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스페인 아동문학 베스트 100 선정,
카탈루냐 삽화상 수상 도서
달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바다가 삼켜 버린 아빠의 건강을
후안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후안의 시련, 그리고 간절한 소망, 그 안에서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 아래 건강하고 안정감을 느끼며 성장해야 하지만, 뜻하지 않게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두려움과 슬픔에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후안도 바닷가 절벽 위의 집에서 어부인 아빠와 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소년이었습니다. 후안은 아빠가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면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함께 긴 밤을 보냈습니다. 달이 후안의 친구가 되어 주었기에 후안은 불안하거나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나갔던 아빠의 배가 난파되면서 후안의 행복도 난파되고 맙니다. 생명의 기운을 바다에 빼앗기고 온 아빠의 창백한 모습에 후안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다음 날 그런 후안에게 달이 다가와 함께 아빠의 건강을 찾으러 가자고 합니다. 달의 말에 용기를 얻은 후안은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후안의 달》은 작가인 카르메 솔레 벤드렐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벤드렐의 엄마는 벤드렐이 두 살 때부터 결핵을 앓다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벤드렐은 엄마의 생명이 꺼져 가던 그 순간에 어린 자신이 얼마나 불안에 떨고 두려웠는지, 얼마나 엄마를 치료하고 싶었는지 생생히 기억한다고 합니다. 벤드렐은 아이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설명해 주는 것을 굳이 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용기를 내야 하는지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놀라운 상징들 속에서 발견한 위로와 희망
《후안의 달》은 1982년 카탈루냐어(원제: La Lluna d'en Joan)로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독자들에게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카탈루냐 삽화상을 수상하고 스페인 아동문학 베스트 100에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2015년에는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 훌륭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그림책이라 평가되어 스페인어로 재출간되었습니다.
《후안의 달》에는 글과 그림 속에 많은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건강을 잃은 아빠를 후안이 간호하는 장면에서 벽에 걸린 엄마의 사진과 말린 꽃이 보일 것입니다. 이는 엄마의 부재를 가리킵니다. 작가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하늘에 떠 있는 달’로 대신하여 언제든 후안을 찾아와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존재로 그렸습니다. 엄마의 사진 밑에 내동댕이쳐진 장난감은 후안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물건입니다. 뜻하지 않은 시련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아빠를 간병해야 하는 어린 후안의 상황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야기 초반에 등장하는 날카로운 바위와 세찬 바람, 갈매기의 쉰 목소리 등은 후안이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주변의 모든 것들이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한 가지 비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후안의 평온을 위협하는 ‘거대한 문어’가 ‘달’의 존재보다 훨씬 작게 그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비는 어떤 시련도, 그것이 사람에게 절대적인 위협을 주는 죽음이라 할지라도, 후안과 아빠를 집어삼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어에게서 아빠의 생명을 빼앗아 물 위로 올라온 후안을 잔잔한 파도와 따뜻한 바람이 예전처럼 친구가 되어 집까지 데려다줍니다. 《후안의 달》을 읽고 아이들이 불안감을 느끼기보다 안도감과 평온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도 이러한 상징들이 절묘하게 구성되어 안내해 주기 때문입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 카르메 솔레 벤드렐
1944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으며, 700여 권의 그림책에 삽화를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타이완에서의 앤솔러지》 《바르셀로나에서의 앤솔러지》 등이 있으며, 유럽, 아시아, 미 대륙 등 세계 곳곳에서 그림책들을 출간했다. ‘카탈루냐 삽화가 협회’ 창단 멤버이며, 옥토고네 라 폰트 상, 크르 드 생 조르디 상, 카탈루냐 삽화상, 스페인 국전 대상(삽화 부문) 등을 수상했다.
역 : 구광렬
동물을 유난히 좋아해 파타고니아에서 목동 생활을 하고 싶었던 청년 시절, 멕시코로 건너갔다. 멕시코국립대학교에서 중남미문학을 공부(문학박사)한 뒤,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El Punto)』와 『마른 잉크(La Tinta Seca)』에 시를 발표하고, 멕시코국립대학교 출판부에서 시집 『텅 빈 거울(El espejo vacio)』를 출판하고부터 중남미시인이 되었다. 국내에서는 오월문학상 수상과 함께 『현대문학』에 시 「들꽃」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하늘보다 높은 땅(La tierra mas alta que el cielo)』 등 몇 권의 스페인어 시집과 『나 기꺼이 막차를 놓치리』 등 몇 권의 국내 시집이 있다. 장편소설로『뭄(Sr. Mum)』『가위주먹』, 문학관련 저서로『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체의 녹색노트』등이 있다. 멕시코 문협 특별상, 스페인 대사상, 브라질 ALPAS XXI 라틴시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8년 aBrace 중남미시인상 후보로 오른 뒤, 2009년에도 후보에 올랐다. 울산 문수산 기슭에서 개, 닭, 원숭이 등 좋아하는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울산대학교, 동리목월문예창작대, 대구교대 등지에서 중남미문학, 시창작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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