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믹솔로지에 대하여

고객평점
저자데이비드 건켈
출판사항포스트카드, 발행일:2018/02/28
형태사항p.383 국판:22
매장위치예술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630850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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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든 것이 리믹스된 시대의 새로운 사유와 미학
기존의 권력을 해체하기, 새로움을 조합하기
어떻게 새로움을 사유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영어권에서 기술철학과 커뮤니케이션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데이비드 컨켈(David J. Gunkel) 노던 일리노이 대학 커뮤니케이션학 교수의 『리믹솔로지에 대하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사유와 미학(Of Remixology: Ethics and Aesthetics after remix)』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건켈 교수는 데리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커뮤니케이션, 철학, 컴퓨터 사이언스 등을 가로지르는 상호 학제적 연구와 출판물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제 지젝 연구”의 공동 창립자 겸 기획자이기도 하다. 그의 다재다능하면서도 다학제적인 연구의 이력이 잘 보여주듯, 건켈은 철학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리믹스된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학문 분야들이 다루기 힘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영역과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리믹솔로지”라는 문화적 개념을 새롭게 창안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이 뒤섞여버린 리믹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은 이미 항상 복잡하게 얽혀있고, 기원과 종결점, 원본과 복제물이 끝없이 재조합되고 무한히 생성되는 디지털 시대에는 리믹스가 오히려 본질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이미 무엇이 오리지널이고,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혼돈으로 가득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오리지널 창조자/예술가와 그 작업”이라는 권위와 이해, 통제를 추구하며 그 본질을 밝히려 하고 있다. 서양의 사유는 플라톤의 『파이드로스』 이후, 항상 기원과 기원을 밝혀줄 수 있는 신(조물주)과 같은 창조적인 “저자(성)”을 추구해왔다. 모든 것은 창조성, 독창성, 혁신성을 지닌 원본과, 그 원본을 반복하고 재현하며 표절하는 복사물로 구분되고, 위계적으로 배열된다. 이러한 대립구조의 위계는 평화로운 공존처럼 자연적인 것으로 포장되고 은폐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긍정/부정으로 나누어져 어느 한편은 충만한 것으로, 다른 한편은 그에 비해 부재하거나 결핍된 것으로 폭력적이고 위계적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공평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우리가 사는 이 위계적 구조의 문화가 급격하게 혼란스러워지게 된 것은 근대에 접어들면서 기술이 발전하면서부터였다. ‘기술복제의 시대’에 복제물들은 원본과 구분하기 어려워졌고, 원본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치열해질수록 원본과 복제물의 구분은 불투명해지거나 그 필요성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다. 원본이 아닌 복제물이 만들어낸 허상(simulacre)은 더욱 원본과 구별하기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원본과 독립적으로 부유하면서 원본보다 좋은 무엇, 아니 원본이 어떠한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존재를 탄생하게 만들었다. 포스트모던 시대 이후 우리는 오리지널한 원본이라고 알고 있던 존재가 어쩌면 복제와 반복 속에서 사후적으로 만들어진 환영이 아닐지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원본을 원본으로 만드는 존재는 무엇일까? 어쩌면 플라톤 이후 의문의 여지없이 받아들이고 있던 원본과 복제라는 이분법 속에서 원본은 무엇일까 질문하고 추구해 온 바로 그러한 행위를 통해 존재하지 않았던 원본이 재귀적으로 파생되어 나온 것은 아닐까?

저자는 서양 대중음악에서 턴테이블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리믹스라는 음악 양식이 이러한 서양의,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 양식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리믹스 음악은 그저 원본 음악의 일부분을 표절하듯 가지고 와서 변주하는 손쉬운 양식이 아니다. 리믹스 음악은 원본에서 자신의 모태가 되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오되, 원본 음악(과 예술가)의 모티브와 핵심 주제에 종속됨 없이, 아니 원본이라는 창조적 저자를 신경 쓰지 않을 뿐 아니라, 다시금 재배열해 새로운 자신만의 양식을 만들어낸다. 나는 원본 음악들에게서 모티브들을 가지고 와서 다시 다르게 배치한다.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말인가? 원본 음악들에서 무엇인가를 가지고 왔지만, 내가 재배치하지 않는다면 그 원본들 자체는 이제는 식상한 옛날 음악에 불과한 존재일 뿐이라고 말하는 리믹스(remix)라는 존재의 탄생. 지금 여기에서 원본과 다르게 배치한, 그렇지만 원본도 아니고 복제물도 아닌 이 “사생아”와 같은 음악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예술 양식이자 사유 방식이다. 우리는 창조적 저자가 만들어내는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이 사후의 재배치에 따라서 새롭게 변형되는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는 시대를 살고 있으며, 살아가야만 한다.

인간의 능력보다 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알파고의 존재와 같이, 인간이 창조주였으며, 새로운 원본을 창조한다는 능력이 의문에 부쳐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리믹스의 시대에 우리에게 닥쳐온 문제들은 우리가 얽매여있는 기존의 문화와 사유의 한계에서 연유하며, 그 사유의 한계는 우리가 던지는 물음의 한계와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는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캐물으며 해결하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문제가 아닌 가짜 물음들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한다는 자기기만에 의해 우리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인식해야만 한다는 칸트적인 자기비판을 생략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은 우리에게 닥쳐온 풀기 어려운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기존의 사유의 방식 자체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거나, 벗어나지 못하는 기만에 빠져 오히려 문제들을 잘못 인식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 더욱 미궁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리믹스라는 음악에 내재한 원본과 복제의 대립구조가 사라진 문화의 양식에 대해 새롭게 고찰하며, 현대 문화를 새롭게 진단할 수 있는 ‘리믹솔로지’라는 새로운 사유 양식을 제안하려고 한다.

작가 소개

저 : 데이비드 건켈 

저자 데이비드 건켈(David J. Gunkel)은 미국 노던 일리노이 대학 커뮤니케이션학 교수로 커뮤니케이션, 철학, 컴퓨터 사이언스 등을 가로지르는 상호 학제적 연구와 출판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사상가 자크 데리다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제 지젝 연구”의 공동 창립자 겸 기획자이기도 하다. 주요 저서로는 『사이버 공간을 해킹하기』, 『다르게 사유하기: 철학,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트랜스그레션 2.0: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문화, 정치』, 『기계라는 문제: AI, 로봇, 윤리에 대한 비판적 고찰』 등 9권이 출간되었다.

 

역 : 문순표

독일 포츠담대학원 철학과에서 ‘병리’ 개념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를 함께 썼고, 『믿음 없는 믿음의 정치』를 옮겼다. 이안 제임스의 『새로운 프랑스 철학- 데리다, 들뢰즈, 푸코 이후』와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이상 근간)를 번역하고 있다.

 

역 : 박동수

고려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출판예비학교 출판편집자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사월의책” 출판사에서 편집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함께 옮긴 책으로 『장-뤽 낭시』, 『헤겔 논리학 열기』(이상 근간) 등이 있다.

 

역 : 최봉실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중문학을 전공했고,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번역/기획 집단 “포스트카드”의 기획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공역), 『데리다 개념을 읽는다』(근간)를 번역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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