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서관, 혹은 비디오 아트
박성현의 시집은 누군가에겐 끝없이 통로가 이어진 미로 같은 도서관과도 같다. 그 도서관은 보르헤스의 알렙을 지나 히로시 스기모토의 풍경, 한트케의 무대, 세르의 가방을 지나 카프카의 법원에 이른다. 이들에게 이 시집은 “알려지지 않은 문자들의 세계”일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장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모니터와도 같다. 그 모니터에는 총에 맞는 앤디 워홀-혹은 춘자와 몇 번이고 추락하는 경비행기, 다각도로 관찰되는 사과, 붉은 멍 자국이 드물게 피어 있는 손이 뒤집히는 광경, 죽은 누군가의 악몽이 끊임없이 재생되는 중이다. 이런 이들에게 이 시집은 새벽 내내 채널이 돌아가는 TV가 놓인 호텔 캘리포니아의 낡은 방이거나 수많은 모니터에서 각기 다른 영상이 송출되고 있는 비디오 아트가 전시 중인 미술관일 것이다.
춘자가 총에 맞을 때 그녀는 TV 쇼를 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매춘부이자 급진적 페미니스트 작가인 솔라니스가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이유는 손에 쥔 아이스크림이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1968년 6월, 50℃가 넘는 폭염이 북아메리카를 덮쳤다 어제 총알이 위장을 관통할 때춘자는 애인과 함께 팝콘을 씹으며 TV 쇼를 보고 있었다
-「춘자 혹은 비디오 아트」 부분
박성현은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차용한다. 이를 통해 그의 시는 풍부한 소재와 다양한 맥락을 지닌 알레고리가 된다. 그 알레고리극에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과 까메오와 관객은 모두 ‘춘자’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래서 춘자는 춘자를 연기하며, 춘자들은 춘자를 연기하는 춘자를 구경하기도 한다.
다양한 인물들에게 춘자라는 가면을 씌움으로써 그의 시는 다양한 주체들이 갖는 다양한 시선으로 대상을 그려내면서도 그 주체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떠오르게 하는 데 성공한다. 그것은 해설을 쓴 장은석 평론가에 따르자면 “춘자가 무수한 관계의 접점을 지닌 서로 다른 춘자들로 진화하는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관계의 접점을 체험하고 직접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일이다. 그의 시를 읽는 것은 “바닥에 겹쳐진 바닥이 서로 어긋나고 이어지는 틈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라는 식물들”(「알려지지 않은 문자들의 세계」)을 보는 일이며, 시의 행간에서 코끼리의 춤과 무덤과 사물의 무한과 꿈을 읽어내는 독서 체험의 순간이다. 부디 많은 춘자들이 “백과사전은 사실과 멀어질 때/오히려 ‘사실’에 가장 가깝”다고 말하는 박성현의 시구에서 모순이 담고 있는 진리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미지여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계
박성현의 사물들은 낯설다. 「저녁의 먼곳」에서 「아직도 빗물이 흘러내리는 우산과 알렙이 앉았던 의자」, 그리고 「식물의 서쪽」으로, 그가 펼쳐내는 세계는 미지에 가깝다. 미지여서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가깝게 멀고 멀어서 가깝다. 그것은 말로 말하기를 거부하는 것과 같다. 시인은 이것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사물이 멀어지고 아주 멀어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도록 뜨겁다. 난 그런 그의 언어를 좀 오래도록 사랑하게 될 것 같다. 그의 시선은 황폐한 북쪽 해안과 사막의 접경지에 이르지만, 여러 개의 방향은 하나의 방향도 아니어서 방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모든 방향으로도 빛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의 시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도 장소가 생기고 색깔이 생긴다. 박성현 시의 역동성이 주는 즐거움이다. 그는 끊임없이 배신하고, 끝없이 달아나고, 멈춤을 통해 멈춤을 허락하지 않는다. 멈춤의 연속선 위에서 끊임없이 미끄러진다. 그러나 이러한 미끄러짐이 아름다운 것은 열렬한 삶의 흔적들이라는 데 있다. 비록 그것이 무엇이든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 나아간다는 것, 그것에 있다. 기록되지 않고 남김없이 사라지고 싶은 마음, 그것과 다르지 않다. 사물들의, 말들의 카니발이다. _이승희 시인 추천사.
작가 소개
저 : 박성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서쪽 동인이다.
목 차
1부
하루
회색의 식탁
사과의 회전
리옹에서 하룻밤
여배우의 외출
녹의 시간
두 사람
저녁의 먼 곳
연민
아직도 빗물이 흘러내리는 우산과 알렙이 앉았던 의자
식물의 서쪽
잎 없는 나무는 혀가 없는 입으로
2부
호텔 캘리포니아
현기증
금요일 밤의 불운
춘자 혹은 비디오 아트
죽은 자들의 허기
춘자의 감정
춘자의 구경
춘자의 유혹
춘자의 의견
정오가 지난 동물원
빛의 모서리
바다 끝 바다 저편, 롤러코스터
춘자들
C의 때늦은 저녁 식사
하드보일드 나다
초콜릿 상자를 들고 가는 춘자의 너무 느린 나선형
춘자의 이중생활
나쁜 쪽으로
지하생활자 - 수집가·2
3부
14
냄새의 식욕
방향을 바꾸면
액자는 꿈을 꾼다
아주 밝은 주황의 멈춤
고양이, 검정
바깥은 자정입니까
굿바이, 포도밭
파란만장
무관심의 균형
No.4 심야극장
식탁의 온도
거울의 레시피
4부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
전망 좋은 복도
빛나는 초록은 벌레 먹은 이파리처럼
알려지지 않은 문자들의 세계
목탄으로 그린 달은 축축한 눈을 뜬다
5부
넙치
배달된 사람
없는 손
이국적인 혹은 뒤돌아보는 순간
지금 이곳의 쓸쓸함
자정의 속도
커튼, 콜
5분 후
사진관 옆 왼쪽 모퉁이
비타민 사용설명서
납의 기록
사나운 연어 떼가 밀려갔다
철공소
저녁 한때의 카니발
해설
역자 소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