합시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감사해야 하는 대상을 잊고 있지 않은가요? 바로 우리를 위해 생명을 내놓은 또 다른 생명들 말이죠.
사실 우리는 ‘닭’과 ‘치킨’ 사이에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죽음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면 우리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거나 고기를 먹지 못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은 모든 이해의 시작이 아닐까요. 몇 년 전부터 식용 가축들의 환경과 도축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그런 문제까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고마워, 죽어 줘서』는 나의 생명을 유지하지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했는지, 음식은 마트에서 사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에게서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얻어진다는 사실을 어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혹시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이 상처 받지는 않을까,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엄마 아빠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복잡한 이론이나 설명 없이도 세상을 이해하지 않던가요? 그러니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먹기 위해 죽은 생명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죄책감을 느껴도 되고 안 느껴도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단지 너무 아파하지는 말아요. 대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잊지 말도록 해요. 소와 돼지, 닭, 참치, 조개들이 맛있는 고기가 되어 준 덕분에, 우리가 건강하게 자라고 즐겁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작가 소개
글 : 다니카와 슌타로
Shuntaro Tanikawa,たにかわ しゅんたろう,谷川 俊太郞
1931년 도쿄에서 철학자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철학, 문학, 음악 등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중학교 시절 시를 쓰기 시작해, 1950년 도요타마(豊多摩)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문예지 『문학계』에 「네로」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이 되어 21세때 첫 시집『20억 광년의 고독』을 출간했다. 대표적인 시집으로는 『당신에게』『사랑에 관하여』『62의 소네트』『귀를 기울이다』등이 있으며 1982년 『일상의 지도』로 제34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시는 교과서 뿐만 아니라 유명CF의 CM 혹은 유명 가수들의 노랫말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엔딩곡을 작사하기도 햇다. 그리고 다니카와 슌타로는 시인, 작사가로 뿐만 아니라 그림책 작가와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그림책으로는 『모코모코모코』『우리는친구』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레오 리오니의『으뜸 헤엄이』, 찰스 슐츠의『피너츠 북스』등을 펴냈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동화, 그림책, 산문집, 대담집, 소설집, 번역서 등 꾸준히 활동 중이다.
역 : 가노 후쿠미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쓰쿠바대학(筑波大?)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통신판매회사에서 일하다가 2011년 우연한 기회에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어 특유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한편 통역과 번역 분야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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