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요즘은 공장에서 다양한 신발을 만들지만, 타고 난 신분에 따라 하는 일이 정해졌던 옛날에는 신발을 만드는 사람도 따로 있었어요. 갖바치는 예전에 가죽으로 신발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던 사람이에요. 갖바치는 기술이 뛰어났지만 천한 신분이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했어요. 하지만 신발을 만드는 일은 나라에서 관리했을 만큼 중요한 일이었어요.《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 시대에는 기술이 뛰어난 장인들을 관청에서 관리하여 신발을 만들게 했다고 해요. 또 조선 시대 때 나라를 다스리는 기준이 된 최고의 법전이었던《경국대전》을 보면 그때에도 궁궐 안에 갖바치들을 두고 신발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요.
가죽으로 신발을 만드는 일은 고되고 힘든 일이었어요. 갖바치는 신발 한 켤레를 만들기 위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했을 뿐 아니라 신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했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신발은 발에 꼭 맞아 편안할 뿐 아니라 아름다웠어요.
우리 전통 신발은 신분, 계절과 날씨, 옷차림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랐어요. 일반 백성들은 주로 짚신을 신었어요. 짚신은 농사일이 없는 한가한 때에 볏짚으로 쉽게 만들 수 있었지요. 중인들은 닥나무나 삼을 짚신처럼 엮은 미투리를 신었어요. 양반들은 갖바치가 만든 신을 신었는데, 나이와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신발을 신었어요. 남자들은 태사혜, 흑피혜, 흑혜, 유혜 등을 신었고, 여자들은 당혜, 운혜 등을 신었어요. 노인들은 발볼이 넓어 신기 편한 발막을, 나라의 관리들은 관복을 입을 때 오늘날의 부츠처럼 목이 긴 목화신을 신었지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른 신발을 신기도 했어요. 비가 올 때에는 나무로 굽을 높게 만든 나막신을 신었어요. 또 신발 가죽을 들기름에 절이고, 바닥에 징을 박은 징신을 신기도 했어요. 추운 겨울에는 발과 다리를 따뜻하게 감싸는 동구니신을 신는데, 눈이 올 때에는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발 위에 설피를 덧씌우기도 했답니다.
전통 신발은 오른쪽 왼쪽 구분이 없지만 오래 신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는 사람의 양쪽 발에 꼭 맞도록 모양이 변한답니다. 또 모양도 예쁘지만 신으면 신을수록 편안했어요. 하지만 고무신이 널리 사용되고 서양의 구두와 운동화가 들어오면서 갖바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어요.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전통 신발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만 갖바치의 장인 정신은 아름다운 우리 문화로 남아 있습니다.
이 책은 갖바치 소년이 절름발이 아가씨에게 아주 특별한 꽃신을 만들어 주어 은혜를 갚는 이야기입니다. 글 작가는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발을 사랑하고 신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렸던 갖바치의 장인 정신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그림 작가는 화려한 색감과 세밀한 표현을 통해 아이들이 아름다운 우리 전통 신발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고 난 뒤에 작은 물건 하나에도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았던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책의 끝부분에는 갖바치와 신발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자세하게 실어 아이들이 책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오랜 세월 온 마음을 다해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꾼’과‘장이’라 부릅니다.“꾼?장이”는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 문화의 원동력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부와 명예를 떠나 자신의 일에 평생을 바친 꾼과 장이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물질문명 속에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가 배워야 할 삶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와를 올리던 기와장이의 정신은 오늘날 초고층 빌딩을 만드는 힘이 되었고, 궁장의 피와 땀은 양궁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신나는 놀이판에서 흥을 돋우던 놀이꾼의 신명은 오늘의 한류를 만드는 힘이 되었습니다.“꾼?장이”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꿈과 노력을 담아가는 방법과 옛 사람들의 소중한 장인 정신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 : 윤아해
성균관대학교에서 아동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림책과 예술교육』, 『정보책에서 길찾기-지도』 등의 이론서를 집필하였고, 『내 친구 고흐 아저씨』, 『까꿍 누굴까』, 『맹꽁맹꽁』, 『누가 벽에 낙서한 거야?』 , 『꽃신』, 『냠냠냠』, 『다윗이 양들을 돌봐요』, 『숫자야, 어디 있니?』등의 그림책에 글을 썼다.
그림 : 이선주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중앙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책을 좋아하여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다. 그림책과 일러스트를 통해 섬세하고도 강렬한 표현과 색감을 선보이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누군가 걸어가요』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고려 건국신화: 동쪽 나라의 왕이 되소서』, 『야시골 미륵이』, 『도토리와 산고양이』, 『전우치전』, 『꽃신』, 『개들도 학교에 가고 싶다』,『엄마의 바다』, 『길가메시의 모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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