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양인자의 작품은 ‘재미’를 가지고 있다. 재미를 서사 자체의 재미와 서사를 전개하는 방식에 대한 재미로 나눈다면 그의 작품은 후자에 해당하며, 그것은 또한 문학적 완성도를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금이(제7회 푸른문학상 심사평)
너와 나를 갈라놓는 편견의 벽에서
혼자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외로움’이라는 세상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문학계의 대표 작가 이금이로부터 ‘문학적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고, 정채봉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 양인자의 동화집이 푸른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금이 작가의 평대로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은 모두 있음직한 이야기 속에 누구나 느꼈을 법한 감정을 상기시키는 전개 방식으로 재미는 물론 문학적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이다. 특별한 개성의 캐릭터나 극단적인 설정 없이 전개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단숨에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른들이 높이 쌓아 올린 편견의 벽, 그 벽에 갇혀 세상을 좁게 바라보는 아이들과 반대편에서 소외되어 차별받는 아이들이 공존하는 세상. 어긋난 두 모습 모두가 우리의 현실임을 작가는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때 묻지 않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보다, 물질주의와 서열주의로 이루어진 어른들의 가치관을 빠르게 흡수할수록 아이들의 세계 속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가 대치되기보다, 너와 나를 가르는 편견의 세계에 들어가 힘을 갖춘 아이들과 그 세계에 들어가지 못한 외로운 아이들이 서로 갈등한다. 작가는 아이들의 현실 세계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면서, 그런 세계에서 주류가 되지 못하고 혼자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외로움’이라는 세상을 성공적으로 그려 낸다.
“뭘 줄 때만 친구니? 좋은 집 살아야만 친구야?”
“그런 게 어딨냐? 계약이라는 게 있는데.”
“맨날 가게 지키느라 놀지도 못 하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거짓말이 툭 튀어나오게 만들고, 친구를 슬슬 피하게 하고,
느닷없이 주먹을 날리게 만드는 말, 말, 말!
각 단편 속 주인공들은 내세울 것 없는 가정환경 속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을 더 생각하는 마음씨 고운 아이들이다. 하지만 또래 사회로 진입하며 또 다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인물들은 가족이란 존재가 숨기고 싶거나 부끄럽거나 무거운 짐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엄마 아빠의 어긋난 관계로 주눅 들어 자신의 환경을 숨기려고만 하는 영주(「진짜는 나쁘지 않았다」), 동생을 위해 돈을 모으려 했던 일이 점점 꼬여만 가는 상진이(「쑥ː」), 식당과 민박을 겸하고 있는 부모님의 일을 돕느라 버젓한 외출 한번 해 본 적 없지만 윽박지르는 말만 들을 뿐인 주령이(「가출 같은 외출」), 엄마 없는 아이라는 편견에 대항해 잔뜩 위악을 부리는 채민이(「날 좀 내버려 둬」). 돈으로 힘 있는 친구의 마음을 사야 하고, 우정이 아닌 ‘계약’을 운운하며, 가난을 대놓고 무시하는 폭력적인 말들에 모두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외부의 편견이 호명한 자신의 정체성에 아이들은 마음 한구석이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먹구름이 한 차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사건이 되었을 때, 영주는 “뭘 줄 때만 친구니? 좋은 집 살아야만 친구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상진이는 길에서 얼핏 본 친구를 피해 숨어들고, 주령이는 가출 같은 외출을 결심하고, 채민이는 친구를 때리고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거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함께해서 더 상처받고, 더욱 외로워진다는 걸 일찌감치 경험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야기의 끝에서 마음속에 먹구름이 끼었을 때만이 그 어두워진 마음을 소나기처럼 쏟아 놓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진실된 정체성을 마주하게 되는 성장의 비결을 맛보게 된다는 걸 깨닫는다. 비록 외부의 상황은 변함없을지라도 말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현재진행형으로 담아 낸 기억의 문학
특별히 이 동화집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단편동화가 2편이나 실려 있다. 「그날, 우리는」은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초등학생 정우가 보고 겪은 하루의 상황을 그리고 있고, 「망월동 삼거리」는 1980년 이후의 세대를 주인공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듯 혹은 평가하듯 늘어놓지 않는다. 전쟁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하고, 누구도 쉽게 설명해 주지 못하는 그 사건에 대해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해 못하면 못하는 대로, 느끼는 만큼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해 보고자 하는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 놓았다. 또한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이제는 역사가 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지나가 버린 일이 아니라, 지금 가까운 이웃에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현실임을 기억하도록 이끌고 있다.
너와 나를 갈라놓는 편견의 벽에서
혼자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외로움’이라는 세상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문학계의 대표 작가 이금이로부터 ‘문학적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고, 정채봉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 양인자의 동화집이 푸른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금이 작가의 평대로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은 모두 있음직한 이야기 속에 누구나 느꼈을 법한 감정을 상기시키는 전개 방식으로 재미는 물론 문학적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이다. 특별한 개성의 캐릭터나 극단적인 설정 없이 전개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단숨에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른들이 높이 쌓아 올린 편견의 벽, 그 벽에 갇혀 세상을 좁게 바라보는 아이들과 반대편에서 소외되어 차별받는 아이들이 공존하는 세상. 어긋난 두 모습 모두가 우리의 현실임을 작가는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때 묻지 않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보다, 물질주의와 서열주의로 이루어진 어른들의 가치관을 빠르게 흡수할수록 아이들의 세계 속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가 대치되기보다, 너와 나를 가르는 편견의 세계에 들어가 힘을 갖춘 아이들과 그 세계에 들어가지 못한 외로운 아이들이 서로 갈등한다. 작가는 아이들의 현실 세계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면서, 그런 세계에서 주류가 되지 못하고 혼자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외로움’이라는 세상을 성공적으로 그려 낸다.
“뭘 줄 때만 친구니? 좋은 집 살아야만 친구야?”
“그런 게 어딨냐? 계약이라는 게 있는데.”
“맨날 가게 지키느라 놀지도 못 하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거짓말이 툭 튀어나오게 만들고, 친구를 슬슬 피하게 하고,
느닷없이 주먹을 날리게 만드는 말, 말, 말!
각 단편 속 주인공들은 내세울 것 없는 가정환경 속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을 더 생각하는 마음씨 고운 아이들이다. 하지만 또래 사회로 진입하며 또 다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인물들은 가족이란 존재가 숨기고 싶거나 부끄럽거나 무거운 짐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엄마 아빠의 어긋난 관계로 주눅 들어 자신의 환경을 숨기려고만 하는 영주(「진짜는 나쁘지 않았다」), 동생을 위해 돈을 모으려 했던 일이 점점 꼬여만 가는 상진이(「쑥ː」), 식당과 민박을 겸하고 있는 부모님의 일을 돕느라 버젓한 외출 한번 해 본 적 없지만 윽박지르는 말만 들을 뿐인 주령이(「가출 같은 외출」), 엄마 없는 아이라는 편견에 대항해 잔뜩 위악을 부리는 채민이(「날 좀 내버려 둬」). 돈으로 힘 있는 친구의 마음을 사야 하고, 우정이 아닌 ‘계약’을 운운하며, 가난을 대놓고 무시하는 폭력적인 말들에 모두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외부의 편견이 호명한 자신의 정체성에 아이들은 마음 한구석이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먹구름이 한 차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사건이 되었을 때, 영주는 “뭘 줄 때만 친구니? 좋은 집 살아야만 친구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상진이는 길에서 얼핏 본 친구를 피해 숨어들고, 주령이는 가출 같은 외출을 결심하고, 채민이는 친구를 때리고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거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함께해서 더 상처받고, 더욱 외로워진다는 걸 일찌감치 경험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야기의 끝에서 마음속에 먹구름이 끼었을 때만이 그 어두워진 마음을 소나기처럼 쏟아 놓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진실된 정체성을 마주하게 되는 성장의 비결을 맛보게 된다는 걸 깨닫는다. 비록 외부의 상황은 변함없을지라도 말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현재진행형으로 담아 낸 기억의 문학
특별히 이 동화집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단편동화가 2편이나 실려 있다. 「그날, 우리는」은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초등학생 정우가 보고 겪은 하루의 상황을 그리고 있고, 「망월동 삼거리」는 1980년 이후의 세대를 주인공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듯 혹은 평가하듯 늘어놓지 않는다. 전쟁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하고, 누구도 쉽게 설명해 주지 못하는 그 사건에 대해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해 못하면 못하는 대로, 느끼는 만큼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해 보고자 하는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 놓았다. 또한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이제는 역사가 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지나가 버린 일이 아니라, 지금 가까운 이웃에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현실임을 기억하도록 이끌고 있다.
작가 소개
글 : 양인자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러워 무림고수를 찾아다니며 비법만 배우려고 했으나, 문학에는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길밖에 묘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남보다 잘 쓰기보다는 전보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2009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천왕봉』이 당선되었고, 같은 해에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제3회 정채봉문학상 수상이 인생의 최대 반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세상에 나온 책으로는 『날 좀 내버려 둬(공저)』, 『늦게 피는 꽃』, 『엄마 딸 하정연이야』, 『껌 좀 떼지 뭐』, 『얄미운 내 꼬리』가 있습니다.
목 차
진짜는 나쁘지 않았다
[쑥ː]
그날, 우리는
가출 같은 외출
망월동 삼거리
날 좀 내버려 둬
작가의 말
[쑥ː]
그날, 우리는
가출 같은 외출
망월동 삼거리
날 좀 내버려 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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