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다
미래가 결정된 11가지 순간들
왜 가장 진보적이라는 바이마르 공화국은 3년 만에 제3제국으로 변했을까?
왜 독재자를 제거했음에도 로마 정치체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었을까?
왜 프랑스는 왕을 단두대에서 처형한 이후에 또 다시 황제를 불러들였을까?
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공화당이 분열될 것을 알면서도 탈당을 선택했을까?
왜 1987년 민주화의 기회를 맞아 한국인들은 군사 정권을 다시 선택했을까?
더 낫게 선택하려 했던 역사에 묻는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가?”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도 그 흐름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상 주요 선거들을 나열하며 역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과정을 좇는 데 치중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인 함규진 서울교대 교수는 인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들을 조망하며 집요하게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든다. 바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11가지 선거의 역사들을 통해 그날 ‘그들’이 왜 선택받았으며 그 선택이 어떤 역사를 만들었는지를 파헤친다.
선거는 가장 극적인 욕망이다
“내 바닥을 보기가 두렵다!” ‘정치’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상황에서 유명 인사들이 흔하게 꺼내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고사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국 정치판에 뛰어들어 시장판에서 사람들의 손을 붙들고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한다.
정치란 한 인간의 욕망이 공적인 영역에서 수많은 욕망들에게 평가를 받는 과정이다. 이러한 정치의 상징은 선거라는 제도다. 선거는 스스로의 욕구와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들의 요구, 곧 당대에서 가장 거대한 욕망과 마주섬을 의미한다. 바닥을 들여다봐야 하는 잔인한 과정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선거에 도전하는 까닭은 자신의 욕망을 시대에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거는 ‘인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장 극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따라 나오는 ‘정치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새삼스럽다. 인류 역사는 언제나 정치의 계절이었고 선거의 연장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이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은 이러한 선거가 가진 특성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바꾼 선택의 순간들을 다룬 역사 평설이다. 프랑스 격언인 ‘개와 늑대의 시간heure entre chien et loup’은 빛과 어둠이 혼재되어 저 멀리서 다가오는 털북숭이가 나를 반기는 개인지 나에게 달려드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힘든 황혼의 순간을 가리킨다. 우리는 멀리 고대 로마시대의 집정관 선거에서부터 가까이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하며 하나의 합의를 이끌어나갔던 다양한 역사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선거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링컨의 별명은 후대가 만들어낸 ‘정직한 에이브’가 아니라 ‘찍돌이 링컨spotty Lincoln’이었다. 그와 반대로 힌덴부르크가 경계하며 지적했던 것처럼 히틀러는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 선거를 맞아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를 놓고 장고하지만 선출된 이가 링컨인지 히틀러인지, 아니면 공과 과가 반반으로 갈리는 마거릿 대처인지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너무 늦게 알게 된다. 역사를 살펴봐도 선거 이후 선택받은 ‘개’들은 선거 이전의 민의를 배신하고 ‘늑대’로 변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도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일까?”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인류가 집단을 이루고 계급이 생긴 이후, 통치체제가 민의를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선거였다. 역사상 주요 사건들은 가장 극단적인 갈등 형태인 ‘전쟁’과 ‘선거’라는 두 축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거를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라고 여기는 까닭은 폭력으로 갈등을 해소하려는 전쟁과는 다르게 모두의 의견을 수용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중요시여기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정치학》에서 선거제도가 민주주의라기보다는 오히려 과두정체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란 시민 모두가 평등하게 나랏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상이었다. 그런데 선거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사람’을 합의하는 선택이다. 이는 시민 누구나 동등하다는 전제에서 제비뽑기로 공직자를 선출하던 오래전 민주주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평범한 노예들이 뛰어난 지배자를 고르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가 반복적으로 선거 이후 ‘배신’을 당한 역사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선거제도는 모두에게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명목으로 타인에게 모두의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은 이처럼 개와 늑대들의 시간에서 개를 선택하는 데 성공했던 소수의 사례와 늑대를 선택해 실패한 다수의 역사들을 두루 아울렀다.
선거는 11가지 교훈이 담긴 역사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는 시간으로는 고대 로마부터 1987년 한국을 아우르고, 공간으로는 중동에서부터 아메리카까지 훑어 세계사적인 주요 선거들을 11가지로 정리했다. 그럼으로써 선택받은 선량들만의 특별한 조건들을 찾았고, 어떻게 선택받았는지 극적인 승부의 과정을 추적해 그 맥락과 교훈을 다음과 같이 살폈다.
1. 독재자는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려야 한다
쿠데타가 이어진 혼란기에 등장한 카이사르는 탁월한 수완으로 민중을 사로잡았고, 황제로 등극하기 직전 측근에게 암살당했다. 그러나 시민 스스로가 끌어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소수에 의한 전복은 역설적으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는 단초가 되었다.
2. 열성적인 지지자는 정치인에게 그 어떤 적보다 치명적이다
예언자의 사망 이후 후계자가 추대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후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광신자들로 변질되었다. 이들의 지지는 각자의 지도자를 응원하는 범위를 넘어 서로의 지도자를 암살하는 극단적인 형태로 치달았으며 그 갈등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3. 민주주의의 의의는 합의된 결과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에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회의였던 쿠릴타이는 칭기즈칸 사후 권력자를 가리는 힘겨루기로 변했다.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은 갈등을 봉합하는 데에만 급급해, 쿠릴타이가 결과를 합의하고자 하는 회의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 자체임을 망각하게 되었다.
4. 보수의 가치는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행동에 있다
윌리엄 피트는 영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를 당시 휘그와 토리 양당 모두에게 불신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원칙과 상식을 추구했으며 정치신념에 대한 일관성을 지킴으로써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했고, 영국 의회정치의 기틀을 마련했다.
5. 시민들은 영웅을 참칭하는 정치가부터 배제해야 한다
‘나폴레옹 3세’ 루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인들의 나폴레옹 향수를 자극하고 부르주아부터 룸펜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구미에 맞는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그는 대중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독재자로 ‘간택’되었다.
6. 권력은 라이벌로부터 진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다
링컨은 이상론에 취해 갈등을 심화시키기보다는 국민을 대표하는 이로서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뒀다. 그는 미국을 통합시키기 위해 정적들도 과감하게 중용했으며,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편의 논리에서 설득하고자 했다.
7. 위대한 정치는 패배의 경험을 거름으로 삼는다
우드로 윌슨은 라이벌인 루스벨트와 같은 박력도 없었으며 백인우월주의자라는 의혹도 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무대에서 미국이 열강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남북전쟁에서의 패배를 통해 소수자가 어떤 입장인지를 똑똑하게 알고 있었다.
8.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면 괴물이 선택된다
전후 혼란기에 등장한 히틀러는 모든 국민에게 갖가지 약속을 남발한 다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독일을 장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렇게 권력을 조금씩 양보 받은 히틀러는 독일을 장악한 다음 ‘민의를 대변’해 전쟁을 선언했고 소수자를 학살했다.
9. 정치란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유혹이다
존 F. 케네디는 총격으로 요절함으로써 진보의 순교자로 기억된다. 불필요한 냉전 대립이나 베트남전쟁 개입과 같은 실정은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다. 후대 정치인들은 그에 대한 과대평가를 보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보이는 것이 정치의 전부다.”
10. 정치인이라면 대중에게 ‘보통의 말’로 설득하라
마거릿 대처가 비명문가, 비명문대, 비남성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보수당 당수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간결하면서 선명한 화법에 있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지만 훗날 고졸 출신이나 여성이 영국 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공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11. 선거에는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과 김대중, 민주화 운동의 두 거목은 끝내 연대하는 데 실패했다. 각각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었던 명분이 있었지만, 분열의 결과는 군사정권의 연장이었으며 나아가 삼당 합당이라는 막장으로 치달았다.
선거는 최소한의 시민 교양이다
이렇게만 보면 선거의 역사는 아이러니이자 기만의 역사다. 실제로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실망을 거듭하다 ‘선거 피로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선거의 무용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매조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실제 역사에서도 ‘찍돌이 링컨’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에 살갗이 검은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원칙이 세워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1987년 양김의 오판과 그에 따른 군부세력의 재집권 또한 그 과정에서 표출된 시민의 막대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역사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의 본질은 소수의 정치적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데 있다. 그러나 선거의 목적은 우수한 소수에게 다수의 권력을 대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아우르는 데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11가지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중들이 선택에 피로를 느끼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역사는 반드시 보복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거에 대해 보다 많이 알아야 하는 까닭이다.
미래가 결정된 11가지 순간들
왜 가장 진보적이라는 바이마르 공화국은 3년 만에 제3제국으로 변했을까?
왜 독재자를 제거했음에도 로마 정치체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었을까?
왜 프랑스는 왕을 단두대에서 처형한 이후에 또 다시 황제를 불러들였을까?
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공화당이 분열될 것을 알면서도 탈당을 선택했을까?
왜 1987년 민주화의 기회를 맞아 한국인들은 군사 정권을 다시 선택했을까?
더 낫게 선택하려 했던 역사에 묻는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가?”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도 그 흐름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상 주요 선거들을 나열하며 역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과정을 좇는 데 치중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인 함규진 서울교대 교수는 인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들을 조망하며 집요하게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든다. 바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11가지 선거의 역사들을 통해 그날 ‘그들’이 왜 선택받았으며 그 선택이 어떤 역사를 만들었는지를 파헤친다.
선거는 가장 극적인 욕망이다
“내 바닥을 보기가 두렵다!” ‘정치’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상황에서 유명 인사들이 흔하게 꺼내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고사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국 정치판에 뛰어들어 시장판에서 사람들의 손을 붙들고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한다.
정치란 한 인간의 욕망이 공적인 영역에서 수많은 욕망들에게 평가를 받는 과정이다. 이러한 정치의 상징은 선거라는 제도다. 선거는 스스로의 욕구와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들의 요구, 곧 당대에서 가장 거대한 욕망과 마주섬을 의미한다. 바닥을 들여다봐야 하는 잔인한 과정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선거에 도전하는 까닭은 자신의 욕망을 시대에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거는 ‘인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장 극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따라 나오는 ‘정치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새삼스럽다. 인류 역사는 언제나 정치의 계절이었고 선거의 연장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이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은 이러한 선거가 가진 특성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바꾼 선택의 순간들을 다룬 역사 평설이다. 프랑스 격언인 ‘개와 늑대의 시간heure entre chien et loup’은 빛과 어둠이 혼재되어 저 멀리서 다가오는 털북숭이가 나를 반기는 개인지 나에게 달려드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힘든 황혼의 순간을 가리킨다. 우리는 멀리 고대 로마시대의 집정관 선거에서부터 가까이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하며 하나의 합의를 이끌어나갔던 다양한 역사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선거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링컨의 별명은 후대가 만들어낸 ‘정직한 에이브’가 아니라 ‘찍돌이 링컨spotty Lincoln’이었다. 그와 반대로 힌덴부르크가 경계하며 지적했던 것처럼 히틀러는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 선거를 맞아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를 놓고 장고하지만 선출된 이가 링컨인지 히틀러인지, 아니면 공과 과가 반반으로 갈리는 마거릿 대처인지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너무 늦게 알게 된다. 역사를 살펴봐도 선거 이후 선택받은 ‘개’들은 선거 이전의 민의를 배신하고 ‘늑대’로 변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도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일까?”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인류가 집단을 이루고 계급이 생긴 이후, 통치체제가 민의를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선거였다. 역사상 주요 사건들은 가장 극단적인 갈등 형태인 ‘전쟁’과 ‘선거’라는 두 축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거를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라고 여기는 까닭은 폭력으로 갈등을 해소하려는 전쟁과는 다르게 모두의 의견을 수용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중요시여기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정치학》에서 선거제도가 민주주의라기보다는 오히려 과두정체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란 시민 모두가 평등하게 나랏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상이었다. 그런데 선거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사람’을 합의하는 선택이다. 이는 시민 누구나 동등하다는 전제에서 제비뽑기로 공직자를 선출하던 오래전 민주주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평범한 노예들이 뛰어난 지배자를 고르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가 반복적으로 선거 이후 ‘배신’을 당한 역사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선거제도는 모두에게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명목으로 타인에게 모두의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은 이처럼 개와 늑대들의 시간에서 개를 선택하는 데 성공했던 소수의 사례와 늑대를 선택해 실패한 다수의 역사들을 두루 아울렀다.
선거는 11가지 교훈이 담긴 역사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는 시간으로는 고대 로마부터 1987년 한국을 아우르고, 공간으로는 중동에서부터 아메리카까지 훑어 세계사적인 주요 선거들을 11가지로 정리했다. 그럼으로써 선택받은 선량들만의 특별한 조건들을 찾았고, 어떻게 선택받았는지 극적인 승부의 과정을 추적해 그 맥락과 교훈을 다음과 같이 살폈다.
1. 독재자는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려야 한다
쿠데타가 이어진 혼란기에 등장한 카이사르는 탁월한 수완으로 민중을 사로잡았고, 황제로 등극하기 직전 측근에게 암살당했다. 그러나 시민 스스로가 끌어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소수에 의한 전복은 역설적으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는 단초가 되었다.
2. 열성적인 지지자는 정치인에게 그 어떤 적보다 치명적이다
예언자의 사망 이후 후계자가 추대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후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광신자들로 변질되었다. 이들의 지지는 각자의 지도자를 응원하는 범위를 넘어 서로의 지도자를 암살하는 극단적인 형태로 치달았으며 그 갈등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3. 민주주의의 의의는 합의된 결과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에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회의였던 쿠릴타이는 칭기즈칸 사후 권력자를 가리는 힘겨루기로 변했다.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은 갈등을 봉합하는 데에만 급급해, 쿠릴타이가 결과를 합의하고자 하는 회의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 자체임을 망각하게 되었다.
4. 보수의 가치는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행동에 있다
윌리엄 피트는 영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를 당시 휘그와 토리 양당 모두에게 불신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원칙과 상식을 추구했으며 정치신념에 대한 일관성을 지킴으로써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했고, 영국 의회정치의 기틀을 마련했다.
5. 시민들은 영웅을 참칭하는 정치가부터 배제해야 한다
‘나폴레옹 3세’ 루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인들의 나폴레옹 향수를 자극하고 부르주아부터 룸펜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구미에 맞는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그는 대중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독재자로 ‘간택’되었다.
6. 권력은 라이벌로부터 진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다
링컨은 이상론에 취해 갈등을 심화시키기보다는 국민을 대표하는 이로서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뒀다. 그는 미국을 통합시키기 위해 정적들도 과감하게 중용했으며,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편의 논리에서 설득하고자 했다.
7. 위대한 정치는 패배의 경험을 거름으로 삼는다
우드로 윌슨은 라이벌인 루스벨트와 같은 박력도 없었으며 백인우월주의자라는 의혹도 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무대에서 미국이 열강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남북전쟁에서의 패배를 통해 소수자가 어떤 입장인지를 똑똑하게 알고 있었다.
8.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면 괴물이 선택된다
전후 혼란기에 등장한 히틀러는 모든 국민에게 갖가지 약속을 남발한 다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독일을 장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렇게 권력을 조금씩 양보 받은 히틀러는 독일을 장악한 다음 ‘민의를 대변’해 전쟁을 선언했고 소수자를 학살했다.
9. 정치란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유혹이다
존 F. 케네디는 총격으로 요절함으로써 진보의 순교자로 기억된다. 불필요한 냉전 대립이나 베트남전쟁 개입과 같은 실정은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다. 후대 정치인들은 그에 대한 과대평가를 보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보이는 것이 정치의 전부다.”
10. 정치인이라면 대중에게 ‘보통의 말’로 설득하라
마거릿 대처가 비명문가, 비명문대, 비남성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보수당 당수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간결하면서 선명한 화법에 있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지만 훗날 고졸 출신이나 여성이 영국 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공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11. 선거에는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과 김대중, 민주화 운동의 두 거목은 끝내 연대하는 데 실패했다. 각각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었던 명분이 있었지만, 분열의 결과는 군사정권의 연장이었으며 나아가 삼당 합당이라는 막장으로 치달았다.
선거는 최소한의 시민 교양이다
이렇게만 보면 선거의 역사는 아이러니이자 기만의 역사다. 실제로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실망을 거듭하다 ‘선거 피로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선거의 무용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매조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실제 역사에서도 ‘찍돌이 링컨’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에 살갗이 검은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원칙이 세워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1987년 양김의 오판과 그에 따른 군부세력의 재집권 또한 그 과정에서 표출된 시민의 막대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역사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의 본질은 소수의 정치적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데 있다. 그러나 선거의 목적은 우수한 소수에게 다수의 권력을 대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아우르는 데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11가지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중들이 선택에 피로를 느끼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역사는 반드시 보복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거에 대해 보다 많이 알아야 하는 까닭이다.
작가 소개
저 : 함규진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 『리더가 읽어야 할 세계사 평행이론』, 『세계사를 바꾼 담판의 역사』, 『영조와 네 개의 죽음』,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 『유대인의 초상』, 『정약용,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왕의 밥상』(2010년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 2010년 책따세 추천도서),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왕이 못 된 세자들』 등의 책을 썼고,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정치 질서의 기원』, 『대통령의 결단』, 『나는 죄없이 죽는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죽음의 밥상』, 『팔레스타인』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시작하는 글 선거의 의미를 역사에 묻는다
기원전 60년 로마, 카이사르
독재자를 끌어내리는 자격은 오직 시민에게 있다
전쟁의 후유증, 흔들리는 공화국 | 드디어 시작된 늑대들의 시간 | 반복되는 복수와 독재자의 탄생 | 검투사 노예들의 반란 | 젊은 야심가들의 등장 | 먼저 치고 나간 폼페이우스 | 두 톱니바퀴 사이에는 기름이 껴야 한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등장 | 평민파의 희망, 카이사르 | 시한부 삼두정의 시작 | 집정관 카이사르 | 그리고 마침내 일인자 카이사르 | 로마의 선택이 독재자를 불렀다
656년 메디나, 알리
강력한 지지자야말로 가장 큰 적이다
칼리프, 예언자의 후계자 | 예언자는 이제 없다 | 예언자를 대신할 자는 누구인가? | 거듭되는 칼리프들의 죽음 | 알리는 칼리프가 될 수 없다! | 칼리프 알리와 갈등의 폭발 | 열렬한 지지자는 열렬한 적을 부른다 | 알리에게 죽음을! 이슬람 최초의 분파 | 예언자는 사라지고 독재자가 지배한다
1251년 쿠릴타이, 몽케
민주주의란 합의된 결과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칸 낙점의 신화 | 화합에는 위대한 양보가 요구된다 | 툴루이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 | 갈등 속에 등극한 새로운 칸 | ‘날치기’ 쿠릴타이 | 사라진 관용, 무너진 전통 | 제국에 잡아먹힌 초원의 민주주의
1784년 영국, 윌리엄 피트
보수란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가치여야 한다
선거제도를 악용한 선거제도, 부패선거구 | 정당의 탄생, 토리와 휘그 | 부패선거구 덕에 의회에 입성한 피트 | 이념도 낭만도 없이, 동지도 적도 없이 | 영국 역사상 최연소 총리의 탄생 | 탄핵유발자 애송이 총리, 폭스를 방문하다 | “탄핵? 누구를 위한 탄핵인데?” | 피트의 승리와 부패선거구 폐지 | 개혁이란 현실의 단단함에 깨지기 마련이다 | 죽음으로 완성시킨 개혁
1848년 프랑스, 루이 나폴레옹
영웅은 ‘영웅’을 원하는 시민들을 항상 배반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질서 | 노동자들의 반쪽짜리 승리 | 새로운 나폴레옹이 나타났다 | 나폴레옹의 아들도 손자도 아닌 나폴레옹의 후계자 | 폭풍우가 된 가짜 나폴레옹 | 가쁘고 밭았던 대통령 선거전 | 여러분께 대통령 후보 여섯 명을 소개합니다 | 루이 나폴레옹은 어떻게 승리했는가? | 라이벌 숙청과 야당 탓하기 | 프랑스 국민, 두 번째로 황제를 승인하다 | 모두를 배신한 두 번째 나폴레옹 | 어릿광대와 함께 끝난 위대한 지도자 향수
1860년 미국, 링컨
권력은 진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정계에 입문한 농사꾼 현자 | 에이브러햄 링컨의 우울 | 연방 분열의 씨앗, 노예제 | 노동력 확보 문제, 또는 건국이념을 놓고 벌어진 갈등 | 미래를 결정한 노예제 토론 | 찍돌이 링컨에서 정직한 에이브로 | 링컨의 대역전극 | 분열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 | ‘산꼭대기에 오른 사람’ | 흑인도 백인도 아닌 국민의 이름으로 | 가장 미국적인, 미국만의 신화
1912년 새로운 미국, 우드로 윌슨
위대한 정치는 패배의 경험에서 나왔다
새로운 리더를 원한 도금시대 |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정치로! | “정치에서 가장 뛰어난 교사가 되고 싶어” | “그렇게 살다가 죽으면 죽는 거지요” | 다른 듯 서로 닮은 두 사람의 만남 | 얼떨결에 대통령이 된 루스벨트 | 안팎으로 곤봉을 휘두르는 루스벨트 | 루스벨트의 후계자, 테프트 | “우리 주에도 윌슨이 있었으면 좋겠다!” | 윌슨과 루스벨트, 친구에서 적으로 | 극적으로 대선 후보에 선출된 윌슨 | 루스벨트, 세 번째 당선을 꿈꾸다 | 공화당의 분열, 제3의 후보는 제3의 정당에서! | 미국인들은 마초보다 신사를 선택했다 | 1912년 대선이 선출한 위대한 실패자
1932년 독일, 히틀러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면 괴물이 선택된다
패전의 분노, 제국의 몰락 | 가장 진보적이고 성숙한 바이마르 공화국 | 그런데 왜 제3제국이 탄생했는가? | 드디어 등장한 히틀러 | 세상에 불만이 많았던 낙오자 | 소박하게 시작된 하켄크로이츠 | 극단과 투쟁과 불만의 이름으로, 맥주홀 쿠데타 | 대공황과 나치의 성장 | 히틀러의 한계, “그는 너무 매력적이고 위험하다” | 제3제국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가?
1960년 미국, 존 F. 케네디
때로 선거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유혹이다
불안하고 풍요로운 시기, 1950년대 미국 | 만들어진 정치인, 케네디 | 정치계에 뛰어든 노력파, 닉슨 | 바람둥이로 위장된 강박 | “외교 하면 닉슨이지!” | 이미지는 구호를 앞선다 | 금수저 둘 흙수저 하나 | 위기일발 케네디 |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닉슨 | 드디어, 닉슨 대 케네디 | 최초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 |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거리를 벌린 케네디 | 케네디의 승리, 그러나 풀리지 않은 의문 | 무언가 결핍되었던 젊은이의 양지 | 그러나 그것이 정치다
1979년 영국, 대처
소박한 정서를 품은 ‘보통의 말’로 설득하라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던 옛 제국 | 식료품 집의 딸내미 마거릿! | “왜 영국은 별것 아닌 개혁에도 벌벌 떠는 건가요?” | “당수가 되겠다고? 당신, 미쳤군!” | 비주류, 소수자가 모두의 리더가 된다는 것 | 불만의 겨울을 맞은 ‘영국병’ | ‘병든 송아지’를 안은 최초의 여성 총리 | 영국병에는 신자유주의라는 극약이 필요하다 | 격렬하게 사랑받거나 격렬하게 증오받거나 | 박수가 잦아들기 전에 떠나라 | 대처, 그의 유산 | ‘보통의 말’로 대화했던 강철의 정치인
1987년 대한민국, 1노 3김
선거에서는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1961년 5월부터 1987년 6월까지 |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 김영삼, 꾸준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 김대중, 고비를 넘고 또 넘어 | 위기를 넘어 돌아온 40대 기수들 | 개헌, 뜨거운 감자 | 다시 젊은이의 피가 국민을 부르다 | 국민에게 발가벗은 제5공화국 | ‘보통 사람’ 노태우 | 김종필과 삼김시대의 시작 | 두 김 사이에서 커지는 불안 | 완전히 발가벗을 수 없었던 두 사람 | 쓰레기통에 장미꽃은 피지 않는 것일까? | 네 개로 분리된 대한민국 | 발광하는 선거 공약들, 그리고 뜻밖의 사건 | 12월 16일, 심판의 날 | 위대한 사람들의 어리석은 선택
기원전 60년 로마, 카이사르
독재자를 끌어내리는 자격은 오직 시민에게 있다
전쟁의 후유증, 흔들리는 공화국 | 드디어 시작된 늑대들의 시간 | 반복되는 복수와 독재자의 탄생 | 검투사 노예들의 반란 | 젊은 야심가들의 등장 | 먼저 치고 나간 폼페이우스 | 두 톱니바퀴 사이에는 기름이 껴야 한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등장 | 평민파의 희망, 카이사르 | 시한부 삼두정의 시작 | 집정관 카이사르 | 그리고 마침내 일인자 카이사르 | 로마의 선택이 독재자를 불렀다
656년 메디나, 알리
강력한 지지자야말로 가장 큰 적이다
칼리프, 예언자의 후계자 | 예언자는 이제 없다 | 예언자를 대신할 자는 누구인가? | 거듭되는 칼리프들의 죽음 | 알리는 칼리프가 될 수 없다! | 칼리프 알리와 갈등의 폭발 | 열렬한 지지자는 열렬한 적을 부른다 | 알리에게 죽음을! 이슬람 최초의 분파 | 예언자는 사라지고 독재자가 지배한다
1251년 쿠릴타이, 몽케
민주주의란 합의된 결과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칸 낙점의 신화 | 화합에는 위대한 양보가 요구된다 | 툴루이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 | 갈등 속에 등극한 새로운 칸 | ‘날치기’ 쿠릴타이 | 사라진 관용, 무너진 전통 | 제국에 잡아먹힌 초원의 민주주의
1784년 영국, 윌리엄 피트
보수란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가치여야 한다
선거제도를 악용한 선거제도, 부패선거구 | 정당의 탄생, 토리와 휘그 | 부패선거구 덕에 의회에 입성한 피트 | 이념도 낭만도 없이, 동지도 적도 없이 | 영국 역사상 최연소 총리의 탄생 | 탄핵유발자 애송이 총리, 폭스를 방문하다 | “탄핵? 누구를 위한 탄핵인데?” | 피트의 승리와 부패선거구 폐지 | 개혁이란 현실의 단단함에 깨지기 마련이다 | 죽음으로 완성시킨 개혁
1848년 프랑스, 루이 나폴레옹
영웅은 ‘영웅’을 원하는 시민들을 항상 배반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질서 | 노동자들의 반쪽짜리 승리 | 새로운 나폴레옹이 나타났다 | 나폴레옹의 아들도 손자도 아닌 나폴레옹의 후계자 | 폭풍우가 된 가짜 나폴레옹 | 가쁘고 밭았던 대통령 선거전 | 여러분께 대통령 후보 여섯 명을 소개합니다 | 루이 나폴레옹은 어떻게 승리했는가? | 라이벌 숙청과 야당 탓하기 | 프랑스 국민, 두 번째로 황제를 승인하다 | 모두를 배신한 두 번째 나폴레옹 | 어릿광대와 함께 끝난 위대한 지도자 향수
1860년 미국, 링컨
권력은 진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정계에 입문한 농사꾼 현자 | 에이브러햄 링컨의 우울 | 연방 분열의 씨앗, 노예제 | 노동력 확보 문제, 또는 건국이념을 놓고 벌어진 갈등 | 미래를 결정한 노예제 토론 | 찍돌이 링컨에서 정직한 에이브로 | 링컨의 대역전극 | 분열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 | ‘산꼭대기에 오른 사람’ | 흑인도 백인도 아닌 국민의 이름으로 | 가장 미국적인, 미국만의 신화
1912년 새로운 미국, 우드로 윌슨
위대한 정치는 패배의 경험에서 나왔다
새로운 리더를 원한 도금시대 |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정치로! | “정치에서 가장 뛰어난 교사가 되고 싶어” | “그렇게 살다가 죽으면 죽는 거지요” | 다른 듯 서로 닮은 두 사람의 만남 | 얼떨결에 대통령이 된 루스벨트 | 안팎으로 곤봉을 휘두르는 루스벨트 | 루스벨트의 후계자, 테프트 | “우리 주에도 윌슨이 있었으면 좋겠다!” | 윌슨과 루스벨트, 친구에서 적으로 | 극적으로 대선 후보에 선출된 윌슨 | 루스벨트, 세 번째 당선을 꿈꾸다 | 공화당의 분열, 제3의 후보는 제3의 정당에서! | 미국인들은 마초보다 신사를 선택했다 | 1912년 대선이 선출한 위대한 실패자
1932년 독일, 히틀러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면 괴물이 선택된다
패전의 분노, 제국의 몰락 | 가장 진보적이고 성숙한 바이마르 공화국 | 그런데 왜 제3제국이 탄생했는가? | 드디어 등장한 히틀러 | 세상에 불만이 많았던 낙오자 | 소박하게 시작된 하켄크로이츠 | 극단과 투쟁과 불만의 이름으로, 맥주홀 쿠데타 | 대공황과 나치의 성장 | 히틀러의 한계, “그는 너무 매력적이고 위험하다” | 제3제국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가?
1960년 미국, 존 F. 케네디
때로 선거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유혹이다
불안하고 풍요로운 시기, 1950년대 미국 | 만들어진 정치인, 케네디 | 정치계에 뛰어든 노력파, 닉슨 | 바람둥이로 위장된 강박 | “외교 하면 닉슨이지!” | 이미지는 구호를 앞선다 | 금수저 둘 흙수저 하나 | 위기일발 케네디 |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닉슨 | 드디어, 닉슨 대 케네디 | 최초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 |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거리를 벌린 케네디 | 케네디의 승리, 그러나 풀리지 않은 의문 | 무언가 결핍되었던 젊은이의 양지 | 그러나 그것이 정치다
1979년 영국, 대처
소박한 정서를 품은 ‘보통의 말’로 설득하라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던 옛 제국 | 식료품 집의 딸내미 마거릿! | “왜 영국은 별것 아닌 개혁에도 벌벌 떠는 건가요?” | “당수가 되겠다고? 당신, 미쳤군!” | 비주류, 소수자가 모두의 리더가 된다는 것 | 불만의 겨울을 맞은 ‘영국병’ | ‘병든 송아지’를 안은 최초의 여성 총리 | 영국병에는 신자유주의라는 극약이 필요하다 | 격렬하게 사랑받거나 격렬하게 증오받거나 | 박수가 잦아들기 전에 떠나라 | 대처, 그의 유산 | ‘보통의 말’로 대화했던 강철의 정치인
1987년 대한민국, 1노 3김
선거에서는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1961년 5월부터 1987년 6월까지 |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 김영삼, 꾸준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 김대중, 고비를 넘고 또 넘어 | 위기를 넘어 돌아온 40대 기수들 | 개헌, 뜨거운 감자 | 다시 젊은이의 피가 국민을 부르다 | 국민에게 발가벗은 제5공화국 | ‘보통 사람’ 노태우 | 김종필과 삼김시대의 시작 | 두 김 사이에서 커지는 불안 | 완전히 발가벗을 수 없었던 두 사람 | 쓰레기통에 장미꽃은 피지 않는 것일까? | 네 개로 분리된 대한민국 | 발광하는 선거 공약들, 그리고 뜻밖의 사건 | 12월 16일, 심판의 날 | 위대한 사람들의 어리석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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