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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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출판사항갈무리, 발행일:2018/04/28
형태사항p.304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195180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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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에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엥떼르미땅)”의 도입 추진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발표한 공약집에서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앵테르미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예술인을 고용보험의 범주 내에 편입시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공약에 따라 예술인을 고용보험에 포함시키기 위한 법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의 예술인 고용보험 편입 공약은 많은 예술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4월에는 전국 각지 예술인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 출범 후 9월 27일 이용득·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문화예술노동연대가 주관한 예술인 고용보험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도 예술인들은 정부가 올 7월 예술인을 포함시키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개정안이 ‘앵테미르탕’을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백철 기자, 「가입하기엔 너무 먼 예술인 고용보험」, 『주간경향』 1247호, 2017.10.17.)

극소수의 엘리트를 제외한 대다수 예술노동자의 생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프랑스의 엥떼르미땅 제도는 예술노동자의 복지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여러 차례 조명되었다. 예컨대 2018년 4월 14일자 YTN 기사의 제목은 “배고픈 예술가가 없는 프랑스, 그 비결은?”이다. 정말 프랑스에는 배고픈 예술가가 없을까?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한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책 『정치 실험』이 출간되었다. 마우리치오 랏자라또는 부채가 어떻게 현대인을 노예화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분석한 『부채인간』(메디치미디어, 2012), 그리고 『부채 통치』(갈무리, 2018) 등 부채 2부작의 저자이자 ‘부채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갈무리 출판사는 『비물질노동과 다중』(갈무리, 2005)에서 마우리치오 랏자랏또의 영향력 있는 논문 「비물질노동」(조정환 옮김)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했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 실험』은 지난 1년간 갈무리 출판사에서 펴낸 ‘랏자라또 집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이 시리즈의 1차 완결도서다. 지난 1년간 갈무리 출판사에서는 랏자라또의 기계론을 다룬 『기호와 기계』(2017년 7월), 랏자라또 고유의 사건의 철학을 다룬 『사건의 정치』(2017년 10월), 랏자라또의 부채론의 완결판인 『부채 통치』(2018년 2월) 등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주저들을 연이어 출판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 실험』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권력관계들의 군도 속에서 정치적인 것의 실험적 재구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마우리치오 랏자랏또의 예술정치론을 다룬다.

출간의 의미
이전 저서들에서 마우리치오 랏자라또는 프랑스 공연계 불안정 노동자들인 엥떼르미땅 분쟁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을 제시하는 데 몰두했다. 그것은 그 분쟁이 가진 현대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에 대한 급진적 비판과 전복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사회경제적 분석틀로는 필연적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 그는 그 분쟁을 분석하기 위한 다른 접근방식을 적용한다. 사회적 비판은 이 접근 방식이 가진 정치적 적절성과 발견에 도움이 되는 비옥함을 아직은 잘 측정해 본 적이 없다. 그것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셸 푸코,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또는 미셸 드 세르토에 의해 고안된 방식들일 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것의 새로운 분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에 대한 마르셀 뒤샹과 프란츠 카프카의 직관들과 예측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는 자본과 노동, 경제와 정치적인 것이라는 거대한 이원체계에 기반을 둔 분석과 조직 양식들을 다양체의 논리에 따라 은밀히 횡단하여 이 이중체계의 옆에서 움직이는, 1968년부터 실험된 분석과 조직 양식들에 연결하는 일이 갖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책은 이 어려움으로부터 유래하는 무력함과 정치적 난관을 치유할 몇 개의 실마리들을 묘사하고 만드는 데 기여한다.

엥떼르미땅 제도 : 프랑스 문화예술계 불안정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생계 수당
프랑스의 문화예술계 비정규직들을 위한 엥떼르미땅 제도는 불안정한 고용 상태의 문화예술인들(엥떼르미땅)이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제도로 한국에 알려져 있다. 이 제도는 간단히 말해, 정규직으로 안정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문화예술계 엥떼르미땅들 중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게 매달 생계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돈은 일반 노동자들의 납입금을 기반으로 조성된 실업 기금에서 나온다. 결국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낸 돈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주는 상호부조 제도로 사회적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제도이다.

기업가들은 ‘상호부조’를 폐지하고 ‘자유경쟁’을 일반화하기를 원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실업 기금의 적자 문제가 크게 대두되자 정부에서는 엥떼르미땅 제도를 개혁하고자 했다. 2003년 [프랑스 기업 연합회[가 주축이 돼 마련한 엥떼르미땅 제도의 개혁안이 발표되자 엥떼르미땅들은 이에 반대하는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 『정치 실험』에서 랏자라또는 이 투쟁의 진행 과정을 조사하면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 통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그런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랏자라또가 보기에, [프랑스 기업 연합회[가 엥떼르미땅 제도를 문제 삼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실업 기금의 적자를 유발하기 때문이 아니다. 기업가들은 엥떼르미땅 제도가 상호부조의 형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 기업가들은 실업 보험이란 일반적인 개인 보험처럼 자신이 낸 보험료를 실업 상황에서 되돌려 받는 구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노동자가 만일의 실업 상황에 대비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가들이 보기에 그것이야말로 경쟁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 자유 시장에 적합한 제도이다.

모두가 자기 경영자, 자기 기업가가 되기를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통치
이런 주장은 노동자도 이제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는 기업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근거한다. 랏자라또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사회가 바로 이런 생각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면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자본이자 기업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모든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다. 그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교육, 인간관계, 인성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그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삶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사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 등 사람들을 끊임없이 세분화해 나누고 차이를 만들어내면서 과다한 경쟁을 조장한다.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의 생활은 불안정해진다. 삶이 불안정해질수록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한다.

신자유주의의 품행통치에 맞서 대항품행을 창조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신자유주의 사회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경영자가 돼 경쟁에서 승리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의 품행을 통치한다. 신자유주의 사회가 사람들의 품행을 통치하는 데 이용하는 대표적인 장치가 빚이다. 학자금 대출에서부터 주택 자금 대출에 이르기까지 생애의 각 단계에서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 죄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체계에 순종하는 노예가 된다.
랏자라또는 엥떼르미땅들의 투쟁에서 이와 같은 통제사회의 주체화에 대해 저항하면서 대항품행을 만들어 가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주체화 과정을 발견한다. 그 투쟁은 권력의 수많은 통치 장치들만큼이나 다양한 전략들, 기술들, 실천들로 구성돼 있다. 랏자라또는 주체의 욕망, 역사의 조건들을 초월하는 사건, 모든 영역을 가로지르는 창조적 잠재성이 그런 전략과 실천들로 이뤄진 자율적인 주체화 과정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작가 소개

저 :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Maurizio Lazzarato
이탈리아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1980년대 초에 프랑스로 망명, 파리 제8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정보기술, 비물질노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율주의 잡지 『뮐띠뛰드』(Multitudes)지의 창간 발기인이자 편집위원이다. 비물질노동, 임금노동의 종말, ‘포스트사회주의’ 운동, 인지자본주의와 그 한계, 생명정치·생명경제 개념 등이 연구 주제이다. 저서 『부채인간』(메디치미디어, 2012)은 한국어를 포함하여 11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2013년 서울 일민미술관의 <애니미즘> 전시회에 시각예술가 안젤라 멜리토풀로스와 함께 작업한 영상 작품 <배치>와 <입자들의 삶>이 전시되었고 작품 소개를 위해 방한하기도 하였다. 저서로 『비물질노동과 다중』(공저, 갈무리, 2005), 『기호와 기계』(갈무리, 2017), 『사건의 정치』(갈무리, 2017), 『부채통치』(Gouverner par la dette, 갈무리, 근간), 『정치의 실험들』(Experimentations politiques, 갈무리, 근간), 『발명의 힘』(Puissances de l’invention, 2002), 『불평등의 정부』(Le gouvernement des inegalites, 2008), 『전쟁과 자본』(공저, Guerres et capital, 2016) 등이 있다.

 

역 : 주형일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5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파리 1대학교에서 미학 DEA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진,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 『영상매체와 사회』, 『내가 아는 영상기호분석』,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 읽기』 등이 있으며 『문화의 세계화』, 『소리 없는 프로파간다』, 『중간예술』,『섬광세계』, 『일상생활의 혁명』, 『미학 안의 불편함』, 『합의의 시대를 평론하다』, 『다시 쓰는 내 인생의 리스트』, 『더러운 전쟁』 등을 번역했다.  

 

목 차

서론 9

1장 불평등의 통치 ― 신자유주의적 불안전에 대한 비판 13
엥떼르미땅들의 분쟁과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변형의 한복판에 선 미셸 푸코 15
“사회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16
신자유주의자들이 보는 시장 19
문화부문 고용시장 안의 불평등과 경쟁 21
신자유주의적 “개혁”의 의미 23
규율기술과 안전기술의 혼합 25
경제적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쟁점 26
탈정치화로서의 개인화 29
“인간자본” 경영자들의 작은 제조소 33
신자유주의에 대한 푸코의 분석의 한계들에 대한 몇 가지 지적 (1) : 위험, 보호, 금융화 39
신자유주의에 대한 푸코의 분석의 한계들에 대한 몇 가지 지적 (2) : 사적 소유 44
신자유주의에 대한 푸코의 분석의 한계들에 대한 몇 가지 지적 (3) : 연기금의 “조용한 혁명” 48
주체화, 책임, 워크페어 51
화폐의 권력효과 : “인간자본”의 “책임의식”(죄의식)을 만드는 조련 기술로서의 빚 55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서 임시성의 용인 가능한 균형 58
국가의 선구자 역할 61
분쟁의 관리 63
문화 정책 65
“예술적 비판”에 대한, 문화 부문 고용에 대한 비판의 불행들 70
“예술적 비판” 개념의 정치적 한계 73
사회학적 관점 76
평등과 자유, 복지국가 안의 “사회적 비판”과 “예술적 비판” 81
통치성의 새로운 형태들 84
영혼들에 대한 통치에서 사람들에 대한 정치적 통치로 95
권력관계들의 군도와 정치적인 것의 정의 102
새로운 유형의 “실업자”의 생산과 통제 107

2장 정치적 사건의 역동성 ― 주체화와 미시정치의 과정 112
“혁명적 정치”의 전통적 형태들의 권리 소멸 113
사건과 역사 : 이상주의에 맞서 117
오늘날의 정치 실험 122
사건, 세계 그리고 주체성 126
대항품행들 128
분자단위 대항품행들의 “모호성들”과 “잠재성들” 130
푸코의 윤리적 전환점 138
사건의 현실화와 몰단위 대항품행들 (1) : 행위들의 전투 151
사건의 현실화와 몰단위 대항품행들 (2) : 말들의 전투 154
지식의 전투 158
전략들 : 몰단위와 분자단위, 거시와 미시 167
권력 장치들의 몰단위와 분자단위 기술들에 맞선 투쟁들 169
미시정치 안의 몰단위와 분자단위 175
미시정치는 구성주의다 183
프랑스에서 연합체들의 경험 188

3장 신자유주의 안의 경제적 빈곤화와 주체적 빈곤화 193
감각적인 것의 새로운 분할 202
자연의 평등, 힘의 평등 205
주체성의 통치 기술로서의 예술과 문화 207
예술, 시장, 제도, 그리고 공중의 통치 211
예술과 산업 : “교차된 가치들”의 경험 217
저항과 창조 222
주체화 과정으로서의 예술적 행위와 영매로서의 예술가 229
단절과 주체화의 비변증법적 기술들 233
주체성과 신앙 236
미적 패러다임 250
언술의 확장 258
실존적 기능 260

부록1 카프카와 죄의식의 생산 268
부록2 카프카, 예술, 작품, 예술가 그리고 공중 274

옮긴이 후기 285 / 참고문헌 294 / 인명 찾아보기 299 /용어 찾아보기 30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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