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지구에 사는 거의 모든 종의 운명이 우리 대답에 달렸다”
생태학에서 경제학, 정치학에서 철학까지 거침없이 넘나드는 참신한 시각
우울한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우아한 보고서
“한번 읽으면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책”
2015년 영국왕립학회 윈턴상(올해의 과학책) 수상
인류가 살아 있는 지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시대,
인류세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화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은 2002년 《네이처》에 기고한 글에서 지구가 홀로세 표준으로 간주되는 조건에서 너무 많이 변한 이유를 들며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했다. 지질학자들이 생물학적 연대 결정 문제를 두고 씨름하는 동안 과학자들이 지구와 지구 생명에 일어난 다각도의 변화를 기술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이 용어가 문화예술계와 일반 대중에 폭넓게 받아들여졌다. 현재 영국 지질학회는 인간이 지구 생물권에 초래한 변화를 근거로 이 새로운 시대를 공식적으로 등재하는 지난한 과정에 들어갔다.
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로 들어선 증거는 무엇일까? 최근 몇 십 년 동안 인류는 46억 년의 지구 역사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세계를 바꾸었다. 이것은 인류가 지구를 산산조각 낸 소행성 충돌이나 화산 폭발 같은 사건과 맞먹는 지구물리학적 힘이 되었음을 입증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홀로세 평균보다 거의 50%가 높고,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지구 전역의 날씨 형태에 교란을 일으키고, 기후변화의 여파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강은 물길이 바뀌고 바다는 점점 더 산성화되고 남획과 오염, 수온 상승으로 생명다양성이 줄어들었다. 폭풍은 더 강해지고 더 자주 발생하며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선이 침식되고 있다. 사막이 확산되고 숲은 잘려 나가고 사냥이나 서식지 감소로 야생동물의 수도 급감해 지구는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귀결된다. 바로 인간의 영향이다. 나비의 이동 경로, 해빙 속도, 바다의 질소 농도, 들불의 빈도는 물론이고 날씨, 지진, 해류처럼 인간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물리적 현상에조차 인간의 영향이 미친다.
자연의 순환을 초월하여 지구의 물리·화학·생물 과정을 바꾸는 인류를 자연의 일부라 할 수 있을까. 인간은 더 이상 또 하나의 종이 아니다. 인간은 지구 생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살아 있는 지구의 생물·화학적 조건을 의식적으로 재편하는 최초의 종이다. 이 세계의 시공간과 다른 모든 생명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정의하는 지금의 과학적·문화적·종교적 철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인식의 특별한 전환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변화하는 지구의 최전선에서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
인류세를 지나는 지금 가이아 빈스는 대기, 산, 강, 농경지, 바다, 사막, 사바나, 숲, 암석, 도시 등 10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변화하는 지구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풍경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담아낸다. 저자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우리가 지구에 일으키는 변화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다시 홀로세의 조건으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변화하는 지구의 최전선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히말라야산맥의 인공 빙하에서부터 하얗게 칠한 페루의 산, 몰디브해의 전류가 흐르는 산호초, 카리브해의 쓰레기 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류세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지구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길잡이를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100억 인구가 충분한 음식과 물, 에너지를 가지고 더욱 안락하게 살 수 있을까. 아메리카 대륙의 꼬리 끝 파타고니아, 메콩강, 사하라사막, 남미의 세렝게티 판타나우, 갈라파고스제도, 아마존의 열대우림, 파나마운하,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분지, 콜롬비아 북부의 판자촌 비야에르모사, 리우데자네이루의 가장 오래된 파벨라(빈민 주거지) 호신야, 친환경 미래 도시 톈진의 에코시티 등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가이아 빈스는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탐색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지역적 해법”을 고안하는 보통 사람들의 노력과 분투에 초점을 맞춘다. 때로 무모해 보일 만큼 독창적인 발명과 믿을 수 없는 풍경,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비범한 결과들, 저자는 거기에 지구의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과학만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는 없다. 지구적 규모의 냉각 기법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얼마나 타당한지 등 사람들은 흔히 인류세의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주장한다. 심지어 입증된 과학적 사실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문제는 주민들 간에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최근에는 격렬한 국제분쟁까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쏟아지는 뉴스 헤드라인과 통계 수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형, 환경운동가와 기업들의 충격 요법과 지루한 슬로건 사이에 오가는 논쟁의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1만 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한 인류,
인간의 행성 지구에 희망은 있는가
인류가 1만 년 만에 최대 도전에 직면한 지금 우리 종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늘 우리의 필요에 따라 생태계를 바꾸었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지구상의 어떤 계도 진정으로 격리된 것은 없다. 지구의 작은 부분에 우리가 일으키는 변화는 막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막 우리 자신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복합적인지 이해했을 뿐이다. 무한 개발을 추구하는 인류가 자신의 영향력을 덜 파괴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지구의 미래가 그리 우울하지만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세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국가가 어떤 개발 방식을 택하느냐가 우리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은 공학적 방법을 개발하고 그 영향을 분석해줄 뿐, 결국 어떤 영향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따라서 문제는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로 돌아간다. 애초에 인류가 다른 종과 달리 전 지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비결은 창의성과 협력에 있다. 저자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집단지성이 부와 지리적 공간, 계급, 성이라는 억압을 뛰어넘어 인류를 새로운 협력의 수준으로 이끌 것이라 낙관한다.
곧 바다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몰디브의 전 대통령 모하메드 나시드의 말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준다. “기후변화는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수백만 명의 가정, 생계, 인생을 위협하는 인권 문제이다.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책임이 있다.”
작가 소개
저 : 가이아 빈스
과학과 환경 분야 전문 기자, 방송인이다. 그녀는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의 책임 편집자, 《네이처》의 뉴스 편집자, 《뉴 사이언티스트》의 온라인 편집자로 활동해왔다. 그리고 《가디언》, 《더 타임스》, 《사이언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오스트레일리언 지오그래픽》, 《오스트레일리언》에 기고하고 있다. BBC 온라인에 ‘스마트 플래닛’이라는 정기 칼럼을 쓰고 있고, 인류세에 관한 프로그램들을 고안하여 BBC 라디오에 보낸다. WanderingGaia.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트위터 계정은 @WanderingGaia이다. 《인류세의 모험》으로 영국왕립학회 윈턴상 30년 역사에서 첫 여성 수상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역 : 김명주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생명 최초의 30억 년: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2007년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를 비롯해 『메이팅 마인드』 『용 - 서양의 괴물 동양의 반짝이는 신』 『사용설명서 - 술』 『데카르트의 비밀노트』 『위험한 호기심』『다윈평전』 등이 있다
목 차
지도
서문
1 대기
2 산
3 강
4 농경지
5 바다
6 사막
7 사바나
8 숲
9 암석
10 도시
에필로그
감사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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