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식이 힘이다

◇ 책을 마무리하며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기 전에 필자는 일본 출장을 일주일 정도 다녀온 적이 있었다. 매일 같이 아침부터 오후까지 수업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수업은 4시 정도에 끝이 났던 것 같다. 여름철에 4시에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고 하루를 마감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수업이 끝이 나는 택시를 타고도쿄시내 주택가들을 돌아보면서 부동산 중계업소에 붙어 있는 집값을 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잃어버린 10년, 일본부동산 버블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던 것이 왠지 모르게 잘못된 정보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도쿄 시내 주택가들의 집값은 한국 강남, 종로에 비해도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본에서 보낸 일주일은 필자에게 자산시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지향점을 제시해 주었다.

일본에서 돌아와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를 하기에는 목돈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필자는 그 때까지 금융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금융시장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터무니없는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금융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적정 수순의 이익은 내고 있었다. 그리고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 적지만 부동산 시장에 투자 할 수 있는 종자돈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필자가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미래는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고, 당시에 부동산은 금융위기를 맞아 상당히 저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8년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10명 중에 9명은 상승할 만큼 상승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자신이 실행하는 투자에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남이 투자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투자는 어떤 경우든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7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광풍이 불었다는 것을 모르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2018년 3월에 개포동에 재건축 아파트 일반 분양을 하는데 투자자들이 주말에만 10만명이 모였다. 5억짜리 로또 분양아파트 등등 아파트 투자에 대한 기사가 많은 신문, 인터넷 판을 뒤덮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슈가 되고 있는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자금 약 10~15억을 투자자가 모두 마련해야만 한다. 2018년 3월에 분양을 하여 2021년에 입주를 하는 시점까지 약 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꺾일 수 있는 위험, 약 6천만원 가까운 취등록세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평당 약5천만원 30평대인 경우 17억에서 18억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과 비교하면 필자에게는 로또로 보이질 않는데 왜 많은 사람들은 로또라고 생각할까.

이것은 지식과 경험의 차이일 것이다. 2017년 한해 동안 상위10%안에 드는 펀드의 수익률은 약 30%정도의 수익을 냈다. 물론 개별 주식으로 따지면 수익률은 100%가 넘는 것도 많을 것이다.
(.............)
금융자산은 부동산 투자에 비해서 공부를 해야 할 것이 많고, 인내와 시련을 동시에 잘 이겨내야 하는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부동산으로 수익을 얻은 부분은 많게는 42%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주식과 펀드로 얻은 수익은 비과세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이 아닐까? 물론 주식 양도차익을 과세를 하지 않는 이유는 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필자의 짧은 생각은 고통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개포아파트 투자처럼 대출이 없이 약 15억원을 3년 동안 마련 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부자일 것이고, 다른 금융자산에 이미상당한 액수가 투자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서민이 3년에 15억원의 현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은 나쁘고 주식은 좋고, 주식은 좋고 부동산은 나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자산투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주말에 수십만명이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 까지 투자할 수 있는 현금 보유투자들이 많은 것일까? 그건 분명 아닐 것이다. 수십억원을 은행에 넣고 있는 투자자가 주말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모델하우스를 보기위해서 찾는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점점 더 발전할 것이고, 투자 대상은 점점 더 다양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방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때에 금융지식을 습득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관련 지식을 쌓는다면 몇시간씩 줄을 서서 밖에서 기다리지 않고도 로또 투자 대상을 찾아 미래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 생각해 본다.

저 : 박인섭
2001년 Bowling Green State University에서 Personal Financial Planning을 전공으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미국 최대 자산관리 회사인 American Express Financial Advisors, Inc에서 개인자산관리 전문가로 근무했다. 2003년 교보생명으로 스카우트되어 2015년까지 한국의 최고 자산가들에게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했다.
그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Mass Mutual Financial Group에서 Financial Advisor로 근무하며 미국의 자산관리 실무를 익혔다. 저서로는 <부자 만드는 FP>, <잃지 않는 투자>가 있고, <상속을 준비하라>, <백만장자가 되는 1000가지 비밀>, <포춘쿠키의 법칙>을 감역했다.

저 : 이연학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교보생명에 입사하여 영업 일선에서 현장 관리자로 근무했다. 특히 부유층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Wealth Management 분야에 전념하고자 금융분야 전문 자격증인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재무위험관리사(FRM), 금융투자분석사 등 자산관리 분야의 15종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자산관리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교보생명 자산관리 총서 (은퇴, 투자편)>, <잃지 않는 투자>를 공저했으며, 일간지에 재테크 칼럼 기고와 한국경제TV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