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물질의 본질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해석
“질량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질량은 어떤 성질을 지니고 있는가?”
“질량과 에너지가 같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질을 쪼개고 쪼갠 가장 작은 입자는 어떤 상태일까?”
이 질문들은 2500년간 과학자들이 던져온 것들이다. 그렇다면 왜 ‘질량’인가? 그것은 ‘질량’이 물질의 본질을 이루는 근본 개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황당무계한 공상 정도로 들리는 그리스 원자론자들의 가설부터 복잡다단하기 그지없는 현대의 양자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그 토대가 되는 의문은 모두 한결같았다. ‘물질이란 무엇인가?’ 이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물질의 정체를 탐구하고, 물질이 가진 ‘질량’의 기원을 추적한다.
그리스 원자론부터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질량과 물질을 이해하기 위한 길고 긴 여정
저자 짐 배것은 약 2500년간에 이르는 이 추적 과정을 연대순으로 조명한다. 그는 먼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유에서 시작해 현대의 양자 물리학과 빅뱅에 이르기까지 연대기 순으로 ‘질량’의 기원을 찾기 위한 과학자들의 시도를 총 4부에 걸쳐 차근차근 펼쳐낸다.
그런데 왜 그리스 철학자들의 원자론부터일까?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학은 ‘실험과학’의 준말로 여겨진다. 문과는 이과와 철저히 분리되고, 같은 과학 분야라고 해도 낱낱이 전문 분야가 쪼개져 있는 우리에게, 이 의문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과학과 철학이 분리되고, 과학이 세부 분야로 쪼개진 것은 채 몇 세기도 지나지 않은 일이다. 17세기까지만 해도 과학과 철학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으며, 오늘날의 과학자들 역시 철학적 사유에 대한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세상 만물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철학이 시작되었고, 과학이 발전했다. 뉴턴이 고전 물리학을 정립하게 한 이론은 물론, 오늘날의 복잡다단한 양자역학과 우주과학에 이르기까지 그 근본적 토대는 고대 그리스 시대 원자론자들이 품은 한 가지 의문이었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어떻게 될까?”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 즉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질문을 사유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원자론’을 세웠다. 후대의 학자들은 이들의 원자론을 각자의 논리대로 재해석하고 이를 ‘실험’으로 입증하고자 애쓰면서 질문들은 조금 더 구체화되었다. 보편적으로 중세 시대는 학문의 암흑시대라고 여겨지지만, 저자는 이 시기의 과학적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이 시기부터 싹트기 시작한 고대 그리스-로마적 정신과 철학의 부흥, 실험적 태도와 탐구 정신은 이후 17, 18세기 기계론과 근대 철학으로 이어진다. 같은 질문을 가지고 철학과 과학이 이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은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근본 관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뉴턴에 이르러 가장 근본적인 입자인 원자를 찾으려는 시도는 중력과 역학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뉴턴은 모든 사물의 행위를 ‘원자’적인 부분에서 유래하는 성질로서 파악하고, 이들의 운동성에 깔린 ‘바탕’을 탐구하는 영민한 시도를 했다. ‘물질’에 관한 탐구, 즉 원자에 대한 탐구는 이로써 지난 2000여 년 동안보다 이후 300년 동안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인류는 이제 물질에 대한 탐구는 ‘질량’에 대한 탐구가 기반이 되어야 함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후 ‘가장 작은 입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은 ‘질량’의 속성을 밝히는 일과 짝을 이루었다. 그러면서 현대 과학의 난제도 시작되었다. 이를 일치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이다. 뉴턴이 세운 고전 역학은 거시 세계에서 사물과 우주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는 탁월했지만, 미시 세계를 설명하기에는 미진했다. 현대 과학이 오늘날 일반인들은 물론, 과학 전공자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20세기에 들어 고전 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시적 행위들, 우주의 미스터리들을 풀기 위해 온갖 이론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난 100여 년간 양자역학의 태동부터 우주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은 이전 인류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는 가장 작은 입자를 찾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미립자들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예측하지만, 아직까지 이것들의 행동 방식과 본질적 성격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물질’이란 무엇인가, ‘질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추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현대과학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면서, 이를 더욱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질문의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조차 과학자들은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탐구는 궁극적으로 우주와 존재에 대한 미스터리를 조금씩 밝혀나가며, 그를 밝힐 수 있는 수많은 기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질의 탐구, 즉 질량에 대한 탐구는 지난 2500년간 인간과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에 따라 과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과학의 기저를 이루는 근본적인 사유와 그 방식에 초점을 두어 서술함으로써 우리를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하게 해준다. 난해하기 그지없는 물리학을 수식을 최대한 배제한 채, 새로운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이 책은 이 시대 물리학의 바이블에 부족함이 없다.
작가 소개
저 : 짐 배것
Jim Baggott
과학사 및 과학철학에 관한 글들을 주로 쓰며 과학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맨체스터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화학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을 이수하였고, 영국의 레딩대학교에서 화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상업적 세계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종신 교수직을 포기하고 쉘(Shell)사로 자리를 옮겨 비즈니스 컨설턴트와 교육전문가로 일했다. 1989년에는 화학물리학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왕립화학회(RSC)로부터 말로 메달(Marlow Award)을 받았다.
[뉴 사이언티스트], [네이처] 등에 꾸준히 기고하고 있으며, 1991년에는 영국과학작가협회(ABSW) 과학저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퀀텀스토리(The Quantum Story)』, 『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Higgs)』, 『원자(Atomic)』, 『양자이론의 의미(The Meaning of Quantum Theory)』, 『진실로 가는 초보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A Beginners Guide to Reality)』 등이 있다.
역 : 배지은
서강대학교 물리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휴대전화를 만드는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 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장르문학과 과학기술서적을 번역하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엘러리 퀸의 『샴쌍둥이 미스터리』 『열흘간의 불가사의』 『최후의 일격』을 비롯하여, 『밤의 새가 말하다 1, 2』 『Make: 아두이노 DIY 프로젝트』 『전자부품 백과사전 1, 2』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 『맹인 탐정 맥스 캐러도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제1부 원자와 공허
1 조용한 성채
2 물자체
3 힘의 작용
4 회의적 화학자
제2부 질량과 에너지
5 대단히 흥미로운 결론
6 비교될 수 없는
7 직물
8 어둠의 심장 안에서
제3부 파동과 입자
9 절망의 몸부림
10 파동 방정식
11 유일한 미스터리
12 맨질량과 입혀진 질량
제4부 장과 힘
13 자연의 대칭
14 이 망할 놈의 입자
15 표준 모형
16 질량 없는 질량
에필로그
주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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