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에밀 졸라부터 파울로 코엘료까지
굵직한 해외문학들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온
번역가이자 문학연구가 박명숙이 기획하고 엮고 옮긴
‘인생과 사랑’의 문장들
“아니, 나이 든 사람들이 지혜롭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그들은 현명해지는 게 아니라 조심스러워지는 것뿐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한때 “사는 게 뭐라고”와 같은 말은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전용어였다. 삶에 대한 체념이 느껴지는 이 말을 이제는 청년들도 심심찮게 입에 담는다. 학업이, 취업이, 인간관계가, 연애와 결혼이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 좌절하는 순간이 잦기 때문이다. 대체 사는 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공부를 하고,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 취업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걸까? 이렇게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굳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걸까? 이 모든 물음을 관통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인생’이겠고, 그중 특별한 요소 하나를 골라내라면 단연 ‘사랑’을 들 수 있겠다. 이렇게 녹록치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더불어 인생과 사랑에 필요한 지혜와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서고금의 명문장들을 모은 두 책 『나는 내가 만났던 모든 것의 일부다』와 『나는 당신이 약해지기를 바란다, 내가 약한 만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우리를 행복으로 미소 짓게 하고 절망으로 눈물 흘리게 하는 사랑,
그 본질과 의미와 변덕스러움을 담은 사랑의 문장들
“사랑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바보들만 사랑에 빠지는 걸까요?”
- 오르한 파묵
오르한 파묵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나는 당신이 약해지기를 바란다, 내가 약한 만큼』은 사랑의 의미, 사랑이 시작될 때의 설렘, 익숙해진 사랑에 찾아올 수 있는 권태로움, 이별, 새로 시작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은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난 당신과 사랑에 빠졌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L. J. 스미스)라는 고백이 “사랑은 없다. 오직 사랑의 증거들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회한이 되기까지, 그럼에도 또다시 “새로운 사랑의 새벽이 밝아올 때면 어제의 사랑은 악몽처럼 느껴진다”(폴 장 툴레)라고 말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문장들이 페이지마다 우리를 사로잡는다.
사랑의 과정을 서사적으로 담은 약 500개의 문장,
한 문장에 오래도록 머물게 하는 메타포와 서정적인 일러스트
이 책에 담긴 문장들은 우리로 하여금 단순한 위안과 피상적 공감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게 한다. “그날 밤 당신이 내게 키스했을 때, 난 당신 입속에 한 편의 시를 남겨놓았죠. 당신이 숨을 내쉴 때마다 그 시구들을 들을 수 있도록”(앤드리어 깁슨)부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누군가를 너무 많이 사랑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신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헤밍웨이)라는 말에 이르기까지 이 책들에 담긴 문장들은 우리로 하여금 문장 하나하나마다 오래도록 머물며 곱씹어 생각해보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 마음속에 들어와 사세요. 집세는 무료랍니다”(새뮤얼 러버)와 같이 위트와 은유를 담은 문장들도 풍성히 담겨 있어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다양한 문장들의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서정적이고도 깜찍한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는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이다.
누군가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짧은 문장들이 대체 어떤 힘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 책을 엮고 옮긴 박명숙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미국의 흑인 해방 운동가인 맬컴 엑스는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 권의 책이 그럴 수 있듯이 단 하나의 짧은 문장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짧은 문장이라고 해서 그 속에 담긴 지혜가 얕으리라는 법은 없을 테니 말이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꿈, 인간관계, 취업, 사랑 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방황하는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또다른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사랑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라며 이 두 권의 책을 건네고 싶다.
작가 소개
편역 : 박명숙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제르미날』『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전진하는 진실』, 오스카 와일드의 『거짓의 쇠락』『심연으로부터』『오스카리아나』『와일드가 말하는 오스카』, 조지 기싱의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 플로리앙 젤러의 『누구나의 연인』, 티에리 코엔의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 프랑크 틸리에의 『뫼비우스의 띠』, 카타리나 마세티의 『옆 무덤의 남자』, 장 필리프 투생의 『마리의 진실』『벌거벗은 여인』, 도미니크 보나의 『위대한 열정』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이건 모두의 이야기 - 사랑이란
어쩌면 우리 - 사랑의 시작
이제, 우리 - 익숙해진 사랑
어쩌다 우리가 - 다가온 이별
기꺼이 또다시 - 새로 싹트는 사랑
옮긴이의 말 - 사랑의 왕국에는 강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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