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신비스럽고 시적이며 아름다운, 그 어느 책들과 비교 불가한 책 _카슨 엘리스
(칼데콧 아너상 수상 작가)
레인 스미스, 카슨 엘리스, 자카리아 오호라 등 저명한 그림책 작가들의 찬사를 받은 사라 저코비(Sarah Jacoby)의 그림책 『시간은 어디에 있는 걸까』(Forever or a Day)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칼데콧 대상 수상작가 레인 스미스는 “시간에 관한 이 책은 영원한 느낌을 준다. 각 페이지마다 매혹적인 이미지와 시적 문체에 사로잡혀 꼼짝 못하고 보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도서관에 괴물이 나타났어요!』의 작가 자카리아 오호라는 “온 세계가 사라 저코비의 반짝반짝 빛나는 재주를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극찬하였다.
시간은 무엇일까,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 시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시간은 어디에 있는 걸까』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품는 ‘시간’에 관한 다양한 시선과 철학적인 질문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다.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인 시간에 대해 사려 깊지만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데, 간명하고 쉬운 이야기 속에 다채로운 감각과 이미지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작가의 특별한 재능이 더 빛나고 있는 것이다.
우아한 필체로 담담하게 풀어낸 시간에 대한 고찰
해가 뜰 무렵, 아이가 창밖을 본다. 창 너머로는 마침 아침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이는 아침식사를 하고, 부모와 함께 짐을 꾸린다.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다.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할아버지 할머니 집이다. 온 가족은 그렇게 모여 숲으로 캠핑을 간다. 밤이 깊어지자 부모와 아이는 다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단순하고 평범한 줄거리지만, 책을 열면 신비롭고 따뜻한 그림이 가득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고, 담담한 듯 우아한 문체는 시간과 공간의 방대함과 일상의 친밀함을 동시에 포착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아이의 일과 속에서 객관적 시간, 주관적 시간, 시간의 연속성, 시간의 상대성 등 다양한 시간의 속성을 시적인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맨 마지막 장에서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텐트 속에서 함께 책을 보고 있다. 주위엔 기차 장난감과 기타, 신발이 놓여 있다. 아이는 정말 기차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가서 캠핑을 하고 돌아온 것일까? 상상이든 현실이든 시간은 분명 그곳에 존재한다.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
사라 저코비는 작가 특유의 잘 짜인 글과 그림을 통해 시간을 비유하고 있다. 찻잔에 물을 정확히 따르는 그림을 통해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아’라고 하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는 모습을 보여 주며 ‘크지도 작지도 않다’라고 말해준다. 또한 누구에게나 객관적으로 똑같은 시간(크로노스)이 주어졌을지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서로 다른 시간(카이로스)이 흐를 수 있음을 체감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처럼 관념적인 ‘시간’을 매우 짧은 단어와 문장, 산뜻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어 책의 한 장면 한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그림책 곳곳에서 작가의 그러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가령 시간은 어떻게 오는가?
“어쩌면 / 수염을 씰룩 / 꼬리를 마구 흔들며 달려올지도 몰라. / 껑충껑충 뛰며 반갑게 안녕?”
작가는 ‘시간은 어디에 있는 걸까?’ ‘순간 속에 영원을 담을 수 있을까’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무엇일까?’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 더 오래 머무를 수는 없을까?’와 같은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명쾌한 답을 선사한다.
‘너와 함께한 시간을 사랑해’.
이 책은 우리가 어느 곳, 어느 때에 있든, 시간을 만질 수 있든 없든 간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지금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무엇보다 사랑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아름답고 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라 저코비의 놀라운 시간 탐사여행은 열차처럼 빠르게 달려오기도 하고, 석양처럼 반짝이며 물들어가는 것과도 같다. 시간에 대해 질문하는 아이들은 물론 여전이 시간의 의미가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이 그림책은 시간은 물론 삶과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일상의 여유를 되찾게 만들 것이다.
작가 소개
글그림 : 사라 저코비
영문학과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으로 두 개의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많은 매체와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와 크리에이티브 쿼털리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역 : 김경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자 대표적인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아동·청소년 환상 문학 이론 연구로 박사 후 과정을 지냈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언젠가 너도』 『너를 보면』 『책 먹는 여우』『행복한 청소부』 『그래, 책이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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