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모두가 오롯한 당신, 오롯한 나가 되는 사회
소수자가 건강한,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우리 모두는 ‘오롯한 당신’, ‘오롯한 나’이어야 한다. 생명을 지닌 인간으로서 우리는 모두 오롯한 존재들이다. 물론 개개인이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는 터라 때로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고 서로 도우며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각자 오롯한 인간이며 오롯한 존재들이다.
그런데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오롯한 존재로 존중받지 못하며 크고 작은 차별과 억압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트랜스젠더도 그 가운데 하나다. 『오롯한 당신 -트랜스젠더, 차별과 건강』은 트랜스젠더들이 가족 내에서 어떻게 배제되고 차별받고 억압받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학교, 직장과 같은 사회 속에서 특히 병원에서 어떤 고난들을 겪어 내고 있는지 보여 준다. 나아가 그들을 가두고 있는 장벽들을 함께 거둬 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게 한다.
사실 트랜스젠더를 소수자라고는 하지만 트랜스젠더가 어느 정도로 소수자인지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여러 장벽이 너무나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스스로 트랜스젠더라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장벽으로 인해 여러 기관이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트랜스젠더의 존재 자체가 누락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롯한 당신』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 역학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김승섭 교수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주영, 이혜민, 이호림, 최보경 선생이 트랜스젠더의 의료 이용을 주제로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내용 중 일부는 필자들이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 연구팀’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다음 스토리펀딩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시작합니다’에서 소개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롯한 당신』이 딱딱하고 어렵지만은 않다. 필자들은 논문의 내용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성을 들여 다듬었다. 논문에 담겼던 여러 설문조사 결과와 심층 인터뷰 내용, 해외 자료 등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풍성한 내용으로 다가갈 만하다. 또한 “연구의 핵심 질문은 여전히 의료 이용에 대한 것이었지만,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트랜스젠더의 삶 전반에 대해 묻지 않고서는 무엇도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고 필자들이 책에서 말하듯이 『오롯한 당신』은 트랜스젠더가 의료 이용 과정에서 겪는 폭력과 차별뿐 아니라 삶의 전반을 이야기한다.
1장은 연구팀이 지난 5년 동안 트랜스젠더의 차별과 건강이라는 낯선 주제를 연구한 과정을 정리했다. 2장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와 성인 트랜스젠더의 삶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내용을 가족, 직장, 군대 등 7개의 키워드로 나누고 모았다. 3장은 트랜스젠더 의료 이용과 건강에 대한 4편의 글을 담았다. 트랜스젠더가 겪는 정신과 진단,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등 의료 이용 과정을 살피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트랜스젠더가 의료 이용 과정에서 마주하는 장벽을 구체적인 수치로 기록했다. 또한 트랜스젠더 의료와 관련해 건강보험을 통한 의료보장 상황과 관련 의료진 교육이 부재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4장은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하는 추혜인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성전환 수술을 집도하는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글 중간중간에 마련된 ‘오롯한 목소리’에서는 트랜스젠더 15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따로 담았다. 본문 곳곳에 심층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지만 따로 ‘오롯한 목소리’를 구성한 것은 트랜스젠더가 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의료적 트랜지션 관련 정보는 어떻게 찾고, 병원에서 겪는 차별은 어떤 것인지 좀 더 생생하고 가깝게 전달하며 독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했다. 책의 앞쪽에는 본문 내용을 읽기 전에 도움을 줄 용어들도 정리해 놓았다.
누군가는 왜 트랜스젠더의 삶과 차별과 건강을 들여다보아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오롯한 당신』은 “소수자가 건강한 사회는 모두가 건강하다”라고 답한다.
작가 소개
저 : 김승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2013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와 동 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역학자로서,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결혼이주여성이나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를 책임연구원으로 진행했다.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병역면제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오롯한 당신 ? 트랜스젠더, 차별과 건강> (공저)을 출판했다.
저 : 박주영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사회진보연대, 민중의료연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미조직센터(병원노동자희망터)에서 상근활동가로 일했다. 보건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에서 상근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고려대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박사과정 중이다. 2016년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대상 실태조사 연구’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했으며,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소수자와 불안정노동자의 건강을 주로 연구한다. 건강과대안 이슈페이퍼 ‘구조조정이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성소수자의 건강권: 해외논의와 시사점’을 썼으며,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 체계적 문헌고찰”(보건과 사회과학, 2014), “한국 트랜스젠더 의료접근성에 대한 시론”(보건사회연구, 2015)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주요 논문으로 “해고자와 복직자의 건강 비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례를 중심으로”(보건과 사회과학, 2016), “한국의 비정규직 고용과 건강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보건사회연구, 2016)을 발표했다.
저 : 이혜민
이혜민은 시스젠더 이성애자 여성이며,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고자 하는 대학원생이자 연구노동자이다. 대학생 시절, 친한 친구의 커밍아웃으로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법률·인권 사무소와 가나의 HIV/AIDS 병동에서 값진 경험을 했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3년부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에서 활동하며,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보건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보건과학과 역학연구실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같은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중이다. 출판한 논문으로는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 체계적 문헌고찰”(보건과 사회과학, 2014), “트랜스젠더의 의료적 트랜지션과 의료서비스 이용: 사회적 낙인과 의료적 주변화”(한국사회학, 2017), “Lookism hurts: appearance discrimination and self-rated health in South Korea”(International Journal for Equity in Health, 2017) 등이 있다. 2016년에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에 참여했으며, 현재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의 멤버이다.
저 : 이호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학위(학위논문: 소수자 스트레스가 한국 성소수자(LGB)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레즈비언으로 정체화 한 이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2011-2018), 한국HIV/AIDS인권연대나누리+(2011-2014) 등의 단체에서 인권활동가로 일해 왔다.
주요 연구 주제는 성소수자의 건강, 차별과 건강으로 현재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과 삶에 대한 연구프로젝트인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출판한 논문으로는 "한국 트랜스젠더 의료접근성에 대한 시론"(보건사회연구, 2015), “Health disparities between lesbian, gay, and bisexual adults and the general population in South Korea: Rainbow Connection Project”(Epidemiology and Health, 2017) 등이 있다. 성소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증진하는 사회적, 법·정책적 요인에 주목하며, 실질적인 제도 변화에 기여하는 연구를 지속하며 살아가고 싶다.
저 : 최보경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은 지키지 못하고 환자를 돌보는 보건의료인을 만나 이야기 나눈 것이 노동환경에 관한 공부의 시작이었다. 간호사로 일하며 다치고 병들어 떠나는 동료를 보며 노동환경과 건강에 대한 고민을 풀고 싶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대상 실태조사 연구’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했고,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소수자의 건강, 여성노동자의 건강, 비정규직 노동과 건강으로, 출판한 논문은 "한국의 비정규직 고용과 건강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보건사회연구, 2016), "Health disparities between lesbian, gay, and bisexual adults and the general population in South Korea: Rainbow Connection Project"(Epidemiology and Health, 2017), "한국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보건사회연구, 2018) 등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목 차
용어 정리
1장 우리가 만난 282명의 오롯한 당신
: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시민의 힘으로 시작하다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12장면
#1 우리의 무지를 인정하기
#2 기존 연구는 없었다
#3 트랜스젠더 병역 면제 소송에 참여하며
#4 트랜스젠더 15명을 만나다
#5 교수님, 이 논문을 받아 줄 학술지가 있을까요?
#6 새로운 길이 열렸다
#7 크라우드펀딩, 시민의 후원으로 연구하기
#8 연구하며, 만나며, 배우며
#9 트랜스젠더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10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11 그러니 당신도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12 나는 그 질문에 답하고 싶다
오롯한 목소리 1 “수술 없이 성별을 바꿀 수 있었다면…”
2장 성별 이분법의 세계는 왜 균열되어야 하는가
: 트랜스젠더 존재의 당위를 말하다
교실에도 트랜스젠더는 존재한다
다르지만 별생각 없던 어린 시절
2차 성징, 참을 수 없는 불화
트랜스젠더로 학교에서 살아남기
‘드러나지 않아도’ 경험하는 폭력
‘나’를 찾아가는 험난한 길
성별 이분법이 각색하는 트랜스젠더의 생애
가족 / 학교 / 직장 / 군대 / 공중화장실 / 투표소 / 성별 이분법적 사회
오롯한 목소리 2 “혼자 고민했어요”
3장 모두에게 문턱 없는 병원을 위하여
: 트랜스젠더, 병원에서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말하다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연대기
트랜스젠더 임상 논문
트랜스젠더 사회적 건강 논문
트랜스젠더 국가기관·사회단체 건강 보고서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의 한계와 제언
트랜스젠더 278명이 경험한 의료 이용 장벽
의료적 트랜지션을 할 때 트랜스젠더는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설문조사를 통해 만난 한국의 트랜스젠더
한국의 트랜스젠더가 의료적 트랜지션을 할 때 경험한 장벽
트랜스젠더의 안전한 의료적 트랜지션을 위해
정신과 진단, 호르몬 조치, 성전환 수술 그리고 건강관리
트랜스젠더의 의료적 트랜지션
트랜스젠더의 일반 건강관리
의료보장도, 의료진 교육도 없는 한국 사회
의료적 트랜지션을 보장하지 않는 건강보험
트랜스젠더 진료를 가르치지 않는 의학 교육
오롯한 목소리 3 “너희는 우리 병원 아니면 갈 데 없잖아”
오롯한 목소리 4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없는 거죠”
4장 우리에겐 이런 의사가 필요하다
: 소수자가 건강한 사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
트랜스젠더 진료하는 우리 동네 주치의 추혜인(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역주민들이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의료 기관
60대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치료 이야기
트랜스젠더를 진료하는 의사들이 많아졌으면…
트랜지션을 응원하는 지지자가 필요하다
트랜스젠더가 불편하지 않은 병원
트랜스젠더를 마주하는 살림의원의 자세
의학 교육 과정도 함께 변해야 한다
트랜스젠더 수술하는 산부인과 의사 윤정원(산부인과 전문의)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의사가 소통하고 배워야 한다
교과서에 없는, 보험 적용 안 되는 수술
트랜스젠더의 수술은 끝이 아니라 시작
전문학회의 역할, 전문가의 역할
성별정정을 위한 신체 변경 요건은 불임 강요
트랜스젠더의 재생산권까지 고민해야
소수자가 건강한 사회는 모두가 건강하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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