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잠든 동안

고객평점
저자커트 보니것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8/03/14
형태사항p.397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5029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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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어딘가에는, 어딘가에는, 한 청년이
총에 맞거나, 굶주리거나,
짐승처럼 갇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아가씨가 있을지도 몰라요.” 본문 중에서

『세상이 잠든 동안』에 수록된 단편들은 우리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메시지를 보니것 특유의 직설적인 문체와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전달한다. 「제니」의 천재 공학자는 자기가 만든 기계 여인에 반해 아내를 버린다. 「100달러짜리 키스」의 남자는 남성 잡지 속 여인의 사진에 빠져 정작 그 여인의 마음을 보지 못한다. 「스로틀에 손을 얹고」의 남편은 모형 기차 만들기 취미 때문에 아내를 등한시한다. 「루스」의 젊은 과부는 시어머니의 죽은 아들에 대한 비뚤어진 사랑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버린다. 「탱고」의 모범생 소년은 전통과 관습 앞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외면한다.

한때 신이 당신에게 사랑하라고 주셨던 불완전한 사람을 봐줘요.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신이 허락하신다면,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고 조금이라도 좋아해보도록 해요. 그리고 여보, 제발, 다시 불완전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불완전한 사람이 되어줘요. _「제니」 중에서

“여기 있는 모두가 유령이에요. 아침이면 연기와 추위를 뚫고 나타나서, 하루종일 보일러와 실리콘 개스킷과 몰리브데넘 걱정을 하며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다섯시가 되면 사라져요. 말 한마디 없이 서서히 사라져버린다고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웃을 만한 좋은 일들을 찾아낼 수 있는지, 전 알 수 없어요.” _「여성인력팀」중에서

등장인물들은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는다. “사람, 사람, 사람!”그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돈과 명예와 전통과 기술과 사진이 아니라 그 속의, 혹은 그 뒤의 사람을 봐야 한다는 것을. 특히 그 누구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눈앞의 불쌍한 이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보니것은 우리가 더 넓은 마음으로 인간과 세상을 품게 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다. 휴머니스트이자 유머리스트로서의 그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올라갈 줄만 알고 내려올 줄 모르는 사람들,
모든 게 너무 지나치게 많아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유행병」은 가족에게 헌신적이고 야망이 있으며 성공한 기혼남들 사이에 ‘자살’이라는 유행병이 번지는 이야기다. 표제작 「세상이 잠든 동안」에서는 짐승 같은 돈과 짐승 같은 킬로와트 경쟁으로 변질된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 콘테스트에 미지의 인물이 신선한 일침을 날린다. 「돈이 말한다」에서는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은 여자가 끊임없이 귓속을 맴도는 돈의 속삭임 때문에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다.

“난 저 사람 같은 미국인들이 전부 어떻게 될지 궁금했소. 자기 인생이 가족을 점점 더 부자로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건 인생이 아니라고 믿는, 이 똑똑하고 빛나는 새 인류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단 말이오. 만약 다시 불경기가 찾아온다면 그들이 어떻게 될까, 똑똑하고 빛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순자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갑자기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종종 생각했소.” 브리드는 바닥을 가리켰다. 그리고 천장을 가리켰다. “올라가지 않고 내려간다면.”_「유행병」 중에서

보니것은 어린 시절 대공황을 겪었고, 성인이 되고 제2차세계대전에도 참전했다. 이후 미국 경제는 승승장구했고 금리는 나날이 오르며 내려올 줄 몰랐다. 사람들은 이내 현대 자본주의의 상승곡선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오히려 더 높은 상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호황의 거품은 점점 꺼져갔고 사람들은 약간의 하락도 참을 수 없어했다. 보니것은 과거보다 훨씬 풍족한 삶을 영위하면서도 돈에 대한 집착과 성공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진 현대인들의 모습을 뻔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돈이 당장의 불행을 감춰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돈 때문에 예상치 못한 비극을 맞게 된다.

짜릿한 블랙유머,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반전
믿고 읽는 커트 보니것

『세상이 잠든 동안』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짜릿한 블랙유머와 절제된 위트로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한 방이 있는 반전과 깔끔한 결말을 제시한다. 보니것은 늘 그렇게 썼다. 초기 단편소설에서도, 후기 장편소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니것 특유의 문체와 스타일은 초기작에서 이미 무르익어 있었다.

보니것의 작품이라면 그게 어떤 이야기든, 그 이야기의 끝에 우리가 어딘가에 다다라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보니것이 무언가를 분명하게, 탁 터놓고 말해줄 것이라는 걸 말이다. 괜찮은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가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하다는 것. 신뢰는 가치 있다는 것. 부유하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별로 없다는 것. 단순한 메시지들이지만 보니것은 이 메시지들을 교묘하면서도 애매하지 않게 풀어낸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항상 보니것이 숨겨놓은 덫,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반전이 있다. 덫이 있다는 걸 알아도 상관없다. 보니것의 재치 있는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기꺼이 그 덫에 걸리고 싶어질 테니.

작가 소개

저 : 커트 보네거트

Kurt Vonnegut

 미국 최고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1922년 11월 11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독일계 이민자인 건축가 커트 보네거트 1세와 이디스 보네거트 사이에서 태어났고, 2007년 4월 11일에 세상을 떠났다.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독특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대가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유머감각을 키워온 보네거트는 청년기에 코넬 대학, 테네시 대학 등을 오가며 공학자와 작가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하다 1943년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징집되었다.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연합군이 사흘 밤낮으로 소이탄을 퍼부어 십삼만 명의 시민들이 몰살당했던 인류 최대의 학살극을 겪고 그는 미국을 대표하는 반전 작가로 거듭났다.

미국으로 돌아와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을 전전하면서도 글쓰기를 계속했고, 1952년 첫 장편소설 『자동 피아노』를 출간했다. 이후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마더 나이트』 『고양이 요람』 『제5도살장』 『타이탄의 미녀』 『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제일버드』 『갈라파고스』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모던한 소설과 풍자적 산문집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케보키언』 등을 발표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보네거트는 1997년 『타임 퀘이크』 발표 이후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2005년 생애 마지막으로 발표한 회고록 『나라 없는 사람』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역 : 이원열

1980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였다. 게임 회사, 광고대행사에서 5년간 근무한 후 줄리아 하트, 코스모스, 라이너스의 담요 등의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 담당을 하였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며 밴드 원 트릭 포니스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 『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헝거게임』, 『뉴욕을 털어라』, 『내 어둠의 근원』,『슈트케이스 속의 소년 』,『보이지 않는 이웃의 살인자』 등이 있다.

목 차

제니 / 009
유행병 / 041
100달러짜리 키스 / 053
후견인 / 071
스로틀에 손을 얹고 / 091
여성인력팀 / 119
루스 / 147
세상이 잠든 동안 / 171
꺼져라, 짧은 촛불 / 203
탱고 / 225
보마르 / 249
키들리가 없는 남자 / 271
미스터 Z / 285
일 년에 1만 달러는 거뜬하지 / 311
돈이 말한다 / 335
사기꾼들 / 363

커트 보니것 연보 / 393
도판 목록 / 397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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