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소설로서 거의 완벽한 구성을 가진 뛰어난’ 감각을 보여 준 작가 - 평론가 김 현
2016년 10월 14일 식도암으로 작고한 작가 송영의 유고 중·단편 소설집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가 문학세계사에서 간행되었다. 70년대의 대표작가 송영은 1967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단편 「투계」로 등단한 이후, 현실의 폭력성과 폐쇄성을 고발하는 한편, 그러한 ‘닫힌 세계’에 내던져진 인간의 고뇌와 욕망에 천착해 왔다. 70년대 당시 ‘타고 난 단편작가’(평론가 김주연)이자, ‘소설로서 거의 완벽한 구성을 가진 뛰어난’(평론가 김현) 감각을 보여 준 작가로 평가되었다.
1977년 『땅콩 껍질 속의 연가』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크게 각광을 받았고, 1978년 동명의 뮤지컬 공연을 비롯해, 1979년 이원세 감독에 의해 신성일, 임예진, 오현경 등이 출연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과 바둑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1974년 한국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회원으로 참여한 이후, 90년대에는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과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송영의 작품세계는 현실의 ‘닫힘’과, 인간이 욕망하는 ‘열림’을 주된 테마로 삼는다. 현실의 안쪽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떠도는 지식인, 타인과 유리된 세계(감옥, 벽지 마을)에서 실존을 꾸리려는 내향적 인물들의 모습은 작가의 유년기 및 청년기 기억과 깊은 관련성을 맺고 있다. 셋째형의 죽음, 자신의 군대 탈영 및 수감에 대한 지난날의 트라우마는 그간 ‘열린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욕망이 세계의 폭력 앞에 좌절되는 원인으로 언급되었다.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려는 예술가적 집념
- 중편소설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 외 세 편의 단편소설
표제작인 중편소설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는 미완의 유고 소설로써, 러시아 문학 기행 중에 얻게 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특히 2005년 세계 작가 대회에서 발표해 러시아 작가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연설문 「나의 톨스토이」 원문이 소설 속에 인용되어 최초로 공개된다.
“최근에 나는 오래전 살해된 형과 살해자의 얘기를 쓰기 위해 가해자가 태어나고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마을을 몇 차례 찾은 일이 있다. 그도 오래전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행적을 뒤지고 그 사람 옆으로 다가갈수록 그의 체온이 느껴지고 호흡 소리까지 들렸다. (중략) 작가에겐 이것과 비슷한 상황이 드물지 않게 생긴다. 물론 작품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적 감정을 억제해야 하는 것이지만 증오의 대상인 인물의 영혼을 껴안는다는 것은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
톨스토이로부터 받았던 영향을 비롯해, 유년기의 상처로 남은 셋째형의 죽음, 작가 자신의 문학 세계에 대한 열정과 고민 등이 담긴 이 연설문은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비록 미완의 작품이지만 ‘닫힘’과 ‘열림’, ‘희망’과 ‘좌절’의 교차점에서 끌어올린 용서와 화해를 통해, 실존적 고민에 천착했던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인간 송영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유고 소설집에는 기행문과 소설의 전통이 혼재된 독특한 형식을 추구했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만의 화롄 지방을 여행하며 지극히 일상적인 만남을 통해, “외부의 개입이 없더라도 둘만의 극복하기 쉽지 않은 갈등 요인”을 생각하게 하는 「화롄의 연인」, 러시아 문학 기행 중 이루어진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만남을 비롯해, 다수의 실존 인물들이 언급되는 「라면 열 봉지와 50달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무렵 이루어진 방북 경험을 토대로 한 「금강산 가는 길」 등 작가는 더 이상 감옥이나 시골 벽지에 유폐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고, ‘외부’ 세계를 정행征行하며 열림을 향해 나아간다. 인과적 사건과 선형적 플롯의 지양, 역사적 실존 인물들의 호명, 인식의 흐름에 따른 메타적 서술방식 등 소설 형식을 통해서 개인의 기억은 물론 그간의 이데올로기적 대립까지도 초월하려는 예술가적 집념을 되새기게 한다.
세계와 불화하는 자에게 문학은 화해와 소통을 위한 다리
해설을 쓴 장석주 시인은 실제 박노자(Vladimir Tikhonov) 교수가 등장하는 「라면 열 봉지와 50달러」에서, 주인공 블라디미르의 곤궁한 형편과 해외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구하려는 절박한 구직 활동, 그리고 그에 따르는 따뜻한 인간애를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담담하고 집요한 서사 속에 내포된 것은 현지 가이드로서 우연히 만난 러시아 청년과의 우정만이 아니라, 타자 세계 일반과의 불화를 넘어서려는 화해의 가능성으로 나아나게 된다.
이 소소한 일화로 꾸려진 소설이 보여 주는 것은 외부를 사유하는 작가의 태도일 뿐이다. 하지만 폭력과 갈등의 시대에, 어떤 꾸밈도 없이 담담하고 끈질기게 현실을 들여다보고 용서와 화해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작가의 고백은 지금, 여기의 독자들에게도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세계의 바깥으로 끝없이 미끄러지며 외부를 향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송영의 작품이야말로, 독자로 하여금 제 영혼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계기를 주고, 혼돈과 두려움에 빠진 누군가의 영혼에 지적이고 도덕적인 한 줄기 빛을 밝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라면 열 봉지와 50달러」의 주인공 박노자 교수가 회상하는 송영
“내가 송영 선생님을 최초로 만난 것은 1992년이다. 한국의 작가 사절단의 일원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셨고, 나는 그의 현지 가이드를 맡았다. 이미 한국의 중견 작가였던 송영 선생님과 달리, 나는 가이드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배고픔을 면하던 조선(한국)학과 고학생이었다. 그럼에도 국경과 나이,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맺었던 인연은 송 선생님의 말년까지 이어져 왔다. 송영 선생님은 내 결혼식의 주례를 맡으셨고, 나는 그 아드님의 모스크바 유학 시절에 첼로를 보관해 주는 등 '가족끼리' 친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당시 나는 조선(한국)학과 학생으로서 한국과 한국 문학 등을 배우는 입장이었다. 그런 나에게 송영 선생님은 좋은 스승 중의 한 분이셨다. 특히 「님께서 오시는 날」 과 같은 송 선생님의 소설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면서, 직접 체험이 불가능한 1970년대 한국의 군사 독재 상황, 군대, 감옥 등의 사회 문화적 요소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성장의 큰 밑바탕이 되었다. 사실, 7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의 현대사와 그 심층적인 이면, 속살들을 이방인이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송영 선생님의 소설과 그와 나눈 대화를 통해 그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번 유고집에서도 1970년대의 어두운 독재 시절을 꿰뚫어 보신 혜안이 여전히 남아 있다. 송영 선생님은 옛 소련, 망국의 폐허 위에서 삶을 걸고 투쟁하던 당시 유민들의 삶까지도 호의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국경을 넘어 따뜻한 마음으로 인간의 삶을 관찰하고 고민하시는 모습은 나에게 크나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오슬로 대학교 교수 박노자
작가 소개
1940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했다. 1967년《창작과 비평》에 단편 「투계」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선생과 황태자』, 『지붕 위의 사진사』,『비탈길 저 끝방』, 『발로자를 위하여』, 『새벽의 만찬』 등의 소설집과 『또 하나의 도시』, 『금지된 시간』 등의 장편 소설, 동화집 『순돌이 이야기』와 클래식 음악 관련 책을 펴냈다. 특히 장편 소설 『땅콩 껍질 속의 연가』는 베스트셀러로서 크게 각광을 받았고, 1978년 동명의 뮤지컬 공연을 비롯해, 1979년 이원세 감독에 의해 신성일 등이 출연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과 바둑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1974년 한국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회원으로 참여한 이후,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과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7년 단편 「친구」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2016년 10월 향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목 차
화롄의 연인 7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 49
라면 열 봉지와 50달러 175
금강산 가는 길 245
< 대표 단편 소설> 투계鬪鷄 271
송영 작가 연보 305
> 해설> 외부를 사유하다 | 장석주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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